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작하는 '열린하늘 지역편' 도입부분 입니다~
보시다시피 사막에서 벌어지는 일들이지요.
스크롤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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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폭풍이 몰아치는 사막에 한 남자가 꼿꼿하게 선 자세로 어딘가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실상은 무언가를 보려는 행동이 아니라 그저 폭풍 속에서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 하는 행동이었다.
그는 전신에 방풍복을 두텁게 두르고 머리에 천을 둘둘 감았다. 심지어는 눈까지 천으로 감고 있어서 어린 아이들이 겁을 먹을만한 모습이었다. 그는 등에 커다란 배낭을 짊어진 채 팔짱을 끼고 석상처럼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질 않았다.
그는 숨을 크게 내쉬었다.
남이 보기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는 지금 오랫동안 닦아온 감각과 경험으로 조금만 있으면 폭풍이 지나가리라는 것을 예측하고 있었다.
"이게 몇 년만인지."
사년 전에 멋대로 나타나 멋대로 굴다가 떠난 자.
그 변죽스러운 행동 덕에 사막의 가장 아래에 위치한 왕국이 얼마나 많은 피해를 봤는가. 동시에 얼마나 많은 이득을 봤는가.
미워하려고해도 미워할 수가 없는 자였다, 라고 그는 되짚었다.
그러다 문득 그자가 자신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래서 그는 입가에 두른 천을 내리고 입을 살짝 벌렸다. 바람을 타고 고운 모래가 입에 흘러들어왔다.
언젠가 그자는 입에 들어간 모래를 퉷퉷 뱉으며 그에게 투덜거린 적이 있었다.
"퉷퉷! 푸풉! 아, 빌어먹을. 입안이 사각거려서 기분 나빠. 니들은 이런 곳에서 잘도 사는구나."
하지만 그는 이 텁텁하고 먹한 냄새가 마음에 들었다. 아마 이 향과 느낌을 즐기지 못한다면 사막에서 살 수 없으리라.
그의 상념이 끝남과 동시에 모래폭풍이 사그러들기 시작했다. 그는 바람이 완전히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천천히 발을 옮겼다.
그의 유일한 벗을 맞이하기 위해 모래에 깊은 발자국을 새겼다. 뜨겁게 달궈진 모래의 열기마저 벗을 만날 생각을 하니 그저 따듯하게만 느껴진다고 그는 생각하며 즐거이 걸었다.
초반에 조금 지루해서 그만두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조금만 버텨주시길 바라고 있습니닷!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gof&category=4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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