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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은 님의 서재입니다.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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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은
작품등록일 :
2020.07.0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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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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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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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29편

DUMMY

29.

“이젠 편지쓰기가 질렸나?”

로하엘 그랑베르텐은 세나틱이 방문을 열고 들어오자 처음엔 웃으면 맞이했다. 그러나 형식적인 웃음과 인사가 끝나자 빠르게 공작의 표정과 눈은 차갑게 내려앉았다.

“급하게 찾아뵈어서 죄송합니다. 공작님. 엘리시아와 안나가 어떻게 되었는지 서신을 보내도 답이 없으셔서 허락도 없이 찾아 왔습니다.”

로하엘 공작은 한숨을 쉬며 세나틱을 바라보았다.

“자네 몰골이 어떤지는 알고 있나? 제대로 걸을 수도 없어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고 온몸은 폭탄의 파편을 제거 하느라 살을 째고 수술을 하는 바람에 아직 숨만 쉬어도 아픈 상태가 아닌가. 그 몰골을 하고는 찾아오다니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답장을 해주는 게 나을 뻔 했군.”

세나틱은 공작이 아픈 자신을 배려하는 것처럼 말했지만 사실은 세나틱이 늦게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분명 엘리시아가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되면 세나틱이 찾아 갈 것 이라는 의심어린 눈초리를 로하엘 공작은 거두지 않고 있었다.

“엘리시아, 그리고 안나의 생사와 행방만 알게 되면 됩니다. 섣불리 찾아 가거나 하지 않겠습니다. 그 아이의 신분을 노출 시킬 만한 경솔한 행동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 하겠습니다.”

로하엘 공작은 다시 크나 큰 한숨을 쉬었다. 세나틱이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은 예전부터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의도를 알아차린 세나틱으로부터 엘리시아의 행방을 숨긴다는 것은 더 이상 어려운 일이었다. 잠시 시간을 버는 것이 처음부터 목적이었지만 로하엘 공작은 가급적 그 누구도 엘리시아가 어디에 있는지 알기를 원하지 않았다.

“찾아가지 않을 거라면 굳이 알지 않아도 되지 않나.”

공작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버텨 보았다.

“공작님. 제발 부탁드립니다.”

세나틱은 전부터 이곳에 오고 싶었지만 참고 또 참았다. 답장이 오지 않을 편지를 보내고 또 보냈다. 하지만 세나틱은 불안함 때문에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기어이 로하엘 공작의 집으로 찾아왔다. 몸이 아프지만 그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혹시 엘리시아와 안나가 죽었기 때문에 답장이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그를 움직이게 만들고도 남았다.

“우리 가문과 자네 가문은 대립하기 쉬운 상태지. 하지만 사이좋게 잘 협력을 하고 있는 건 바로 자네 같이 머리 좋고 사람 좋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야. 세나틱. 전부터 나는 자네를 아주 좋아 했다네. 망할 놈의 자네 누나 일도 있었지만 결국은 자네 얼굴을 보는 게 아직까지는 즐겁네.”

세나틱은 공작이 하는 말에 식은땀이 흘렀다. 말해서는 안 되는 금어를 공작이 스스로 내뱉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공작이 화가 많이 났다는 것을 의미 했다.

“내가 안 알려 주면 매일같이 우리 집을 찾아오겠지. 사실 나는 자네가 매일 찾아와 국정이나 일 이야기를 하는 게 좋기는 하네. 어떤가? 매일같이 나와 일 이야기를 하는 것은?”

“공작님 제발 부탁입니다. 엘리시아와 안나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세나틱은 다리의 상처 때문에 오래 서있기 힘든 상태였다. 다리가 떨리고 지팡이를 짚은 손에서 힘이 빠져나가며 조금씩 주저앉고 있었다. 공작은 그런 세나틱을 보며 다시 한숨을 쉬었다. 세 번째 한숨이었다.

“벌은 그만 세워야 겠군. 일단 자리에 앉게나. 나도 앉지. 자네가 라펠느를 잘 보호하지 못한 벌은 이정도면 충분 하겠군. 죽을 만큼 다치면서 라펠느를 지키기도 했고.”

세나틱은 자리에 앉으며 공작에게 말했다.

“그 점은 정말로 죄송합니다. 그렇게 허무하게 엘리시아를 뺏길 줄은···제 불찰입니다.”

공작은 자리에 앉으며 술병을 집었다.

“한잔 하겠나?”

세나틱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잔 하지 않으면 통증으로 기절할 것 같군요.”

공작은 세나틱의 잔에 술을 가득 담았다.

“일단 한잔 하고 이야기를 하지.”

둘은 잔에 가득 담긴 술을 단숨에 들이켰다.

“원래는 이렇게 술맛을 음미도 하지 않고 막 마시는 것을 좋아 하지는 않지만···지금은 들이키지 않고는 도저히 못 버티겠군.”

세나틱도 그 말에 동의를 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프리데릭 기사 학교에 있네.”

세나틱의 눈이 빛나며 생기가 돌았다.

“그곳은···.”

“그래. 베르너 남작에게는 미안하지만 얼마 전 남작의 딸 로제가 오랜 투병 중에 숨을 거두었지. 그래서 라펠느를 남작의 딸로 위장 시키려고 양녀로 보냈네. 하인리히가문은 오래전 우리 왕가와 피가 섞이는 인연이 있어서 푸른 눈을 가진 유일한 남작가문이지. 그리고 아이들이 많이 있는 학교는 오히려 사람들의 눈을 속이기 좋아. 기숙사라서 외부인이 들어 갈수도 없네.”

“과연···공작님이군요. 그렇다면 분명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그래도···.”

“자네 그곳에 누가 있는지 잊었는가.”

세나틱은 잠시 생각을 했다. 빠르게 머리에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이내 곧 그곳에 있는 사람을 기억해낼 수 있었다.

“아···그분이 그곳에 계시는 군요.”

“그래. 그 친구가 그곳에 있지. 아마 그 친구라면 라펠느를 보면 바로 알아 볼 거야.”

세나틱은 이제야 웃으며 공작에게 말을 건넸다.

“그분이 계시다면 안심입니다. 그분이라면 믿을 수도 있습니다.”

세나틱은 엘리시아가 안전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의자 위에서 정신을 잃었다. 극심한 고통을 겨우 버티다가 안심이 되자 긴장이 풀려 정신을 잃은 것이었다. 그런 세나틱을 보며 공작은 네 번째 한숨을 쉬었다.

“이래서 자네를 미워할 수 없기는 하지만 여전히 귀찮게 하는 친구로군. 집사! 의사와 침대를 준비 해주게!”

공작은 집사를 소리쳐 부르며 술잔에 두 번째 술을 가득 채웠다.

“안나가 죽었다는 이야기도 듣지 못하고 기절하다니. 못난 친구 같으니라고.”

공작은 두 번째 술잔까지 단숨에 들이 켰다.


레미는 의기소침 해져 있었다. 모든 일을 자신이 망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세나틱에게 로하엘 공작을 만났다는 이야기를 전했지만 말을 전한 것 이외에 레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레미. 나가.”

세나틱의 치료가 어느 정도 끝날 때까지 그녀는 매일같이 사죄의 의미로 세나틱의 방 앞에서 하루 종일 서있었다. 그러나 세나틱이 문 앞에 서 있는 게 귀찮고 신경 쓰인다고 그녀를 밖으로 쫓아내었다. 그녀는 그 일 이후로 눈에 띄게 더욱 의기소침 해졌다.

“절대로 안 됩니다. 제가 죽는 한이 있어도 그 몸으로 간수장님이 공작님 집에 가는 것은 절대로 허락 못합니다.”

레미는 이번에 로하엘 공작의 집을 방문하는 것을 극구 말렸다. 그러나 결국은 세나틱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게다가 공작과 대화를 하러 들어간 세나틱은 기절해서 실려 나오기 까지 했다.

‘모든 건 내가 일을 잘못 처리했기 때문에.’

레미는 자신을 원망하고 있었다. 안나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정말로 같이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을 정도였다.

‘안나···그분이···내가 켄트를 조금만 더 빨리 찾아냈더라면.’

레미는 안나가 죽은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 켄트를 빨리 찾아내 제거 했더라면 켄트의 손에서 총이 발사될 일이 없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레미는 사죄의 의미로 이번에도 세나틱이 실려 들어간 방 앞에 또다시 서 있었다.

“레미 보좌님. 또 그렇게 서 계시다가 한소리 듣습니다.”

특별 허가를 받고 같이 공작의 집으로 들어온 나르핸이 레미에게 말을 건넸다.

“아···우와···깜짝이야. 네가 여기 있다는 걸 잠시 잊고 있었네.”

나르핸은 레미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레미 보좌님. 공작님께 부탁드려 식사를 좀 준비 해 달라고 했습니다.”

레미는 무심한 표정으로 나르핸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너 용감하구나. 감히 공작님께 식사를 준비를 해달라고 말하다니.”

나르핸은 자신의 정강이를 가리켰다.

“하도 레미 보좌님한테 혼났더니 감각이 무뎌 졌어요.”

“그 점은 미안하게 생각해. 내가 너무 심했지.”

나르핸은 레미의 표정을 살피며 조심스레 말했다.

“레미 보좌님의 잘못이 아닙니다. 제가 잘못한 거예요. 다 제 잘못입니다. 눈에 보이는 곳을 그냥 지나치고 있었습니다. 투기장을 빨리 의심했었더라면···”

“체크하지 못한 내 잘못이다. 그리고 책임을 부하에게 떠넘길 만큼 못된 사람으로 만들지 마.”

나르핸은 다정한 목소리로 레미에게 말했다.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혼자서만 다 짊어지려고 하지 마세요. 일단 밥부터 먹죠. 보좌님 지금 얼굴이 말이 아닙니다. 살도 사건 이후로 5킬로 이상은 빠진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마른 분이 더 말라서 눈뜨고 볼 수가 없을 지경이에요.”

“아무래도 입맛이 없네.”

나르핸은 레미의 손을 잡고는 강제로 끌어 당겼다.

“세상에서 먹을 것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입맛이 없다고요?”

“응···입맛이 없어.”

나르핸은 레미의 손에 더 강한 힘을 주어 끌어 당겼다.

“입맛하고 상관없어요. 먹지 않으면 쓰러진다고요. 세나틱 간수장님도 쓰러 졌는데 레미 보좌까지 쓰러지면 제가 너무 힘들어서 안 돼요. 저를 위해서라도 드세요. 강제로 라도 밥을 먹이겠습니다.”

레미는 그런 나르핸을 보며 딱히 저항 하지 않았다. 그렇게 모질게 굴었는데 자신을 챙겨 주는 나르핸의 얼굴을 보며 레미는 피식 웃었다.

“그래. 그럼 좀 먹어 볼까?”

“잘 생각 하셨어요. 공작님께서 최고의 식사와 아주 좋은 포도주를 내어 주신다고 했습니다. 식사를 요청했더니 공작님께서 저 해골 같은 키 큰 처녀를 먹이려는 거라면 아주 잘 생각한 거라고 말씀해 주시던 걸요.”

레미는 그 말을 듣고는 큰소리로 웃었다. 사건 이후 처음으로 웃는 것이었다.

“아하하하하. 그래. 알았어. 공작님의 식사라면 안 먹으면 손해지. 그런데 나르핸. 나 해골 같아?”

“집에 거울부터 사드려야 겠군요.”

“그 정도로 심한 몰골인가···”

“그 정도가 아니에요. 세나틱 간수장님이랑 나란히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할 지경입니다.”

“몰랐네. 알았어. 이제 안 그럴게.”

“제발 부탁입니다. 그리고 일 좀 하세요. 저 과로로 쓰러져 죽을 거 같습니다.”

“응. 알았어. 일도 이제 시작할게.”

레미는 이제 그만 자책하기로 했다. 이번의 일로 인해 자신의 한계를 알아 버려서 지나치게 의기소침 해져 있었다. 그동안 칼 좀 잘 쓴다고 기고만장해 있던 자신을 과대평가 하고 있었고 이번 사건으로 자신이 생각보다 낮은 수준의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버려서 자괴감을 느꼈다. 하지만 레미는 이 사건을 발단으로 크게 성장을 거듭하게 될 것이었다. 그녀는 5년 후 파렌티슈 왕국 최고의 여기사 자리에 오르게 된다. 그 자리는 원래 안나의 것이었다.


다음날 교실에 들어온 엘리시아는 조용히 기가 죽은 얼굴로 구석으로 빙 돌아서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그런 엘리시아를 반 아이들은 일제히 주시하고 있었다.

“별거 없어. 소란 떨 일도 아니야.”

엘리시아의 뒤를 따라 교실로 들어온 에스텔라가 반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로제가 아팠던 건 예전에 별장에 갔다가 폭우로 고립이 된 적이 있었대. 그곳에서 굶어 죽기 전까지 버티다가 쥐를 잡아먹고 겨우 살아 날수 있었다는군. 하지만 그때 너무 굶고 잡아먹은 쥐와 폭우 후에 생긴 전염병 때문에 병이 나서 여태까지 로제는 쉬고 있었던 거야. 어제 일은 그때의 기억으로 자신도 모르게 행동한 거래. 살아남기 위해 저지른 일들이 지금까지 정신 적인 충격이 되어서 그런 거라고 하니까 이제 너희들이 좀 이해를 해주는 게 어때?”

에스텔라는 거짓말을 술술 해대고 있었다. 그런 에스텔라를 보면서 엘리시아는 큰 눈을 껌벅 껌벅 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확실히 에스텔라의 순간적인 기지와 순발력은 대단 했다. 저런 말을 순식간에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을 본 엘리시아는 에스텔라의 머리가 얼마나 좋은지 새삼 놀랐다. 반장이라는 것을 하려면 저 정도로 머리가 좋아야 하는 것이라고 엘리시아는 생각하며 감탄했다.

“그···그렇다면···이해를 못하겠는 건 아니지만···.”

반 아이 중에 한명이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했다. 엘리시아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바로 말을 이어갔다.

“미안···.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라고 약속할게. 나 때문에 너희들을 많이 힘들게 했어. 정말로 미안해.”

아이들의 웅성임이 시작됐다. 다시 에스텔라가 끼어들었다.

“나도 로제와 같은 상황이 되었다면 분명 같은 일을 했을 거야.”

다른 아이가 눈치를 보다 말을 꺼냈다. 이번에는 아까와는 달리 조금 더 목소리였다.

“그래. 그렇다면 이번에는 우리가 잊어 줘야지. 로제.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했으니까 나는 그 말을 믿을게.”

엘리시아가 다시 큰 목소리로 화답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야. 너희와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서 노력할게. 그러니 나를 용서해줘.”

또 다른 아이가 말을 이어갔다.

“그래. 나라도 같았을 거야. 그동안 그래서 아팠구나. 이제 이해가 됐어. 로제. 너는 우리 친구야.”

“아프고 굶고···쥐라도 먹지 않으면 죽는 상황이라니···끔찍해. 살아 남은게 다행이야.”

“로제. 우리가 도와줄게. 이제 알았으니까 용서 해줄게.”

엘리시아는 아이들의 용서하는 말을 들으면서 다행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처음만난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었다. 그 아이들에게 처음부터 거짓말을 해야 하는 것이 마음에 걸리고 자책감이 들었다.

‘미안···언젠가는 꼭 진실을 이야기 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믿어.’

아이들이 하는 이해의 말은 가슴을 계속 때리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세게 조여 오는 올가미를 목에 두른 것 같은 느낌에 엘리시아는 더 이상 웃으며 아이들의 말을 들을 수 없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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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51편 20.10.17 12 0 24쪽
51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51편 20.10.14 15 0 24쪽
50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50편 20.10.12 10 0 13쪽
49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9편 20.10.09 11 0 17쪽
48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8편 20.10.07 14 0 21쪽
47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7편 20.10.05 16 0 22쪽
46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6편 20.10.02 21 0 15쪽
45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5편 20.09.30 18 0 17쪽
44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4편 20.09.28 17 0 15쪽
43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3편 20.09.25 17 0 11쪽
42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2편 20.09.23 18 0 14쪽
41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1편 20.09.21 17 0 17쪽
40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0편 20.09.18 17 0 15쪽
39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39편 20.09.16 18 0 17쪽
38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38편 20.09.14 18 0 13쪽
37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37편 20.09.11 19 0 15쪽
36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36편 20.09.09 20 0 19쪽
35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35편 20.09.07 18 0 15쪽
34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34편 20.09.04 24 0 16쪽
33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33편 20.09.02 23 0 17쪽
32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32편 20.08.31 22 0 26쪽
31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31편 20.08.28 25 0 30쪽
30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30편 20.08.26 36 0 15쪽
»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29편 20.08.24 35 0 14쪽
28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28편 20.08.21 27 0 15쪽
27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27편 20.08.19 29 0 13쪽
26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26편 20.08.18 44 0 13쪽
25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25편 20.08.14 27 0 13쪽
24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24편 20.08.12 29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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