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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 님의 서재입니다.

맛있는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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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0kim
작품등록일 :
2019.08.21 19:57
최근연재일 :
2019.08.25 15:16
연재수 :
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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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1,756

작성
19.08.2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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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화 그 사연의 주인공은 누굴까?

DUMMY

하니는 기억나지 않았다. 그 밤, 강민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새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런칭하느라 기력이 쑥 빨려서 그런지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는데도 취하고 말았고, 필름이 끊겼다.


“부모님에 대해 이야기 했어요.”

강민이 다시 말하는 것이 즐겁지는 않은 표정으로 말한다.

그제서야 필름의 조각이 조금씩 붙었다.

하니는 조금씩 기억이 난다. 어젯밤의 상황이.


“부모님은 어디 계세요?”

“하늘에 있어요.”

“아 죄송요.”

“괜찮아요. 오래된 일이라. 제가 어렸을 때 사고로 두 분 다 돌아가셨대요.”

“고모가 나를 케어하려고 했는데 LA에 계신 할아버지와 잠깐 있다가 고등학교 때부터 떠돌아 다닌 거나 다름 없어요.”

“그래서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면서 바텐더 일을 하신 거예요?”

“어디에 가더라고 내가 소속됐다는 느낌이 안 들었어요. 바텐더를 하면서 그저 바에 오는 손님들에게 그날의 좋은 칵테일을 권하면서 떠돌아다니는 게 제 운명이라고 생각했죠.”

“그럼 한국에도 잠시만 머물 예정인가요?”

“그건 좀 더 있어봐야 할 것 같아요.”


어렴풋이 어제 취중만담이 기억 났다. 하니는 그런 대화 끝에 하필이면 강부장이 강민의 친고모라니 싶었다. 강민이 가까워졌다가도 조금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

하니가 강민의 집을 나와 집으로 가려는데 오희우에게 문자가 왔다.


[방송 대본이 왔는데 상의 할 수 있을까요?]

[방송국 앞 M카페에서 볼까요?]


하니는 오희우와 미팅을 회사 앞으로 잡는다.

오희우는 방송 상의 겸 또 한 번 하니를 볼 수 있는 시간이라 생각하니 신이 나서 강변북로를 달려 늦지 않게 왔다.


“대본..어디가 고치고 싶은 거죠?”


하니가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자 오희우도 일 이야기 먼저 한다.


“연애 상담을 하는 사람이 애처로워 그런지 작가님들이 연애를 다시 하라는 뜻의 초콜릿을 만들어 달라네요. 그런데 제 의견은 달라서요. 깨져야 하는 사랑도 있는 거거든요.”

“아 그래요? 그건 대표님께 미리 상의를 했으면 좋았겠네요.”

“단톡방에 제가 수정을 말할까요? 오대표님이 말씀하실래요?”

“뭐 제 의견이니까 제가 의견을 말해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데?”


오희우는 일 이야기가 너무 간단하게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건 그거고요. 어디 드라이브라도 하며 찬찬히 이야기도 하고, 세 번째 데이트도 하는 건 어떤가요?”

“말끝 마다 그 섭외 승낙으로 제안한 데이트 핑계를 대시는데 정말 핑계인 거죠?”


하니는 섭외 조건의 데이트를 핑계 삼아 오희우가 계속 선을 간당간당 넘을락 말락 하는 것이 이제쯤은 조금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하하. 사실..유사 연애를 하고 싶었어요.”

“유사 연애?”

“진짜 연애라고 생각하면 너무 생각할 것이 많고, 그냥 연애하는 것처럼 서로 편한 시간에 만나 밥 먹고, 영화 보고, 드라이브 하고 그렇게 바쁜 일상에 숨통이 트이는 여사친? 그런 사람이 필요했어요.”


하니는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어떤 심경으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동감하지만 괜히 장단에 보조 맞춰줬다가는 정말 유.사.연.애.를 할 것 같았다.


“대표님처럼 바람둥이들은 저 사람이랑 썸을 좀 타봐야겠다. 그러면 썸이 타지고, 데이트가 되는지 모르겠지만요! 사랑은 그런 것이 아니에요.”


오희우는 그 말을 듣더니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역시 하니 피디님은 낭만파였어. 사랑은 생각대로 되는 게 아니면 어떤 건가요?”


하니는 잠시 당황스럽다.


“그건...내 마음 내가 조정을 못하는...여튼! 어려운 거죠.”

“어려운 사랑만 하셨나?”

“그..그런 건 아닌데.....”

“믿음, 용기, 희생..이런 거 있으면 그냥 하면 되지 않나요?”


오희우 대표는 정말 자신 안에 믿음, 용기, 희생할 정신 같은 것이 있는 듯 이야기를 한다.


“제가 뭐 지금 사랑에 대해서 오대표님이랑 토론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우리는 그럴 사이가 아니니까요.”

“그건 모르죠. 하니 피디님과 제가 어떤 사이가 될지는 말이죠. 여튼 알겠습니다. 저는 요즘 좀 가벼운 연애 상대를 찾는데, 그게 좀 엇박자가 났네요.”


하니는 오대표가 말끼는 잘 알아듣는구나 싶다.


“오늘은 우선 초콜릿을 하나 드리고 물러날게요. 이 초콜릿 먹어보고 또 먹고 싶으면 저랑 썸에서 연애로 발전하는 겁니다.”

“누가 썸이래요?”

“쉽게 생각하자고요. 얼마나 좋아. 초콜릿도 먹고 연애도 하고.”


하니는 오희우 대표가 손에 쥐어주고 간 수제 초콜릿을 기가 찬 듯 보고 있다.


“설마 고삐리도 아닌데 첫 눈에 후광이 비치는 사람이 사랑이라고 믿고 있는 건 아니죠?”


오희우는 하니에게 윙크를 하고 차에 시동을 걸고 출발한다.


****

예능 프로그램 <맛있는 위로> 스튜디오 녹화장이다.

오늘의 시청자 사연은 어떤 내용일까?

방청객들과 제작진 모두 눈이 초롱초롱하다.

사회자 신동수가 진행 멘트를 시작하자 하니도 카메라에 집중한다.


“네. 오늘 사연은 5년간 연애를 했는데 일 때문에 헤어졌던 연인을 다시 찾고 싶다는 사연입니다. 가수를 꿈꾸던 사람이었는데 소속사에서 연애는 정리해라고 해서 하고 앨범 준비를 했는데 앨범도 지금 나오지 않는 상태랍니다. 다시 옛 애인에게 돌아가고 싶은데 자신이 너무 큰 상처를 준 것 같다고. 그 분이 받아줄까? 고민하는 여성분 이야깁니다.”


하니는 MC를 잡던 카메라에서 게스트들을 잡는 카메라로 화면을 돌린다.


“카메라 스탠바이 큐!”


낮은 소리로 게스트들을 잡았던 카메라에게 이야기를 하는데 카메라에 비친 강민의 표정이 많이 어두워졌다.


“어떤가요? 쇼콜라티에 오희우 씨는?”

오희우는 깨어진 하트 모양의 초콜릿을 가지고 나왔다.


“저는 오늘 이 분에게는 이미 사랑이 깨어졌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마음이 죽 끓듯 변하는 것이 사랑인가요?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헤어졌다가 다시 일이 잘 안 풀리고 힘드니까 찾게 되는 옛 애인. 그 분을 놓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희우의 말이 끝나자 카메라맨은 오희우가 초콜릿 상자에 담아온 깨진 하트 모양의 초콜릿을 클로즈업한다.


“네, 쇼콜라티에 오희우 씨는 이 연애 반댈세! 에 한 표 표현하셧고요. 바텐더 강민 씨는 어떤 칵테일을 권하는가요?”


강민의 얼굴은 계속 식은 땀을 흘리며 긴장하고 있다.


“저는 오늘 ‘블러디 메리’라는 칵테일을 가지고 왔어요. 피투성이의 메리라는 뜻이지요.”


강민이 칵테일 잔을 들어보이다가 유리잔이 확 깨지면서 손을 다치고 만다.

놀란 하니는 강민에게도 달려간다.


“컷컷!


하니는 잠시 녹화를 중단한다.


“괜찮아요?”

“갑자기 컵이 깨져서...살짝 베였네요”

강민은 대수롭지 않게 말하고 있지만 피가 장난 아니게 흐르고 있었다.


“민씨가 컵을 너무 꽉 쥐었어요.”

“제가요?”


강민은 멍하게 하니를 쳐다봅니다.

그런 강민을 보면서 어찌할 줄을 모르는 하니다.


***

손을 다친 강민은 병원으로 옮겨졌고 그날 녹화는 바텐더 분량을 빼고 가기로 했다. 하니는 사무실에서 씁쓸하게 편집할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그때, 하니에게 강민의 전화가 온다.


“손은 어때요? 괜찮아요?”

[네. 덕분에 응급처치를 빨리해서요.]

“다행이에요.”

[그런데요, 이번 녹화 사연 주인공 본명을 좀 알 수 있을까요?]

“왜요?”

[누군지 알고 싶어서요.]

“그건 안돼요. 실명 본인 동의 없이 알리지 않는다는 게 법칙이에요. 방송 위반이에요.”

[제가 아는 분이 아닐까 해서요.]

“한 번 본인에게 물어볼게요. 알려줘도 되는지. 그런데 방송도 분량이 어떻게 나갈지 몰라서 좀 조심스럽긴하네요.”


전화를 끊고 하니는 사연을 보낸 이가 연동시켜놓은 SNS주소를 타고 들어가 본다. 아마 강민은 그 사연의 주인공이 옛 애인 웨이가 아닐까 생각하는가보다. 그런데 하니가 아이디를 클릭해서 타고 들어간 SNS에 있는 사람! 웨이의 SNS가 맞다.


그녀의 SNS 피드를 쭉 내려가면서 보다가 하니는 멈춘다. 상하이에서 본 바에서 나란히 사진을 찍은 민와 웨이가 보인다. 하니도 모르게 표정이 굳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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