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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올렛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부터 시작하는 군주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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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올렛
작품등록일 :
2021.03.31 19:03
최근연재일 :
2021.11.03 18:40
연재수 :
201 회
조회수 :
613,253
추천수 :
11,629
글자수 :
1,244,787

작성
21.11.0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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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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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글자
9쪽

주신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도 행복이야.

DUMMY

199. 주신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도 행복이야.


일테라쇼 제국이 황태녀가 된

에셀리안 리스튼 일테라쇼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에셀리안의 황태녀 책봉식에 맞춰,

황자 임라이트 폴리아리스 일테라쇼가

가문의 성과 황가의 성을 바꿔 달며

폴리아스 공작에 올랐다.


에르제가 행정권을,

리아가 군권을 에셀리안에게 넘기면서

황태녀의 자리는 더욱 굳건해졌다.


칠흑 기사단에도 변화가 있었다.


뛰어난 머리와 정치적 감각에

에르제로부터 행정권을 넘겨받을 수 있었고,

뫼비우스 고리를 형성시킨 덕분에 익스퍼트에 올라,

나와 같은 뫼비우스 검술을 익혔기에

리아에게 군의 전권을 받을 수 있었지만,

칠흑 기사단의 정점에는 서지는 못했다.


딸에게 가혹하다가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나는 필립 시조님의 뜻을 어길 수 없었다.


칠흑 기사단 전원과 상대해

승리해야 오를 수 있는 자리.


뫼비우스 고리를 가지고

빠르게 실력을 키워나가는 에셀리안이라도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마스터에 오른

카시오스와 아담은 물론,

1기 칠흑 기사들을 상대하기는 힘들었다.


하나씩 내려놓은 우리와 함께하겠다며

은퇴를 선언한 그들을 말린 것은

분노로 고리를 미친 듯이 회전시키며 달려온

딸 에셀리안이었다.


`저를 무시하는 건가요? 그런 배려는 필요 없어요!

두고 보세요! 몇 년 안에 반드시 그때의 아버님이나

어머니와 같은 모습으로 서 있을 테니까요!`


황태녀의 분노에 은퇴는 번복되었지만,

조직은 개편되었다.


카시오스는 딸의 전속 호위가 되어 그녀의 성장과

당분간 계속 칠흑 기사단을 이끌게 되었고,


아담은 새롭게 창단된 황제 직속 친위대인

`검은 독수리`의 단장이 되었으며

검은 독수리 단원들은

1기 칠흑 기사단 인원들로 채워졌다.


전 폴리아리스 공작이 은퇴하며 자연스럽게

빅스 파레앙이 재상이 되어

황태녀의 손발이 되어주고 있다.


칠흑 기사단의 충성은 특수하기에 접어두고,

유일하게 바이올렛만

황태녀에게 충성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하지만 에셀리안이 가족들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이모`라는 호칭을 쓰고,

바이올렛도 에셀리안의 안전을 위해

각종 마법이 부여된 장신구를 선물하는 것을 보면

둘 사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나를 향한 바이올렛의

유별난 충성심 때문인 것 같았다.


또 하나.


황태녀가 태어난 이후,

황가의 또 한 번의 축복인

아버지와 어머니의 딸이자,

나의 늦둥이 동생인 라이오넬은,

이름 뒤에 일테라쇼 라이거라는 성을 달고

결혼 생각이 없는 프레시아의 후계자로 커가고 있다.


그리고 지금.


내 전용 수련실에서 하루를 함께한 리아와

에르제의 침실로 향하고 있다.


놀란 눈 그대로 잠시 말문이 막혔던 시녀가

나와 리아가 왔음을 알리려 하는 것을 만류하고

자리를 비켜달라고 명한 뒤, 직접 문을 두드렸다.


똑똑.


"에르제."


- 폐하?!


갑작스러운 방문에 놀란 에르제가

직접 문을 열었고 그녀는 얼어붙고 말았다.


"폐..하..? 리아 황후님.. 어찌.."


"들어가도 되겠어?"


테이블에 마주 앉자 자리를 비운 시녀 대신,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메이가 들어와

차를 각자 앞에 내려놓았다.


"세 분이 함께하는 모습.. 언제나 영광스럽습니다."


"네가 주는 차는 언제가 그 향기가 변함이 없구나."


"감사합니다. 폐하. 그럼."


메이가 나가고 에르제의 눈에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 메이의 차향과 달리,

어느 날을 기점으로 시간이 멈춰,

변함이 없던 나와 리아의 모습에

다시 세월이 흐르고 있는 이유를

에르제가 눈치챈 것이다.


"어찌하여.. 어찌.."


"에르제 황후님. 더 빨리 돌아오지 못해서 미안해요.."


"내도 마찬가지야.. 변명하자면..

지금까지는 힘이 필요했어.."


제국을 건국하는 과정에서도,

건국 후 지금까지도 대륙의 평화와

제국의 안전을 위해서 강력한 힘과 권력이 필요했다.



"괜찮아요! 전 괜찮아요!"


괜찮지 않았을 것이다.


40을 바라보는 에르제와는 달리

나와 리아의 20대 중반의 모습에 머물러 있었다.


에르제는 어느 순간부터

대외적인 행사에 참여하는 수가 줄었고,

황태녀의 책봉식 이후에는 정원을 산책하는

시간 외에는 침실과 집무실에서 주로 생활했다.


마스터로 세월을 비켜 가는 나와 리아,

세월의 흐름을 그대로 느끼는 에르제.


황가의 사람들도, 황궁의 사람들도 이 특수성을 알기에

조심스러웠겠지만, 에르제에게 있어

그들의 조심스러움도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이를 모르는 백성들은 어떻겠는가.


선의 가득한 안타까운 눈빛만 보낸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황태녀가 황제가 되고..

황태녀께서 만들어가는 제국을 보셔야지요.."


"에르제.

딸이 만들어가는 세상을 보는 것도 기쁨이겠지만..

사랑하는 부인과 함께 늙어가고,

한 날 한 시는 안될지라도 비슷한 시기에

주신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도 행복이야."


"아니에요.. 그건.."


리아가 자리를 옮겨 에르제의 어깨를 감쌌다.


"에르제."


리아의 부름에 에르제의 눈물 가득한 두 눈이 커졌다.


놀란 것은 나도 마찬가지였다.


리아는 에르제를 알고 나서

한 번도 이름만 부른 적 없었다.


평민의 신분일 때는 `에르제님`이라 불렀고,

같은 신분인 황후가 된 뒤에도

`에르제 황후님`이라 부르며 예를 갖췄다.


하지만 지금.


40이 넘은 나이의 리아가 40이 가까워진 에르제를

오랫동안 함께한 동생처럼 부른 거였다.


"나는 이런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바라왔어.

평민과 귀족이 상관없어지는 날..

단장이라는 책임감과

황후라는 무거운 짐이 가벼워지는 날..

그날이 오면 너를 에르제라 부르고,

네가 나를 언니라 부르며 함께 황도 거리를 거닐며

길거리 음식을 나눠 먹고 싶었어."


"언..니..?"


"그래. 언니."


"언니!"


리아의 품에 안기는 에르제를 보며

며칠 전 리아와 만났던 밤이 떠올랐다.


`리아.`

`폐하..`


동시에 서로를 불렀고,

우리는 같지만 다른 마음을 품고 있었다.


리아가 제안한 것은

마스터의 오러는 스스로 봉할 수 있으니,

뫼비우스 고리와 연결되어있는 실을

끊어 달라는 것이었고.


나는 필립 시조님이 그랬듯,

뫼비우스 고리의 모든 것을 딸에게 넘기고,

리아와 연결된 실도 딸과 연결 시켜 주겠다는 거였다.


제국에 대한 걱정이 아니었다.

누군가는 에르제와 세월을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이

일치했던 거였다.


마스터라하여 영생을 누리는 것도 아니었고,

죽는 순간까지 젊음을 유지한 채 죽는 것도 아니었다.


비록 우리도 언젠가 죽고,

마지막의 모습은 세월을 모두 안은 모습이겠지만,

그조차도 에르제에게는 미안한 마음이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나와 리아는

다음 날 아버지와 어머니를 찾아가 뜻을 밝혔다.


`카온. 내가 마스터로 향하는 문의 손잡이를

잡았음에도 열지 않은 것이 그런 이유였다.`


`아..`


`부인의 주름이 늘어갈수록

나의 주름도 같이 늘어 간다는 것이 좋았다.`


부모님을 뵙고 황태녀와 카시오스,

아담과 바이올렛, 메튜를 불러 은밀히 정해진 날,

황성은 물론 황도의 경계를 강화하게 하고,

권한은 황태녀에게,

수련실 경계는 아담과 메튜에게 맡겼다.


정해진 그날이 어제였고,

어제를 엄청난 고통과 함께 하루를 보낸 나와 리아는

오늘 에르제를 찾아온 것이었다.


리아의 품에서 벗어난 에르제가

나와 리아를 번갈아 바라봤다.


"고..통은! 고통은 없었나요? 힘들지 않았나요?

스스로 힘을 포기했다는 건 들어보지 못했지만..

오러홀이 깨진 고통이 어떤 건지는 들었어요."


"괜찮았어. 에르제."


"폐하! 거짓말하지 마세요.

그리고 저는 알아야 해요.. 두 분께서

저를 위해 얼마나 힘드셨는지 알아야 해요..

그것이 두 분께 보답하는 첫 번째니까요..

저는.. 알아야 해요.."


리아가 고개를 끄덕이고 나는 솔직히 말했다.


리아의 오러를 봉인하는 것은

오러들이 왠지 서운해하는 것 같다는

리아의 표현이 인상 깊었지만,

어려움도 고통도 없었다.


하지만 뫼비우스 고리와 연결된 실을 끊는 순간에는

수련실에 리아의 신음이 가득할 정도였다.


뫼비우스 고리를 지운 나의 고통은

처음 고리를 만들 때 느꼈던 고통의

열 배 이상이라고 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에르제의 눈에서는 또다시 눈물이 흘렀다.


"저 잘할게요.. 더 잘할게요..

죽는 날까지 폐하와 언니를 위해서 살게요."


"아니. 에르제 늦었지만, 더욱 너를 위해 살도록 해."


"저는 지금까지 저를 위해 살았는 걸요.."


"폴리아라스 가문을 위해, 폴리아리스 영지를 위해,

후에는 라이거 영지를 위해..

더 후에는 라이거 대공가를 위해..

지금에 와서는 제국을 위해 살았지,

너를 위해 산 것이 아니었다."


"제가 바라는 삶이었고.. 제 행복이었어요.."


"그럼 이제 가문과 영지, 제

국을 제외한 삶을 살아보면 되겠군."


"하지만.."


"황제로서 황후에게 내리는 마지막 명령이다."


"치사해요.."


"억울해하지 않아도 된다.

나와 리아도 너와 마찬가지 일 테니."


에르제는 다시 리아의 품으로 파고들고

우리는 에르제의 침실에서 함께 밤을 보냈다.


그리고 나는 그날 밤.

왠지 모르게 눈을 떴을 때,

나는 절대자와 마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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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천 년 뒤, 일테라쇼 제국의 황도다. 21.11.02 415 21 11쪽
» 주신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도 행복이야. 21.11.01 377 20 9쪽
198 왜 책임을 영지민과 같이 하는 건가요?! 21.10.31 388 21 12쪽
197 스펜타 피오네에게 첫 번째 명을 내린다. 21.10.30 396 23 12쪽
196 청을 들어주시옵소서. +2 21.10.29 387 21 11쪽
195 결과는 그 두 가지 중 하나일 뿐입니다. 21.10.28 405 21 11쪽
194 이미 정이 들어버린 것 같은걸요.. 21.10.27 429 22 11쪽
193 일테라쇼의 모든 것에게 고개를 숙이게 될 것이다. 21.10.26 434 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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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 시리도록 뜨거운 빛이 되어 나타나리다. 21.10.24 486 2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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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그대에게 남작의 작위와 동부 올반을 주겠다. 21.10.22 520 26 12쪽
188 제국을 뵙습니다. 21.10.21 537 2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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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 인연이 허락한다면 다시 만나자꾸나. 21.10.19 582 23 12쪽
185 이곳 백성 모두가 말인가? 21.10.18 606 2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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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길을 열겠나이다. 21.10.11 705 29 10쪽
177 그놈은 운도 없군.(일부 수정) 21.10.10 786 27 11쪽
176 죄인이면 꿇어야지. +4 21.10.09 767 29 12쪽
175 마지막 만찬이 될 것이다. 21.10.08 772 2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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