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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 님의 서재입니다.

맛있는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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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0kim
작품등록일 :
2019.08.21 19:57
최근연재일 :
2019.08.25 15:16
연재수 :
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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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756

작성
19.08.2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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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제 7화 한강 치맥

DUMMY

하니는 출연자들 섭외를 위해 외근을 갔다가 모두 섭외 오케이를 듣고 집으로 향한다. 오희우 대표, 강민 바텐더 둘 다 쉽게 허락할 것 같지 않았는데 출연을 확정해줘서 고맙다. 이런 날이면 친구 제이와 집에서 시원하게 맥주 한 캔을 하면서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좋다. 제이에게 호출을 한다.


[오늘 시원한 맥주 한 잔 어때?]

[무슨 일 있어?]

[섭외 끝났어.]

[오! 추카! 마치고 갈게]


제이는 하니의 오랜 친구이다. 대학 동창이니 스무 살 때부터 동거동락하며 서로의 속을 알고 보듬어 온 친구다. 여성 잡지에서 에디터로 일하고 있는 그녀는 언제나 핫하고 쿨하다. 제이가 샴페인 한 병을 사서 하니의 집으로 왔다.


“이런 날은 샴페인이지!”

“역시 내 친구! 뭘 좀 알아?”

“수고했다. 이 피디!”

“생각보다 쉽게 섭외 됐어.”

“그럼 간판 쿡방 프로그램 피디인데 섭외가 문제겠냐?”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들이니까 더 어렵더라고.”


제이는 하니가 알려주지 않아도 하니의 부엌에 샴페인 잔이 어디 있는지 냉장고 냉동실에는 뭐가 있는지 훤히 안다. 샴페인 잔과 냉동실에 얼린 청포도와 초콜릿, 그리고 육포 등을 꺼내어 둘만의 성찬 상을 차린다.

하니는 같이 볼 영화 한 편을 고른다. 영화 <내부자들>을 플레이 한다.


-모히토 가서 몰디브나 한 잔 해야지.


제이는 그 대사를 듣더니 박장대소를 터트린다.


“정말 기막히지 않아? 저거 이병헌 애드립이래.”

그런데 하니는 딴 생각이 난다.

진욱과 사귈 때 몰디브로 여행 가자며 같이 여행 계획을 세웠던 날이 떠올랐다.


“몰디브에 이진욱이랑 갈 계획 세우고는 했는데...”

“비겁한 그 자식 빨랑 잊어라이!”


제이는 샴페인을 따면서 하니에게 말한다.

샴페인 잔에 술을 붓고 청포도 한 알씩을 띄우는 제이.

제이는 뭘 먹어도 그녀만의 비법으로 술과 안주를 먹는다.


“그나저나 이진욱 그 인간 청첩장 올려놨드라. 인스타그램에.”


헤어지길 원했던 옛 연인인데 비참해지는 기분은 뭘까? 하니는 이 기분이 너무 이상하고 비상식적이라고 생각된다.


“벌써 청첩장이 나왔어? 나 이제 연애 따위 안 해. 완전 다 손해야.”

“지금이야 그런 생각 들겠지. 오히려 잘 된 일이야. 맨날 비겁하게 핑계만 대던 놈이었잖아.”

“마시자.”


제이와 하니는 시원하게 샴페인을 들이킨다.


“섭외를 둘 다 하긴 했는데 말이야. 한 사람은 장난삼아 나랑 데이트를 세 번 하면 응해준다고 해서 데이트 깨기 중이고, 한 사람은 바에 옛날 애인이 새 애인이랑 와 있길래 내가 그냥 애인인척 했어.”

“오마이갓! 너 지금 양다리 진행 중이니?”

“내가 너냐? 아무 다리도 아니야. 그런데 섭외 때문에 뭐가 다 애매하게 걸쳐 있는 거지.”

“네 마음은 어떤데?”

“그냥 방송이나 잘 진행되면 좋겠어.”

“일 마인드 말고 연애 마인드로 어느 쪽이 좋냐고!”


하니는 곰곰 생각을 해봅다. 오희우에게 마음이 있기나 한 것일까? 강민의 옛 여자친구 앞에서는 왜 애인인척을 했을까?


“그냥 그렇게 걸쳐놓고 잘 관찰해봐. 원래 사랑은 몇 분 안에 느낌이 팍! 오는 거거든. 그런데 그 팍!이 아니라 퍼러럭! 조금 스파크 신호가 왔으면 절친처럼 지내고 보는 거야.”

“그래서 너는 늘 썸남 1,2,3호가 있는 거지?”

“그롸지요.”


제이는 다시 건배를 권하며 대수롭지 않게 술을 권한다.


“나 오늘 니네 집에서 자도 되지?”

“콜!”

“편한 옷 좀 주라.”


그녀들은 불금의 밤에 밖에서 신나게 놀던 시절보다 이렇게 절친과 한 잔 하고 영화를 보면서 휴식을 취하는 게 편한 직장인들이 되었다.


****


토요일 아침, 민은 출근 전 침대에서 스마트폰으로 웨이의 인스타그램을 본다. 웨이는 발리로 프로필 촬영을 하러 갔다.


제이's SNS : [첫 앨범 자켓 촬영하러 왔어요.]


한국어로, 영어로, 중국어로, 일본어로도 인사를 남기고 있는 웨이다. 민은 웨이가 남긴 글을 보고 한 장 한 장 본다. 한껏 섹시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웨이. 관능적이다.

그러다가 하니의 전화번호가 등록된 뒤 하니의 인스타그램도 알만한 사람으로 뜬다. 민은 하니의 인스타그램을 본다. 조깅 하고 있는 사진이 걸려 있고 글이 쓰여 있다.


하니‘s SNS [실연을 당했을 때 난 조깅을 한다. 그럼 수분이 빠져 눈물이 안 나온다. 울 수도 없다. 난 이미 아미에게 잊혀지고 있다.-중경삼림 중-]


민은 사진을 확대해서 본다. 양화대교 근처다.

민은 조깅복을 갈아 입고 한강공원으로 향한다.


제이와 함께 조깅을 하고 있는 하니. 숨이 벅차올라 벤치에 앉아서 쉬고 있다. 제이는 옆에서 과일 도시락을 펼친다. 그때 울리는 카톡. 민의 카톡이다.


[피디님. 저 <맛있는 위로> 프로그램 출연 확정이죠?]


강민이 하루 사이에 또 마음이 변하여 출연을 고사하려나 하니는 걱정 섞인 아부를 넣으며 답을 보낸다.


[그럼요, 강민 바텐더가 제격이고, 출연 응해주셔서 너무 고맙습다.]


하니는 정중하게 고맙다고 전하면 절대 캔슬은 안하겠지 싶은 마음으로 답을 한다.

“생각해보니 아쉽지? 방송 출연이 쉽나. 초짜한테 누가 방송을 이렇게 선뜻 하자고 해. 강부장만 아니었으면 벌써 다른 사람 섭외했지.”

“누구 그 지가 향수 처발처발 멘탈 송중기인 줄 알고 튕긴다는 그 바텐더?”


제이는 강민은 ‘향수 처발처발 멘탈 송중기’라고 부른다.


“어. 또 한 번 튕길려고 그러나 나한테 확인 카톡이 왔는데?”

“그래서.”

“빼도 박도 못하게 출연 결정해줘서 고맙다고 아양 좀 떨었지.”

“너도 피디생활 하더니 불여우 다 됐다. 리틀 강부장이야.”

“야, 휴일에 강부장 이야기 할래?”


제이가 문득 진짜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묻는다.


“그 바텐더는 괜찮냐?”

“아주 외국에서 오래 살았다고 국어가 딸리나봐. 주제 파악이 너무 안 되는 인간이지.”

“재수탱이네. 요즘 그런 남자들 많아. 혼자 잘 나신 귀공자들. 그런데 세상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그러니까. 왜 그렇게 주제 파악들이 안 되니?”


그때, 한강 조깅로를 조깅하며 달려가다가 지나치는 사람. 바로, 민이다. 하니는 뭔가 잘 못 봤나? 갸우뚱 쳐다본다. 민은 다시 뒤돌아서서 성큼성큼 다가 온다. 짧은 조깅복 차림이라 민의 건실한 몸매가 다 드러난다.


“어. 운동 중이셨습니까? 어디서 많이 본 분이지 말입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송중기의 말투를 따라하는 민. 하니는 민이 티비를 안 본다더니 저 말투는 어디서 배웠나 싶다. 제이는 눈짓으로 이 사람이 바텐더인지 확인한다. 제이는 바로 민의 겉모습을 스캔하는 눈빛이다. 그러더니 먼저 민에게 말을 건다.


“아, 출연하기로 한 바텐더시군요?”

“네. 강민입다.”

“여긴 내 친구 제이라고 시티우먼 잡지 에디터에요.”

“반갑습다.”


민에게 제이를 소개시켜주는 하니는 제이의 반응을 살핀다.

“한강에서 치맥 시켜봤어요? 여기까지 배달되는데.”

“아 그런 것도 있어요.”


저 낯가림 없는 성격. 제이의 그런 성격을 하니는 좋아하지만 오늘은 좀 오버가 아닌가 싶다.


“잔디밭에 돗자리 깔고 앉아서 한강 바람과 맑은 하늘을 벗 삼아 치맥을 하는 행복을 맛보게 해드릴까요?”


제이가 넉살 좋게 뭘 같이 먹자고 말할 정도면 1차 썸 작업에 들어간 거다.


“시간되시면 같이 해요.”

“그럼. 같이 치맥할까요?”


강민은 제이가 펼쳐놓은 돗자리에 앉는다. 하니는 수줍음을 많이 타서 방송은 몇 번 고사하더니 넉살이 제이 못지 않게 좋은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한다.


“혹시 이따 시간 되시면 저희 바로 오시겠어요?”


강민이 제이에게 명함 한 장을 내민다.


“오늘 칵테일 페스티벌이 있거든요.”

“칵테일 페스티벌이요?”

하니가 난감하다는 듯이 말을 받아치자 잽싸게 제이가 말한다.


“가자! 우리 가자! 기분 전환 좀 하고 살자!”


하니는 베스트프렌드가 저렇게 적극적으로 나오는데 반대해봤자 뭐하겠나 싶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치킨이 도착했다. 강민은 한강공원에서 치킨을 시켜 먹는 새로운 경험을 한다. 치맥으로 한참 분위기가 무르익어갈 때, 제이가 민에게 묻는다.


“민 바텐더 님 애인 있어요?”

“애인...이라...있었지요.”


‘아니. 애인 이야기 다 들어놓고 왜 모른 척이래.’


하니는 제이가 단단히 민에게 작업을 거는구나 싶다.


“있.었.지.요. 과거형인데?”


제이가 갑자기 묶었던 머리를 풀며 선글라스를 벗는다. 거기에 겹쳐지는 웨이가 해변에서 선글라스를 벗고 윙크하던 모습이 떠오르는 민. 아찔하다.


“아, 저는 이만 가봐야겠어요. 출근해야해서,”


하니는 부담스러워 일어나려는 민을 보니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강민은 눈을 어디에다가 둘지 몰라 일어서려고 한다.


“오늘 페스티벌 오세요.”


민은 조깅을 하듯 달리면서 잔디밭을 나간다.

그 모습을 보는 제이는 귀엽다는 듯이 웃는다.

멀어지는 민을 보며 제이가 말한다.


“완전 쑥맥인데?

“아냐, 그래도 저 직업 꽤 오래 됐는데 쑥맥이기만 할까? 손님으로 맞이한 여자만해도 한 트럭이 넘겠다.”

“그치. 그냥 쑥맥인 척 하는 거겠지?”

“그런데 말이야. 완전 찬스 타이밍인 거 같어. 상대방의 위기는 나에게 기회다. 연애에도 이 법칙이 적용하거든! 훅 들어가기 더 좋을 때다!”


제이는 썸남으로 이미 찍은 것 같은 표정이다.

그때, 하니가 오희우 대표가 톡을 보내온다.


[선물해 주신 백합이 아주 예쁘게 피었습다. 주말에 뭐하세요?]

백합 꽃 사진과 함께 온 톡. 하니는 제이에게 톡을 보여준다.


“칵테일 페스티벌에 오라고 그래.”


제이는 친구 하니의 게스트들이 어떤 면면을 가지고 있는지 너무 궁금한 듯 신이 난 표정이다. 하니는 저렇게 타인에게 호기심이 든 적이 언제였던가 싶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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