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떠 시계를 봅니다.
겨우 두 시간,..
몇 년째 고질이 된 불면증.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산책을 나섭니다.
하~..저절로 감탄사가 나옵니다.
하얀 꽃송이들이 한가득 다가옵니다.
산책로 옆으로 심어진 나뭇가지에 새하얀 벚꽃이 몽실거리며 뭉치고 있습니다.
벚꽃가지가 늘어져 벤치의 뒷등을 긁어줍니다.
쉬어가는 손님의 콧속에 물큰한 꽃내음을 선물합니다.
꽃내음 물씬 풍기는 나무벤치에 앉았습니다.
마음이 넉넉하게 풀어집니다.
늘어진 벚꽃가지가 새벽녘의 경솔함을 질책합니다.
신 새벽에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분노의 마음으로 한담글을 올렸다가 바로 삭제...
혹시나 오늘 새벽 제 한담글을 읽으신 분이 계시다면 모두 잊어주셨으면 합니다.
방하착(放下着)..
손에서 놓으면 땅에 닿는다. 불전에 쓰여진 말입니다.
집착하는 마음을 내려놓아라, 라는 의미의 말입니다.
마음속에 숨어 꿈틀대는 온갖 번뇌와 갈등을 벚꽃속으로 던집니다.
착득거(着得去)..
짊어지고 가라는 말입니다.
벚꽃이 주는 봄기운을 등 뒤로 가득 짊어집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마음이 가볍습니다.
방하착(放下着).. 착득거(着得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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