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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바람이 불어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불려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단 한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


바람이 작고 부는데

내발이 반석우에 섯다.


강물이 작고 흐르는데

내발이 언덕우에 섯다.


1941. 6. 2.


-윤동주(尹東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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