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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범 님의 서재입니다.

국왕 폐하 만세!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지니범
작품등록일 :
2019.08.15 12:20
최근연재일 :
2020.01.06 06: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47,989
추천수 :
569
글자수 :
386,170

작성
19.12.06 06:00
조회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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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9쪽

축복

DUMMY

1.


세리카가 무사히 건강한 남아를 낳았다는 것이 퓨레스트 연방 전역에 퍼지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수도인 퓨렌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각자 편지를 통해 가족들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하였고. 퓨렌에 거점을 두고 있는 신문사들은 각자 대총통비의 출산을 대서특필하며 특종을 노렸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퓨렌을 들락날락하며 물건을 사고파는 상인들은 기꺼이 이 기쁜 소식의 발 빠른 전령이 되어주었다.


출산 소식이 전해지자. 기뻐한 것은 퓨레스트 연방민뿐만이 아니었다. 대륙 동맹의 회원국들도 각자 사절을 보내 건강한 출산을 축하한다고 덕담 한 마디씩을 해주었다.


"퓨레스트 연방에도 이제 총통위를 이을 후계자가 생겼으니. 이 어찌 축하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저희 웨슬턴 공화국에서도 동맹국이자 대륙 동맹의 회원국인 연방 대총통 폐하께 큰 축하의 말씀을 올립니다."


"고맙소. 축하의 인사를 들어야 하는 것이 나는 아니지만. 지금 내 부인은 병실에 누워있으니 공화국의 축하를 내 꼭 전하리다."


웨슬턴 공화국같은 대륙 동맹의 회원국들 말고도. 알렉시아 제국에서 온 사절은 이번에는 제국의 재력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듯 산모에게 좋다는 것은 바리바리 싸들고 와 주치의의 눈을 동그랗게 만들었다.


이에 대총통은 제국의 사절을 극진히 대접하라 명령했고. 일주일 후 사절들은 홀가분한 얼굴을 하고 알렉시아 제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소총통 전하 만세! 대총통 폐하 만세! 대총통비 폐하 만만세!"""


퓨렌의 거리 곳곳에는 총통실을 찬양하는 구호를 외치는 민중들과 함께 연방의 국기가 곳곳에 내걸렸다. 상점들은 기쁜 날을 맞이해 가격을 크게 할인하거나 무료로 상품을 나누어주었고. 교회와 성당들은 각자 모시는 신들에게 무사히 태어난 브란트 소총통을 위한 감사 기도와 미사를 올렸다.


2.


척! 척! 척!


"전원 차렷! 서방 국가 연합의 의원들께, 경례!"


"""충!"""


체자르 공국의 수도. 체자리아에서는 갓 만들어진 따끈따끈한 서국련 통합군이 의원들의 앞에서 열병식을 벌이고 있었다.


각국의 군대에서 차출한 병력들이 색색깔의 군복을 입고 발을 올려대는 모습은 체자리아의 시민이던. 그것을 높은 곳에서 관람하고 있던 의원들이던 상관하지 않고 웅장함과 장대함을 느끼게끔 했다.


날카롭게 각이 잡힌 군복과. 반짝반짝 빛이 나는 총검. 그리고 마치 공장의 굴뚝 같이 하늘 높이 솟은 머스킷의 총구가 발을 들어올릴 때마다 번뜩였다.


시내 한 바퀴를 느릿하게 도는 열병식 코스는. 체자르 대공국이 서방 국가 연합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과시와 함께. 다른 국가들의 정상들에게 공장의 굴뚝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 수도의 광경을 보이기 위해 제리오스 대공이 야심차게 추진한 결과물이었다.


마침내 열병식이 끝나자. 참석했던 서방 국가 연합의 의원들은 모두 아낌없는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역시 함께라면 우리는 강합니다! 고작 1만명을 동원한 것이 이 정도인데. 앞으로 수십만. 수백만으로 불어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참으로 그렇습니다! 지금같이 불안정한 정세 속에서 필요한 것은 모름지기 강한 군대인 법입니다!"


"국왕들께서 이리 좋아해주시니 과인으로써는 영광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서방 국가 연합의 자랑스러운 일원으로써. 저희 체자르 공국은 연합 통합군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제리오스 대공이 혀를 내두르는 두 국왕들 앞에서 사탕발림이 가득한 말을 내뱉었다. 자고로 군주란 존재는 무릇 강한 군대를 좋아하는 법. 그것은 성군이던 폭군이던 변하지 않는 동서고금을 막론하는 하나의 진리와도 같은 사실이다.


하물며 이런 시대에는 어떨까. 평생을 단련한 기사들이 오합지졸 평민들이 쏘는 총에 맞아죽고. 증기과 강철이 나무와 마법을 압도하기 시작한 이 시대에는 강한 군대란 오로지 돈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또 대량으로 잡아먹는 군대를 얘기하는 법이다.


"열병식은 끝났지만. 아직 시간은 많습니다. 막간을 이용해 저희 대공국의 수도를 둘러보시는 것은 어떠신지요?"


"그것 참 좋은 생각이로군요. 대공국의 수도는 공업화가 가장 잘 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희 왕국도 언젠가는 그래야 하는데 말입니다."


"하하하. 너무 조바심내지 마십시오. 사실 저희의 수도도 수십년에 걸쳐 이런 모습이 되었습니다. 저는 그저 마무리를 했을 뿐이지요."


"겸손하시군요.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는 한들 정말로 활기찬 도시입니다. 이토록 많은 공장과 노동자들이라니! 반절만 떼어가고 싶을 정도군요."


"하하! 과찬이십니다."


서국련의 의원들은 호위부대의 엄중한 보호를 받으며 체자리아 곳곳을 걸어다녔다. 체자리아는 약 300만명이 살고 있는 수도이자 대도시. 사람들은 바쁘게 움직였고. 아직 화창한 하늘의 아래에는 수많은 굴뚝들이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그것을 감탄하듯이 의원들이 다시 대공에게 뭐라 말하려던 찰나. 그들에게 불청객이 찾아왔다.


"찬탈자여! 내 오늘 널 심판하러 왔노라!"


탕!


"허억!"


수많은 민중들 속에서 갑작스럽게 권총을 꺼내들고 달려든 암살자는 당황한 대공을 향해 권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대공에게는 다행스럽게도. 근처에 있었던 호위병 중 하나가 총을 든 손목을 잡아올려 권총의 탄환은 허공으로 날아갔다.


"그 자리는 네놈의 것이 아니다!"


철컥!


하지만 유비무환이라고 해야 할까. 암살자는 대공을 향해 저주를 퍼부어대며 왼손으로 품에서 또 다른 권총을 꺼내 대공에게 겨누었다. 용두가 올라가 있는 권총은. 이번에도 정확하게 대공의 심장을 노리고 있었다.


또 하나 나타난 권총을 보고 경악한 호위병이 황급히 손을 뻗었지만. 이미 권총의 탄환은 총을 떠난 지 오래였다.


타앙-!


"커억!"


또 한 번 다행스럽게도. 이번에 비명을 지른 것은 대공이 아니었다. 근처에 있던 호위병 하나가 달린 단도가 절묘하게 암살자의 심장을 꿰뚫은 것이다.


그 덕에 손이 또 다시 미끄러진 암살자는. 제 목숨을 바치고도 대공의 몸에 상처 하나 내지 못한 채 입에서 피를 토해내야 했다.


"쿨럭!...하스타 전하...죄송...합니다..."


털썩!


결국 암살자는 대공을 죽이지 못했다. 그는 전대 공작이었던 하스타를 입에 담음과 동시에 그의 한 많은 생을 마감했다. 심장에서 흘러나온 피가 서서히 흘러나와. 도시의 도로를 붉은색으로 물들이기 시작했다.


"뭣들 하는 게냐! 어서 시체를 수습해라!"


갑작스러운 암살 시도 때문에 얼굴이 시뻘개진 호위부대의 대장이 부하들에게 일갈하는 새에. 서방 국가 연합의 의원들은 불의의 기습을 받아 놀라 넘어진 제리오스 대공을 일으켜세웠다.


"괜찮으십니까 대공 전하?"


"괘...괜찮습니다."


대공은 말을 더듬으며 제라드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섰다. 제라드 데 루시온과는 다르게 철저히 문관으로써의 경력만 쌓아왔던 제리오스에게는. 자신에게 누군가가 살의를 드러낸다는 것이 큰 충격으로 다가온 것이다.


물론 그도 정치가인지라. 적의를 느끼는 감은 출중하다 할 수 있었지만. 방금 전의 그것은 적의를 넘어선 살의. 오로지 상대를 말살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와는 결코 대결해 본 적이 없었다.


"아무래도 우리는 돌아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대공 전하."


"네. 안타깝지만 아직은 도시를 구경하기엔 좋은 때가 아닌 것 같군요. 심신을 잘 추스리시길 바랍니다."


암살 현장을 겪은 서방 국가 연합의 의원들은 순식간에 태도를 바꾸며 자신의 왕국들로 돌아가려 했다. 아무리 공업화가 잘 되어 있다고 해도. 대낮에 대로에서 대놓고 암살 시도가 일어났다는 점이 크게 신뢰를 깎아먹은 것이다.


"음.. 죄송하지만 대공 전하. 저도 슬슬 돌아가봐야 합니다."


"괜찮습니다 제라드 폐하. 저...저는.. 이 자가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알아봐야 하니까 말입니다. 살펴 가십시오."


대공은 이를 악물면서 말했다.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알아봐야 한다니. 보나마나 뻔하지 않은가. 전대 대공이었던 하스타 펜 퓨엘의 극성스러운 지지자가 저지른 일이다.


제리오스 대공이 대공위를 받기 위해 독살한 하스타 펜 퓨엘은 그의 이복 형으로. 전근대의 성군이자 근대의 암군이라는 평으로 정리될 수 있는 인간이었다.


내부의 안정에는 뛰어났지만. 공업화나 근대화에는 무식 일변도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한정적인 군주상을 계속해서 보여준 그는. 결국 그런 것에 질려버린 제리오스의 독주에 의해 독살당하고 말았다.


'역시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평화롭게 선양을 받았어야 했나?'


제리오스는 머릿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지만. 이미 암살자의 시체와 혈흔은 말끔하게 치워져. 시체 안치소로 사라진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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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 19.12.23 203 1 9쪽
90 전초전 19.12.20 215 3 9쪽
89 냉전 19.12.19 217 2 9쪽
88 고지를 점령하라 19.12.18 217 3 9쪽
87 제로섬 게임. 19.12.17 212 2 9쪽
86 음지의 전쟁 +1 19.12.16 218 3 9쪽
85 동해 레이싱 19.12.09 216 4 9쪽
» 축복 19.12.06 216 2 9쪽
83 탄생 19.12.05 215 2 9쪽
82 대립 19.12.04 225 2 9쪽
81 반역 19.12.03 228 4 9쪽
80 피뎀 19.12.02 229 4 9쪽
79 서방 국가 연합 19.11.29 237 3 9쪽
78 대적자들 19.11.28 278 2 9쪽
77 연회 19.11.27 233 4 9쪽
76 파티 19.11.26 240 4 9쪽
75 연방민 19.11.25 251 4 9쪽
74 상부상조 19.11.15 274 5 10쪽
73 황제국 +2 19.11.14 281 5 7쪽
72 불씨 19.11.13 266 3 9쪽
71 개입 19.11.12 263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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