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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tDrago 님의 서재입니다.

단편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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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tDrago
작품등록일 :
2016.12.24 02:36
최근연재일 :
2021.10.23 18:28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4,287
추천수 :
0
글자수 :
32,485

작성
18.12.30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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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6쪽

[단편] 5. 홈스테이

우선 당연하게도 비영리 목적입니다. 팬픽이나 패러디의 일종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 경우 즉각적인 삭제 조치하겠습니다.




DUMMY

D-30


“······기자 나와주세요.”


칙――――.


“······기자입니다. 저는 지금 이제는 최하층이 되어버린 1층 출입구에 나와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1층으로 이어졌던 계단은 모두 무너져 더 이상 모습이 보이질 않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잃어버렸고, 7만 명이라는 압도적인 사망자의 수에 사망자 가족들은 비탄에 잠겨 헤어 나오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2층은 물론이고 저층에 자리 잡은 시민들이 곳곳에서 정부의 태만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이고 있으며 걱정이 현실이 되자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탑을 오르기 위한 사람들로 인해 2층 계단은 포화상태이며 세계정부의 발 빠른 대처를 촉구하는 모습입니다. 이상 1층 출입구에서 ······기자였습니다.”


칙――――.


“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세계정부는 ‘가까운 시일 내에 답변하겠다.’며 시민들의 질문에 대답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예언이 실제가 된 지금, 우리 ······방송사에서는 뉴스 프로를 통해 세계적인 고고학 박사이신 ······박사를 모시고, ······예언자가 말한 예언에 대해서 심층토론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삑.


“······후.”


짙은 한숨. 한 달 남았다. 한 달 뒤면 나는 죽을 수 있다.


여느 때와 같이 아침은 뉴스로 시작한다. 바깥 소식을 듣고 싶었지만, 어느 채널에서나 전부 1층이 무너졌다는 이야기만 반복해서 흘러나온다. TV를 끄고 냉장고를 열었다. 조금 이르지만 아침을 먹기로 했다.


어제 1층이 무너지는 소리에 잠을 설쳤더니, 솔직히 입맛이 없었다. 아침밥을 먹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죽지 않으려면 먹어야 한다. 커다란 냉장고에는 나 혼자서라면 한 달은 거뜬히 보낼 수 있을 만큼 식량이 가득했다. 고기, 생선, 가공식품, 유제품, 발효식품, 채소, 과일 등등.


간단하게 요거트와 바나나로 아침을 때웠다. 아침을 먹고 나서 청소를 하고, 운동을 하고, 깨끗하게 샤워를 했다. 1층에서 이어지던 가스관이 끊어지는 바람에 씻는 내내 물이 차가웠다.


어제하고는 일상이 조금 다르다.


찬물과 더운물을 섞어서 어항의 수온을 맞췄었는데, 오늘은 부탄으로 물을 데워야 했다.


물을 자주 갈아줄 필요는 없지만 어차피 이 녀석은 한 달 뒤에 나와 함께 삼도천을 건너야 한다. 운명공동체에게 깨끗한 물과 밥 정도야 얼마든지 제공할 수 있다.


어항의 물을 갈고 2층 컴퓨터실로 향했다. 바깥 감시카메라와 연결된 모니터에 no signal이라는 글자만 선명하다. 어딘가 망가진 건 분명한데, 손 댈 엄두는 나지 않는다.


가스관과 함께 전선도 끊겼는지, 인터넷이 안 됐다. 이제 바깥과 나를 이어줄 수 있는 건 거실에 있는 TV가 유일하다.


서재로 가 책을 읽었다. 아직 못 읽은 책이 많았다. 죽기 전에 다 읽을 수 있을까?


5시간 정도 들여서 500 페이지 안팎의 책을 한 권 읽으니 어느덧 점심. 조금 든든하게 챙겨먹고 간단한 오프라인 게임을 즐겼다. 게임 CD야 부족하지 않을 만큼 있었으니까.


두 시간쯤 했을까? 컴퓨터 전원을 끄고 하릴없이 집안을 뒤적거렸다. 365일, 변하는 게 거의 없는 곳이지만 그래도 혹 모른다. 무언가 변했을지도.


거실 선반을 뒤지다가 예전에 썼던 노트를 찾았다. 찾았다? 원래 여기 있는 줄 알고 있었는데? 아무튼 찾았다. 펼쳐 보니 어린 날의 추억이 빽빽하게 그림과 글로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아직 빈공간이 많다. 거기에 오늘부터 일기를 쓰기로 했다.


오늘의 일기.


아침으론 요거트와 바나나를 먹었다.

점심으론 든든하게 바게트와 잼, 수프와 샐러드를 먹었다.

저녁에는 뭘 먹을까? 이걸 다 적으면 먹어야겠다.


양치를 한 다음 자야지.

아마 잠자리에 들 때면 정각 10시일 거다.

아, 조금은 벗어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오늘은

조금이지만 새로운 변화가 있었던 날이니까.


D-29


오늘의 일기.


아침으론 셀러리를 마요네즈에 찍어 먹어봤다. 별맛이다.

점심으론 스테이크와 쌀밥을 먹었는데, 간이 너무 쎘다.

저녁은 좀 묽은 걸 먹고 싶다. 이걸 다 적으면 먹어야겠다.


D-28


오늘은······.


D-27


······오늘은.


D-26


······2층이 무너지려고 한다.


D-25


오랜만에 방어시스템이 작동했다. 누군진 몰라도 아무튼 죽었을 거다.


D-24


3층도 무너질 조짐이 보인다.


D-23


뉴스가 끊겼다. 일과를 늘렸지만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빨라졌다.


D-22


선인장이 말라 죽었다. 왜지?


D-21


비가 온다. 번개가 치더니 감시카메라에 불이 들어왔다. 흐릿하지만 바깥이 보인다.


D-20


소리가 들렸다. 2층이 완전히 무너졌나보다.


D-19


비루한 사람들이 집 앞을 기웃거리다가 사라진다. 번개 때문일까? 이번엔 방어시스템이 맛이 갔다.


D-18


오늘은······.


D-17


바람이 강하다. 창문이 깨질 듯 흔들린다.


D-16


홍옥의 상태가 나쁘다. 스트레스를 받았나보다. 미안해.

물을 그만 갈아줘야겠다.


취침 시간이 좀 더 빨라졌다.


D-15


열 몇 살쯤 되었을 여자 아이가 정원에 들어왔다.

부모는 없는 걸까? 행색이 남루하다. 고아 같다.

오래 먹지 못했는지 빼빼 말랐다. 그래서인지 눈이 유독 커 보인다.

집 앞을 기웃거린다. 그러다가 결국엔 창문을 깨고 안으로 들어왔다.


······망할 계집애.


작가의말

쓰고 싶은 장면이 있는데, 연습 좀 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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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단편] 6. 마기 21.10.23 12 0 10쪽
13 [단편] 6. 마기 21.10.23 11 0 5쪽
» [단편] 5. 홈스테이 18.12.30 44 0 6쪽
11 [콩트] 4. 무스탕 18.09.10 62 0 5쪽
10 [콩트] 3. 나 -完- 17.04.25 172 0 6쪽
9 [단편] 2. 러브레터 -完- 16.12.26 228 0 4쪽
8 [단편] 2. 러브레터 16.12.26 195 0 4쪽
7 [단편] 2. 러브레터 16.12.26 149 0 5쪽
6 [단편] 2. 러브레터 16.12.25 274 0 3쪽
5 [단편] 2. 러브레터 16.12.25 255 0 4쪽
4 [단편] 1. 그녀는 마지막에 괴물의 꿈을 꾼다. -完- 16.12.24 233 0 2쪽
3 [단편] 1. 그녀는 마지막에 괴물의 꿈을 꾼다. 16.12.24 462 0 11쪽
2 [단편] 1. 그녀는 마지막에 괴물의 꿈을 꾼다. 16.12.24 347 0 6쪽
1 [단편] 1. 그녀는 마지막에 괴물의 꿈을 꾼다. 16.12.24 1,839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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