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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콩의 서재입니다.

가난한 S.T.A.L.K.E.R 이야기

웹소설 > 작가연재 > 게임, 공포·미스테리

whitebean
작품등록일 :
2014.09.26 14:12
최근연재일 :
2014.09.20 23:34
연재수 :
188 회
조회수 :
234,535
추천수 :
9,663
글자수 :
1,071,755

작성
14.08.25 14:36
조회
785
추천
36
글자
5쪽

녹슨 철문 너머로... 외전 1

DUMMY

녹슨 철문 너머로...외전 1

-----------------------


"...그는 죄의식에 시달렸다. 평소에 필요악이라고..."


여름은 후텁지근했다.

밖에선 풀이 마르는 단내가 그가 있는곳까지 넘어 들어왔다.


"...골목을 돌고 나서, 그는 다시 생각을..."


앞머리가 길게자라 자꾸 눈을 찔렀다.

그는 하염없이 따분하게 창밖을 보며, 이번 주말에는 머리나 잘라야 겠다고 생각했다.


"선생님."


"..."


"선생님."


"왜."


"다 읽었는데요."


"다음 사람, 3페이지씩 읽어."


도스토예프스키, 죄와벌, 다-아- 지겹다.

이런 난해한 책, 사실 애들이 읽어서 무얼 얻겠는가.


'역시 책은 어렵고, 또 재미가 없어.'


그렇게나 생각하겠지.

이 교실에 있는 대다수도 이게 즐거워서 읽는것은 아니리라.

그냥 러시아에서 유명한 문호, 그 문호가 지은책이기 때문이다.


다들 그게 좋다, 좋다 하니 그런거 아니겠나.



...


"이봐요, 키로프 선생. 나좀 봅시다."


학교 이사 였다.


"무슨일로..."


"요즘 당신 근무가 조금 태만하다는 얘기가 돌고 있단말요."


"..."


"꼬박꼬박 봉급받으면서 결과는 보여줘야하지 않소?"


"봉급 도로 돌려드릴까요."


"헛 참나. 이 사람, 말이라도 못하면..."


"대체 뭘 가르치라는 겁니까. 학교에서 검열해서 골라준 책?

스탈린 평전? 레닌의 사상 주해? 마르고 닳도록 외우기만 강조하는데 무슨 수업..."


"닥치시오!"


"이게 말이나..."


"닥치라고 했잖소!"


'말이 안통하는 무식한 작자로군.


키로프 선생은 그렇게 생각했다.


"어떻게, 소련이 붕괴되었다고 하나, 이런식으로 사상까지 깔아 뭉갤수 있지?

이제껏 지탱해온게 무엇때문이었다고 생각하는가, 키로프선생?

당신은 반동주의자야! 자본주의 끄나풀이라고!"


재단 이사는 목까지 벌게져서 고래고래 소리쳤다.



...



"그럼 그렇지."


예상했던 대로다.

그는 엎어진 책상에서 떨어진 서류뭉치 위에 털썩 앉았다.


'다 태워버릴까.'


그는 담배에 불을 붙이며 그렇게 생각했다.


사무실은 폭풍이라도 지나간것처럼 다 까뒤집어져 있었다.

커튼은 찢겨나갔고, 서랍은 속안에 있는걸 바닥에다가 죄다 토해놓았다.


"키로프!"


이사장이 보위부원 몇과 함께 들이 닥쳤다.


"키로프! 당신이 불온한 사상이 뼛속까지 물들어 있다는 증거를 찾았소!"


보위부원이 소리치며 이반에게 손가락질 했다.


"뭐요. 이사장이 당신네들한테 뇌물 준다는 영수증?"


그러나 보위부원은 듣지도 않고 키로프선생을 양쪽으로 붙들었다.

그는 앉은채로 담배를 문채로 일으켜 세워졌다.


"돼지같은 늙은이."


-짝


담배가 떨어졌다.

저 이사장놈 손바닥이라도 지지지도 못하고.




...



그는 노동교화형을 받았다.


시베리아에서 15년동안 벌목을 선고받았다.


1년이 지나자, 노동교화형을 받은 벌목공중에 1/4이 죽었다.


겨울이 되면 괴혈병과 각기병이 도졌다.

그는 지식인인만큼 무엇때문에 병이 걸리는지 알고 있었다.

그러나 고칠방법이 없었다.


그의 옆에서 줄곧 자던 사람도, 허벅다리가 퉁퉁 붓더니 죽었고,

반대편에 있던 사람도 이가 몽땅 빠졌다가, 굶어죽었다.


그는 필사적으로 살기위해 닥치는대로 먹었다.

긴 겨울은 고통스러울정도로 길었고, 그동안 그는 자작나무 껍질이나 얼어죽은 동물의 사체를 먹었다.


그는 영양실조로 어금니를 하나잃었다.


그 다음해 봄, 그는 숲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감독관들이 사냥개를 동원해 숲을 뒤졌지만, 그는 종적을 감추고 말았다.



...




그는 강 하구에서 발견되었다.

목숨하나는 질기게 끝까지 살아남았다.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

고향도 갈 수가 없다.


어느 도시든 지명수배가 붙었을것이다.



...




-끼익


밤에 찾아온 사람은 호리호리하고 마른 사람이었다.


책상에 앉아서 무언가를 끄적이던 사람은 호롱을 가까이 들어 그를 살폈다.

그 뒤로 바닥에 앉은 사람들도 새로온 사람이 누굴까, 관심을 가지고 그를 보았다.


"뭘하다 온거지? 너무 비쩍 말랐군."


"역무원이었소."


"역무원? 박봉이었나 보군. 뭐, 따져봤자 입만아프지. 이름."


"..."


"이름."


"이반... 데코비치."


"좋아. 이반 데코비치. 앉아서 기다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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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녹슨 철문 너머로... 95-97 +1 14.08.31 885 43 14쪽
120 녹슨 철문 너머로... 92-94 +5 14.08.30 888 4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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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녹슨 철문 너머로... 65-67 +2 14.08.27 819 4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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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녹슨 철문 너머로... 51-54 +4 14.08.25 852 47 13쪽
106 녹슨 철문 너머로... 47-50 14.08.25 796 39 13쪽
105 녹슨 철문 너머로... 43-46 14.08.25 899 40 12쪽
» 녹슨 철문 너머로... 외전 1 +5 14.08.25 786 36 5쪽
103 녹슨 철문 너머로... 38-42 +3 14.08.22 917 49 12쪽
102 녹슨 철문 너머로... 34-37 +1 14.08.22 925 42 11쪽
101 녹슨 철문 너머로... 30-33 14.08.22 866 45 11쪽
100 녹슨 철문 너머로... 26-29 +8 14.08.21 964 5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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