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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범 님의 서재입니다.

국왕 폐하 만세!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지니범
작품등록일 :
2019.08.15 12:20
최근연재일 :
2020.01.06 06:00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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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9
글자수 :
386,170

작성
19.11.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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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서방 국가 연합

DUMMY

1.


대륙 동맹이 공식적인 출범을 마친지 약 5개월이 지났을 무렵. 서방에서는 동방의 경제적 침략을 제지하고. 침체된 경제를 살린다는 명목 아래. '서방 국가 연합'이라는 새로운 정치적,경제적 공동체를 출범하였다.


서방에 속해있는 국가들 중 7개국이 참가한 서방 국가 연합은. 출범은 선언하고 나서부터 경제 부양을 위한 대규모 토목 공사. 회원국간의 관세 철폐. 대륙 동맹이 판매하는 물품에 대한 관세 증가 등. 빠르게 경기 회복을 위한 정책들을 시행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을 입어. 예전까지는 아니었지만. 서부 지역의 경제는 점진적으로 회복되기 시작했고. 거리의 부랑자들도 예전과 같이 뒷골목으로 숨어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어디까지나 미봉책일 뿐. 이러한 경제 위기가 닥친 근본적인 원인을 개선하지 않으면 서방 국가 연합도 결국 똑같이 수렁에 빠져들 뿐이다.


서방 국가 연합의 높으신 분들이 생각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크게 세 가지였는데. 그동안 풍족한 천연자원에만 의지해 기술 발전에 소홀했던 것과. 산업 혁명이 시작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남아있는 후진적인 제도들. 그리고 서방 특유의 수출 위주형 경제 체제였다.


풍족한 천연자원은 이미 수백년 전부터 마력을 이용한 영구적 자원인 '자원밭'이 실용화되면서부터 급격하게 그 입지를 잃었지만. 자원밭은 실패 확률도 높고. 무엇보다 국가의 중대사인 마법사들이 대규모로 동원되며. 엄청난 자금과 자원밭을 일굴 천연자원이 드는 일이라 대부분의 국가들은 서방의 자원들을 수입해서 쓰는 것에 만족해왔다.


그러다보니 자연적으로 서방의 지도자들은 천연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고. 그 댓가는 지금 와서 동방의 신생국인 퓨레스트 연방 1개국에게도 밀리는 기초 과학력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두 번째인 후진성은. 산업 혁명의 발상지라 불리는 서부에게 있어 아픈 손가락과도 같았다. 물론 서방이 산업 혁명의 시발점인 것은 맞지만. 그들이 발명해낸 것은 증기기관과 그를 이용한 기계식 공장이었지.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인 대량 생산 대량 소비의 생활방식은 북부에서 모든 것이 규격화된 산업 표준은 남부에서. 그리고 노동 집약적인 산업체들은 동부에서 태어났던 것이다.


근본적인 사회 체제가 바뀌지 않은 채 도입된 공장들은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성과를 이루지 못했고. 시골마을들은 도시와 반쯤은 단절된 채로 여전히 중세적인 사회상 속에서 농사를 짓고 소를 치며 살고 있었다


이러한 도시와 농촌간의 문화적. 경제적 단절은 서부의 국가들에게 있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시급할 문제였다. 단절은 서로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같은 나라 사람을 믿지 못한다는 것은 국가의 존속마저 위협할 만큼 심각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수백년 전부터 서방의 국가들이 주력으로 삼고 있던 수출 위주의 경제는 이번 경제 위기의 실질적인 원인이었다. 수출을 주력으로 하다보니 국제시장의 곡물이나 자원값에 국가의 경제가 파도치듯 흔들리고. 다른 나라의 위협에 쉽게 대처할 수 없다는 심각한 약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장 퓨레스트 연방을 앞세운 대륙 동맹의 압도적인 곡물 공세에 가장 먼저 무너진 것은 내수 경제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민초들이 뒤집어써야만 했다.


"우리 서부의 국가들은 아직도 후진적인 체제와 지역감정 그리고 방파제 없는 항구와 같은 경제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 인습들을 바꾸어나가야 할 때입니다! 서방 국가 연합의 회원국의 국민 여러분들께 호소하는 바입니다!


더 열심히 밭을 갑시다! 더 열정적으로 노동을 합시다! 더 강인하게 견디어 나갑시다! 영광의 열매가 열리는 그날까지!"


"더 강한 조국을! 더 부유한 조국을!"


위의 구호와 함께 시작된 서국련의 대대적인 개혁 운동은. 가장 먼저 칼리시어 왕국을 강타하기 시작했다.


2.


"서방의 국가들도 서서히 우리와 같은 전철을 밟아가는군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북부나 남부도 비스무리한 정치 공동체를 만드려는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하던데... 아직은 갈 길이 멀긴 하지만 말입니다."


"허허허. 대통령께서는 어찌 그런 사실들을 잘 알고 계십니까? 아. 그것도 다 '니그룸 안젤리' 덕분입니까?"


"이거 이거... 명색이 비밀 조직인데 국민들도 알고 국왕께서도 알고 계시니 원..."


니그룸 안젤리는 비밀 조직이다. 하지만 만들어진지 수십년이 지난 '비밀 조직'은 이미 일반 국민들은 물론이고 다른 국가들에도 널리 알려진 정보 조직 중 하나였다.


"자. 자! 머나먼 서부 얘기는 이쯤하고. 이제 본론으로 넘어갑시다."


"어이쿠. 그래야죠. 보자... 회원국들간의 통합 화폐를 논의하기로 했었죠."


한 자리에 모인 대륙 동맹 회원국들의 국가 원수들의 목적은 명확했다.. 그들은 계속해서 깊어져가는 3개국간의 통합에 쐐기를 박을 심산으로. 3개국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용 화폐를 신설하고자 하였다.


화폐의 이름은 '피뎀'으로. 신성어로 '신뢰'를 뜻한다. 3개국의 우애와 통합을 상징하는 그럴듯한 이름인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율을 어떻게 정하냐는 거겠지요. 각자 쓰는 화폐도 다르고. 환율도 다르니. 자칫 잘못하면 오히려 경제를 망칠수도 있습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것만은 막아야 하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퓨레스트 연방의 환율을 기준으로 정할 것을 건의합니다. 3개국 중 가장 화폐 가치가 높으니까요."


라이투스 대총통은 자연스럽게 연방이 이번 공용 화폐의 주도권을 가져가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가 생각하기에 동맹 내에서 퓨레스트 연방의 입김이 가장 세고. 가장 규모가 큰 화폐 경제를 가지고 있었기에 내뱉은 말이었다.


하지만 두 나라의 국가 원수들은. 그런 대총통의 태도를 달가이 여기지 않았다.


"연방의 국력은 인정하는 바이나. 오늘은 '통보'가 아니라 '의논'을 하기 위해 모인 것 아니겠습니까?"


"대총통 폐하. 죄송하지만 그 말씀은 받아들일 수 없겠군요. 이미 동맹 내에서 대부분의 이권을 차지하고 계신데. 화폐까지 집어삼키신다면 저희 웨슬턴 공화국과 클라루스 왕국은 동맹의 존속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초셀 대통령과 국왕이 낮게 깔은 목소리로 대총통에게 대답했다. 방금 전까지 너스레를 떨었던 노인들과는 정 반대라고 해도 좋을 인상. 순식간에 노회한 정치인으로 돌변한 초셀과 국왕은 대륙 동맹 내에서 계속 연방의 권익만을 우선한다면 동맹의 존재의의가 사라진다며 거세게 라이투스를 압박해나갔다.


무언의 압박이 계속되자. 결국 먼저 손을 든 것은 대총통이었다. 애초에 연방은 이것 말고도 따로 파먹을 것이 넘쳐났기에. 라이투스 대총통은 순순히 잘못을 인정하고 빠르게 물러났다.


"알겠습니다 그럼 우리 연방은 제외하고.... 남은 건 클라루스 왕국과 웨슬턴 공화국. 둘 중 하나인데..어느 쪽이 좋겠습니까? 양쪽 모두 경제력으로는 비슷하니..."


대총통이 말꼬리를 흐리며 말하자. 국왕과 대통령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웨슬턴 공화국은 예로부터 동방에서 중상주의를 천명하며 수많은 부를 안고 있는 나라였고. 클라루스 왕국은 부유함으로 따지자면 공화국보다 한 수 아래지만 오랫동안 일구어놓은 탄탄한 사회간접자본과 금융의 안전성으로 따지자면 공화국보다 높으면 높았지 결코 꿀리지 않는 국격을 가지고 있었다.


"제 생각에는... 클라루스가 이 일을 맡아주었으면 합니다."


"정말이십니까?"


그렇게 설전으로 흘러갈 것 같았던 분위기는. 초셀 대통령의 뜬금없는 떠넘기기로 인해 사라지고 말았다. 옆에서 듣고 있던 대총통이 '진심이냐?'라는 어투로 재차 물어본 것은 하나의 덤이었다.


"정말입니다. 최근 저희 옆의 나라들이 대륙 동맹의 성장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저희 웨슬턴 공화국의 성장을 크게 경계하고 있지요."


"허어... 그들도 대륙 동맹에 가입하면 좋을 것을.."


"대륙 동맹은 지금까지 없었던 종류의 동맹입니다. 그들이 경계하는 것도 당연하지요. 평화적이라고는 하나 대내외에 세계통일의 기치를 내세우는 것도 그들이 경계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중앙과 동부 사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난립하고 있다. 퓨레스트 연방과 알렉시아 제국이 국경을 접하는 것은 극히 일부분일 뿐. 대부분의 국경지대와 접경지대를 메우고 있는 수많은 나라들은 요새 잘 나가는 웨슬턴 공화국을 좋은 눈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휴. 어쩔 수 없군요. 국왕 폐하. 그러면 새로운 공용 화폐를 주도하는 것은 당신의 나라가 되겠군요. 잘 해내실 수 있겠습니까?"


"물론입니다! 저희 클라루스 왕국의 저력을 보여드리죠!"


클라루스의 국왕은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그도 벌써 수십년 동안 국왕 노릇을 해온 자. 충분한 명분이 있는 이상 국내의 귀족들도 쉬이 반발하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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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피는 피로 19.12.24 192 2 9쪽
91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 19.12.23 203 1 9쪽
90 전초전 19.12.20 215 3 9쪽
89 냉전 19.12.19 217 2 9쪽
88 고지를 점령하라 19.12.18 217 3 9쪽
87 제로섬 게임. 19.12.17 212 2 9쪽
86 음지의 전쟁 +1 19.12.16 218 3 9쪽
85 동해 레이싱 19.12.09 217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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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탄생 19.12.05 215 2 9쪽
82 대립 19.12.04 225 2 9쪽
81 반역 19.12.03 228 4 9쪽
80 피뎀 19.12.02 229 4 9쪽
» 서방 국가 연합 19.11.29 238 3 9쪽
78 대적자들 19.11.28 278 2 9쪽
77 연회 19.11.27 233 4 9쪽
76 파티 19.11.26 240 4 9쪽
75 연방민 19.11.25 252 4 9쪽
74 상부상조 19.11.15 274 5 10쪽
73 황제국 +2 19.11.14 281 5 7쪽
72 불씨 19.11.13 266 3 9쪽
71 개입 19.11.12 263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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