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장르문학이라고 일컬어지기 이전에 무협소설을 볼 수 있는 곳은 한정된 만화방 위주였고, 그것도 지금의 대본소 만화와 같이 공장체제를 도입하여 수많은 양산형 소설들이 주류로 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흔히 와룡강, 사마달이라는 브랜드로 나온 세로로 읽는 소설들입니다.
이들 소설의 대부분은 스토리와 무관하게 계속된 성행위로 말미암아 문학성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덕분에 무협소설이라고 하기보다는 무협지라고 불렸습니다.
얼마나 대단했느냐하면 소설의 반이 성행위인 소설부터, 애초부터 성행위로 시작해서 성행위로 끝나는 소설도 있었습니다.
90년대에 들어와 야설록 작가님의 뫼에서 시작된 새로운 출판물에 힘입어 그동안 천리안이나 기타 연재사이트에서 묵혀왔던 수많은 무협, 판타지들이 출간되면서 장르 시장은 대변혁이라고 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합니다.
소설의 작품성을 높이고 성행위를 간략하게 간소화하여 글의 몰입감과 가독성을 높여서 기존의 주류를 타파하고 장르문학이라는 이름으로 혁신에 가까운 시대를 열었습니다.
경제가 어려우면 문화활동은 제한되고 출판시장은 위축됩니다. 그러다보니 무분별하게 출판되는 장르소설 중에는 분명 소비자인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서 야설 비슷한 과도한 성행위를 넣어서 스스로의 작품을 망가트리고 독자의 호기심을 빙자해 장르문학에 대한 수준을 떨어트립니다.
그러나 그러한 수준 낮은 작품들이 문피아에는 있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부 작가들이 왜 야설을 쓰는 것인지 사실 이해가 가지 않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대단한 작품, 혹은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글들에는 성행위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극히 없습니다.
그럼에도 요즘 문피아에 연재하는 글들을 보면 이것이 야설인지, 아니면 장르소설인지 알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무협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며, 일부 재미있다고 하는 판타지, 퓨전,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등등 모든 작품들에서 뜬금없이 야설로 넘어가는 상황도 오고 있습니다.
문피아 여러분.
물론 글을 쓰는 것의 자유로운 작가의 사상을 꼬집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장르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장르문학의 수준이 떨어지도록 방치하거나 옹호해서는 안됩니다.
지금은 법적으로 음란서적에 대해 관대한 분위기이지만, 현실의 정치상황을 보면 언제 어느 때에 칼질을 당할지 알 수 없습니다. 그나마 출판계에서 아주 작은 시장을 가지고 있는 장르문학계가 야설들 때문에, 극단적이지만 퇴출의 위기에 몰릴지도 모릅니다.
소설 속의 야설
문피아의 지성인이라면 우리 독자들이 정화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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