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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tDrago 님의 서재입니다.

단편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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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tDrago
작품등록일 :
2016.12.24 02:36
최근연재일 :
2021.10.23 18:28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4,294
추천수 :
0
글자수 :
32,485

작성
16.12.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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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쪽

[단편] 2. 러브레터

우선 당연하게도 비영리 목적입니다. 팬픽이나 패러디의 일종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 경우 즉각적인 삭제 조치하겠습니다.




DUMMY

3막. 이어지는 인연.


줄이 줄어들고, 신의 옆에서 보좌를 드는 천사는 나를 보고 놀란 목소리를 내었다.


“에엑? 벌써 돌아오신 거예요? 그러니까 제가 말했잖아요. 태어날 환경을 고를 때는 조금 더 신중하게······.”


신은 한 손으로 천사가 나를 힐난하려 드는 걸 막았다. 그분께서는 흰수염을 쓸으시며 나에게 단 하나의 질문만을 묻는다. ‘즐거웠는가?’ 그리고 나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 그러했다고.


“그런가······ 무엇이 즐거웠는지 이야기해주지 않겠나? 나는 그런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한다네.”


나는 그녀와 함께 했던 시간을 이야기한다. 죽는 그 순간까지도 잊지 못했던 추억을 누군가에게 들려줄 수 있다는 사실에 마냥 기뻐하면서.


“그녀는 자주 그네를 태워주었습니다. 제가 그네를 잘 타지 못해서 그녀를 꼬옥 안은 채 탔죠. 그녀의 품에 안겨서 하늘을 나는 것만 같아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계란프라이는 최고였어요! 그녀가 할 줄 아는 유일한 요리는 계란프라이뿐이었지만 저는 그 프라이의 노른자를 푸슛, 하고 터뜨리는 게 재미있어서 주체하지 못하겠더군요! 그래서 항상 책상이나 얼굴을 노른자 범벅으로 만들곤 했습니다. 그러면 그녀는 제 얼굴을 상냥하게 닦아준 다음에 ‘아’하고 먹여주었습니다. 그녀는 나에게 많은 것을 주었습니다. 글씨 쓰는 법, 산수하는 법, TV 켜는 법도 알려주었습니다. 내가 처음 옹알이를 하게 되었을 때, 그녀는 정말로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그런 그녀를 보는 것이 정말 참을 수 없이 즐거웠습니다.”


“응응, 그거야 정말로 좋았겠구먼.”


들떠서 횡설수설 말하는 나의 이야기를 신께서 경청해주었다. 하지만 보좌하는 천사는 말했다. 그녀는 나를 버린 것이며, 나는 버림받은 채 굶어죽은 것이라고. 이제부터 시작이었을 인생을 부정당한 것이라고.


······그녀가 밉지 않으냐고.


생각해보았다. 내가 조금 더 자라 어른이 되었다면 어떠했을까?


“분명히······ 제가 조금 더 자라 어른이 되었다면 그녀를 미워했을지도 몰라요. 그러나 저는 ‘어린아이인 채’로 죽었죠. 그러니까 그녀가 싫다느니, 원망한다느니 그런 생각은 일절하지 않았습니다. ······바보 같을지도 모르겠지만.”


천사는 정말이지 이해가 안 된다며 신에게서 돋보기를 뺏어 들었다. 그리고 그것으로 소여람 씨를 비춰주었다.


“네가 그 사람을 용서했다는 건 잘 알았어. 하지만 네가 용서했다한들, 하계의 인간들은 그녀를 용서하지 않아. 여기를 보렴.”


그녀는 재판장에 서 있었다. 판사가 막 판결을 내리는 때이다. 그녀는 아동복지법에 의거 8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나는 놀라 소리쳤다.


“어째서?! 나는 이런 것을 바라지 않았는데!”

“인간은 지들끼리 선과 악을 만들어내서 구분 짓는 짓거리를 한다니까? 인터넷이라는 곳에 올라온 사람들 반응이야. 봐봐.”


무수한 악담이 그녀를 질타하고 있었다. 인두겁을 뒤집어쓴 악마라니······ 그녀는 그런 소리를 들을 이유가 없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다들 선의의 편에 서기 위해 필사적이야.”


인터넷이라는 곳에 올라온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면서, 천사는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그랬지만 역시 나는 그녀를 미워할 수가 없다.


“온 세상이 그녀를 나쁘다고 말해도 저는, 저만은 그녀가 정말로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은 웃음을 조금 더 짙게 지으시며 말했다.


“너희들은 모두 멋지단다. 빠짐없이 모두 멋진 존재들이야.”

“저는 다시 한 번 그녀를 만나고 싶습니다. 다시 한 번 그녀에게서 태어나고 싶어요.”


그러자 천사는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소여람의 아이가 될 셈이야? 징하다, 징해!”


하지만 돋보기에 엿보이는 그녀의 속마음은 아이를 원하고 있지 않았다.


“아니요, 그녀는 이제 아이를 갖기를 원하지 않아요. 그러니 이번에는 다른 형태로 그녀를 만나러 가겠습니다. 예를 들면 그녀의 연인이라던가······.”

“하지만 네가 인간 나이로 성인이 될 쯤에는 그녀는 할머니가 되어 있을 거야. 거기다가 너희 둘을 만나게 하기 위해 인과를 조절하다보면 25년은 거뜬히 지나야 할 걸 그래도 좋아?”

“에에, 그런 건 싫습니다! 저는 하루빨리 그녀를 만나고 싶어요. 그럼 저는 이걸로 만족합니다. 이 항목의 자리는 비어있나요?”


그렇게 내가 가리킨 것은 한 점박이 고양이의 사진이었다.


작가의말

 글자 수로 나누지 않고 막으로 나눠 올립니다. 많이 짧아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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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단편] 6. 마기 21.10.23 12 0 10쪽
13 [단편] 6. 마기 21.10.23 11 0 5쪽
12 [단편] 5. 홈스테이 18.12.30 44 0 6쪽
11 [콩트] 4. 무스탕 18.09.10 62 0 5쪽
10 [콩트] 3. 나 -完- 17.04.25 172 0 6쪽
9 [단편] 2. 러브레터 -完- 16.12.26 229 0 4쪽
8 [단편] 2. 러브레터 16.12.26 196 0 4쪽
» [단편] 2. 러브레터 16.12.26 150 0 5쪽
6 [단편] 2. 러브레터 16.12.25 275 0 3쪽
5 [단편] 2. 러브레터 16.12.25 256 0 4쪽
4 [단편] 1. 그녀는 마지막에 괴물의 꿈을 꾼다. -完- 16.12.24 233 0 2쪽
3 [단편] 1. 그녀는 마지막에 괴물의 꿈을 꾼다. 16.12.24 463 0 11쪽
2 [단편] 1. 그녀는 마지막에 괴물의 꿈을 꾼다. 16.12.24 348 0 6쪽
1 [단편] 1. 그녀는 마지막에 괴물의 꿈을 꾼다. 16.12.24 1,839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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