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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싸이다의 서재입니다.

내 일상


[내 일상] 쌈추

젊어서부터 귀챠니즘이 몸에 익은 나는 고기든 밥이든 쌈 싸 먹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쌈에 쓰는 채소는 그 크기와 형태가 너무 다르고 싸 먹기가 성가시었던 것이다.

 

오래 전에 회사일로 만난 두 사람과 저녁 식사를 위해 쌈밥집을 들어갔는데 우연히도 그 두 사람은 나와 같은 과였다. 세 사람은 산더미같이 가져다준 쌈은 쳐다도 안 보고 고기와 밥만 먹고 나오면서 왜 이리로 왔냐고 하며 같이 웃었던 적이 있었다.

 

쌈추를 처음 먹게 된 곳은 우리 동네에 있는 국밥집이다. 수육을 시키면 쌈추가 따라 나온다.

싸 먹기 딱 좋은 그 크기에 마음이 내켜 몇 개 싸 먹어 보았는데 딱 마음에 들었다.

 쌈추.png

쌈추에 손이 가는 이유는 그 크기가 고기 한점을 싸 먹기에 아주 적당하기 때문이다. 마치 공장에서 찍어낸 듯 내 손바닥보다 조금 작은 크기로 아주 일정하다. 고기를 올려 놓고 반으로 접으면 그만인 것이다.

 

쌈을 좋아하는 사람은 상추나 갖은 채소에 쑥갓 같은 것도 얹고 해서 형태가 입에 넣기에는 그리 적당하지 않는데도 잘 정리하여 한입에 쏙 넣는다.

 

그것이 내가 쌈을 잘 안 먹는 이유인데 그 분들은 바로 그 이유로 쌈을 좋아하는 것 같다.

 

이런 기특한 것이 왜 갑자기 나타났는 지 궁금해져 찾아보니 쌈추는 배추와 양배추를 교접하여 만들어낸 신품종이라고 한다.

 

즙이 많고 향긋하며, 배추의 쌉쌀한 맛과 양배추의 고소하고 단맛이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칼슘이 많이 들어 있다고 한다.

 

아무튼 쌈추는 싸 먹기 위해 태어난 듯 그 크기가 적당하게 똑같아서 쌈추가 보이면 나도 몇 개 싸 먹게 되었다.

 

귀챠니즘이 몸에 익으신 분들도 기회 있으면 한번 맛보시기를.쌈추칼슘.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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