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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


[내 일상] 박수근 전시회

덕수궁 현대미술관에서 박수근: 봄을 기다리는 나목 이라는 제목으로 박수근화백의 그림과 생전의 소품 등이 작년 11월부터 올 31일까지 전시되고 있다. 대부분 그렇겠지만 그림에 문외한인 나도 박수근화백의 그림은 쉽게 알아본다.

 

그의 그림은 일단 많이 다르다. 물감이 아닌 다른 무엇으로 그렸나 하는 의문이 바로 일어날 정도다. 그는 물감을 여러 겹 쌓아 올려서 거칠거칠한 질감을 만들어 냈다. 얼핏 보면 바위에 그린 듯한 화강암 톤이다. 옛 흙벽, 분청사기, 창호지, 그리고 화강석으로 만든 불상 등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그의 그림에 나오는 대상은 형태가 아주 단순하고 색을 아껴가면서 그렸다고 하는데 그의 작품속의 사람들 얼굴은 대부분 단순한 사각형이다.

 


 그림1.jpg


그림2.jpg


박수근화백이 주로 그렸던 것은 평범한 서민의 일상과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소박한 풍경들이었고 참혹한 전후의 가난한 서민들의 모습이요 생활이었다.


절구질하는 여인, 맷돌 가는 여인, 빨래하는 여인, 시장바닥에 좌판을 벌여놓고 있는 여인, 길거리에 나앉아 담소를 즐기는 종로의 남정네들, 흰 솜바지와 저고리를 입은 남정네들…. 이제는 추억으로 아련히 떠오르는 풍경들이다. 박수근의 작품이 한 시대의 기록으로서도 훌륭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측면이다.

 

전쟁 직후의 지독히도 어려웠던 삶을 이어 나가는 이웃들을 그렸지만 그들에 대한 존경과 사랑이 들어 있어서 그의 그림에 보이는 등장 인물들은 모두 의연하고 당당하게 보인다.

 

50년대 말 한국을 방문한 미국인들이 그의 작품을 제법 구매해 갔는데 그의 그림에서 한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는 1965년 그의 타계 이후인 70년대 말에 비로소 거래되기 시작하여 지금의 인기를 쌓았다고 한다.

 

세번째 사진에 보이는 작품이 한국 미술품 거래 사상 최고가인 145억에 팔렸다는 나무와 두 여인이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생전의 그에게 생활고를 막아주지 못했다고 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잡지나 신문상으로만 보던 박수근화백의 그림도 직접 보고 오랜 만에 방문한 덕수궁도 구석구석 한 바퀴 다 돌아보았다. 이런 곳은 가끔씩 꼭 들려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덕수궁을 나와 청계천 물길을 따라 걷다가 뷰 깡패인 카페에 커피를 한 잔 들고 앉아 있으니 마음이 푸근하고 저절로 여유로워진다. 보람찬 하루 해를~ ^^

 

전시회는 31일까지이니 시간되시는 분 방문하시기를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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