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울프 님의 서재입니다.

시간 여행자의 생존법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울프21
그림/삽화
E-soul
작품등록일 :
2024.08.02 11:20
최근연재일 :
2024.08.28 11:10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69,163
추천수 :
2,548
글자수 :
121,980

작성
24.08.25 06:00
조회
981
추천
70
글자
8쪽

타임 025. 롤백(roll back)

DUMMY

바닥에 떨어진 상진은 혹시, 부족한 부분이 있나 더듬더듬 몸부터 확인했다.


‘움직임에 불편함은 없다. 고통도 없고...’


그저 만져보는 것만으로 모든 걸 확인하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팔다리에 문제가 생기거나 몸에 열 번째 구멍 같은 게 나진 않은 것 같다.


오류 2%를 다른 걸로 대체 했다기에 걱정했는데, 기능 자체엔 문제가 없는 모양이다.


안도의 한숨을 쉬며 주변을 둘러봤다,


“여긴 어디야.”


세 번에 불과했지만, 시간 이동을 위한 예행 연습, 전제 조건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식당 뒷골목에 도착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이 도착한 곳은 거대한 공장 같은 장소였다.


밖에서 흘러드는 빛을 보면 날이 저문 것도 아닌데, 오가는 사람도 없고 주변 환경도 어딘지 모르게 허름하고 낡아 있었다.


"폐공장인가?"


저쪽 세상에선 본 적이 없는 거대한 규모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상황을 살피는데, 허공에 작은 점들이 나타나며 빠지직 전류를 쏟아냈다.


점들은 순식간에 확장되며 전자기 배리어를 만들어냈다.


배리어는 외부 환경을 밀어내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자칫 스치기라도 하는 날엔 배리어가 차지하는 공간만큼 몸이 잘려 나갈 수도 있기에 상진은 스파크를 피해 급히 뒤로 물러났다.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배리어 내부에 희미한 형상이 아른거렸다.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다른 이들도 육체 구성이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네. 다른 사람들은 거의 동시에 도착을 했는데, 왜 나만 먼저 도착을 한거지?’


설치 파일에 오류가 있다는 메시지도 그렇고 균열을 지나 이곳에 도착하는 동안 자신에게만 문제가 생긴 것 같아 불안함이 올라왔다.


배리어가 열리길 기다리는데, 위치가 잘 못 잡힌 배리어가 눈에 들어왔다.


“어? 저건 좀 위험해 보이는데.”


배리어 하나가 10m 높이의 허공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배리어가 사라지고 나면, 중력을 거스리는 것처럼 느릿하게 떨어지는게 아니라 말 그대로 툭! 떨어진다.


정신을 차리고 대처를 하기도 전에 저 높이에서 무방비로 떨어지면 큰 상처를 입거나 재수 없으면 한 방에 사망 처리될 수도 있다.


‘어떻게 하지? 밑으로 달려가서 떨어지는 걸 받아야 하나.’


고개를 저었다.

저 높이에서 떨어지는 걸 받았다간 받는 쪽도 위험해질 것 같다.


몸이 망가지기 전이었다면, 그럭저럭 버틸 수 있었겠지만. 지금 상태론 안정적으로 받아낼 자신도 없고 자칫했다간 팔이 부러질 수도 있었다.


앞으로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가늠도 되지 않는데, 2% 오류에 팔 병신까지 되었다간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질 것이다.


“에라, 모르겠다.”


자신은 조금이라도 더 살아보겠다고 도망쳐 온 것이지만, 저들은 여러 상황을 상정하고 자진해서 온 것 아닌가.


결과가 어떻든 본인 책임이다.


이젠 본래 세상으로 돌아갈 수도 없다.


수천년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먼 미래의 일 때문에 노심초사하며 엉거주춤 살고 싶진 않다.


잠시 뒤, 배리어가 사라지고 알몸의 인간이 우수수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 진짜! 짜증나게.”


알게 뭐냐는 심정으로 도착자들을 보고 있는데,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사람이 하필이면 이서연이다.


“젠장!”


모른 체 할 수 없어 급히 달려갔지만, 이미 늦었다.


바닥에 쿵! 떨어진 이서연은 ‘끄으···.’ 신음을 내며 그대로 정신을 잃어버렸다.

이마가 움푹 페이고 깨진 머리에서 피가 주르륵 흘러내리는 것이 한 눈에 봐도 부상이 심각했다.


“빌어먹을!”


고개를 숙이고 이서연의 상태를 살피는데, 섬뜩한 느낌이 뇌리를 스쳤다.


“잠깐만... 이거.”


홀로 떨어져도 잡아 죽이려고 지랄하는 시간선인데, 이렇게 한 곳에 떼거지로 떨어지면... 미쳐 날뛰는 거 아냐?


이에 대한 위험성을 모르진 않을텐데, 왜 이렇게 전송을 한 거지?


위험한 냄새가 물씬 풍겼다.


일단 이들과 거리라도 벌려야겠다는 생각에 급히 몸을 일으키는데, 머리 위에서 소름 끼치는 소음이 고막을 파고 들었다.


끼이이이익! 꽈직.


천장을 받치고 있는 기둥 일부가 삐걱거리면서 낡은 부품과 녹가루를 부스스 흘러내렸고, 작은 조각들이 몸을 툭툭 건드렸다.


“다들 조심!”


다급히 경고를 날렸지만, 의미 없는 짓이었다.


천장 일부가 거칠게 요동을 치더니, 피하고 말고 할 틈도 없이 와르르 단숨에 무너졌다.


막 몸을 일으키고 있던 도착자들은 경악한 표정으로 천장을 올려봤다.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키던 정진아, 윤하늘, 최현웅, 황지훈, 장철민. 이서연을 보고 있던 나까지.


프레스에 눌린 쥐새끼처럼 납작해지면서 순식간에 핏덩이가 되어버렸다.


천장 붕괴로 시작한 재난은 거대한 덩치를 가진 공장 전체가 무너질 때까지 멈추지 않고 계속됐다.


“끄으... .”


한바탕 욕이라도 뱉고 싶었지만, 허파를 찢고 들어온 철골 때문에 피 거품만 꾸륵거렸다.


그렇게 허망한 표정으로 숨이 끊어졌다.



*



흐릿한 의식 사이로 메시지 문자가 나열됐다.


# 치명적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복구 시점을 불러옵니다.


‘.......?’


# 오류 수정을 위해 롤백(roll back)을 시작합니다.


‘로...롤백? 이게 무슨 소리지? 나 죽은 거 아니었나?’


# 문제 해결을 위해 오류 정보를 제출합니다.

# 복구 시점을 새로 저장합니다.

# 임시 파일로 오류를 대체합니다.


육체 구성에 문제가 생기면서 한 차례 봤던 메시지가 눈앞에 출력됐다.


# .................................. 100%

# 설치를 완료했습니다. 균열과 분리되었습니다. 배리어를 해제합니다.


배리어가 사라지며 바닥에 상진이 떨어져 내렸다.


압사 사망의 고통과 충격이 가시질 않아, 찡- 현기증이 밀려들었다.


머리를 움켜잡고 비틀비틀 몸을 일으키는데, 몸을 스치는 서늘한 공기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내가 진짜 살아 있다고?


뭐가 어떻게 된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몸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착각이나 꿈은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지끈거리는 두통을 참아내며 재빨리 주변을 확인했다.


여기는....

아까 그 장소. 폐공장이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분명히 죽었는데, 죽기는 죽었는데... 다시 그 자리다.


‘넋 놓고 있을 때가 아니야. 여긴 곧 붕괴가 일어난다!’


자리를 피하려 몸을 움직이는 데, 뭔가 이상했다.


“왜 안 나타나.”


자신이 깨어나고 주변을 둘러볼 때, 분명히 다른 사람들의 전자기 배리어가 생성이 됐다.


그런데 공장 내부엔 아무런 변화가 없다.


뭐가 어떻게 된 상황인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모르겠다. 진짜 모르겠다.


발길을 돌려 안전한 곳을 찾으려는데, 빠직-하는 소리와 함께 푸른 불꽃이 튀며 뒤늦게 푸른 점이 나타났다.


잠시 뒤, 여섯 개의 배리어가 생성이 됐고. 이서연은 추락, 다른 사람들은 알몸으로 우르르 쏟아졌다.


그리고 이 순간만 기다렸다는 듯 공장이 와르르 무너져내렸다.


끼이이이이- 꽈직!


불꽃이 튀기는 걸 본 순간, 재빨리 도망을 쳤지만, 이놈의 공장은....

너무 컸고 무너지는 속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



# 치명적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복구 시점을 불러옵니다.

# 오류 수정을 위해 롤백(roll back)을 시작합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진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원인을 알지 못하는 2% 오류가...

또 다른 오류를 일으키고 있었다.


# 설치를 완료했습니다. 균열과 분리되었습니다. 배리어를 해제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시간 여행자의 생존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후원 감사합니다. 24.09.03 155 0 -
공지 시간 여행자의 가이드북 +3 24.08.02 2,084 0 -
29 타임 029. 세상 밖으로 +12 24.08.28 853 65 12쪽
28 타임 028. 정신 줄 꽉 잡고, 원 모어! +2 24.08.27 839 46 11쪽
27 타임 027. 라디듐 +6 24.08.26 897 61 14쪽
26 타임 026. 총독 이철환 +3 24.08.26 907 61 8쪽
» 타임 025. 롤백(roll back) +7 24.08.25 982 70 8쪽
24 타임 024. 2%가 부족할 때 (삽화) +11 24.08.23 1,170 71 10쪽
23 타임 023. 생각보다 정상이라서 (삽화) +8 24.08.22 1,258 77 11쪽
22 타임 022. 주고 가면 안될까? +9 24.08.21 1,282 73 13쪽
21 타임 021. 뒷구멍 +5 24.08.20 1,389 80 11쪽
20 타임 020. 너희들 미쳤구나? (삽화) +10 24.08.19 1,593 72 10쪽
19 타임 019. 왜 하필 오늘이냐고! +11 24.08.17 1,766 89 12쪽
18 타임 018. 방금 진아가 보여준 그 기술 (삽화) +4 24.08.17 1,882 75 11쪽
17 타임 017. 능력자가 되는 겁니다. +4 24.08.17 1,812 70 9쪽
16 타임 016. 머리도 잘 쓰는 남자 +4 24.08.16 1,881 70 8쪽
15 타임 015. 우리 사이? +2 24.08.15 2,003 79 11쪽
14 타임 014. 그때 그 사람 +7 24.08.14 2,138 84 9쪽
13 타임 013. 질문은 내가 한다! (삽화) +8 24.08.13 2,348 90 11쪽
12 타임 012. AD 2179 (삽화) +6 24.08.12 2,553 93 10쪽
11 타임 011. 깊숙한 곳 오래된 자료 (삽화) +8 24.08.08 2,733 93 9쪽
10 타임 010. 분 단위는 상대 안 해. +11 24.08.08 2,751 91 8쪽
9 타임 009. 후드티 그녀. (삽화) +9 24.08.07 3,030 97 9쪽
8 타임 008. 죽는 맛도 경쟁이 필요하다고? (삽화) +12 24.08.06 3,163 110 8쪽
7 타임 007. 꿀맛 공기 마렵다. +8 24.08.06 3,210 100 7쪽
6 타임 006. 적응하면 안돼! +10 24.08.05 3,374 106 8쪽
5 타임 005. 배리 낫 오케이 +7 24.08.05 3,484 114 7쪽
4 타임 004. 입금 했네. (삽화) +16 24.08.03 3,895 119 10쪽
3 타임 003. 리셋 라이프 (삽화) +9 24.08.03 4,274 123 10쪽
2 타임 002. 돈이 필요해! (삽화) +17 24.08.02 5,331 129 7쪽
1 타임 001. <프롤로그> +23 24.08.02 6,277 140 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