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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피온
작품등록일 :
2018.04.09 18:15
최근연재일 :
2018.06.27 18:00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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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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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4
글자수 :
412,026

작성
18.04.1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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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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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제2의 삶

DUMMY

한동안을 미친 존재 그 자체처럼 폭주했다는 표현에 걸맞게 나는 숲을 한동안 뛰어다녔다.

하는 건 오로지 사냥. 사냥뿐이다.

그건 몇 시간을 행하였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알 수 있는 건 내가 이제 이 숲의 몬스터는 다 상대하고, 각 각의 녀석들에게서 얻을 수 있는 건 다 얻었다는 거다. 《스킬 포식자》를 사용해, 이 숲의 몬스터에게 얻을 수 있는 스킬은 다 얻었다.

덤불로 위장하는 몬스터, 옆을 지나가다 보면 꼭 공격하는 성가신 녀석인 니들 팜.

사냥감이 가까이 다가올 때까지 가만히 있다가 사정권 안에 들어오면 억새처럼 생긴 체모를 고슴도치처럼 곤두세워서 찌르는 그건 먹기가 까다로워 힘들었지만.

숲을 날뛰던 나는 그걸 개념 치 않고 씹어 삼켰다.

니들 팜을 먹고 《스킬 포식자》를 통해서 얻은 건 「자연 위장」이었다.

《스킬 현자》의 말에 의하면, 「자연 위장」은 니들 팜이 자체가 덤불로 위장을 해서 먹이가 올 때까지 그걸 들키지 않으려는 노력 때문에 생긴 스킬이라고 한다. 그 주변의 환경과 비슷하게 몸 색깔을 변화 시키는 거라고 했다. 아마 내게는 적용이 다르게 될 거라고 듣는 순간 직감했다.

실제로 사용을 해 본 결과 내 뼈 색깔은 신기하게도 변화를 하기는 했지만, 문제는 검과 방패는 그대로라는 점이다. 그러니 아마도 내가 사용을 하는 일은 없지 않을 거라고 나는 짐작한다.

수확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식물처럼 생긴 몬스터로 니들 팜이 아닌 다른 식물 형 몬스터도 먹었다. 웬 썩은 그루터기에처럼 생긴, 나무 같기도 한 몬스터. 고스트 트리.

사실 니들 팜보다는 성가시기는 이 녀석이 더욱 성가셨다. 나무처럼 가만히 있는 거 치고는 전투가 시작되면 근처로 오는 것도 부족해서 이동하기도 했다. 대신 위험한 정도는 그리 세지 않아서 처리는 단 시간 안에 끝났다.

고스트 트리를 먹고 《스킬 포식자》를 통해서 얻은 건 그나마 나은 「감지」였다.

《스킬 현자》의 말에 의하면, 「감지」는 고스트 트리가 먹이가 다가오는 걸 예의 주시하기 위해 생긴 능력이라 한다. 또는 사냥 중에 자신보다 강한 상대가 오는 걸 알아 차려야 하기에 발달 된 기능에서 비롯된 Passive Skill이라고 했다. 이 때문인지 고스트 트리를 먹은 이후로 주변의 몬스터가 어디 있는지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이후는 사냥이 더 편리해져 잘 보이지 않았던, 거미치고는 상당한 크기를 한 자이언트 스파이는 쉽사리 발견해서 먹어 치웠다.

녀석들에게 얻은 건 겁을 먹고 도망을 가게 만드는 「위협」이라는 스킬이었다.

이것 역시 크게 사용을 할 일은 없지 않아 싶었다. 물론 이것들보다 더 쓸모없는 것도 있었다.

짙은 회색 털로 뒤덮여 있고 토끼치고는 양 볼 따귀 부근에 강한 어금니가 자라나 있는 몬스터에게 얻은 게 그 중 대표적이다. 토끼치고 조금 덩치가 큰 몬스터, 모럴 레빗이에게 얻은 게 정말이지 가장 쓸모가 없었다.

바로, 「리비도」 욕정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그 능력이 내가 욕정을 품는 게 아닌 상대방이 내게 욕정을 품게 한다는 능력이다. 뭐, 어느 쪽이던 쓸모가 없는 건 마찬가지인 거 같습니다.

사람이었을 적이나 몬스터인 지금이나 여성이라는 성을 갖은 개체에게는 심하게, 극도로 꺼려지는 모양입니다. 그러니 제게는 불필요 그 자체라고 생각을 합니다. 예, 예. 사람일적에 아랫도리에 달려 있던 것처럼 불필요의 극치라고 여겨지는 겁니다.

그래도 이것들 외에는 나쁘지는 않은 성과를 갖고 왔다.

아르마딜로처럼 생긴 몬스터도 있었다. 분명 쥐처럼 생겨서는 전신이 갑옷처럼 생겨서 또한 검에도 쉽게 상처가 나지 않아서 잡는데 애를 먹은 몬스터. 보통 공처럼 몸을 말고 있고, 그 모습이 공 같아서 아이언 볼이란 이름을 붙인 녀석이다.

「구르기」라고 몸을 둥글게 말고 적을 향해 돌진 할 경우, 강한 데미지를 주는 스킬을 주었다. 그리고 내가 이곳에 와서 처음 본 몬스터인, 킁, 킁 거리며 멧돼지처럼 생긴 코발트 보어에게서 얻은, 「돌진」. 엄청난 기세로 적을 향해 달려든 기술로, 먼저 상대의 위치를 확실히 파악해 두지 않으면 빗맞는 스킬 등.

적어도 얻은 것 중에 「리비도.」 보다는 나은 편이다. 물론 그리 뛰어난 거 같지도 않지만.

우뚝 서서 바라보고 있다. 자신 이뤄낸 결과를 느끼며 몬스터로서 강해지는 걸 체감해 본다. 몬스터의 본능에 이끌려 이뤄낸 성과를 곱씹어 본다.

팽팽히 당겨져 있던 실이 툭 끊어진 거처럼, 풀썩 엉덩방아를 찧는 감각을 느끼며 나는 단숨에 풀 위에 주저앉는다. 숲속은 너무도 어슴푸레하고 너무도 조용하다.

조용하지도 않은 숨을 쉬면서, 눈알도 없는 붉은 빛일 뿐인 눈에 힘을 푼 채 축 늘어져 있다. 이게 이제 내 모습이다.

이제 보니 숲은 몬스터만 존재하는 게 아니었다. 약간 떨어져 있는 거목에 푸릇푸릇 이끼가 끼어 있다 싶더니 그 뒤쪽으로 물이 찔끔찔끔 흐르고 있다. 풀도 잔뜩 피어있다. 벼랑 밑에는 이곳저곳에서 흘러든 물이 모여서 생긴 건지 꽤 큰 연못이 있다. 물은 매우 맑고, 바닥은 모래가 깔려 있는 잔경이 시선을 통해 들어온다.

잠시 숨을 돌리자 보이는 건 약간의 신비감을 느끼게 하는 존재들이다. 그런 존재들에게 이끌려 나는 엉덩이를 떼고 걷는다. 풀을 헤쳐 가며 벼랑을 빙 돌아 내려간다. 돌과 바위가 갑자기 많아지자 발밑을 조심하며 연못으로 다가갔다가 무언가 희미한 소리가 들린다.

처음에는 그게 무언이지,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었다. 시선이 돌려지자 보이는 미세한 존재의 소리인가, 그런 생각이 든다.

“예, 예.”

그 똑바른 대답에 말소리이란 걸 알게 되자 곧 장 귀를 기울인다.

“예, 이쪽으로는.....”

혹시 몬스터 중에 언어를 구사하는 녀석이라도 있나? 아니면 또 인간? 그런 호기심에 그 소리가 난 곳으로 몸을 비틀어 움직인다.

“아직까지는 보고 들릴 만한 내용은 없는 듯 합니다. 예.....”

그 소리에 이끌려 간 곳에서 목소리의 주인의 실루엣이 드문드문 보인다. 정체가 궁금해 주인의 모습을 확인해본다. 그 앞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나타난 건 지금까지 숲에서 보지 못한 실루엣 이다. 적어도 오늘 동안은 처음 보는 존재 같다. 이로서 나는 도감에 없는 새로운 포켓몬을 발견, 새로운 몬스터를 발견한 건가?! 그런 겁니까?

그런 기대감을 품고 목을 더 삐죽 빼며 바라본다.

신장은 230센티미터까지 자라났으며 몸의 두께도 엄청나게 증대한 존재다. 인간이라기보다는 짐승이라고 해야 할 거 같은 덩치를 보면 몬스터 같다.

머리 위에도 가죽으로 만든 거 같은 둥근 형태에 양 쪽에 날카로운 가시가 돋아난 그야말로 악마를 연상케 하는 뿔이 돋아난 투구가 씌워져있다. 여기까지 확인 할 때 슬슬 눈치가 돌기 시작했다.

인간의 얼굴이 아닌, 인간이 죽어서 근육이며 지방이며 모두 사라져서 보이는 뼈만 앙상하게 존재한다. 그야 말로 해골 그 자체다. 뺑 뚫린 눈구멍 안에서는 산 자만 갖고 있는 눈알도 없다. 뻥 뚫린 눈구멍에서 희마하게 빛나는 붉은 빛이 눈 같다. 사실 여기까지 확인했을 적에는 너무나도 익숙한 실루엣임을 나는 알아차렸다.

어쩐지 그 실루엣은 익숙하다 싶었습니다. 새롭게 발견한 포켓몬! 이 아니라, 새로운 몬스터라고 생각을 했던 자신은 참으로 어리석게도 뒤늦게 그건 자신과 같은 모습. 해골 병사라는 걸 알았다. 정체를 파악하고 몇 초가 지나서야 자신의 동기라는 걸 떠올리고 그 중 누구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입을 열었습니다.

“여기서 혼자 뭐하십니까? 저처럼 사냥 나오셨습니까?”

그리고 그 말에 황급히 돌아선 동기 중 한 명은 어쩐지 놀란 기색을 보인다. 마치 들키면 안 될 현장을 들킨 사람 같이 보였다.

“왜, 왜그럽니까?”

나는 그 모습에 사뭇 당황해서 묻지만, 그는 잠깐 말이 없었습니다.

어째서 그는 말이 없나 싶어 유심히 보았습니다. 설마 해골을 착각한 건가하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만. 그는 역시 잘못 본 게 아니다. 역시나 저와 같이 태어난 걸로 알고 있는 에거가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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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귀환 18.04.18 1,027 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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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사냥 18.04.17 1,003 10 8쪽
19 몬스터의 본능 18.04.16 1,028 1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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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사건의 시작. +1 18.04.15 1,053 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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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2주간의 변화. 18.04.14 1,124 10 9쪽
13 몬스터가 된 걸 실감한다. 18.04.13 1,136 14 11쪽
12 몬스터가 된 걸 실감한다. 18.04.13 1,197 1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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