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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범 님의 서재입니다.

국왕 폐하 만세!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지니범
작품등록일 :
2019.08.15 12:20
최근연재일 :
2020.01.06 06: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47,993
추천수 :
569
글자수 :
386,170

작성
19.12.26 06:00
조회
182
추천
2
글자
9쪽

첫 번째 전투

DUMMY

1.


퐁! 퐁!


대포가 내는 소리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고요하고도 또 귀여운 소리. 하지만 위력은 전혀 귀엽지 않았다.


쾅! 쾅!


"끄아아악!"


"의무병! 의무병!"


둔덕 너머의 프란시스 제국군이 내는 비명이 선명하게 들려왔다. 박격포의 위력을 말 그대로 뼈저리게 체험하고 있는 것이다.


콰앙! 콰앙!


얼마 지나지 않아 프란시스 제국군의 야포가 불을 뿜었다. 하지만 동맹군의 박격포와는 달리 그다지 큰 피해를 입히지는 못 했는데. 프란시스의 대포가 조악한 것도 있겠지만 직사에 최적화된 야포의 특성상 참호와 둔덕으로 숨어있는 동맹군을 제대로 조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퐁! 퐁!


다시 한 번 동맹군의 박격포가 불을 뿜었다. 박격포대가 아닌 보병들을 조준한 것이 프란시스 제국군의 결정적인 실책이었다.


"으아악! 탄약이!"


박격포탄은 정확하게 야포들에게 날아가 폭발했다. 빠른 장전을 위해 즉응탄을 근처에 쌓아놓았던 프란시스의 포대들은 연쇄폭발을 일으키며 허망하게 날아가버렸다.


"전원 돌격하라! 대륙 동맹 만세!"


"""우와아아아!"""



탕! 타탕!


야포가 날아가자 동맹군은 기다렸다는 듯이 보병과 기병을 앞세워 돌격해왔다. 수만명에 달하는 병력이 돌격하는 모습은 일견 장엄해보이기까지 했다.


"동맹군이 돌격한다!"


"막아! 뚫리면 끝장이야!"


물론 당하는 입장에서는 아니겠지만.


높게 쌓아올려진 요새를 향해 진군하는 동맹군을 향해. 프란시스 제국군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통해 진군을 막아섰다. 요새 자체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고. 남아있는 야포들까지 총동원해 요새는 반짝이는 빛들과 자욱한 연기로 가득 찼다.


"멈추지마라! 요새를 점령해야 한다!"


"공병대 앞으로! 성문을 폭파하라!"


엄청난 피해를 입으면서도 꾸역꾸역 요새의 앞으로 다가온 동맹군. 그들은 성문을 폭파하기 위해 공병대를 투입했고. 그 공병대를 지키기 위해 또 다른 보병들이 희생되었다.


"적 공병대 접근 중! 성문이 위험하다!"


"안 돼! 막아라! 무슨 수를 써..."


"대위님! 대위님이 쓰러지셨다 !의무병!"


"빌어먹을! 모두 성문에서 떨어져!"


방어를 지휘하던 대위마저 쓰러지자. 가랑비에 옷 젖듯 계속해서 전투력이 하락하던 프란시스 제국군은 결국 공병대가 성문에 접근하는 것을 용인할 수밖에 없었다.


"폭약통 설치!"


"설치!"


"점화한다!"


"모두 엎드려!"


콰아아앙!


거의 요새포와 같은 굉음을 내며 성문이 산산히 부서졌다. 성문의 잔해 뒤에는 동맹군을 향해 총구를 돌리고 있는 제국군이 보였다.


"이제 돌커헉!"


"얽!"


"젠장! 엄폐하라!"


그리고 제국군은 돌격하려는 동맹군을 향해 무자비한 총격을 퍼부었고. 돌격하려던 병사들은 제국군의 총격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쓰러졌다.


"병력을 재집결시켜! 성문의 잔해를 바리케이드 삼아 막아내라!"


"탄약을 더 가져와!"


"외성 방어 병력에 후퇴 명령! 내성에서 농성을 계속한다!"


썩어도 준치라고. 그동안 근대식 군사교육을 받은 프란시스 제국군의 부사관들은 역시 군대의 척추라는 이명에 걸맞게 머리가 날아간 상태에서도 최대한 병력을 수습하고 병력을 재편성했다.


이미 무너진 성벽은 엄폐물로 삼고. 지하에 있는 탄약고에서 탄약을 꺼내오고. 진격해오는 동맹군에게 수류탄을 던져대며 끈질기게 저항하는 제국군에 의해. 동맹군은 일시적으로 퇴각할 수밖에 없었다.


2.


"경포의 탄약이 떨어졌습니다. 소화기들의 탄약도 얼마 남지 않았고요. 한 번의 전투만 더 치르면 저희 군대는 완전히 무방비 상태가 됩니다."


"탄약을 자체조달할 수는 없겠나?"


"납탄이야 어떻게든 만들 수 있지만. 문제는 화약입니다. 급하다고 아무렇게나 만들었다가는 괜히 병력 손실만 날 수 있습니다."


"일단 후퇴해서 병력 충원과 보급을 받으심이..."


참모들은 사령관에게 자신들의 의견을 타진했다. 아무리 적이 약하다고 해도 이건 공성전이었다. 충분한 보급 없이는 이기는 것이 불가능한 싸움인 것이다.


하지만 사령관은 그런 참모들의 의견을 단호하게 거절했다. 좋게 말하면 자신들의 부하를 믿는 것이었고. 나쁘게 말하면 공명심에 눈이 먼 것이었다.


참모들이 다시 한 번 설득해보려 했지만. 이미 사령관의 뜻은 확고했고. 결국 모자라는 보급품은 지척에 널려있는 동맹군과 제국군의 시체를 뒤져서 충당할 수밖에 없었다.


"내일 공격을 준비하라! 무기가 없는 병사는 즉각적으로 보급관에게 보고 후 새로운 무기를 받도록!"


"남은 포탄을 한 데 모아라! 사전 포격 후 대규모 돌격을 시작할 것이다!"


남아있는 것들로 싸움을 치르려면 남은 것들을 추스려야 했다. 시체들의 가방에서 탄약을 빼내고. 적의 무기를 주워 무장하고. 남은 포탄을 한 데 모으는 작업은 밤이 되도록 계속되었다.


3.


"고정된 건가?"


"예. 포대 정도는 아니지만 반동은 견뎌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거 다행이군. 야포가 없는 지금 우리에게 있는 포는 이 작은 회전포밖에 없으니.."


프란시스 제국군또한 놀고 있지는 않았다. 바리케이드에 소형 회전포를 설치하고. 아직 무너지지 않은 성벽 아래에 탄약들을 쌓아놓고. 적의 박격포를 막기 위해 ㄷ자로 참호를 파는 등. 할 수 있는 것들은 모조리 하고 있는 중이었다.


"유탄발사기 정도의 위력이지만. 그래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신중히 쏘도록 하게. 남은 탄환이 별로 없으니."


내일이면 모든 게 끝날 것이다. 제국군이 요새를 지켜내던지. 아니면 동맹군이 요새를 점령해 동맹기를 꽃던지. 둘 중 하나인 결말을 위해 두 군대는 철저하게 준비하고 또 준비하고 있었다.


4.


펄-럭.


동맹군의 진지에서는 동맹군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깃발을 든 이상 승리하지 않으면 전원 군기 호위 위반 죄로 처형당하리라. 그 정도로 동맹군은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있었다.


요새 쪽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제국군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황제의 초상을 요새의 성벽에 걸어놓고 지휘관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고 복무 신조를 외었다. 성벽이 무너진다는 것은 곧 신성모독이었다.


삐이이익-!


"전원 돌격! 기수 앞으로!"


"성벽을 지켜라! 황제 폐하께서 하사하신 이 요새를 결코 적에게 넘겨주지 마라!"


퐁! 퐁! 퐁!


보병이 돌격함과 동시에 동맹군의 경포가 발포되었다. 보병들을 지원함과 동시에 적군의 방어 병력을 최대한 줄이려는 것이다.


쿠웅! 쿵!


"조금만 버텨라! 곧 포격이 끝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참호를 파고 숨어있는 제국군에게는 그다지 큰 피해를 입히지 못 했다. 성벽에 타격을 주고 파편을 더 작고 날카롭게 쪼개 놓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참호 속에 숨어 있었던 제국군의 병력들은 포격이 끝나자마자 참호에서 튀어나와. 돌격하는 동맹군을 향해 맹렬한 공격을 퍼부었다.


"회전포 발포!"


펑!


콰앙!


"젠장! 대포다! 바리케이드에 대포가 달려 있어!"


"포수를 집중적으로 노려라! 경보병들 집중! 잔해 위에 올라가서 바리케이드에 붙어있는 적들에게 사격하도록!"


"알겠습니다! 5소대! 전원 이동한다!"


동맹군의 지휘관들은 바리케이드의 회전포를 보고는 이를 갈았다. 유탄 발사기 정도의 화력이라지만. 보병에게는 대포나 유탄발사기나 그게 그거였다.


바리케이드에 붙어 있어 직접적인 공격이 불가능한 이상. 저 회전포는 장전과 발포를 반복해가며 아군의 보병들을 다짐육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5소대 이동 완료했습니다!"


"사격 개시!"


지휘관이 호루라기를 불며 손을 내리치자 5소대는 바리케이드를 아래로 내려다보는 형태로 총구를 내밀어 총탄을 퍼부었다.


고작 10명도 안 되는 병사들이 쏜 총이었지만. 가까운 거리에다 무방비 상태로 얻어맞은 제국군은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젠장! 저기에 동맹군이 있다!"


"쏴라! 회전포를 보호해야 한다!"


탕! 타타탕!


근처 성벽에 있던 제국군이 그들을 발견하고서는 분노에 서린 총탄을 5소대에 퍼부었다. 순식간에 3명이 성부의 곁으로 떠나자. 5소대의 소대장은 눈물을 머금으며 잔해의 위에서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빌어먹을!"


휙!


"악!"


결국 지휘관들은 최후의 전술을 꺼내들었다. 군기를 적진에다 던지는 것! 그것에 맞은 운 나쁜 제국군 병사는 단말마를 내지르며 혼절했다.


"동맹의 병사들이여! 진격하라! 군기를 되찾자!"


"우아아아! 못 찾으면 우리는 총살이다!"


"제국군 놈들보다 아군이 쏘는 총이 훨씬 아프지!"


지휘관의 속내를 알아차린 고참병은 시덥잖은 대사를 내지르며 가장 먼저 요새를 향해 달려나갔다.


"아... 안 돼! 막아라! 요새 안으로 들여보내지 마라!"


사색이 된 제국군의 지휘관이 총을 들어 돌격해 오는 동맹군 중 하나를 쓰러트렸지만. 이미 수천명에 달하는 동맹군의 보병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상황.


"중위님! 바리케이드가 함락되었습니다! 동맹군이 안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절망적인 목소리로 바리케이드의 함락을 보고하는 부관의 외침과 함께. 길고도 길었던 첫 번째 전투는 동맹의 승리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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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일진일퇴 19.12.30 175 1 9쪽
94 기세를 몰아서 19.12.27 186 1 9쪽
» 첫 번째 전투 19.12.26 183 2 9쪽
92 피는 피로 19.12.24 192 2 9쪽
91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 19.12.23 203 1 9쪽
90 전초전 19.12.20 215 3 9쪽
89 냉전 19.12.19 217 2 9쪽
88 고지를 점령하라 19.12.18 217 3 9쪽
87 제로섬 게임. 19.12.17 212 2 9쪽
86 음지의 전쟁 +1 19.12.16 218 3 9쪽
85 동해 레이싱 19.12.09 217 4 9쪽
84 축복 19.12.06 217 2 9쪽
83 탄생 19.12.05 215 2 9쪽
82 대립 19.12.04 225 2 9쪽
81 반역 19.12.03 228 4 9쪽
80 피뎀 19.12.02 229 4 9쪽
79 서방 국가 연합 19.11.29 237 3 9쪽
78 대적자들 19.11.28 278 2 9쪽
77 연회 19.11.27 233 4 9쪽
76 파티 19.11.26 240 4 9쪽
75 연방민 19.11.25 252 4 9쪽
74 상부상조 19.11.15 274 5 10쪽
73 황제국 +2 19.11.14 281 5 7쪽
72 불씨 19.11.13 266 3 9쪽
71 개입 19.11.12 263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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