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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올렛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부터 시작하는 군주 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루시올렛
작품등록일 :
2021.03.31 19:03
최근연재일 :
2021.11.03 18:40
연재수 :
201 회
조회수 :
614,185
추천수 :
11,629
글자수 :
1,244,787

작성
21.10.11 18:40
조회
706
추천
29
글자
10쪽

길을 열겠나이다.

DUMMY

178. 길을 열겠나이다.


히죽히죽 웃고 있는 문지기들에게서 시선을 돌려

아담에게 눈짓하자 아담의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스트레스 풀이 용이라.. 얼마 만에 이런 대접인지.."


칠흑 기사단이 만들어진 초창기를 제외하고

아담은 마주한 적에게도, 칠흑 기사단 내부에서도

공포의 대상이었다.


적에게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비가 없고,

아군에게는 장난기 많고 친구처럼 지내지만,

규율과 법에 어긋난 자들에게는

절대 용서가 없었다.


일테라쇼 기사단과 칠흑 기사단 내에서는

리아의 업무를 대신하는 카시오스보다

아담을 더 무서워한다는 소문도 있었다.


무서운 아담.


아마 지금의 표정과 그의 몸에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오러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비켜라."


입꼬리가 올라간 표정과 달리

아담의 입에 나온 명령에 가까운 말은 차가웠다.


"이..이 새끼가.. 지금.."


퍽! 퍽!


퍽!


왜 사람의 손으로 사람의 머리를 잡은 것만으로

퍽 소리가 났는지 모르겠지만,

두 문지기의 머리를 아담이 한 손씩 잡았고,

이내 두 머리가 부딪쳤다.


"악!"

"윽!"


"비키라고 했잖아."


문지기들은 아담의 손이 머리에서 떨어지자

스르륵 무너져 내렸다.


"폐하. 들어 가시면 됩니다."


"깔끔해서 좋네."


"이런 것들을 문지기로 세워 놓은 거 보니..

포이든 왕국의 군사력이 짐작이 갑니다."


"포이든은 우물 안 개구리들이야."


술집의 문을 지나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말을 이었다.


"기사단과 병사, 치안대까지

그들은 실력이 아닌 줄과 돈으로 직급을 올리고,

그렇게 올린 직급에 한계가 오면

더이상 노력하지 않아.

아무리 줄을 갈아타도, 뇌물을 먹여도

더 튼튼한 줄을 잡고 있으면서

뇌물이 필요 없는 이들이 위에 있거든.

아무리 공적을 쌓아도

자신에게 득이 되지 않으니 움직이지 않고,

움직이지 않으니 범죄는 늘어나고..

범죄자들이 돈을 바치니 배가 나오는 거지."


"이런 주제에 일라인 왕국을 노렸답니까?"


목소리가 새어 나오는 문 앞에서 멈춰서서

아담을 바라봤다.


"그때 일라인 왕국은 포이든과 다를 바 없었거든."


"하긴.. 문 열겠습니다."


철컥!


"아니.. 부셔야겠군요."


자세를 취한 아담이 잠겨있는 문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쾅!


딸깍!


구멍이 난 문에 팔을 깊게 집어넣은 아담이

잠금을 해제하고 문을 열었다.


"뭐야? 어떤 새끼가!"


"누구야?"


"뭔 놈이야?!"


아담이 열어버린 문을 넘었다.


"아.. 술 냄새.. 포이든은 술로 별로 인가보군."


"너..너는.. 카온..!"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누군가와 닮은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자페이?"


아베르 자페이의 형이자 자페이 가문의 후계자인

이르베 자페이였다.


"표정을 보니 맞는 것 같은.

닮았어.. 생긴 거는 다른데

핏속부터 썩은 것은 같은지

썩는 냄새가 나는 것이 닮았어."


말과 달리 이르베 자페이는 모르는 사람이 봐도

아베르 자페이와 형제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닮아 있었다.


"일테라쇼.. 제국의 황제..!"


썩어도 한 가문의 가주라 그런지,

아니면 웃는 표정 뒤로 다른 생각을 하는

포이든 왕국인 특성이 발휘되어서 그런지

이르베 자페이의 태세 전환이 빨랐다.


"마음에도 없는 예는 할 필요 없다.

마음에서 나오는 예라도

나는 자페이 가문의 예를 받을 마음도 없고."


"포이든.. 왕국까지는 어찌.."


"제국의 황제인 내가

직접 포이든 왕국에서 만나야 할 자가 있어서."


"포이든 왕국의 귀족이라면 제가..

도움이 될 듯합니다만.."


"아니. 굳이 찾지 않아도 돼.

내일이면 어차피 만날 테니까.

시간이 남아, 성도 구경 중에

참 재미있는 일이 있어서

내 발걸음을 여기까지 오게 하더군.

궁금하지 않은가? 그 재밌는 일이?"


"궁..금합니다."


귀족이 모인 어느 자리에는 상석이 존재한다.


이 술집, 이 방에도 상석은 있었고,

아담은 그 상석의 바로 옆에 앉아있었다.


입을 꾹 닫고 상석에 앉아있는 남자의

맞은편에 앉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포이든 왕국에는

두 발로 서서 다니는 개들이 참 많더군.

그 개가 자기 주인을 믿어서 그런지

나를 물으려고 하지 뭔가.

두 발로 서서 다니는 개가 신기해서 잡아다가

살짝 쓰다듬어 주니..

흠.. 개가 사람 말까지 하더군.

역시 짐승인지 살고자 하는 본능에 충실해

참 많은 말을 했어.

진짜.. 충직한 개라면..

주인 대신 목숨을 바쳤을 텐데 말이야.."


"하하하 무슨 말씀이신지.."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지 않아도 그대가

포이든 왕국의 사람이라는 것 정도는 잘 아니

가식은 집이 치워 입을 찢어버리기 전에."


"폐하.. 아무리 제국의 황제라도.."


"타국 귀족에게 예를 갖춰달라?

내가? 자페이 가문에게?

내가 그대의 가문에게 줄 수 있는 기회와 아량은

이미 끝이 났네. 이베르 자페이."


이베르에게 향했던 시선을

상석에 앉은 남자에게 옮겼다.


"왕세자는 이 점을 어떻게 생각하지?"


"이..이분은.."


"왕세자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가?

내 눈에는 딱 봐도 포이든 왕실의 핏줄인데..

아니라고 하니 아닌 것으로 하지.

그럼 자페이 가문보다 상석에 앉은 그대가

내 말을 왕세자에게 전해주겠나?"


"말..말해보시오."


"말해 보시오라..

왕세자도 아닌 자가 참으로 목이 뻣뻣하군.

뭐. 오늘만 넘어가지.

대신 말을 잘 전달 해야 할 거야.."


술잔에 담긴 술을 입에 털어 넣었다.


"왕세자의 주머니인 자페이 가문,

자페이 가문이 관리하는 야쿠의 조직원들이

일테라쇼 제국의 황제와 황후를 모욕했으니,

그들에게 벌을 내려야 하며,

나와 황후에게 보상해야 할 것이다."


왕세자가 아니라고 한 남자가

이베르 자페이를 노려봤다.


"아직 끝난 게 아니야.

왕세자의 동생인 델타 왕자가

일테라쇼 황궁에 첩자를 잠입시켰으며."


남자의 눈이 커지고

이베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 첩자를 통해 두 황후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수작과 함께

제국 동부 귀족들을 흔들려고 했으며."


"아니.. 델타..왕자가.."


"아담."


"네. 폐하."


"지금부터 내 말이 끼어드는 자가 있으면

베어도 좋다."


"충!"


두 손으로 입을 가리는

왕세자가 아니라고 한 남자를 향해

피식 웃어주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델타 왕자가 잠입시킨 첩자의 존재는..

십여 년 전 카제가 납치한

일라인 왕국의 백성이었으며..

그녀의 원한과 고통에 슬퍼한

두 황후의 건강이 나빠져

온천으로 요양을 하러 가던 중..

카제에게 습격을 당했다."


벌떡 일어났던 이베르 자페이가 쇼파가 아닌

바닥에 주저앉았다.


"감히 두 황후의 목숨을 위협하고,

제국에 혼란을 준 죄를 물어,

나 카온 라이거 일테라쇼가

직접 이 왕국에 찾아왔으니

칩거에 들어간 왕에게 전권을 위임받은

왕세자는 내일 오후 왕성 앞에서

나와 황후를 맞이라하."


"무.. 무엇을 원하십니까?"


"왕세자는 아니면서

왕세자와 아주 가까운 사이인가 보지?

이 말도 같이 전해줘.

제국의 황제가 직접 찾아올 정도의 일에서

무엇을 주어야 할지 모른다면

왕세자의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남자의 표정이 일그러지고,

나는 피식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둘 다 내일 보지.

왕세자는 왕국에 충성을 다하는 카제를 봐야 할 테고..

자페이 가문도 돈을 벌어다 주는

조직원을 봐야 할 테니.

아! 깜빡했군.

왕세자에게 선물도 준비했으니 기대하라고 전해줘."


다음 날 아침.


창과 검이 교차하는 문양이 박힌 마차 주변을

은색의 갑옷을 입은 기사들이 둘러싸고,

네 개의 기둥 중 하나에 발톱을 세우고 앉아

날개를 펼치고 있는 문양이 박힌 마차 주변을

검은색 갑옷을 입은 이들이 지키고 있었다.


"그동안 보아온 칠흑 기사들과 다른 것 같습니다?"


"저들은 제가 라이거 가문의

후계자도 아닌 시절부터 함께한 이들입니다."


"아! 핏빛의 기사들! 명성만 들었지,

이렇게 모여 있는 것은 처음 봅니다.

흠.. 아무래도 저희가 앞장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고개를 갸웃하며 수아르 황제를 바라봐다.


원래 계획은 이곳에서 왕성까지 도로를 점령하고

왼쪽에는 수아르 황제를 태운 마차를

수아르 제국의 기사들이 호위,

오른쪽에서 나와 리아를 태운 마차를

칠흑 기사단이 호위하는 것이었다.


만약 수아르 황제의 말처럼 그가 앞장선다면

수아르 제국이 앞에서

일테라쇼 제국을 호위하는 모습이 되었다.


"하하하 폐하께서 무슨 생각으로

저를 걱정하시는지는 압니다.

하지만 이동하는 순간

폐하의 기사들이 내뿜은 기운으로

그런 생각을 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 같군요.

그리고.. 부끄러운 말이지만..

제 기사들이 칠흑 기사단의 기운을

버틸 것 같지 않습니다."


"폐하의 호의 받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흑 기사단이 오러를 푸는 순간의 압박감을

이유로 들었지만, 같은 제국이면서 한발 물러나

우리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수아르 황제의 배려가 고마웠다.


"카시오스."


"네. 폐하."


"일테라쇼 제국의 황제

카온 라이거 일테라쇼가 명한다."


리아가 치마 끝을 들어 올리며

예를 취하는 것을 시작으로

카시오스와 아담을 포함한 칠흑 기사단 전원이

한쪽 무릎을 꿇었다.


"포이든 왕국에 내가 왔음을.

우리가 왔음을 알려라."


칠흑 기사단의 오러가 열리기 시작했다.


"수아르 제국의 황제와 나의 마차는

한 번의 쉼 없이 굴러가야 할 것이다."


"가시는 걸음. 길을 열겠나이다."


뿌~


카시오스가 아공간에서 뿔나팔을 꺼내 불자

칠흑 기사들이 말에 올라탔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오러를 완전히 개방했다.


수아르 황제를 태운 마차가

그가 데리고 온 기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먼저 출발하고, 나와 리아를 태운 마차가 뒤따랐다.


"윽"

"숨이.."


왕성으로 향하는 길.


칠흑 기사단이 내뿜은 기운이 모여든

포이든 왕국민의 무릎을 꿇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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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 시리도록 뜨거운 빛이 되어 나타나리다. 21.10.24 487 2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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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새로운 기회의 마지막 끈일지도 모르니. 21.10.14 657 27 8쪽
180 하찮은 목숨을 취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21.10.13 666 28 11쪽
179 고작 델타 왕자의 목숨이 아니다. 21.10.12 698 26 11쪽
» 길을 열겠나이다. 21.10.11 707 29 10쪽
177 그놈은 운도 없군.(일부 수정) 21.10.10 787 27 11쪽
176 죄인이면 꿇어야지. +4 21.10.09 768 29 12쪽
175 마지막 만찬이 될 것이다. 21.10.08 773 2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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