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꾸 개연성에 대해서 많은 글들이 올라오는군요.
그런데 '오류'를 개연성으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더군요.
오류는 그야말로 오류입니다.
다들 창칼들고 싸우는데 거기다 토마호크 미사일을 떨구면 오류라는 겁니다.
예전에 봤던 '이고깽'에서는 중세 판타지 세계로 떨어진 고딩이 어릴 때 부터 무기에 관심이 많아서, 인터넷을 뒤적여 본 기억을 되살려 미사일을 제조해내더군요...
미사일이 무슨 애들 장난감입니까? 아니 장난감도 금형을 만들어야 하니 만만치 않습니다.
이게 오류입니다.
소설은 이야기를 글로 쓴 겁니다.
소설적 개연성이란 곧 이야기의 개연성.
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나, 아니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나. 곧 이야기의 당위성이 개연성이라 이겁니다.
10대 고딩에게 나라를 바치는 국왕.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그 국왕이 고딩에게 바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명확해야만 이것이 당위성이 있고 개연성이 있게 되는 겁니다.
물론 그런 내용 중에 당위성이 있는 소설을 한 번도 못봤습니다만, 그 국왕이 다른 이에게 나라를 맡길 이유가 드러난다면 그건 소설적 개연성이 인정이 된단 소립니다.
문제는 그런 류의 소설들에서는 읽는 사람이 납득할 만한 개연성을 가진 이유의 묘사나 설명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개연성이 없다는 소리를 듣는 겁니다.
며칠 전에 어떤 분의 개연성에 대한 글을 읽은 기억이 있는데, 그 분이 '드래곤 볼'을 언급을 하셨더군요.
만화나 소설이나 가공의 이야기로 본다면 이것은 제가 보기에는 개연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차피 가공의 이야기 속에서 다들 에네르기 파를 쏘고, 행성 하나를 박살 낼 힘들을 지닌 존재들이 등장하니까요. 여기서 개연성이라는 것은 주인공 손오공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즉 적과 싸울 수 밖에 없는 이유가 개연성이라는 소립니다.
어떤 사람이 세계정복의 욕망으로 거대기업을 삼키고 한 나라를 삼키고 전쟁준비를 해서 전쟁을 일으키는 이야기도 개연성이 있는 겁니다. 그것은 그 사람의 욕망이라는 개연성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오랫동안 수행을 해서 득도를 하다시피 한 사람이나 그 성격 자체가 현실적 욕망이 없는 사람이 위의 방식대로 거대기업을 삼키려 노력한다면 그건 소설적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봅니다. 만일 이러한 사람이 주인공이고 이 사람은 원하지도 않는데 자꾸 사건이 다가와 그 사람에게 나라를 삼키라, 기업을 삼키라 하면 이것이 개연성이 떨어지는 이야기이면서 흥미를 반감시키는 겁니다.
소설의 주된 요소가 사건이고 그 사건을 일으키는 주체가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가진 욕망이나, 목적으로 인해 사건이 발생하거나, 또는 욕망이나 목적에서 기인한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등 하나의 관통된 일관성이 있는 것이야 말로 개연성이 있는 이야기라고 봅니다.
이상 개인적인 생각 끄적여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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