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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tDrago 님의 서재입니다.

단편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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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tDrago
작품등록일 :
2016.12.24 02:36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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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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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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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85

작성
16.12.25 22:10
조회
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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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3쪽

[단편] 2. 러브레터

우선 당연하게도 비영리 목적입니다. 팬픽이나 패러디의 일종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 경우 즉각적인 삭제 조치하겠습니다.




DUMMY

2막. 사람들은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한다.


그녀가 일하는 식당아주머니께서 내가 태어나는 것에 큰 도움을 주셨다. 2500그램의 적은 몸무게였었다. 그녀의 온기가 느껴져 눈을 떠보았지만 앞이 흐릿해서 잘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알 수 있었다. 내 엄마는 소여람 씨라는 걸. 그녀는 이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나와 그녀는 나의 아버지(인 것 같은)의 집에서 살기 시작했다. 그녀는 길거리 생활을 청산한 듯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버지는 점차 집에 들어오지 않게 되었고, 내가 아버지, 그 남자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나이가 되기도 전에 사라지고 말았다. 그의 집에 있기 불편해졌을까? 그녀는 내가 걸을 수 있게 되자 나를 데리고 집을 나왔다.


걷는 건 힘이 들었지만 꼭 붙잡은 그녀의 손은 따뜻했다. 그녀는 그 이후로 잠시간 친구들의 집을 전전했다. 여러 사람들이 내 기저귀를 갈아주었던 기억이 난다. 얼마 안 가 그녀는 나와 함께 살기 위한 원룸을 대여했고 나와 그녀는 단 둘이 살게 되었다.


그녀는 나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었다. 글자를 쓰고 읽는 법. 산수를 하는 법. 밥을 홀로 먹는 법. TV를 켜는 법 등등. 그녀와 단 둘이 생활하는 건 무척이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랬지만 어느 날부터 그녀가 통장을 들여다보는 날들이 잦아지더니 밤늦게 집을 나가 아침 일찍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치 위태롭게 쌓아올린 젠가처럼, 지금이라도 무너져내려버릴 것만 같은 생활이었다. 그랬는데도 삶은 잠시의 휴식도 없이 흘러간다. 그녀가 나를 방에 방치한 채 일을 나가는 시간이 길어져 갔다. 낮이 밝아와도 돌아오지 않는 나날이 늘어만 갔다.


도시락을 먹어가며, 그녀가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녀가 오랫동안 집을 비운 후, 집에 돌아올 때면 문손잡이를 돌리는 것에 망설임이 있었다. 아마도 문을 열기가 두려웠을 것이다. 안에서 무언가 무서운 일이 일어나진 않았을까 싶은 마음에. 나는 그런 그녀를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내가 그녀를 ‘엄마’라는 이름으로 부를 때마다, 그녀는 안심하는 듯한 그러면서도 싫증이 난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런 삶이 계속되어 방안에 쓰레기봉투가 들어차 발을 디딜 곳이 없어졌을 무렵의 어느 날. ‘이 방과 함께 저 아이가 사라졌으면 좋을 텐데.’라고 작게 속삭이고는 영영 돌아오지 않게 되었다.


――――태어나기 전부터 하늘에서 그녀를 보았다.

――――그녀가 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아이가 되고 싶다고 신에게 빌었다.


나는 배가 고팠고, 더러웠고, 외로웠지만 그녀는 아직도 내게 있어서 최고였다. 그 생각을 끝으로 방문 앞에 쪼그려 앉아, 나는 죽었다.


다시 천국. 영혼의 모습으로 출생상담소 앞에 도착한 나를 향해 신께서 반갑게 인사하셨다.


작가의말

 아이는 자신을 죽음으로 내몬 어미를 쉽사리도 용서합니다.


 어째서죠?

 후에 내용을 보면 조금은 이해가 되실 겁니다. 물론, 수긍하지 못할 결말일지도 모르겠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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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단편] 6. 마기 21.10.23 12 0 10쪽
13 [단편] 6. 마기 21.10.23 11 0 5쪽
12 [단편] 5. 홈스테이 18.12.30 44 0 6쪽
11 [콩트] 4. 무스탕 18.09.10 62 0 5쪽
10 [콩트] 3. 나 -完- 17.04.25 172 0 6쪽
9 [단편] 2. 러브레터 -完- 16.12.26 229 0 4쪽
8 [단편] 2. 러브레터 16.12.26 196 0 4쪽
7 [단편] 2. 러브레터 16.12.26 149 0 5쪽
» [단편] 2. 러브레터 16.12.25 275 0 3쪽
5 [단편] 2. 러브레터 16.12.25 255 0 4쪽
4 [단편] 1. 그녀는 마지막에 괴물의 꿈을 꾼다. -完- 16.12.24 233 0 2쪽
3 [단편] 1. 그녀는 마지막에 괴물의 꿈을 꾼다. 16.12.24 462 0 11쪽
2 [단편] 1. 그녀는 마지막에 괴물의 꿈을 꾼다. 16.12.24 348 0 6쪽
1 [단편] 1. 그녀는 마지막에 괴물의 꿈을 꾼다. 16.12.24 1,839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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