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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피온
작품등록일 :
2018.04.09 18:15
최근연재일 :
2018.06.27 18: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77,275
추천수 :
674
글자수 :
412,026

작성
18.04.25 22:00
조회
814
추천
8
글자
8쪽

미노타우로스

DUMMY

“그 녀석, 그 녀석 가만두지 않는다!!!”

목청껏 울음소리를 내며 루히드는 외친다.

“그 녀석이라고 하면?”

“아? 그 녀석은 그 녀석이다!!”

루히드는 보면 볼수록 단순 무식한 성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며 나는 입을 다시 연다.

“지금 그렇게 열을 내시는 존재 말입니다. 대체 뭡니까? 그리고 조금 전 그 하얀 건 뭡니까?”

“아앙?”

뭔가 건드리면 안 되는 질문을 순간 한 건가 하는 생각을 하게끔 험악해진다. 루히드는 이마에 미간을 잔뜩 일그러뜨리고서 나를 바라본다.

“아······. 아니요. 저, 저 신경을 건드렸다면 죄송합니다. 마, 말씀 안하셔도 괜찮습니다. 예, 예, 그럼요.”

한껏 일그러트린 얼굴을 보고 있자니, 절로 스스로의 발언을 철회하고 싶은 마음에 흰 백골 손가락을 앞으로 저으면서 말한다. 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저 따위의 의견은 듣지 않으셔도 괜찮다고 말입니다.

성가신 일에 휘말린 거 같다는 기분이 살짝 든다. 억지로 그것에 참가 되어 버린 입장에서 당연히 알아야 하지 않나 싶었는데. 그게 그리도 불쾌하시다면, 안 하셔도 됩니다. 저 Ang Sang Hoon에게 말씀 안 해주셔도 좋습니다.

그렇게까지는 차마 말을 못하고 있는데.

“뭐냐, 역시 볼케이노 밑에서 평범하게 네임드 몬스터로서 탄생한 네놈은 알지 못하는 건가.”

그렇게 말하는 루히드의 얼굴에는 분노 서린 표정이 없어져 있다. 아무래도 그 화난 얼굴은 내가 아닌 예의 그 녀석 때문인가 싶다. 혹은 카르네를 잡아간 미노타우로스 무리에 대한 분노였던 모양입니다.

잘 되었습니다. 잘 되었습니다. 저 때문이 아니라면 그만입니다.

속으로 안심하면서 루히드를 본다.

“그나저나 해골 뼈다귀 네놈 대체 얼마나 아는 게 없는 거냐?”느닷없이 조롱입니까?! 이거 데미지가 너무 크다고 생각합니다만. 앞으로는 이 데미지에 대한 회복을 위해서 아무것도 안하고 방 안에 쳐 박혀서 휴식만을 취해야 할 거 같습니다. 예, 그런 고로 저는 이대로 휴식을······.

크흡, 인간이었다면 분명 이렇게 했을 테지만. 불가능한 현재 상황에서는 입을, 그저 아래턱 뼈 밖에 없는 입만 크게 벌어질 뿐이었습니다.

“보아하니 이 몸이 어떤 몬스터인지 처음에 잘 모르던 눈치 더만.”

역시나 눈썰미는 예리했던 모양인지 루히드는 단 번에 맞췄다.

사실 그때는 《스킬 현자》가 알려주는 게 늦어서 몰랐습니다만.

아니, 생각해보니 지금도 짐작을 할 뿐이지 맞는지는 잘 모르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그렇고말고요.

“볼크 루푸스 아닙니까?”

그건 짐작이었다.

곁에 볼크 루푸스들을 항상 이끌고 다니기에 생각한 점이다. 볼크 루푸스들의 특징은 《스킬 현자》에게 듣기로는 리더를 따라서 무리를 짓는다는 점도 한 몫 했습니다. 물론 그 뿐만이 아니라 자신을 족장이라고 칭하는 점 역시 그렇고. 영락없이 볼크 루푸스가 아닌가 싶었다.

“그래. 잘 아네.”

콧등을 비비며 루히드는 긍정을 한다.

“다만 보시다시피. 이 몸은 평범한 볼크 루프스와는 다르지.”

“혹시 말씀 하시는 게 네임드라는 걸 의미하는 겁니까?”

나는 그런 질문을 던지자, 루히드는 감탄을 하며 말한다.

“오호, 어떻게 안 거냐? 이거 무식한 줄 알았는데, 해골 뼈다귀 제법 똑똑 하잖아.”

사실 처음부터 눈치를 채고 있던 건 아니었다.

이 몸은 평범한 볼크 루프스와 다르다는 발언이 처음 짐작을 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물론 그 이외에도 미노타우로스와 함께 서로 언쟁을 할 때 확신을 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하긴, 처음 추측을 하게 된 건, 저를 보고서 네임드 몬스터네 어쩌네저쩌네 할 때 였습니다만.

“그, 그렇습니까?”

떨떠름하게 긍정한다. 그건 능력이었다기보다는, 알고 있던 지식라고도 못하는 단순한 찍기에 가까워서 썩 기뻐 할 수 없다.

“그래. 제법 머리는 있는 모양이야, 해골 뼈다귀. 음, 음 볼케이노 밑에서 꼭두각시처럼 움직이는 녀석이라서 머리가 나쁘다고 생각 했는데 그것도 아닌 거 같아서 좋네. 추후에 볼케이노 녀석을 쳐 부수로 갈 적에 참고 해주 마. 크하하하.”

루히드는 탁, 탁 백골 머리통을 두들긴다. 통, 통 안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를 감상하며, 잠시 딴 생각을 해본다. 스스로 생각하기를 몬스터로서 이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들을 그 무엇 하나 나는 갖고 있지 않나 보다. 그런 생각을 했다. 이런 별로 지식이 풍부해 보이지도 않는 몬스터에게까지 얕잡아 보이는 걸 보면 얼마나 없는 겁니까, 전.

“구차하게 네임드 몬스터가 뭔지 말할 필요도 없겠지?”

“예, 아, 뭐, 그렇습니다만.”

네임드 몬스터라 함은 그 이상한 곰. 원초의 디자이얼이라는 몬스터의 최고 경지라는 곳에 오른, 예의 그 곰이 알려줬다. 믿기지는 않지만 그 자리에 오른 곰, 굴라에게 듣기로는“이름”이 지어진 몬스터는 네임드라고 불리는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생각해 보면 루히드나 카르네. 아까 말하는 미노타우로스도 그렇고, 내가 있던 그 볼케이노의 동굴에서도 죄다 이름이 있었으며. 자신의 이름이 있는 몬스터만이 말을 구사하는 거 같았다.

어쩌면, 네임드라는 “이름”이 지어진 몬스터만이 언어를 구사하는 게 가능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몸도 그렇고, 카르네도 그렇고. 그리고 그 망할 소 대가리도 그렇고 말이지. 아까 그 녀석에게, 그 녀석에 의해서 강제로 이름이 정해져 랭크 업《Rank Up》하게 된 거다.”

그것은 뜻밖이면서도 생각 이외의 사실이었다.

“예?!”

당연 놀라서 목소리는 얼척이 빠진 이상한 소리가 흘러 나왔다.

“그, 그 녀석이라고 하면 혹시...... 그 하얗고 네모난, 그걸 말씀하는 겁니까?”

나는 더듬더듬 묻는다.

“그래. 그 전까지 여기 이놈들처럼 나와 카르네는 평범한 볼크 루프스에 불과했고. 그 건방진 소 대가리도 단순한 미노타우로스에 불과했어.”

그 하얗고 네모난 건 대체 뭐길래? 멀리서 봐서 제대로 정체를 확인하지 못한 그것은 정체가 대체 무엇이기에, 그런 게 가능 한 거지?

내가 원초의 디자이얼이라는 몬스터로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존재를, 얼떨결에 먹고 마는 바람에 이룬 랭크 업《Rank Up》을 그렇게도 쉽게 달성 시켜 버렸다니.

그건 상당히 궁금하기도 했다.

조금 전 까지는 성가신 일에 휘말린 거 같아서 너무나도 일이 귀찮게 돌아간다면 빠질 작정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판단이 될 경우 눈치껏 빠져 나가도록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앞으로 볼케이노의 대한 복수를 꿈꾸던 나로서는 강해져 한다. 그들은 나 이상으로, 루히드 이상의 지식을 갖고 있을 텐데. 지금으로는 승산이 없을 텐데, 그걸 보면 귀찮은 일이더라도 잠시는 함께해야겠다. 그것을 알기 위해서 동행해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잘하면 쉽게 강해지는 법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흐음.....그거 이름이 뭐라고 했더라?”

루히드는 내 의중을 아는지 혼자 뭔가 떠오르지 않는 일에 대한 답답함을 얼굴에 표현하고 있다. 꽤나 떠오르지 않아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해내려고 애쓰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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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몬스터의 등급 +1 18.04.23 934 8 8쪽
31 원초의 디자이얼 18.04.22 919 8 8쪽
30 모함 18.04.22 928 8 9쪽
29 모함 +1 18.04.21 920 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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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2주간의 변화. 18.04.14 1,124 1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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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몬스터가 된 걸 실감한다. 18.04.13 1,197 1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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