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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섭 님의 서재입니다.

학폭 피해자는 축구 전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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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섭
작품등록일 :
2024.05.29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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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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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4.한국에서 온 꼬마 폭군(3)

DUMMY

루이 카르발료(Rui Carvalho).

애칭 ‘Rico’라고 불리는 녀석은 지금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


“저 자식, 지금 우리보고 그렇게 얘기한 거야?”


자신이 받은 충격이 실화인지 친구들에게 묻는 리코.

그리고 고개를 젓는 녀석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다면 얘기한 녀석에게 물어봐야겠지.


“야, 너 우리한테 그런 거야?”


리코의 물음에 지바울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너희 밖에 더 있냐. 단체로 구애 활동하고 있는 븅신들이.”


설마 했는데 맞다.

자신들에게 한 얘기가.

그것을 정확히 인지하는 순간.

리코의 눈빛이 돌변했다.


“Olhos puxados!”

(찢어진 눈깔!)


china와 같은 인종차별 언어다.


하지만 그보다 수위가 더욱 강한 욕설에 가까운 단어를 발설하며 성큼성큼 지바울에게 걸어가는 루이 카르발료.


중1치고 매우 큰, 180에 가까운 거대한 덩치가 성큼성큼 다가오는 모습은 공포심을 유발하기 충분했다.


하지만 지바울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자신보다 머리 하나 아니, 머리 둘은 더 커 보이는 덩치가 화가 나서 걸어오고 있었지만, 여유롭게 새끼손가락으로 귀를 후비적거리며 그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 지바울의 옆에 서 있던 프란시스쿠 트린캉의 얼굴에는 당황의 기색이 역력했다.


이대로라면 둘은 분명 충돌한다.


충돌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지바울이 루이 카르발료에게 얻어터질 확률이 매우 크다.


“지, 진정해, 리코!”


트린캉이 앞으로 나서며 얘기했지만, 루이 카르발료의 전진은 멈출 줄 몰랐다.


“저리 비켜!”


앞을 막는 트린캉을 밀쳐내며 지바울의 앞에 우뚝 선 루이 카르발료가 구겨진 인상으로 짓씹듯 얘기했다.


“너. 뭐라고 그랬어? 다시 말해봐.”

“못 들었어? 잘 안 들려? 너도 귀 좀 파지 그러냐.”


지바울의 얘기에 트린캉의 얼굴이 울상이 되었다.

그리고 어느덧 도착한 리코의 부하들이 우르르 지바울을 둘러쌌다.


그리고 리코의 뒤에 있던 한 녀석이 지바울의 멱살을 잡기 위해 손을 뻗는 그 순간.


“아아아아악!”


지바울이 그의 손목을 잡더니 그대로 위로 힘껏 팔을 들어 올려 그 손목을 꺾어버렸다.


그리고 이어진 발길질.


퍽!


“이 새끼가 어디서 몸에 손을 대!!!”


지바울의 사자후에 리코와 아이들이 움찔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자신이 움찔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녀석들이 구겨진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 더욱더 거세게 화를 불러일으켰다.


“이 새끼가 죽으려고 진짜!”

“야! 이 새끼 패버리자!”

“다시는 찍소리도 못 하게 만들어!”


나머지 녀석들이 우르르 지바울에게 달려들려던 그때.


“너희 뭐 하는 짓이야!!!”


복도 전체를 쩌렁쩌렁 울리는 분노에 가득 찬 음성이 들려온다.


그리고 목소리의 주인공을 확인한 루이 카르발료와 친구들은 얼음이 되었다.


“가, 감독님.”


화가 잔뜩 난 표정으로 상황이 벌어진 곳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오는 사람.

그는 유스팀 감독, 미구엘 산토스였다.



#



코치진과 함께 훈련을 마무리하고 감독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의 머리에는 조금 전, 훈련이 끝난 후 코치들과 나눴던 대화가 오가고 있었다.


‘모든 훈련에서 A등급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 정도면 무조건 주전감이에요.’

‘훈련할 때의 태도 역시 훌륭합니다. 굉장히 집중한 게 느껴졌어요.’

‘트린캉과의 호흡이 꽤 괜찮았어요. 페드루와의 호흡도 한번 확인해볼 필요가 있겠어요.’


지바울의 모습을 관찰하고 기록했던 코치들 모두 호평 일색이다.


그리고 미구엘 산토스 감독 역시 자신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입단 테스트 지원 동영상을 본 후, 지바울에게 완전히 꽂혀버린 자신의 촉.


그것은 과녁 정중앙에 꽂힌 화살처럼 아주 정확했다.


‘ZI는 물건이야. 그것도 아주 큰 대물!’


아직 첫날일 뿐이고, 며칠 더 지켜보고 남은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는 것을 봐야 하겠지만.


이미 지바울이 포함된 선발진과 플랜A에 대해 구상하고 있는 미구엘 산토스였기에 합격은 기정사실로 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보다 좋을 수가 있을까.


자신이 원하는 선수를 품에 안는 것은 그 어떤 감독이라도 거대한 만족감과 환희를 안겨다 준다.


그런 기쁜 마음으로 감독 사무실로 향하던 길이었다.


그의 눈에 보이는 한 무리의 아이들.

정확히는 그 한 무리의 아이들에게 핍박당하고 있는 지바울의 모습.


조금 전까지 품에 껴안고 둥가 둥가를 하고 있던 지바울이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에 미구엘 산토스 감독의 꼭지가 완전히 돌아버렸다.


그리고 현장으로 다가오는 미구엘 산토스 감독을 쳐다보며 울상을 지은 채, 눈가를 훔치는 지바울.


어떤 상황인지 보지 못했고, 듣지 못했지만.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루이 카르발료.

저 녀석과 어울리는 놈들이라면, 백 퍼센트다.


“리코! 뭐 하는 짓이야!”


현장에 도착한 미구엘 감독이 윽박지르자 루이 카르발료가 억울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감독님, 이 자식이 저희한테 먼저···.”

“입 닥쳐! 내가 항상 얘기했지. 필드 안에서의 팀워크는 필드 밖에서 만들어진다고! 새로 온 선수를 단체로 핍박하고 못살게 구는 게 우리 브라가의 팀워크 정신인가?”

“...아니, 그게 아니라···.”

“여전히 변명이야?”


미구엘 감독이 눈을 부라리자 루이 카르발료가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죄송합니다.”

“내가 아니라, ZI에게 사과해야지?”


감독의 말에 루이 카르발료의 표정이 쓰디쓴 약이라도 씹어먹은 것처럼 바뀌었다.

하지만.


“미···. 미안하다.”


방법이 없었다.


“그래. 괜찮아. 근데 나 말고 저기 있는 페드루한테도 사과해야 할 것 같은데.”


지바울의 말에 욱하며 입을 열려던 루이 카르발료가 감독의 시선에 곧장 입을 꾹 다물고 몸을 돌렸다.


그렇게 페드루 네투에게까지 사과를 건네는 루이 카르발료.


그 모습을 보며 지바울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


‘거봐. 친하게 지내니까 얼마나 좋냐.’



#



트린캉에게 얘기를 들어보니 루이 카르발료와 그놈들의 행태는 아주 일진 놀이 그 자체였다.


나중에 관중들이 야유하는 걸 미리 단련해야 한다며 구석에 한 놈을 몰아넣고 욕설 내뱉는 것은 일상이다.

훈련이 끝난 후, 그들이 라커룸에 오면 전부 쉬쉬거리며 피하기 바빴다.

자신들이 먼저 샤워하고 가장 먼저 집에 가야 한다고 엄포를 놓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그 자식들이 벌인 악행은 수도 없이 많았다.


조금 전, 페드루 네투가 그놈들에게 갇혀 있었던 이유는 오늘 연습경기 패배의 요인이 페드루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누가? 루이 카르발료가.

그래서 우르르 모여들어 페드루에게 오늘 경기 패배에 대한 짜증을 풀어내던 중이었다.


가끔 심할 때는 한 선수를 그렇게 몰아세우고 그 선수의 훈련 가방을 쓰레기통에 가져다 버리기도 한다더라.


아직 본적은 없지만, 만약 내 눈앞에서 한 번만 더 그런 모습을 보이면.


‘그때는 너희가 쓰레기통에 처박힐 줄 알아라.’


사실.

오늘도 이 포르투갈이 좆만 한 일진들을 어떻게 조져버릴까 하며 신나 있었다.


근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위험하다.’


아무리 감독의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고, 내가 오늘 훈련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고는 하나.


‘직접 얘기하기 전까진 절대 방심할 수 없지.’


난 아직 합격한 게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테스트 첫날에 기존 선수들과 트러블을 만든다?

이건 내게 상당한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었다.


그래, 나도 객관적으로 날 보면 내가 개망나니 같은 놈이라는 걸 아는데.

아무리 성격이 개차반이라도 축구에는 진심이라.

내 앞길 관련된 일에는 괜한 걸림돌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감독님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나는 28년의 내공을 끌어모은 연기를 펼쳤다.


감독의 반응을 보니.


‘크. 나 연기도 잘하네. 못하는 게 뭐냐, 지바울.’


칸 남우주연상 급이었던 것 같은데. 후후후.


어쨌든.

루이 카르발료와 그 무리는 나와 페드루에게 사과했고, 그 후에는 딱히 별문제가 없었다.

다만.


‘난 은혜와 원수는 무조건 두 배로 갚는다.’


내가 합격하고 난 후에 언젠가 저놈들을 한 번 조질 생각이다.

나한테 인종 차별한 거, 그건 벌을 받아야지.

요즘 시대가 어느 시댄데.


너희가 친구들한테 나중에 관중들 야유와 욕설 견디려면 단련해야 한다고 욕하듯이.

나도 나중에 너희 프로되서 인종차별하고 나락 갈까 봐 미리 교육하는 거다.

인종 차별하면 어떻게 되는지.


그렇게 나는 사이좋게 동료들을 하나씩 사귀어가며 브라가에서의 테스트를 이어갔다.


그리고 브라가에 도착해서 테스트를 본지 정확히 5일째가 되었을 때였다.


훈련이 끝난 후 감독님이 날 감독 사무실로 호출했다.


“ZI. 오늘도 수고 많았다.”

“네. 감독님도 수고 하셨어요.”

“그래. 흠... 브라가에서의 생활은 어땠어?”

“생활이요? 흠···. 나쁘지 않았습니다.”


기후도 맞고, 음식도 뭐 나쁘지 않았고, 송원이 형과 지내는 호텔도 괜찮고.


“그래. 다행이군. 자, 여기···.”


감독님이 내게 종이 한 장을 내민다.

흠···. 쭉 읽어보니.


“합격했군요.”

“맞아. 일전에 ZI, 네가 우리에게 요청했던 조건들을 맞추느라 시간이 조금 걸렸어. 사실 나와 코치진은 널 본 첫날에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렸는데 말이야.”

“네.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

“...응?”

“첫날부터 합격한 거 저도 알고 있었다고요.”

“아? 하하하! 그걸 어떻게 알았어?”

“얘기를 꼭 말로만 해야 아나요. 표정이나 행동으로도 메시지는 얼마든 전달 가능하답니다.”


내 얘기에 싱긋 미소를 지은 감독님이 얘기를 이어 나갔다.


“계약서는 너의 에이전트와 연락해서 구단이 알아서 처리할 거야. 물론, 네가 걸었던 조건을 전부 수용할 생각이고. 그리고 내일 있을 경기에서 넌 SC 브라가 U-15 선수단 명단에 합류하게 될 거야. 선수 등록 기간이 끝나기 전에 마무리하려고 서두른 이유도 있어.”


내일 브라가는 SC 살게이루스와의 U-15리그 경기가 잡혀 있다.

SC 살게이루스는 리그 최하위 팀이다.

하지만 저번 시즌 7위를 기록하며 상위권에 들지 못했던 브라가에게는 분명.


‘부담스럽겠지.’


반드시 이겨야 하는 팀이니까.


“뭐···. 어쨌든···. 우리 브라가의 일원이 된 것을 축하해. 앞으로 잘해보자고.”


감독님이 내미는 손을 붙잡고 싱긋 미소를 지어줬다.


그리고 나는 곧장 감독님에게 말했다.


“감독님.”

“얘기해.”

“구단에 요청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응. 뭐든 얘기해.”

“제 유니폼 표기를 비롯한 모든 것에 표기될 제 이름을 JI가 아닌 ZI로 부탁드립니다.”

“ZI? 흠. 그건 어렵지 않지. 근데 그걸 왜 부탁까지 하면서 강조하는 거야?”

“한국에는 ZI를 쓰는 경우가 잘 없거든요.”

“음···. 그럼 ZI로 하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아니요. 그래서 해달라는 거죠. 전 ZI가 좋아요. 반드시 꼭 부탁합니다.”

“그래···. 흠···.”

“그리고 구단 홈페이지 U-15 팀 소식란에 제 기사와 이야기는 가능한 언급 안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건 또 왜?”

“저 포르투갈로 귀화할 거예요. 근데 저 같은 축구 천재가 포르투갈에서 날아다니고 있다고 소문 나봐요. 한국에서 가만히 두겠어요?”


여기 오기 전에 몸풀기로 추계 중등 리그에서 잠깐 날아다니긴 했는데.

딱 세 경기였고, 내게 관심이 피어오를 때쯤 나는 바람처럼 사라졌다.


송원이 형이 이문원을 통해 들은 얘기로는.


‘지금 민재유가 완전히 각성해서 광상중 하드캐리 중이란다.’


민재유한테 관심이 쏟아지고 있어서 난 금세 잊혔다고 하더라.

뭐 서운한 거 전혀 없다.

오히려 내가 바라던 거였으니까.


“하하···. 귀화라···.”

“그러니까 부탁드릴게요.”

“그래. 일단 구단 마케팅 부서 쪽에 요청해놓도록 하지.”


됐다.

뭐, 이로써 조금 찜찜할 것 같았던 것들은 마무리되었고.


합격하자마자 해야 할 또 한 가지 일이 떠올랐다.


“그리고 감독님.”

“...얘기해.”

“저 세르지우 콘세이상 감독님 좀 만나게 해주세요.”

“세르지우? 왜?”

“제가 합격하면 아주 큰 선물을 하나 주신다고 했거든요? 그거 받아내려고요.”


합법적으로 삥 뜯을 시간이다.




작가의말

진짜 깡패가 따로 없네.

바울이 인성 ㅅㅌㅊ.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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