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새 굴 철이 돌아왔다. 굴 철은 보통 11월에서 2월까지이다. 사실 나도 굴을 좋아한 것은 군대 생활할 때였다. 어려서는 비린 것 잘못 먹어서 생선구이뿐만 아니라 멸치국물도 좋아하지 않았다. 그렇게 짧은 입맛이 군대가더니 많이 변했다.
워낙 먹을게 없는 군 생활이다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군 생활을 백령도에서 하다 보니 주변에 먹을 것이 많았던 것이다. 그 중 맛있으면서 흔했던데 바로 굴이었다.
통신병으로 있었기 때문에 해안따라 있는 부대를 방문하여 전화기, 무전기 등을 손을 봐주곤 했는데 그때 바닷가에 굴이 천지로 있었던 것이다. 통신병이라 항상 드라이버를 가지고 다녔기 때문에 바닷가에서 굴을 보면 바로 먹을 수 있었다.
자연산 굴이라 요즘 양식 굴의 오분의 일도 안 되는 아주 작은 굴이었다. 드라이버로 굴껍질을 벗기고 굴을 꺼내어 바닷물에 씻어 입으로 꿀꺽하면 씹을 것도 없이 넘어가 버린다.
그 다음에는 껍질을 가서 정신없이 입에 넣게 된다. 아주 향기로운데 품삯이 안 나오는 것이었다. 그래도 한 삼십 분 정도 먹다 보면 정신이 돌아오는 정도였다.
아무튼 군대를 갔다 오니 철이 들었는 지 비린 것도 먹고 멸치 국물도 좋아하게 되었다.
오늘도 저녁 먹으러 나갔다가 굴 보쌈에 눈이 멀어 저녁 대신으로 했다.
굴이 맛있는 굴 철에 한번씩은 맛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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