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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 님의 서재입니다.

맛있는 위로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드라마

writer0kim
작품등록일 :
2019.08.21 19:57
최근연재일 :
2019.08.25 15:16
연재수 :
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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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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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1,756

작성
19.08.2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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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 5화 초콜릿 열쇠

DUMMY

동쪽 저편에서 점점 밝아오는 태양.

강민과 하니는 아파트 주차장 차 안에서 잠이 들고 말았다.

하니가 눈을 뜨자 옆에 운전석에서 민이 골아 떨어져 있다.

놀란 하니는 민을 흔들어 깨운다.


“저기요! 여보세요!!”


민이 부스스한 머리를 매만지며 그제야 실눈을 뜬다.


“아니, 여기서 뭐하는 거예요?”

“어제 운전을 하고 몇 동 몇 호인지는 몰라서 그만....”

“버리고 가지 그랬어요.”

“혼자 두고 가면 위험하잖아요.”

“전 온 몸이 무기에요. 얼렁 내려요.”


민은 얼떨결에 내릴 준비를 한다.


“여튼 운전 고마워요.”

“아..네.”

“뭐해요. 난 출근해야 해.”


강민은 당황스러워서 하니를 빤히 보다가 내린다.

하니는 자신이 좀 너무했나 싶어서 한 마디 더 한다.


“대리운전비 드릴까요?”

“필요 없습다. 저한테 출연 제의만 하지 말아주십시오.”

“우와. 계속 비싸게 구시네.”

“거... 운전할 때 심각한 통화는 자제하세요?”

“네에?!!”


하니는 강민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블랙박스에 뭐가 담겼는지 까마귀 고기를 먹은 것처럼 까먹었으니까.


“그래도 한 번 잘 생각해보세요. 바텐더 일만큼 흥미로울 거예요.”


섭외 오기가 발동해서 끝까지 강민을 설득해보는 하니다.


***

하니는 옷도 갈아입지 못한 채 출근했다.

아침부터 마라톤 회의가 끝나고 드디어 휴게실에서 숨 돌릴 시간을 갖는다.

슬슬 밥을 먹으러 나가려던 차, 방송국 휴게실 문 앞에 오희우 대표가 와 있다.


“엇!? 오대표님! 웬일이세요?”

“굿 모닝입다! <맛있는 위로> 출연진이 될까 하니 데이트를 하러 왔지요.”

“네?”

“다음 데이트는 방송국에서 하자면서요?”

“제가 그러긴 했지요.”


테이크아웃한 아메리카노 잔을 건네면서 오희우는 웃는다.


“하니 피디님 일하는데 따뜻한 커피라도 한 잔 대접하려고요.”

“고맙습니다. 그런데 이미 커피를 좀 많이 마셨어요.”

“그랬나요? 오늘은 일이 있어서 왔으니까 다음에 재도전할게요.”


그가 바로 등을 돌려 걸어단다.

하니는 게스트로 출연하게 된 오희우와 밀당을 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에게 밀당의 수법을 느끼고 있다.


‘하니피디! 생각보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걸? 커피 한 잔도 얄짤 없는 성격이라니. 비즈니스하다 보면 커피를 열 잔을 마실 때도 있건만! 자기가 완전 갑이다. 이거구만.’


혼자 생각으로 하니를 파악하려는 오희우 대표는 작전을 어떻게 할까 고민 중입다.


‘그런데 뭔가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게 맨날 보고 싶어진단 말이지. 거참....조심할 일이야.’


사랑을 하나의 게임처럼 생각하던 오희우 대표, 심경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

하니는 오전 회의를 마무리 하고 다음 출연자 섭외를 위해서 외근을 나가려고 방송국을 나왔다. 그때, 한 대의 외제차가 빵빵 거린다. 다가가 보니 오희우 대표가 운전대에서 웃고 있다.


“타요! 미팅 장소까지 데려다줄게요.”

하니는 마침 술이 덜 깨 차도 놔두고 왔는데 탈까말까 망설여진다.


“부담 가지지 말고 타요. 어차피 택시 탈 폼이구만.”


하니는 마지못해 못 이기는 척 오희우의 차에 탄다.


“강부장님에게 들었어요. 앨범을 내셨다고요?:

“스무살 어린 시절에 앨범 하나 냈죠.”

“그런데 왜 그만 두셨어요?”


하니는 출연자 파악을 위해서 인터뷰처럼 요모조모 오희우에 대한 이야기를 물어본다.


“가수 활동을 하는데 뭔가 불안하더라고요. 아버지가 가수 활동을 왕성히 하다가 쉬는 모습을 본 적이 있어서 그랬을 거예요.”


오희우 대표의 아버지가 가수라는 걸 이제야 안다.


“나만의 사업을 빨리 하고 싶어서 프랑스로 유학 가서 초콜릿을 배웠죠. 초콜릿을 사 간 사람들이 맛있어 하고 예쁘다하고 행복해하면 좋아요.”


프랑스로 유학을 그렇게 가게 됐구나.

하니는 속으로 생각한다.


“피디란 직업도 그렇지 않나요? 만든 프로그램이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면 좋잖아요.”

“그런 부분은 비슷하네요.”


하니는 처음에는 저돌적으로 데이트를 요구하던 오희우가 이야기하다보니 속 깊은 구석도 있구나 생각된다.


“제 노래 한 번 들어보실래요?”


오희우는 자신의 노래를 카 오디오로 튼다.


"더 이상 슬프지 않아. 내 안에 같이 있는 사람. 슬픔 없는 세상에서 다시 만날 그날까지 포에버 러브. 마이 러브. 마이 패밀리."


“가족을 생각하는 슬픈 발라드인데요? 스무 살에 이런 곡을 만드셨어요? 대단한걸요.”

“저도 다시 들어보면 지금 보다 더 속 깊었던 것 같아요.”

“묘하네요. 오대표님?”

“엄마와 헤어진 바로 직후였거든요.”

“엄마는 지금 어디 계세요?”

“하늘예요.”

“아. 쏘리.”

“노 프러블럼! 엄마는 항상 나를 지켜주고 계시죠.”

“그럼요. 그럴 거예요.”


두 사람 사이에 몰랐던 이야기를 하나둘씩 털어놓으면서 친밀감이 쌓인다.


‘내 음악을 듣고 이렇게 깊은 의미를 캐치해내다니 대단한 능력이 있는 걸? 하니피디! 피디라 그런가? 사람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도 적당하고? 역시 내 예감은 적중했어! 세 번의 데이트가 끝나면 우리는 못해도 절친은 된다. 잘하면 애인이 되고! 예감은 틀리지 않아.’


오희우는 하니가 자신의 노래를 듣고 보인 반응에 속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음악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하니가 차를 가지러 온 집 앞에 도착했다.

하니가 희우의 차에서 내리려고 하자 오희우 대표는 하니에게 열쇠 모양의 초콜릿을 내민다.


“열쇠 초콜릿이네요.”

“두 번째 데이트. 짧았지만 하니피디님 마음의 문을 열고 싶네요.”

“어머! 느끼해라.”

“하하. 맛있게 드셔주세요.”

“이거 아까워서 어떻게 먹는데요? 맛있게 먹을게요.”

“그거 먹으면 마음의 문을 조금 열어야합니다.”

“오마이갓. 그런 뜻이! 안 먹으면 안 되요?”

“하하. 농담이고요. 달콤해서 피로회복 될 거예요.”


하니는 오희우의 차에서 내려 길을 걷습다. 유사 데이트지만 기분이 그리 나쁘지 않다.


****

하니는 우선 아침에 출근한다고 제대로 씻지도 않아 샤워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차로 가서 시동을 걸려고 하는데 조수석에 놓인 강민의 자켓을 본다. 자켓에서 강한 남자 향수 냄새가 난다.


“매너는 좋은데 향수 처발처발. 남자 향수 냄새 완전 배었잖아.”


킁킁! 하니는 향수 냄새를 맡는다.


“홀아비 차 같아.”


그때, 조연출 민희에게 전화가 온다.


“선배. 오늘 강민씨랑 오희우씨랑 섭외 확정 미팅 있잖아요? 선배 가는 길에 저 좀 픽업해서 같이 가면 안 돼요?”

“주소 찍어줘.”


하니는 꼼꼼하게 스케줄이며 일정을 잘 챙겨주는 조연출 민희가 든든하다.

길 끝에 민희가 보인다.

“선배! 고마워요.”


민희가 조수석에 앉는데 뭔가 걸려서 보니 남자 자켓이 있다.

민희가 하니를 의심스러운 눈으로 본다.


“선배. 뭐에요? 남자 자켓. 연애해요?”

“뭐? 연애? 야. 아니야. 아주 말도 마.”

“어제 바텐더 섭외하러 갔다가 필름 끊겼잖아.”

“안 한 대요? 그럼 오늘 바텐더 만나는 건 취소?”

“대리 부르다가 그 바텐더가 운전해주고 벗어 놓고 갔네. 다시 자알~ 설득할거야.”

“뭘 그리 튕긴대요?”

“재수탱이야! 남들은 방송 출연하고 싶어서 안달이 났는데 아주 쌩해.”

“별 꼴이네.”

“난 됐다 싶은데 강부장이 그 바텐더가 그렇게 마음에 드나봐. 우리 방송에 딱 제 격이래. 아우 골 아파. 조카라는데 진짜 조카인지도 모르겠고, 강부장이 잘 생긴 젊은 조카가 한 둘이냐?”

“그러긴 하네요. 근데 뭐야? 지가 송중기야? 왜 튕기고 그래? 대한민국 쿡방 베스트 피디를 몰라보는구먼.”

“해외에 오래 있었대. 한국 실정을 잘 몰라.”

“오초콜릿 오대표는 어떻게 됐어요?”

“아 맞다. 오대표한테도 가야하지. 아까 물어볼 걸 그랬나?”

“아까요?”


하니는 아까 오희우가 차 태워줬을 때 물을 걸 그랬나 싶다. 그런데 그 일은 민희에게 말하고 싶지 않다. 지금쯤 가게 오픈하고 그도 바쁘겠지 싶다.


“오대표님은 샤이해서 좋아할 것 같아요.”

“거기도 상태가 양호하진 않아. 메롱인 구석이 있어.”

“왜요?”

“데이트를 세 번 하면 해준댄다.”

“뭐야? 프랑스식인가? 하하”


운전을 하다보니 ‘오초콜릿’이 있는 청담동에 다 도착해 간다.


“저 앞에 꽃집에 잠시 들러요. 선배.”

“꽃 사 가게?”

“꽃이라도 안겨야 방송 출연 계약하고 방송 잘 할 거 아니에요.”

“역시! 센스쟁이!”

“저 밖에 없죠?”

“그래, 나 일 잘 풀리게 하는 사람은 요즘 너 밖에 없다.”


하니는 조연출 후배인 민희가 든든하다.


***

하니와 조연출 민희는 오희우의 출연 확정을 받기 위해 우선 꽃가게에 들렀다.


“간만에 식물들 향기 뿜뿜 마시니 기분 전환된다.”


사실 하니는 이제야 술이 깨는 느낌이다.

꽃가게 주인 할머니는 이꽃 저꽃 물어보는 하니와 민희에게 친절하게 잘 설명해주신다.


“저희 요 앞에 쇼콜라 가게에 전해줄 꽃 좀 고르려고 하는데요.”

“아 오희우씨 가게요?”

“대표님 잘 아세요?”

“그럼요. 사람 아주 낭만적이지요. 그 아버지가 왕년에 잘 나가던 가수였지.”

“아,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선배, 언제 들었어요.”

“어?...예전에 들었어.”


하니는 그 사이 희우에 대해 많이 알게 된 사실을 들킨 것 같아 조금 당황한다.


“아버지가 가수였다고요?”

꽃집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한다.

“오승원이라고. 포크가수였지. 한 때는 국민 가수였어. 한 번씩 쇼콜라 가게에서 포크송 작은 콘서트도 해요.”


하니는 가수 오승원과 오랫동안 가요 프로그램을 했다는 강부장이 떠올랐다.

가장 오래 프로그램을 같이 한 MC와 PD사이였던 두 사람.


“오승원 씨가 와서 미니콘서트를 할 때면 사장이 꼭 백합을 사 가.”

“그래요?”

“백합을 오승원 씨가 좋아하나봐.”


강부장도 특별한 날이면 장미, 튤립 등 다른 꽃보다 백합을 사는 걸 좋아한다는 사실이 하니의 머리에 스쳤다.


“백합으로 주세요.”

“백합 오늘 들어와서 아주 싱싱해요.”

“향이 정말 좋네요.”


간만에 꽃향기를 맡은 하니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 든다.

꽃은 선물하는 사람의 마음도 기분 좋게 하는 마력이 있다.


한 다발의 백합을 사면서 하니는 생각한다.

오희우의 아버지가 오승원 가수였다니.

또 다른 사연이 많을 것이란 생각. 하지만 언론에서 별로 부각된 적이 없으니 뭔가 쉽게 그 사연들을 알아낼 수는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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