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글을 쓸 여력이 나는가 봅니다.
여력이라 쓰고서도 이 단어가 참으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어차피 호구지책은 다른 곳에 있고, 그것으로 갈음하여 먹고 삽니다만
그건 글 쓰는 사람의 자세가 아닙니다. 글이라는 것에 날을 벼리고 산다면
당연히 감수해야 할 몫인데.
혼자 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자위하며 하루하루 보내왔습니다만
그것도 이제 한계에 도달한 모양입니다. 다른 때 같았으면 3개월여에 끝냈을 [이안페이드]2부를 거진 6-7개월이 넘도록 질질 끌었던 것이 마지막입니다.
이러다가 글 쓰는 게 짐이 될지도 모른다
어느 날 피곤한 몸을 뒤척이다 든 생각에 몸서리가 쳐졌습니다.
지금 고민입니다.
모든 것을 뒤로 돌리고 글을 쓰는 것이 내가 원하는 글을 만드는 길일진대
어디가 이성으로 판단해야 할 영역이고 어디가 감정으로 다짐해야 할 부분인지 아리송합니다.
그냥 눈 질끈 감고 백척간두진일보하는 것이 정답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게 내 과욕인지 각오인지 모르겠다는 것이죠.
믿는 것을 향해 다시 한 번 나가보렵니다.
당장은 돈도 안 되고, 솔직히 글을 쓰는 것으로 밥벌이를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걸 놓을 수 없으니 고질 아니겠습니까?
조금만,
조금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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