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제목이 굉장히 거창하게 되어버렸네요. 하지만 궁금한 것도 사실이기에...
지금의 장르문학 사정은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나름대로 전망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고 싶네요.
전 뭐 꾸준히 연재하고 있지만 딱히 전업작가가 되고 싶은 마음도 없고, 반은 독자이며 반은 작가인 입장입니다. 출판 제의는 받았었지만 그 당시만 해도 고등학생에다가 장르문학을 안좋게 보는 아버지 몰래 연재를 하고 있었던 터라 눈물을 머금고 거절하기도 했습니다. 굳이 말하면 독자와 작가의 중립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중1,2? 때부터 판타지, 무협소설을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만 해도 도보기준 5분이나 10분간격으로 대여점이 끊이지 않고 있었죠. 마치 지금의 편의점 같은 느낌으로 사람 사는 곳이면 당연하게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스물 여섯 살이 되었네요.
출판업계의 사정은 쪼그라들었다고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문피아 활동을 하면서 여러가지로 주워들은 것도 있고요. 근방에 대여점이 열 곳은 있었는데, 작년 15분거리에 있던 마지막 대여점이 문 닫는 것으로 그 많던 대여점이 모두 없어지고 말았죠. 이젠 두시간을 걸어도 책 빌릴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장르소설이 이렇게 폭삭 망한 이유는 다른 분들과 다르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마구잡이로 찍어낸 출판사 잘못도, 작가의식 없이 글을 쓴 작가 책임도, 무분별하게 불법복사를 한 독자 책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필요한 것은 반성이지, 추긍이 아니니까요.
시대적 흐름도 있었겠지요. ‘글’자체가 다양한 복합매체에 밀려 스러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전 아직 장르문학, 즉 판타지나 무협 등이 아직도 장점과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판 자체는...그야말로 시대적 흐름이 아닐까요? 게임만 보더라도 과거 cd게임들도 모두 형태를 바꾸어 온라인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장르소설이 책이라는 형태로 엮여 있는 것 자체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종이값 편의성 등 여러가지 사정상 이북 형태의 판매가 주류가 되겠죠.
핸드폰 게임 저도 굉장히 좋아합니다. 핸드폰 바탕화면 절반은 게임입니다.
영화, 애니, 미드 좋아합니다. 일반 드라마는 취향이 아닌지 못 보겠지만요.
그래도 소설은 봅니다. 볼게 없을 때는 스마트폰 최적화가 되어 있지 않았던 시절의 문피아에서도 화면 늘이고 줄여가며 봤습니다.
이전부터 장르문학을 봐왔기 때문에 보는게 아닙니다.
핸드폰 게임은 금방 지칩니다. 핸드폰 게임 좋아하지만 3달 이상 한 게임은 없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게임이 한번 깔고, 5분하고 지우죠. 거기다가 상업에 찌들 대로 찌든 핸드폰 게임들은 돈달라고 아우성이죠. 5분만 하면 결재하라고 난리입니다.
영상물은 일단 소리를 동반해야 합니다. 시끄러운 곳에서는 제대로 들리지도 않고, 흔들리거나 이동하거나 하는 등 몰입할 수 없는 환경에서는 성가시기까지 합니다. 게다가 틈틈히 볼 수도 없습니다. 영화 한편을 5분, 10분 간격으로 잘라서 봐야 한다고 하면 얼마나 짜증이 나겠습니까?
그에 반면 글, 소설은 다릅니다. 오랫동안 보지 않으면 기억이 나지 않을 수는 있지만, 5분만 읽는다고, 10분만 읽는다고 감상에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주변의 소음이나 환경에도 별달리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거기다가 편합니다. 그냥 터치 한번 톡 하면 끝이니까요.
공유 사이트, 스캔본에 대한 문제는 아직도 남아 있다고 생각하지만 제 판단으로 지금 이 문제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스캐너들의 90% 이상이 공유사이트의 포인트벌이가 목적입니다. 공유 자체에 목적을 두시는 업로더로써 활동하시는 분들도 있지만(그런 분들의 정당성은 젖혀두고) 극소수입니다. 그럼 스캐너들은 왜 포인트를 버느냐? 그 포인트를 사용해서 공짜로 다운받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책을 싸게 스캔해야겠지요. 책을 정가를 주고 사게 되면 차라리 그 돈으로 포인트를 사는게 나으니까요. 그럼 어디서 책을 싸게 구하느냐. 대여점입니다.
근데 대여점이 없습니다. 몽땅 다 망했으니까요.
....말하고 나니까 진짜 슬프네요.
거기다가 요즘에는 보안, 제휴 등의 서비스도 강화되어 스캔본을 구하려고 해도 제법 어려워 진 것이 현실입니다.
또한 소설이나, 게임,음악등을 제값을 주고 사야 한다는 저작권 인식이 많이 확산됐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직 갈길이 멀지만, 그래도 이전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지요.
환경적인 부분에서는 새로이 싹을 틔울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토양만 있다는 것 정도일까요.
정말 툭까놓고 말해서 투자가 없어요 투자가.
투자가 없는데 어디 게임, 영상매체를 당해낼 수 있겠습니까. 요즘 소비자들 눈이 좀 높습니까. 가성비가 낮은 상품은 처다보지도 않는 것이 소비자입니다. 질은 엉망에 가격은 높은 지금 상황이 소비자의 눈에 찰 리가 없죠.
잠깐 반짝하는 핸드폰 게임이라도 수십 명이 참여해서 기획, 제작, 수정, 피드백을 합니다. pc게임, 영상매체 한편에 들어가는 돈은 말할 필요도 없지요.
문피아에서만 보더라도 보석같은 글들 정말 많습니다. 단순히 뭐뭐베스트 이런글들뿐만이 아닙니다. 선호작 100대, 500대의 글들이라도 치밀한 세계관, 혹은 감탄할만한 문장력이 있는 글들도 많습니다.
문제는 끄집어내서 가공해줄 수가 없다는 것이죠. 원석의 작가들을 정말 전문적인 편집자와 상담하고 교류하면서 재미, 필력, 공감대, 문장력,문체 등등의 요소를 보충하며 보석으로 완성시켜야 비로소 경쟁력이 갖추어지는 겁니다. 수십 명이 조직적으로 덤벼도 소비자를 만족시킬까 말까인데 오로지 작가 1인의 역량에만 기대는 것 자체가 무리가 아닐까요.
씁쓸한 이야기지만 네이버 연재가 그 반증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름난 작가분들이 대다수 계셨지만 별다른 준비 없이 갑작스레 네이버 연재에 들어가자 반응이 좋지 않았죠. 장르문학에 익숙치 않은 일반인들을 매료시킬만한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투자에 대한 또다른 예로써는 웹툰이 좋은 예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웹툰 작가들은 본래 프로 만화가가 아님에도, 아니 애초에 미술이나 만화와는 관계도 없는 사람들일지라도 재미를 인정받고, 가능성을 인정받아 정식 작가로써 원고료를 받고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국민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지요. 이게 다 유명 포탈사이트에서 대대적으로 투자를 한 결과 웹툰 산업이 뿌리를 내린 것이지요.
주저리주저리 많이 많았습니다만.
제 생각으로는 제 2의 전성기까지는 아니더라도 다시 한 번 치고 올라갈 환경은 갖추어졌다고 생각하며, 적절한 투자와 픽업만 있다면 장르문학도 어느 정도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분들의 의견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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