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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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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0kim
작품등록일 :
2019.08.21 19:57
최근연재일 :
2019.08.25 15:16
연재수 :
12 회
조회수 :
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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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1,756

작성
19.08.2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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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제 6화 데킬라 파이팅!

DUMMY

오후에 출근하는 강민은 ‘첨밀밀 바’에서 영업 준비를 하고 있다. 재즈 음악이 흐르고 있다. 하늘을 맑고 구름은 높은 날이다. 민이 출근하면 제일 처음 하는 일이 진열된 술병을 닦는 일이다. 바의 거울인 술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도 있지만 어디에 어떤 술이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해야 쉐이킹을 더 완벽하게 할 수 있다. 술병을 닦고 있는 동안 손님이 왔는지 주문하는 소리가 들린다.


“여기 데킬라 선라이즈 한 잔 주세요.”


데킬라 선라이즈··· 웨이가 좋아하던 칵테일이다. 웨이와 헤어지고 민은 마음을 잘 정돈해보고 싶지만 쉽지 않았다. 술병을 진열대에 정리하는 것처럼 마음도 정리가 쉽다면 얼마나 좋을까?


몇 년 전.

웨이와 휴양지의 석양을 바라보며 데킬라를 먹던 날이 떠오른다. 반쯤 비워진 데킬라. 아이스박스. 레몬 슬라이스. 소금과 커피, 오렌지 주스가 놓여진 테이블에 과일 안주. 취한 웨이를 바라보는 민. 그를 보며 웨이가 말했다.


“이글스의 ‘데킬라 선라이즈’라는 노래가 있어요.”


민은 알지 못하는 노래지만 웨이가 하는 말은 모두 이해하고 싶었다.


“한 시골 청년이 실연을 해. 그러면서 한탄하지 ‘왜 원하는 건 이루어지지 않을까?’ 아주 순박하게 물어요. 정말 왜 원하는 건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원하는 걸 만들지 않으면 되지.”

“바보.”

“원하는 게 뭔데요?”

“가수. 무대.”

“이뤘네.”

“바보.”


그때만 해도 민은 웨이가 월드 무대를 꿈꾸는 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저 민이 일하는 바에 싱어로 만족하는 줄 알았다. 정말 바보 같이. 민에게 데킬라 선라이즈를 만드는 방법을 취한 웨이는 웃으며 설명하기도 했다.


“얼음에 오렌지 주스와 데킬라를 섞고, 체리를 올리면! 이건 데낄라 선라이즈예요. 칵테일! 내가 처음 마신 술이죠.”

그때, 웨이는 그 술을 원샷하고는 세상 행복한 표정으로 민을 바라봤다.


“아이 달콤해. 꼭 20대 초반 애들 사랑 같아. 달아 달아. 하루 일과를 마치고 들어오면 요거 한 잔 만들어 주는 사람. 있으면 그게 행복이겠다 싶을 때가 있었지요. 한 때는...”

“이제는?”


웨이는 다시 데킬라를 원샷하고는 말했다.


“이제는 이 정도는 달아요. 정말. 인생은 이거 보다 훨씬 쓴데 말이야.”


민은 그렇게 말했던 웨이를 회상한다. 웨이와 민이 마신 데킬라 선라이즈만 해도 얼마나 될까요? 그렇게 서로의 청춘을 칵테일로 물들였던 두 사람이었다. 결국 민이 바텐더의 길을 가게 된 것도 웨이의 영향이 컸다.


민은 데킬라 선라이즈를 시킨 사람이 누굴까 테이블 쪽으로 보다가 놀란다. 웨이가 앉아 있다. 그것도 한 남자의 팔짱을 끼고. 웨이는 바에서 술병을 정리하다가 그쪽을 바라보는 민을 보며 반갑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한다.


“민? 한국 들어와서 여기서 일하는 거야?”

“어. 오랜만이네.”

“여기는 내 음반제작자 이성욱씨야.”

“반갑습다.”


형식적인 인사. 웨이가 다른 남자의 팔짱을 끼고 있는 걸 보는 게 강민은 쉽지 않다. 팔짱을 슬쩍 풀려는 웨이의 팔을 움켜잡으면서 제작자라는 양반이 인사를 한다.


“반가워요. 전 캡틴뮤직에 이성욱입다.”


명함을 한 장 내밀며 성욱은 한 마디 더 한다.


“웨이 애인이기도 하고요.”

“아...네.”


웨이의 얼굴이 빨개지고, 민은 시선을 어디에다가 둘지 모른다.


“참. 나 다음 달에 앨범 나와.”

웨이가 화제를 돌리려고 그랬는지 앨범 자랑이 하고 싶어서였는지 웃으며 근황을 전한다. 민은 어서 이 자리를 뜨고 싶지만, 여기는 민의 업장이다.


“잘 됐네.”

“다 이 사람 덕분이야.”


‘제기랄. 이런 소리를 듣고 있어야 하다니.’

마음 속에 민은 자신도 모르게 이런 생각이 들지만 고개만 끄덕였다.

거기에 성욱이 말을 보탠다.


“내가 뭘 한 게 있다고. 웨이 음색이 워낙 매력적이라서요.”

“민이도 잘 알아요. 민이가 일하던 호텔 바에서 내가 가수였거든요.”

“아 그런 인연이었군.”

“우린 어려운 시절에 좋은 동료였죠.”


동료? 민은 자신을 동료로 소개하는 웨이를 한참 멍한 눈으로 본다. 데킬라 선라이즈를 홀짝이는 그녀의 눈빛도 달라져 있다. 민은 이제 웨이가 정말 다른 사람이 되었단 걸 직감적으로 느낀다.


“그랬지.....좋.은. 동.료.축하해.”


그때, 하니와 조연출 민희가 같이 바로 들어온다. 민은 하니와 민희를 보고 또 방송 섭외를 하려나보다 싶어서 안색이 또 바뀐다. 오늘은 쉽지 않은 날이구나 싶다.

그래도 하니를 반갑게 맞이하는 민을 보고 웨이는 묻는다.


“누구....신지?”

“웨이. 우리 고모 방송국에서 일하잖아? 거기 동료 피디님들이야.”


그 말을 듣자 이성욱이 하니를 보며 곰곰 생각한다.


“아, 이피디님! 전에 뮤직포레스트 연출하셨죠?”


하니는 사실 기억이 안 나지만 뭔가 업계 사람이다는 감이 와서 인사를 한다.

“아, 안녕하세요?”

“요즘은 무슨 프로그램 하세요?”

성욱은 이때다 싶게 하니에게 말을 건다.


“새로운 프로그램 세팅 중이에요. 잘 지내시죠?”

“우리 신인 가수 웨이 잘 부탁드립다.”


성욱은 웨이에게 인사하라는 손짓을 한다.


“반갑습다. 신인가수 웨이라고 합다.”

“이 친구 정말 노래 잘 합다. 눈 여겨 봐주십시오.”


웨이와 성욱, 둘이 동시에 하니와 민희에게 방송을 부탁한다는 듯이 인사를 하자 민은 좀 난감해졌다. 하니는 웨이를 보다가 문득 상하이 샹그릴라 호텔에서 노래를 부르던 웨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웨이...씨 이야기 들었어요. 우리 민씨한테요! 이전 여자 친구라고요?”


민은 ‘우리 민씨’라는 말에 놀라고, 웨이도 덩달아 놀란다. 성욷은 웨이가 민의 ‘이전 여자 친구’라는 말에 또 놀란다. 하니는 모두를 놀래 킨 이 발언 어떻게 수습하려고 싶지만 그대로 밀고 나가기로 한다.


강민의 팔을 붙잡으며 말한다.


“우리 민씨, 조금 있으면 방송도 출연합다. 방송 시작하면 다시 알려 드릴게요. 시청 부탁해요. 그럼 이만 전..바로~”


하니는 바에 가서 민희와 착석한다.

하니의 돌발 태도에 놀란 민희는 작은 소리로 뭐라 한다.


“선배! 지금 뭔 시추에이션? 민씨랑 사귀는 척 한 거에요?”

“쉿, 같이 연기해야해.”

“아놔. 진짜!”


민이 바 자리로 와서 형식적인 웃음을 지으며 물어본다.

“주문 하시겠어요?”

“저기 웨이라는 사람이 마시고 있는 데킬라 선라이즈보다 예쁘고 쎈 술로 주세요.”

“데킬라 선라이즈보다 쎈 줄은 그냥 오렌지 주스를 안 탄 데킬라인데요?”


하니는 연기인지 연기가 아닌지 헷갈릴 정도로 민을 사랑스런 눈빛으로 보고 웨이를 의식한다. 웨이도 힐끗 힐끗 하니를 쳐다본다.

“저 출연 섭외하러 오신 거죠?”

“음...딩동댕~”

“출연할게요.”


민이 의외로 쉽게 출연한다고 한다.


“자기 방송 나가면 정말 여성팬들 많이 생기겠다. 워낙 자상하고 섬세해서!”


하니는 일부러 큰 소리로 말을 하고 웨이는 그런 하니와 민을 쳐다본다.

민과 하니, 민희 세 사람은 데킬라 잔을 부딪히며 건배를 한다.


“강민 바텐더의 방송출연을 축하하며! 브라보! 건배!”


때론 이런 파이팅이 필요하다.

시작하기 전부터 쎈 술로 의기투합을 다지는 건배로 시작하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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