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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범 님의 서재입니다.

국왕 폐하 만세!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지니범
작품등록일 :
2019.08.15 12:20
최근연재일 :
2020.01.06 06: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47,997
추천수 :
569
글자수 :
386,170

작성
19.12.23 06:00
조회
203
추천
1
글자
9쪽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

DUMMY

1.


"전쟁 반대!"


"전쟁에 미친 기득권층은 반성하라! 전장에서 죽어나가는 젊은이들의 원성이 들리지도 않더냐!"


"우리의 아이들에게 새로운 시대의 평화를!"


대륙 동맹의 회의장 앞에서는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반전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시끄러운 목소리로 떠들어대는 군중들.


"진압! 진압!"


삐이이익-!


그리고 그런 시위대를 동맹의 경찰들은 잔혹할 정도로 가혹하게 진압했다. 몽둥이로 사정없이 매질을 하고. 피투성이가 된 시위자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팽겨쳤다. 그리고 거리의 시민들은 시위대를 차가운 눈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더러운 비국민 새끼들!"


"싸우기 싫다고 그냥 말하지 그래? 엉? 대륙 통일을 위해 불철주야 일하시는 지도자분들께서 나서실 필요도 없지! 네놈들은 우리 선에서 끝내주마!"


"서국련 놈들이 쳐들어오면 누가 죽는 줄 알아? 바로 네놈들이 먼저 죽는 거야!"


그렇게 수십만의 시위대가 수십만의 죄수들로 변했다. 외교적 노력을 할 수 없는 이 시국에. 남아있는 해결책은 오로지 무력밖에는 없다.


그것은 연방이든 공화국이든 공국이든 왕국이든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들은 지난 1000년간 제국에 맞서 싸워왔고. 지금은 서부에 대항해 싸우고 있었다.


반전주의자들이 정말로 겁쟁이든. 아니면 진정으로 평화를 사랑하는지는 그들에게 있어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그들이 국가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 불순분자라는 사실. 그것 뿐이었다.


반전주의자들이 실패한 이유는 명확했다. 민심을 대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약 진정으로 대륙 동맹의 회원국의 국민들이 전쟁에 지쳐있었다면. 아마도 동맹의 지도자들도 순순히 백기를 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대륙 동맹의 구성원들은 지금 동부. 중동부. 남부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눈부신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다. 퓨레스트 연방의 강력한 군사력. 웨슬턴 공화국의 경제력. 클라루스 왕국의 넓은 도로망. 그리고 기타 회원국들의 공업력까지 합친 것이 대륙 동맹이다.


알렉시아 제국까지 대륙 동맹에 가입한 현재. 사실상 대륙 동맹은 대륙 역사상 가장 강력한 세력이자 정치 공동체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었고. 민중들은 외교적이든 군사적이든. 정말로 대륙 통일을 이룰 수 있는 동맹의 지도자들에게 광적인 충성을 바쳤다.


"비록 전쟁에서 두 다리를 잃었지만 나는 자랑스럽다! 조국을 위해! 나아가 대륙의 영광된 미래를 위해서라면 두 다리는 물론이고 두 팔도 내놓을 수 있으니!"


"우리의 아버지께서 희생하셨으니. 이제 우리가 희생할 차례가 되었다! 나아가자 동맹의 청년들이여! 서방의 개들을 물리치는 그 날! 대륙은 진정으로 하나가 될 것이다!"


"보라! 조부들께서 일궈놓으신 저 밭들을! 보라! 아버지들께서 만들어놓으신 이 도시들을! 그것들을 지키는 것은 이제 우리의 몫이다! 우리는 밭을 지키는 파수꾼이! 도시들을 지키는 수호자가 되리라!"


그리고 현재 세대를 불문하고 광적인 애국심과 대륙 통일이라는 원대한 꿈에 달아올라 있는 민중들에게 '평화'란 논할 가치도 없는 무언가로써 여겨지기 일쑤였고. 반전주의자들이 시위를 벌이면 경찰이 출동하기도 전에 분노한 시민들에게 얻어맞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2.


"이제 우리가 서부가 대륙의 주도권을 쥘 차례다! 산업 혁명을 일으킨 것도! 총기를 처음 개발한 것도 이 곳 서부이거늘! 우리 서부의 인민들은 단 한 번도 대륙의 주도권을 쥐어본 적이 없었다!


서방의 인민들이여! 이것이 옳은 일인가?"


"""아니요!"""


"그렇다! 옳지 않은 일이 어째서 일어나고 있는가? 바로 저 동부의 파시스트 돼지들이! 퓨레스트 연방을 위시한 대륙 동맹이 우리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내가 감히 말하니! 이것은 평범한 전쟁이 아니다! 이것은 성전이다! 동방의 늑대들을 물리치고. 우리 서방의 번견들이 대륙의 중앙에 깃발을 꽃을 성전!"


"전쟁이다! 전쟁을 일으켜라!"


"동맹의 돼지 놈들에게 죽음을! 서방의 겨례여 영원하라!"


"우리의 위대한 긍지에 영광 있으라!"


상황은 서부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오히려 객관적인 전력에서 달리는 그들로써는 '정신무장'을 더 철저히 하도록 국민들을 세뇌하고 있었다.


"대륙이 통일될 때까지 휴가를 가지 말자! 서국련에 위대한 승리를!"


"이 시국에 임금을 올려달라고? 너 이 새끼. 동맹의 프락치지?"


임금 인상. 휴가 등의 노동자들의 권리는 철저하게 억압되었고. 이에 대해 항의하는 자는 '동맹의 프락치, 반동분자'라는 딱지가 붙여져 처절하게 몰락하였다.


3.


대륙의 역사상 가장 참혹하고. 가장 처절한 전쟁이 다가온다는 사실은 아직 동맹이나 연합에 들지 않은 북방과 남방의 국가들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이를 어찌하면 좋겠는가? 무장 중립이라는 우리의 오랜 원칙이 깨어질 때가 드디어 오고야 만 것이니!"


"국왕 폐하. 이미 엎질러준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듯이. 저희도 옛 규칙에만 연연하지 않고 살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북방과 남방의 국가들은 살아남기 위해 점점 동맹과 연합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대체적으로 지난 전쟁 때문에 퓨레스트 연방에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던 남방은 동맹에 가입하기를 꺼려 대다수가 연합에 가담하였고. 크게 동맹에게 척 질 것이 없었던 북방의 국가들은 객관적인 전력이 더 강한 동맹에 대다수가 가담하였다.


결과적으로. 대륙은 크게 서방과 남부. 동방과 북부로 나뉘어졌다.


"남부의 배신자 자식들 같으니! 침략자들의 다리가 되니 좋더냐?"


"꼬박꼬박 '서방' 단어를 붙여대는 편협한 놈들보다야 '대륙'자를 붙이고 있는 동맹에 훨 낫지. 서방 놈들 피해의식은 알아줘야 한다니까."


대륙의 양분의 완료되자. 실질적으로 남부.북부.서부.동부.중부.라는 지리적인 구분법은 사라졌다. 이제 새롭게 만들어진 구분법이란 어느 국가가 어느 세력에 가입했느냐 뿐이었다.


긴장감이 고조되었고. 세력의 구성원들은 다가올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군비를 확충하고. 도로망을 개설하고. 군대는 순식간에 거대하게 부풀어올랐다.


인구가 수백만인 국가에서 수십만의 군대가 양성되었고. 수천만의 군세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농지를 경작하고. 공장을 굴릴 최소한의 인원만 남겨놓은 채. 대륙 전체가 비이성적이고 광신적인 군국주의와 국가주의에 찌들어가고 있었다.


그 와중에서도 반전주의자들은 꾸역꾸역 살아남아 가두시위를 벌였지만. 이제는 그 누구도 그들에게 관심은 커녕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4.


"평화를 원한다면. 역설적이게도 힘을 길러야 하는 법이지."


"제국의 격언입니까?"


"그렇네. 오래 전에 배워둔 격언 중 하나지. 이 시국에 어울리는 말 아닌가?"


"참으로 그렇습니다 폐하. 저희가 질지. 이길지 모르는 이 상황에서. 준비할 수 있는 것은 전부 준비해 놓아야겠지요."


"내가 칼렌 왕국에서 퓨레스트 대왕국으로. 그리고 퓨레스트 연방의 대총통이 된 지 10년도 되지 않았는데. 이제 대륙은 스스로의 주인을 찾기 위해 땅을 피로 물들이려 하고 있다.


서방 국가 연합이든. 대륙 동맹이든. 이긴 자는 자신의 입맞에 맞는 신세계 질서를 새로운 대륙의 중앙에 꽃아넣겠지."


"그 질서를 세우는 것은 저희 동맹이 될 것입니다."


"글쎄. 이제 나도 잘 모르겠네. 대륙 전체가 미쳐돌아가고 있어. 사람들은 동맹기를 높이 들고 소리치고 있고. 징병관들이 집마다 들이닥치고 있지."


"...모두 승리를 위한 초석이 될 것입니다."


"그래. 승리. 승리해야만 하겠지. 패배한다면 그 초석들은 깨져버려 이끼에 덮이게 될 테니까 말이야."


라이투의 표정에서는 비장함이 느껴졌다. 그의 은발과 적안은 마치 노회한 전사와도 같았다.


거대한 폭풍이 다가온다. 그 어떤 성채도 버틸 수 없는 폭풍이, 그 어떤 방파제로도 막을 수 없는 쓰나미가 다가온다.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기도하는 것뿐. 폭풍과 해일이 자신들을 비켜나가도록 성부께 비는 것 뿐이다.


전쟁이 시작된다면 모든 신전들은 불타오를 것이고. 백성들은 전쟁터에서. 집에서. 폐허에서. 불타버린 산에서 끔찍하게 죽음을 맞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사는 내내 고통받으며 살아가게 될 터이니.


"저희는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미 동맹의 군대는 공식적으로 1억을 넘어섰습니다. 남은 것은 그들을 소모하는 것 뿐입니다."


그 고통의 끝이 상호종말이든. 아니면 승자독식이든 상관없다. 수레바퀴는 굴러가기 시작했고. 대륙은 수레바퀴의 끝자락에 다다랐다.


남은 것은 다시 올라가느냐. 아니면 끝없이 추락하느냐. 그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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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첫 번째 전투 19.12.26 183 2 9쪽
92 피는 피로 19.12.24 192 2 9쪽
»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 19.12.23 204 1 9쪽
90 전초전 19.12.20 215 3 9쪽
89 냉전 19.12.19 217 2 9쪽
88 고지를 점령하라 19.12.18 217 3 9쪽
87 제로섬 게임. 19.12.17 212 2 9쪽
86 음지의 전쟁 +1 19.12.16 218 3 9쪽
85 동해 레이싱 19.12.09 217 4 9쪽
84 축복 19.12.06 217 2 9쪽
83 탄생 19.12.05 215 2 9쪽
82 대립 19.12.04 225 2 9쪽
81 반역 19.12.03 228 4 9쪽
80 피뎀 19.12.02 229 4 9쪽
79 서방 국가 연합 19.11.29 238 3 9쪽
78 대적자들 19.11.28 278 2 9쪽
77 연회 19.11.27 233 4 9쪽
76 파티 19.11.26 240 4 9쪽
75 연방민 19.11.25 252 4 9쪽
74 상부상조 19.11.15 275 5 10쪽
73 황제국 +2 19.11.14 281 5 7쪽
72 불씨 19.11.13 266 3 9쪽
71 개입 19.11.12 263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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