아래의 연재일에 대한 고민이라든지, 플래티넘 연중 문제 접하고 나니까 문득 궁금해지네요.
그냥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 즉시 캐릭터 설정해서 바로 연재 시작하시는 건지.
아니면, 어느 정도 분량을 쓰고 또 퇴고한 상태에서 비축분을 가지고 시작하시는 건지...
후자가 반드시 더 낫다는 것도 아니고, 전자는 안된다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역시 후자 쪽이 더 안정감이 있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는 20만자 정도는 비축한 상태에서 연재 시작하는 것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물론 단편 말고, 5권 이상의 장편을 구상할 때의 경우죠.
이것도 개인차가 있겠지만, 처음 글이 시작될 때는 정말 즐겁지 않나요?
새로운 인물, 새로운 설정, 새로운 세계!
첫 20만자 정도는 그냥 신나게 써지죠. 누가 봐주지 않아도 말이죠. 아니, 오히려 누가 보지 않기 때문에 더 즐겁게 쓸 수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인기에 대한 불안도 실망도 없을 때니까요.
그리고 퇴고합니다.
오탈자 보는 게 아니라, 내용이나 구성상의 오류, 보완점을 보는 거죠. 그 때 쯤이면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대략적인 플롯도 서게 될 껍니다. 그럼 아이디어가 막혀서 연중하는 경우도 줄지 않을까요?
가끔 인기에 부풀려져 플롯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내용을 늘려나가다 길을 잃는 경우는 있겠지만요. 혹은 정 반대로 독자들의 외면에 지쳐서 연재 포기하는 경우도...
그리고 또 초반 비축을 추천하는 이유가 그게 독자 관심을 끄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유료는 돈이 걸렸으니까 말이 나오는 게 당연하지만, 무료는 그야말로 자유롭게 연재가 중지되죠. 독자는 기본 분량도 없는 신참자 글에 관심 주기가 망설여집니다.
그럴 때 비축분이 필요하죠.
그 비축분 끌어안고 찔끔찔끔 풀라는 말은 아닙니다. 그거 오히려 작가가 먼저 지치죠. 연재 내용과 집필 내용의 거리가 너무 멀면...
10만자 정도는 미리 던져놓고, 나머지 10만자 정도는 연참으로 2주 정도 기간에 풀어줍니다. 기본적으로 읽는 흐름이 끊기지 않을 정도의 양이 올라와 있고, 또 꾸준히 연참되는 거 보면 독자들도 더 관심이 생기지 않을까요?
하루 1회씩 20일만의 20회분량과, 단 한차례의 20회 분량은 조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한 개 두 개 올라와 있는 거 보면 관심 안 생깁니다.
저거 언제 기다렸다 볼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 포기...
그렇게 일단 시작점부터 깔려있는 조회수가 낮으면 어쩐지 재미없어 보이죠. 그렇게 조회수가 낮은 상태에의 20개는 죽어버린 20개입니다.
사실 첫회부터 무작정 재미있는 경우가 많이 없기 때문에, ‘애는 그래도 뭐가 있어보여’하는 분위기가 필요한데, 작품 외적으로 그런 분위기를 탈 수 없다는 거죠.
결국 저 혼자만의 착각일 수도 있고, 또, 무슨 짓을 하든 결국 작품 자체가 가지고 있는 ‘힘’을 이길 수는 없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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