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연재물을 살펴보면 어색해 보이거나 부적절한 표현들이 보입니다. 이는 제 시각에서 그러한 것인데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성세대도 한자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이 넘쳐나는 현 시점에서 과도한 한자말을 사용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계획적으로 준비해서 글을 올리는 것은 아니고 당장 떠오르는 몇 가지만 적어봅니다. 판단은 각자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1.성명절학(成名絶學)
대부분의 무협지에서 한자표기 없이 이를 사용합니다. 며칠 전 갑자기 이게 무슨 뜻인지 궁금해지더군요. 자주가는 포털에서 검색을 해봤더니 한자표기가 된 것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포털로 검색하니 姓名絶學 이라고 표기 한 것을 찾았습니다. 成자는 이루다는 뜻이고 姓은 성(예:김,박,이 등)을 뜻하는 한자입니다. 그런데 문피아에서 질문해보니 成名絶學이더군요. 명성을 이루게 한 절학(무공) 정도의 뜻이 되겠습니다. 무슨뜻인지 잘 모르거나 틀리게 알고 있는 사람이 꽤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꼭 한자말로 이렇게 사용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말로 '성명절학'을 쉽게 표현하면 '그 사람의 유명한 절학(절기)' 정도가 되고 우리말로 표현해야 다수의 사람들이 쉽게 이해 가능합니다.
2.금포(錦袍)
무협에서 보면 금포노인 같은 표현이 나옵니다. 이게 뭘까? 노인이 무슨 말인지는 알겠지만 금포에서 막혀서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錦袍는 비단(緋緞)으로 만든 도포, 비단(緋緞) 두루마기 이런 뜻이었습니다. 대부분의 무협에서는 금포라는 표현을 쓰면서 한자표기를 하지 않고 한자 표기를 한 사람 중에서도 다른 한자로 쓰는 사람이 더러 있습니다. 금포(金袍), 은포(銀袍) 이런식의 쇠성분의 한자를 넣어 표기한 사람도 있습니다. 비단으로 된 도포는 이제 이해가는데 금(쇠?)과 은으로 된 도포라니! 여기서 또 막힙니다. 포털에서 검색해보니 제법 나오는데 삼국지에서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은포(銀袍)와 금갑(金甲)' 이것이 무슨 말인고 하니 은으로 된 도포위에 쇠로된 갑옷을 걸쳐서 입었던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즉, 쇠붙이 성격의 금포(金袍), 은포(銀袍)는 전쟁시 사용되어진 옷이 아닌가 추측됩니다. 은포가 내의, 금갑이 외의 정도로 추측됩니다. 그렇다면 전쟁용 옷이다보니 제법 무거울 것이고 이는 일반인인 무협지에 등장인물들이 입을 수 없는 의복이 아닌가 싶습니다.
즉, 무협지에서 금포는 錦袍로 사용되어야지 金袍로 사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그 의미 전달이 어려운 금포보다는 비단도포를 입은 노인 정도로 표현을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3.장소성(長嘯聲)
어떤 무협지를 보면 이렇게 표현한 것이 있습니다. "송림(松林)에서 장소성 소리가 길게 울려 퍼졌다." 잘못된 표현입니다. 장소성을 한자로 표기하면 長嘯聲이 되고 그 뜻은 長은 길다, 嘯는 휘파람, 聲은 소리입니다. 이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긴 휘파람 소리가 됩니다. 예문의 '소리가 길게' 이 부분은 중첩된 표현이 되는 것이기에 잘못된 표현이었던 겁니다. 장소성이라 하면 좀 있어보이고 긴 휘파람 소리라고 하면 없어 보입니까? 무협에서 자주 나오는 한자말인데 우리말로 풀어 쓰는 것이 더 좋아 보입니다. 굳이 장소성이라고 표현하려면 '장소성(長嘯聲:긴 휘파람 소리)' 이런 식으로 설명을 다는 것이 적절하며 제가 보기에는 번역 무협 시절에 잘못 도입되어진 무협용어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외에도 좀 더 있었는데 생각보다 글이 길어져서 이 정도에 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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