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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은 님의 서재입니다.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은하은
작품등록일 :
2020.07.0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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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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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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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4편

DUMMY

44.

엘리시아는 입김이 나오는 사이로 눈이 내리는 것을 보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보는 눈이었다.

뽀득. 뽀득. 뽀득

눈을 밟으며 걸을 때마다 기분 좋은 소리가 났다. 하지만 엘리시아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아니, 그 기분 좋은 소리를 엘리시아는 애써 외면했다. 식은땀이 등 뒤로 흘렀고 눈은 애나에게 고정되었다.

뽀득. 뽀득. 뽀득.

조용하기만 한 늦은 밤의 기숙사에는 눈 밟는 소리만 조용히 울렸다.

‘열이 점점 심해지고 있어.’

고열은 눈 내리는 밖의 찬바람을 쐬는 순간 더욱 심해졌다. 엘리시아는 눈앞이 흐려지는 것을 애써 견뎌냈다. 하지만 이제 곧 찾아올 한계를 생각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조금만 더 버틸 수 있다면.’

지이이익.

기절한 에스텔라의 발 끌리는 소리가 이따금씩 들렸다. 애나의 손에 끌려가는 에스텔라의 목에서 가끔 한 방울씩 피가 떨어졌다. 새하얀 눈 위에 붉은 색이 선명하게 보일법도 했지만 밤의 기숙사는 불빛도 거의 없어 보이지 않았다. 세 명의 모습은 매일같이 엘리시아가 검술 연습을 하던 곳으로 사라져 갔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었고 내리는 눈 사이로 벌레며 동물들도 모두 사라져 있었다.

“하아. 하아.”

엘리시아는 시야는 점점 더 흐릿해져 갔다. 온몸에서 나는 고열로 인해 머릿속이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희미한 느낌이었다.

“하아. 하아.”

엘리시아는 자신이 똑바로 걷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혹시라도 누군가가 엘리시아와 에스텔라를 발견해 주기를 바라며 돌아본 등 뒤는 새하얀 눈 위로 비틀거리는 발자국만이 찍혀 있었다.

끼이이익.

연습장 문을 열고 들어간 애나는 여러 개의 촛대에 불을 붙이고 방안에 있는 다른 촛대에도 불을 붙였다. 매일같이 엘리시아를 보러온 연습장의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애나는 행동에 거침이 없었다.

“난 너 같은걸 위해서 사람을 죽인 게 아냐.”

애나는 에스텔라를 거칠게 바닥으로 던졌다.

“안나는 왜 너를 위해서 인생을 포기 해야만 했지?”

칼을 꺼내든 애나의 왼쪽 눈에 다시금 경련이 일었다. 애나는 천천히 엘리시아를 향해 날을 세워 들었다. 오른쪽 눈은 심하게 핏발이 서서 마치 피라도 나올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더 이상 정상적인 사람의 모습이 아니었다.

“안나는 죽었어. 네가 그렇게 만들었지?”

엘리시아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애나는 그런 엘리시아를 보면서 웃으며 말했다.

“너는 몰랐겠지만 나는 너를 매일 보러 왔었어. 뒤에 있는 벽장에 너와 랑베가 쓰는 칼이 들어 있는 거 알아. 가서 네 칼을 들고 와.”

애나의 말에 엘리시아는 가만히 서있기만 했다.

“내 말이 안 들리나 보네? 아니면 안나 언니가 죽게 만든 것처럼 이 아이도 죽게 만들거니?”

에스텔라의 목덜미를 잡아 올린 애나는 거칠게 목을 다시 찔렀다. 에스텔라의 목으로 제법 굵은 핏줄기가 흘렀다.

“에스텔라의 목에 천천히 구멍이 뚫리는 게 보고 싶은 모양이네. 말했지만 나는 살인자야. 약속할 수 있어. 에스텔라의 목을 깔끔하게 베어 버릴 수 있다는 걸 말이야.”

애나는 다시 한 번 웃으며 말했다.

“내가 너를 죽이면 세상이 좋아할 거야. 깨끗해 져서 말이야.”

엘리시아는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걸어가서 랑베와 연습할 때 쓰는 칼을 꺼내왔다.

“칼을 들어.”

애나는 에스텔라를 다시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에스텔라의 목이 위험할 정도로 꺾여 돌아가는 것이 엘리시아의 눈에 보였다.

“저에게는 어떻게 해도 상관없지만 에스텔라에게 그렇게 하는 건 좋지 못해요. 애나 선생님.”

애나는 등이 휠 정도로 웃음을 터뜨렸다.

“깔깔깔깔. 선생님이라고? 나는 살인자라니까? 밤마다 내가 죽인 사람들 얼굴이 보여 잠 못 드는 나날을 보내는 걸 네가 알겠어? 많은 사람들이 지켜주는 너 같은 축복받은 애가?”

엘리시아는 애나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이제 더 이상 외면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고열로 시야가 흐릿해 보였지만 애나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아까부터 알고 있었다.

‘증오인가.’

처음 애나가 보였던 증오는 지금까지 변함없는 일관된 감정이었다.

‘하지만 왜?’

“제가 어떻게 하길 바라세요?”

엘리시아는 애나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내가 기사임을 증명해 주면 되겠어. 안나 언니가 지키려고 시간을 낭비 했던 네가 이 자리에서 내 칼에 죽어 줬으면 좋겠어. 안나 언니가 편히 쉴 수 있게 만들어야 겠어.”

“제가 어떻게 애나 선생님이 기사임을 증명 하게 만들 수 있나요?”

애나는 실눈을 뜨면서 말했다.

“너 같은 걸 위해서 수없이 사람을 죽인 게 아니야. 안나 언니 같은 사람을 위했던 거야. 그리고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서야.”

애나는 잠시 말을 멈췄다. 그리고 이내 힘겹게 다시 말을 이어갔다.

“난···힘없는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서 힘없는 사람들을 죽였어.”

애나의 팔이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힘없는 사람들을 마구···죽였어. 셀 수도 없어. 이젠 그들의 얼굴도 다···기억이 나질 않아. 꿈속에서 매일 보였던 사람들의 얼굴이 하나씩 사라져. 내가 죽인 사람들을 자꾸 잊어가.”

왼쪽 눈의 경련이 더욱 심해졌다.

“명분이라면 있겠지. 명령이니까. 하지만 나는 내가 기사라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겠어. 살인자라는 생각밖에 안 들어. 나를 원망하는 그들의 얼굴도 자꾸 잊혀지고 있어. 내가 그런 일을 하는 동안 안나는 너 하나를 살리겠다고 인생을 버리고 죽었어. 그럼 내가 한 일은 뭐지? 네가 내가 죽인 사람보다 뭐가 더 귀중한데?”

애나는 자신의 떨리는 오른팔을 왼손으로 감싸 안았다.

“난 너 같은 살리기 위해 살인자가 된 게 아니야. 너 같은 건 죽어야해. 너는 죽어야 할 저주받은 아이인데도 매일같이 강해지고 있어. 정작 살아야 할 아이린은 죽었는데.”

“아이린?”

“그 이름을 부르지 마. 로제. 아니 라펠느. 아니 그 무엇이던 좋아. 너 같은걸 살리기 위해 나는 사람을 죽인 게 아니야. 너는 살아 있으면 안 돼. 너를 죽여서 나는 쓸데없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살인마가 된 게 아니라 살려야 할 사람들을 위해 사람을 죽인 기사가 될 거야.”

“······.”

엘리시아는 애나의 말뜻을 정확히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애나가 겪은 일들에 대해서는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언젠가는 나도 알게 될까. 저런 마음을. 사람을 죽인다는 건···’

엘리시아는 떨리는 다리를 바라보았다. 점점 다리에 힘이 풀리고 있었다.

‘오늘은 날이 안 좋아.’

오늘은 엘리시아가 마음먹은 대로 몸이 움직여 주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잠시 동안 들고 있던 칼은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놓고 싶을 정도였다.

“칼을 들어.”

엘리시아는 떨면서 칼을 들었다. 힘이 들어가지 않아 칼을 들어 올리는 것만으로도 식은땀이 흘렀다.

“한 가지 말해줄게. 네가 죽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나와 싸우겠지만 혹시라도 다른 생각을 품을까 해서 말이야. 네가 뭔가 다른 수를 쓰려 한다면 나는 그 즉시 에스텔라를 죽일 거야. 그리고 그럴 리는 없지만 혹시라도 네가 이긴다면 너를 찾고 있는 그분이 누구인지 알려 주도록 하지. 이정도 조건이면 너 같은 거라고 해도 내가 많이 좋은 조건을 내걸어 준거 같은데?”

엘리시아는 그분의 정체를 알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것보다 애나가 어째서 그분이 알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극히 일부 밖에 모른다는 그분을 어째서 애나선생님이 알고 있는 거지? 안나가 말해 준건가’

하지만 엘리시아는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금은 에스텔라를 걱정해야 할 때였다. 혹시라도 에스텔라가 다치거나 애나의 손에 죽음을 맞이하기라도 한다면 엘리시아는 견딜 수 없게 될 것이었다. 안나를 잃은 것도 모자라 에스텔라까지 잃을 수는 없었다.

“선생님이 원하시는 대로 상대해 드릴게요.”

엘리시아는 칼을 잡은 손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원하던 원치 않던 이 싸움을 피해갈수 없었다.

“상대? 네가 일방적으로 죽어 주면 돼. 에스텔라 걱정은 안하는구나? 역시 너는 저주받은 아이야.”

“질 것 같으면 알아서 목을 내어 드릴 테니 에스텔라는 건들지 마세요.”

“착한 척 하지 마. 기분 나빠. 울렁거려. 토할 것 같아. 젠장. 토하고 싶어.”

안나는 고함을 지르면서도 칼을 쥔 오른손이 심하게 떨리는 것을 보았다. 손은 전에 없이 크게 떨리고 있었다. 칼을 쥐고 있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할 정도였지만 애나는 오히려 웃으며 만족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너를 죽일 수 있게 되니까 손의 떨림이 멈추었어. 너를 죽이는 게 정당하다는 말이겠지?”

애나는 떨리는 손으로 엘리시아에게 칼을 겨누었다. 칼끝은 엘리시아를 겨누는 게 맞는지 싶을 정도로 떨렸지만 애나의 얼굴에 떠오른 만족스러운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너같이 사람 한번 죽여보지도 못한 애송이가 칼 좀 쓴다고 기고만장해 있는 걸 볼 수가 없어. 사람을 죽이는 게 어떤 건지 알아? 죽어가는 사람의 눈을 보는 게 어떤 건지 아냐고! 너는 사람을 죽여본적이 없어서 깨끗하지만 그래서 너는 더러워. 너 때문에 안나가 죽었어. 안나가 죽을 때 너는 뭘 하고 있었지?”

엘리시아는 정신이 혼미해졌지만 여유 있는 표정을 지었다.

“질문의 대답은 내가 선생님을 이긴 후에 해드릴게요.”

애나의 눈썹이 꿈틀 거렸다.

“저주받은 아이. 안나가 불쌍해. 너 같은 거 때문에 죽다니.”

애나는 엘리시아의 심장을 겨냥해 칼을 찔러 넣었다. 엘리시아는 애나의 칼이 느리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날카로움과도 거리가 멀다고 느꼈다. 떨리는 손에 의한 칼날은 한순간 어디로 공격이 들어올지 눈의 착각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형편없었다.

“······.”

엘리시아는 가슴 바로 직전까지 칼날이 날아오는 것을 무심히 바라보았다.

‘기운이 없으니까 칼로 같이 싸우기 보다는 랑베 선생님에게 배운 몸을 쓰는 법으로 해야 겠어.’

엘리시아는 심장의 바로 앞까지 칼날이 왔을 때 몸을 뒤로 빼내었다. 공격에 실패한 애나가 다시 찌르기를 시도하기 전에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엘리시아는 양손으로 검을 쥔 채 애나의 칼을 위로 쳐내면서 몸을 한 바퀴 돌렸다. 그리고 칼의 면으로 애나의 무릎을 강하게 타격했다.

“아아아아악.”

애나가 고통스럽게 비명을 지르며 한쪽 다리가 꺾이는 순간을 엘리시아는 놓치지 않았다.

‘이번 한번으로 끝내야 해.’

엘리시아는 애나의 꺾인 무릎을 옆에서 발로 세게 찍어 눌렀다.

빠각.

섬뜩한 소리가 애나의 무릎에서 들려왔다.

뚜드득.

잘못하면 무릎 뼈가 부서지며 애나는 평생 장애를 얻게 될지도 몰랐다. 하지만 엘리시아는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조금만 기다려 에스텔라.’

에스텔라의 목숨이 걸린 일이었다. 지금의 애나는 절대로 빈말을 할 상태가 아니었음을 엘리시아는 잘 알고 있었다.

“젠장. 빌어먹을. 이 저주받은 아이가!”

거친 고함을 지르며 균형을 잃고 쓰러지는 애나의 손목을 향해 엘리시아는 찌르기를 빨리 시도했다.

‘일단 애나의 기동성을 제거했으니 칼을 빼앗아야 해.’

애나가 칼을 쓰지 못하도록 해야 했다. 하지만 팔목을 잘라 버릴 수는 없었다. 그녀는 다름 아닌 안나의 여동생이었다.

‘팔 목뼈 사이를 관통시킬 수만 있다면.’

팔목 세로 방향으로 찌르기를 해야 했다. 뼈가 부러지더라도 이 방법뿐이었다.

‘뼈가 부러지더라도 애나의 팔목을 자르면 안 돼.’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애나의 옆면으로 공격을 하는 것은 팔목을 자를 때 써야 하는 방법이었다. 결국 엘리시아는 어쩔 수 없이 위에서 아래로 공격을 해야 팔목을 자르지 않고 관통시킬 수 있었다.

‘위험하지만 지금의 애나 상태로는 가능할거야.’

키가 작은 엘리시아는 팔목을 세로로 찌르기 위해서 공중으로 몸을 띄었다. 하지만 엘리시아는 상대편이 치명상을 입지 않게 배려하는 싸움이 얼마나 위험한지 기억했어야 했다. 칼날을 아래 방향으로 두고 뛰어 오른 엘리시아는 애나에게 잡히기 딱 좋은 자세였다.

“훗. 이정도로 얕보였나.”

애나는 엘리시아의 목을 거칠게 잡아챘다. 체구가 작은 엘리시아는 아무리 애나가 안 좋은 상태라 할지라도 손쉽게 잡힐 수밖에 없었다. 애나는 왼손으로 엘리시아를 잡은 후 오른손으로 엘리시아의 왼쪽 팔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일단 왼팔부터 잘라줄게. 그리고 너를 죽이기 직전에 그분이 누군지 알려주지.”

엘리시아는 아래쪽으로 향해 있던 칼날을 급하게 바꾸었지만 힘을 주기 힘든 자세였다. 애나의 칼날을 따라 잡아 막기는 했지만 힘에서 밀려 엘리시아의 칼은 오히려 엘리시아의 왼팔을 파고들었다. 하지만 애나의 칼을 막으면서 속도를 줄일 수 있었던 덕분에 팔이 잘리는 것만은 피할 수 있었다.

“흐아아악”

엘리시아는 비명을 지르면서도 칼 손잡이 뒤편을 이용해 애나의 목을 최대한의 힘으로 때렸다.

“커헉!”

애나의 입에서 핏물이 튀어 올랐다.

“콜록. 콜록”

애나는 목안으로 상처가 생겼는지 기침을 하며 피를 토했다.

퍼억.

손에 힘이 빠진 사이 엘리시아는 발로 애나의 복부를 걷어차고 겨우 손아귀에서 빠져 나왔다.

“콜록. 콜록.”

“하악. 하악. 콜록.”

둘 다 바닥에 쓰러진 채로 미친 듯이 기침을 해댔다. 애나는 아까 꺾인 무릎 때문에 지면에서 몸을 돌려 돌아 누울 수밖에 없었다. 엘리시아는 고열 때문에 가뜩이나 어지러웠던 시야가 더더욱 어지러워 졌다.

‘시간이 없어.’

엘리시아는 비틀거리면서 일어서기 시작했다. 애나도 숨을 몰아쉬며 일어섰다.

“초짜 치고는 제법이네. 랑베가 가르쳐 준건가?”

애나는 콜록 거리며 엘리시아에게 말했다.

“랑베선생님이 가르쳐준 것도 있지만 안나가 가르쳐준 게 더 많아요.”

애나의 눈매가 매섭게 찢어져 올라갔다.

“그 입 다물어. 더러운 입으로 안나의 이름을 부르지 마.”

애나는 엘리시아의 목을 향해 빠르게 칼날을 날렸다. 엘리시아도 깜짝 놀랄 만큼 빠른 속도였다.

‘막을 수 있을까?’

엘리시아는 급하게 자세를 바꾸려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사이 애나의 칼날은 엘리시아의 목 바로 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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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51편 20.10.17 11 0 24쪽
51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51편 20.10.14 15 0 24쪽
50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50편 20.10.12 10 0 13쪽
49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9편 20.10.09 11 0 17쪽
48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8편 20.10.07 13 0 21쪽
47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7편 20.10.05 15 0 22쪽
46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6편 20.10.02 19 0 15쪽
45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5편 20.09.30 18 0 17쪽
»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4편 20.09.28 16 0 15쪽
43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3편 20.09.25 17 0 11쪽
42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2편 20.09.23 18 0 14쪽
41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1편 20.09.21 17 0 17쪽
40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0편 20.09.18 17 0 15쪽
39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39편 20.09.16 18 0 17쪽
38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38편 20.09.14 17 0 13쪽
37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37편 20.09.11 19 0 15쪽
36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36편 20.09.09 20 0 19쪽
35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35편 20.09.07 18 0 15쪽
34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34편 20.09.04 23 0 16쪽
33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33편 20.09.02 22 0 17쪽
32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32편 20.08.31 21 0 26쪽
31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31편 20.08.28 23 0 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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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28편 20.08.21 26 0 15쪽
27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27편 20.08.19 29 0 13쪽
26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26편 20.08.18 44 0 13쪽
25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25편 20.08.14 26 0 13쪽
24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24편 20.08.12 29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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