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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은 님의 서재입니다.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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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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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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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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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31편

DUMMY

31.

“이정도면 되겠지?”

에스텔라는 종이와 잉크, 그리고 가방과 펜을 골라주며 엘리시아에게 의견을 물어 보았다. 에스텔라는 가급적 고급품을 고르려고 했지만 엘리시아가 그냥 보통 정도의 가격이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기에 자신이 쓰는 것보다 조금 더 좋은 것 정도로 골라 구매를 하고 있었다.

“음···또 필요한 거라면 옷하고···속옷이랑 양말도 필요 하겠네. 자주 갈아입어야 하니까. 그리고 노트를 묶는 끈도 사야겠다.”

“고마워 에스텔라. 에스텔라가 알아서 골라줘. 난 아무리 봐도 잘 모르겠어.”

“알았어. 맡겨주면 내가 알아서 골라줄게.”

에스텔라는 옷과 속옷 등을 고르면서 유난히 하나의 물건을 자주 쳐다보고 있었다. 잉크와 펜. 그리고 종이가 한 묶음으로 되어 있는 필기 세트였는데 상당한 고급품인 것 같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엘리시아가 보기에도 펜은 대단한 가치가 있어 보였다.

‘가격이 9만루센. 음···선생님 월급의 3개월 치 정도 되는 물건이구나. 이건 정말로 비싼 좋은 물건이 맞나 보네. 아···지금 몇 시지? 빨리 들어가야 하는 거 아닐까?’

엘리시아는 에스텔라에게 시간이 몇 시 인지 물어 보았다. 노예들은 정해진 시간에 일을 끝마쳐야 했기에 시간에 민감했다. 그 때문에 엘리시아는 항상 시간을 확인하는 버릇이 있었다. 언제나 간수에게 시간을 물어보는 것은 대부분 노예들의 습성이었다.

“로제. 난 시계를 안가지고 있어. 시계는 무척이나 비싸. 내가 살만한 물건이 아니라서 아직은 못가지고 있어.”

“시계 비싼 거구나. 미안.”

“아니야. 우리 반에서도 시계를 가지고 있는 아이는 한두 명 정도일거야.”

“그럼 나 시계 하나 사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럴래? 그럼 여기서는 웬만한 건 다 샀으니까 시계 사러 가자.”

“응”

둘은 학교로 물건을 배달 해달라고 주문을 하고 밖으로 나와 시계가게로 갔다. 에스텔라는 시계의 가격이 무척이나 비싸지만 로제가 시계를 가지고 있으면 자신도 무척이나 편하게 시간을 물어 볼 수 있어 편리할 거라고 생각했다.

“어서 오십시···요?”

시계가게 주인은 들어오는 여자 아이들의 나이가 너무 어려 손님인지 아닌지 구별이 가지 않았다.

“혹시 찾는 게 있니?”

가게 주인은 웃으며 둘에게 물어봤다. 아마도 이 아이들은 어려서 시계의 가격을 잘 모를 거라고 생각한 듯 했다.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시계를 사러 왔습니다.”

에스텔라는 정중하게 시계가게 주인에게 말을 했다. 에스텔라는 이미 시계를 살만한 돈이 없을 거라고 주인이 생각할거라 예상하고 있었다. 때문에 정중히 말을 하면 자신들이 어려도 주인이 상대해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음···가지고 다니는 시계는 무척이나 비싸단다. 어느 정도의 가격이면 우리 아가씨들의 마음에 들지 모르겠구나.”

시계 가게 주인은 가끔 재력 있는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하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둘을 막 대하지는 않았다. 엘리시아가 시계가게의 주인에게 말했다.

“일단 시간이 정확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태엽이 오래 갔으면 하고요. 튼튼하고 웬만한 충격에는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엘리시아를 보며 시계가게 주인은 의아해 했다. 보통 이 나이의 여자 아이들이라면 화려하고 보석 박힌 시계를 좋아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시계가 있지만 아주 비싸단다.”

에스텔라가 끼어들었다.

“혹시 괜찮으시면 보여 줄 수 있을까요?”

시계가게 주인은 웃었다. 가격을 들으면 아마도 이 아이들의 얼굴이 새빨개지며 밖으로 서둘러 나갈게 뻔히 눈에 보였기 때문이었다.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한 시계가게 주인은 금고를 열고 시계를 꺼내들었다.

“회중시계. 외부는 우리 장인들이 만든 특수한 합금으로 되어 있어 마차에 깔려도 망가지지 않는단다. 그리고 태엽은 55시간. 이틀 까먹고 태엽을 안감아도 정확하게 시계는 돌아가지. 그리고 유리는 사파이어를 장인이 갈아서 만들었어. 줄은 18K 백금 줄. 시계 안에는 다이아몬드가 11개 박혀 있단다. 12시에 박혀 있는 보석은 붉은 루비. 시계 바늘은 순금이고. 이 시계는 다른 시계에는 없는 아주 특별한 기능이 있단다. 바로 시간을 정해 놓으면 따르릉 거리면서 정해진 시간을 알려주지. 그리고 물에 어느 정도 담겨 있어도 시계 안에 물이 잘 안 들어간단다. 장인의 시계 중에서도 최고급 등급이고 우리가게에서도 가장 최고 등급중 하나지.”

시계가게 주인이 자랑스럽다는 듯이 말을 했다.

“전국 어디에 내놔도 이정도의 시계를 만들어 내는 장인은 20명도 안 될 거다.”

엘리시아는 시계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도무지 다이아몬드가 뭔지 모르겠어서 한참을 들여다보며 큰 눈을 이리 저리 굴렸다.

“이 시계 얼마인가요?”

시계가게 주인은 드디어 얼굴이 새빨개지는 시간이 왔구나 라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듣고 놀라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말해주지.”

엘리시아는 웃으며 말을 했다.

“혹시 돈이 모자라 못사게 되더라도 웃지는 말아 주세요.”

시계가게 주인은 껄껄 웃었다. 오랜만에 보는 유쾌한 어린 손님이었다.

“이 시계는 하나 만드는데 장인이 3개월이라는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시계란다. 가격은 금화 4개야.”

에스텔라는 눈이 튀어 나올것만 같았다. 아니. 실제로 어느 정도 튀어 나왔다고 생각했다. 세상에 이런 시계가 있다는 것은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시계가게 주인이 보여준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2개 주시겠어요?”

“응? 뭐라고?”

시계가게 주인은 얼떨결에 되물었다. 그사이 엘리시아는 금화 8개를 요리장 위에 올려 두었다. 시계가게 주인은 두 눈을 의심했다.

“혹시 네 이름이 뭔지 물어 봐도 되겠니?”

“로제 하인리히 입니다.”

주인은 오른손으로 이미를 치며 말했다.

“아하. 아가씨가 하인리히 남작님의 따님이었군. 그러고 보니 눈이 파란색이구나.”

“근데 아저씨?”

“왜 그러니. 말해 보거라.”

엘리시아는 방긋 웃으며 말을 꺼냈다.

“혹시 이 시계보다 더 좋은 시계도 있나요?”

주인은 지긋이 엘리시아를 바라보았다.

“뭔가 찾는 기능이 있는 거지?”

확고한 물건을 고르는 기준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디자인은 두 번째고 보석도 필요 없었다. 원하는 기능만 충실하다면 가격이 얼마든 지불하곤 했다.

“물이 완전히 안 들어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칼에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튼튼했으면 좋겠고요.”

“있다. 단 하나의 시계가 그런 기능을 가지고 있지.”

“보여주실 수 있나요?”

“물론.”

주인은 금고의 안쪽에 또 하나의 금고를 꺼내어 들었다.

“최고의 시계다. 다이아몬드 11개에 루비도 1개. 다만 아까 본 것보다 크기도 품질도 비교가 안 되지. 백금 줄. 하지만 아주 두꺼워서 안 끊어져. 사파이어 유리도 더 두껍지. 투명도도 비교가 안 되고. 바늘은 금이지만 더 가볍게 만들어 시계가 좀 더 정확하지. 태엽은 80시간. 자동태엽으로 태엽을 안감아도 된다. 알림 기능도 당연히 있고 물은 아예 안 들어가지. 마차 정도가 아니라 대포에 맞아도 아마 시계는 돌아 갈거나. 이중으로 덧댄 합금으로 뚜껑과 본체를 만들었지. 그럼에도 아주 가벼워. 물론 아까 것보다는 좀 더 무겁지만. 일반의 보통 시계보다는 가볍단다. 그리고 이 시계만의 최고 기능이 있지”

“뭔가요?”

“월과 날자가 자동으로 계산이 되서 표기가 된단다.”

엘리시아의 얼굴이 환하게 변했다. 그동안 노예로 살면서 날자는 아예 모르고 살아 왔었다. 일 년 동안 간수가 오늘부터 새해라는 말을 딱 한번 해줄 뿐이었다.

“얼마죠?”

“금화 10개.”

“두개 주세요.”

“고맙구나. 서비스로 평생 수리를 해주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옆에서 보고 있던 에스텔라는 머리가 아찔해졌다.

‘내 돈 감각이 이상해지고 있어.’

“지금 바로 가져가도 되나요?”

“물론 이란다. 지금 시계구매 증서와 서비스 증서를 써주마.”

엘리시아는 주인의 말뜻이 무엇인지 잘 이해가 가지는 않았지만 일단은 대답부터 했다.

“감사합니다.”

가게 주인이 증서를 쓰는 동안 가게를 둘러보던 엘리시아는 아까 본 것보다 훨씬 더 세련되고 훌륭해 보이는 펜 세트가 눈에 들어왔다.

“아저씨. 혹시 펜 세트도 판매 하시나요?”

“물론. 시계 장인이란 워낙에 섬세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고 괴짜들도 많다보니 자신의 기술을 이용해서 펜 같은 것들도 만들곤 하지.”

“저기에 있는 펜 세트 보여 줄 수 있을까요?”

“눈이 무척 높구나.”

주인은 펜 세트를 꺼내며 말을 이어갔다.

“24K 금 펜촉. 장인이 일일이 갈아서 만들지. 아주 부드러운 필기감이 일품이야. 그리고 펜은 일일이 잉크를 찍어서 쓰는 타입이 아니라 안쪽에 잉크를 한 번에 넣어서 쓸 수 있지. 한번 잉크를 채우면 종이 100장 정도를 쓸 수 있단다. 그리고 잉크가 절대로 안 새지. 펜의 몸통은 백금과 순금을 섞어서 만든 이중 본체야. 종이는 엘크라디아 나무에서 뽑아낸 최고의 품질이지. 물에 젖어도 잘 안 찢어진단다. 잉크는 물에 안 번지는 특수 잉크. 납도 안 들어 있어 몸에 나쁘지도 않지. 게다가 이 모든 것을 넣는 상자는 엘크라디아 나무의 가운데 몸통만을 써서 잘 다듬고 5번을 쪄서 뒤틀림이 없는 상자지. 거기에 금과 은과 백금으로 장식을 하고 다이아몬드로 포인트를 주었단다.”

엘리시아는 에스텔라의 반응을 살펴보고 있었다. 에스텔라는 말 그대로 흥분을 감추지 못한 얼굴로 벌겋게 상기된 채 주인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고 있었다.

“얼마죠?”

“금화2개”

“하나 주세요.”

“고맙구나. 서비스로 종이 300장과 잉크 2병. 그리고 갈아 끼울 수 있는 펜촉 하나와 평생 서비스를 제공하지.”

“감사합니다. 그리고 종이는 3천장 더 주실 수 있나요?”

“일주일 안에 학교로 가져다주마.”

“잉크도 10병 더 주세요. 다해서 얼마죠?”

“음···일단 천장에 1만루센 정도의 최고급 종이니까 3만루센과 잉크는 10병해서 1만루센. 총 4만루센 더 주면 되겠구나.”

“알겠어요.”

“이것도 들고 가겠니?”

“네. 다만 종이와 잉크는 말씀대로 배달 부탁 드려도 될까요?”

“물론이지. 고맙구나. 일주일 이내에 배달해주마.”

“감사합니다.”

둘은 가게에서 나왔다. 에스텔라는 부러운 눈으로 펜 세트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에스텔라. 이건 네 거야.”

에스텔라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로제. 이거 금화 2개짜리야. 나는 절대로 못 받아!”

“안 돼. 받아야 해. 나를 감싸 주었고 나를 도와주고 있으며 앞으로도 나를 가르쳐줄 거잖아. 이건 내 마음의 보답이야.”

“아···안 돼. 절대로 이런 건···.”

하지만 에스텔라는 말과는 달리 펜 세트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부들부들 떨리는 손은 당장이라고 펜 세트를 움켜 쥘 것만 같았다.

“에잇.”

엘리시아가 펜 세트를 이리 저리 움직이자 에스텔라의 눈도 펜 세트를 계속 쫓았다.

“마음에 들지?”

“아니. 마음에 들고 안 들고의 문제가 아니야.”

“그래? 안 받으면 내 맘대로 막 행동하다가 학교에서 쫓겨 날거야. 저번에 잡아먹었던 쥐가 참 맛있었지 아마?”

“아···안 돼···그리고 그런 협박도···”

“거참 시끄럽네. 빨리 받아.”

엘리시아는 에스텔라에게 강제로 펜 세트를 떠안겼다. 에스텔라는 안 받는다고 말은 해도 너무나 기쁜 얼굴이었다. 게다가 이미 손은 펜 세트를 꼭 쥐고 있었다.

“그리고 에스텔라.”

“나 이거 정말로 받아도 될까? 내 주제에 이런 거 쓴다고 천벌이 내리거나 하지는 않겠지?”

“그 정도에 천벌이 내릴 리 없지. 이것도 줄거니 까.”

엘리시아는 에스텔라에게 시계를 건넸다.

“로···로제? 이 시계는 왜 나에게 주는 거야?”

“원래 주려고 처음부터 2개를 산거야. 시간은 언제나 최고로 중요해. 다른 건 몰라도 시계만큼은 있어야 해. 날짜도 알아야 하고. 이건 내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에스텔라도 평생 필요할거야. 평생 서비스 해준다고 했으니까 이건 에스텔라가 평생 쓰도록 해.”

“하지만 로제. 이거 펜 세트랑 시계 가격을 합치면 웬만한 집 3채 값이야.”

“괜찮아. 앞으로 에스텔라에게 신세질 것에 비하면.”

“천벌정도로 안 끝날 것 같아. 떨려서 서있기도 힘들어.”

“절대로 받아. 앞으로 올 종이 3천장과 잉크10병도 다 에스텔라 거야.”

에스텔라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훌쩍거리는 소리에 엘리시아는 놀라서 에스텔라를 바라보았다.

“에스텔라. 왜 울어?”

“우리 집은 그다지 잘 사는 편이 아니라서···학교에서 무시당할까봐 열심히 공부 했거든. 사실 나 로제를 돌봐 주겠다는 것도 처음에는 학교에 점수를 따려고 그런 거란 말이야. 나중에는 진짜로 로제를 돌봐 줘야겠다고 생각했지만···그런 나한테 이렇게 비싼 것을 사주는걸 생각하니 미안하고 부끄러워서 눈물이 막 나온단 말이야. 젠장. 보지 마. 이쪽 보지 마.”

엘리시아는 바로 이런 점이 에스텔라의 좋은 점이라고 생각했다.

“에스텔라 고마워. 그렇게 솔직하게 말해줘서. 나는 친구가 필요해. 평생 한번도 가져보지 못했거든. 그러니까 에스텔라가 친구가 되어줘. 사실 나도 친구를 돈주고 사는 것 같이 되어서 마음이 편하지는 않지만. 나를 욕해도 좋으니까 그래도 친구가 되어줘. 그리고 내편이 되어줘.”

에스텔라는 엘리시아의 말이 무슨 말인지 바로 알아들었다. 하지만 이미 에스텔라는 돈과 재력 이외에 엘리시아에게 마음이 쓰이고 있다는 것은 말하지 않았다. 오래 있다 보면 언젠가는 자연히 알아 줄만큼 엘리시아가 똑똑하다는 것을 이미 느끼고 있었다.

“나는 이렇게 비싼 펜 세트를 쓰고···로제는 300루센짜리 샀는데.”

“난 아직 글도 모르니까 그 정도면 충분해.”

에스텔라는 콧물까지 흘리며 울기 시작했다. 그런 에스텔라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으며 엘리시아는 에스텔라의 눈물이 멈추기를 기다렸다.

“근데 에스텔라.”

“훌쩍. 왜. 왜 불러.”

“콧물 더러워.”

“응.”


“음···에스텔라. 이제 거의 다 산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하나 더 살게 있어.”

“아직 모자란 게 있었나? 뭘 사야 하지?”

“칼.”

순간 에스텔라는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로제. 기숙사에서는 칼을 가지고 있을 수 없어.”

“왜? 어째서? 누군가 내 목숨을 위협하면 어떻게 지키라는 거야?”

“우리는 분명 검술 교육을 받지. 하지만 위험하기 때문에 교육이 끝나면 무기 창고에 칼을 넣어둬. 그곳을 열수 있는 사람은 오직 선생님뿐이야.”

“아!”

엘리시아는 크게 낙담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로제.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

엘리시아는 다시 환하게 웃는 얼굴이 되었다. 감정을 숨길 줄 모르고 빠르게 변해 가는 엘리시아의 얼굴이 재미있다고 에스텔라는 생각했다.

“장식용 칼을 사는 것은 어때?”

“응? 칼을 장식해? 뭣 때문에? 그건 무기인데 장식도 한단 말이야?”

“보석이 박혀 있거나 잘 세공된 칼은 장식품으로 쓰기도 해.”

엘리시아는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으로 갸웃 거렸다. 사람을 죽이는 도구를 장식해 둔 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잘 모르겠지만 일단은 장식용 칼은 방에 둘 수 있다는 말이지?”

“아마 가능할거야. 은화 20개 친구 기억나지? 아···그 아이의 이름은 스팡클이야. 스팡클의 방에 칼이 장식되어 있어. 보석도 많이 있고. 그거 은화 2개짜리 칼이라고 자랑을 엄청 했었거든.”

“칼 하나에 은화 2개라니···믿을 수가 없네.”

“금화 10개짜리 시계를 가지고 있는 로제가 할 말은 아닌데.”

엘리시아는 못들은 척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배고파.”

“일단 식당에 갈까?”

“아니. 저게 먹고 싶어.”

엘리시아가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이동한 에스텔라의 눈에 길에서 파는 고기꼬치가 보였다.

“내가 살게.”

에스텔라가 고기꼬치를 주문할 때 뒤에서 심한 소리가 났다. 엘리시아의 배에서 나는 소리였다. 에스텔라는 얼굴이 빨개지며 조용히 엘리시아에게 말을 건넸다.

“아무리 배고파도 쥐···쥐는 절대 안 돼!”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있다니.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일거야. 에스텔라.”

에스텔라는 깔깔 웃으며 엘리시아를 바라보았다.

“난 세상에 음식을 그렇게 맛있게 먹는 사람은 처음 봤어. 그것도 꼬치를 4개씩이나!”

엘리시아는 입안에 남아 있는 맛을 음미하려는 듯 혀를 계속 굴리고 있었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게 해줘서 정말로 고마워 에스텔라.”

“아니야. 나야말로 정말로 고마워. 시계. 펜 세트. 내 평생의 보물이야.”

“아···그런데 보통 시계는 얼마 정도 해?”

문득 엘리시아가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음···시계에 따라서 다르기는 한데 28시간 태엽시계가 보통 3만루센 정도 하니까. 좋은 시계라면 보통 은화 1개나 비싸도 2개 정도? 일반적인 최고급 시계도 은화 4개는 안 넘어. 3만루센짜리 시계는 고장도 자주 나고 시간도 잘 맞지 않는걸.”

“그렇구나. 그럼 역시 이 시계로 사길 잘했네.”

에스텔라는 걸으며 시계뚜껑을 열고 시간을 보며 생각했다.

‘정말로 정확하네. 대 광장에 있는 시계와 정확히 초 단위까지 일치해. 게다가 이 시계의 디자인은 말로 표현을 할 수 없을 정도야. 심지어 루비와 다이아라니.’

대광 장에 있는 대형 시계는 시간을 측정 하는 장인들이 두 시간에 한 번씩 시간을 계속 교정하는 가장 정확한 시계였다.

“여기야.”

에스텔라는 가게 앞에 서며 엘리시아의 손을 잡았다.

“이곳에서 가장 품질 좋은 칼을 파는 가게야. 여기 주인은 한때 엄청난 검사였대.”

“그런 사람이 파는 가게라면 잘 골라 줄 것 같아.”

에스텔라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근데 로제. 난 이 가게 말고 다른 곳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왜?”

에스텔라는 침을 삼키며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소문으로 들었는데 여기 주인이 미친 사람이래.”

“미친 사람? 하지만 엄청난 검사라면서.”

“응. 엄청난 검사인데 미쳤다고 하더라고. 돌았다고도 하고. 성격도 엄청 안 좋대. 손님을 노려보고 물건도 달라는데 안 팔고. 그러니 우리 다른 데로 가자.”

“나는 오히려 마음에 들어. 미친 사람들을 많이 봐와서 딱히 불편하지는 않거든.”

“응? 미친 사람들을 많이 봤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괜찮아. 나 미친 사람들이랑 친하게 잘 지내. 예전에 살던 곳에 많이 있었거든.”

엘리시아는 가게 문을 활짝 열고 들어섰다. 안에 앉아 있던 중년의 남자는 날카롭게 엘리시아를 쏘아 보았다가 약간 부드러운 눈매로 다시 돌아왔다.

“안녕하세요.”

“안녕. 오랜만의 손님이네. 칼을 사러 온 건가?”

“네. 장식용 칼이 필요해서요.”

중년의 남자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엘리시아에게 다가왔다. 그리고는 엘리시아를 가까이서 훑듯이 쳐다보았다.

“장식용 칼은 뭐에 쓰게?”

엘리시아는 웃음을 잃지 않은 얼굴로 중년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장식할 때 쓰려고요. 제 방 한쪽이 허전 하거든요.”

남자는 피식 웃음을 짓고는 엘리시아가 자유롭게 다룰 수 있을 만한 작은 칼 하나를 던졌다. 엘리시아는 그 칼을 양손으로 받았다.

“칼 한번 써봐. 학교에서 배운 거든. 뭐든 지간에.”

엘리시아는 칼을 잠시 들고 무계배분을 보고는 곧 칼을 잡았다. 그리고 안나에게 배웠던 검술 몇 가지를 시험 삼아 해봤다. 빠르고 정확하며 빈틈이 없었다.

“세상에.”

엘리시아의 모습을 에스텔라는 입을 벌린 채로 바라보았다. 엘리시아의 칼 놀림은 학교 교관 선생님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고 정확했다. 마치 춤을 추고 있는 것만 같았다.

중년 남자의 눈매가 더욱 날카로워 졌다.

“거짓말쟁이군. 장식용으로 쓸 생각 따위 하나도 없잖아?”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죠?”

“네 이마의 상처. 그건 칼자국이야. 알타미아 벌레로 상처를 잘 아물게 했어도 내 눈은 속이지 못해. 그리고 네 왼쪽 손바닥의 상처. 그것도 칼자국이야. 깊게 베인 자국으로 보건데 분명 뼈까지 칼날이 파고들었겠지. 게다가 칼을 놀리는 솜씨는 이미 실전을 많이 치룬 사람의 솜씨군. 조금의 망설임도 없어. 너는 잘 모르는 것 같지만 찔리면 분명히 죽는 급소만 정확히 공격하는 게 습관이 되어 있군. 아마 너를 해하려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너는 망설임 없이 목을 베어 버리겠지.”

엘리시아는 말없이 가만히 중년의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에스텔라는 어쩐지 무서운 기운에 살짝 뒤로 물러났다. 마음은 도망치고 싶었지만 엘리시아를 두고 도망갈 수는 없었기에 억지로 무서움을 참았다.

“너 이름이 뭐야.”

“로제 하인리히 입니다.”

“거짓말 하지 마! 너는 로제가 아니야.”

“로제 하인리히 입니다.”

남자는 툭 하고 떨어지듯 웃었다. 그리고 점점 더 커지는 목소리로 엘리시아를 몰아 붙였다.

“너 여태까지 몇 명의 사람을 죽였어? 수도 없이 많은 사람을 죽였지?”

에스텔라의 다리가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로제가 사람을 죽이다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칼 가게 주인이 한마디 할 때마다 뿜어져 나오는 압력으로 에스텔라는 주저 앉을 것만 같았다.

“내가 이렇게 살기를 보내는데도 꿈쩍도 하지 않는 사람은 오랜만에 보는군. 많은 실전을 치루거나 정말로 믿기 힘들 정도로 힘든 일에 휘말려 살았거나.”

엘리시아는 그저 남자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푸핫. 정말로 대단하군. 괜찮은 척을 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괜찮은 거잖아?”

남자는 웃음을 터뜨렸다.

“지금 들고 있는 그 칼은 어때? 쓰기 편해?”

엘리시아는 칼을 남자에게 건네주며 대답했다.

“무계는 좋아요. 다만 중심이 나빠서 오래 쓰기에는 힘들 거라고 생각해요.”

“내 칼을 모욕하는 건가? 어떤 무게 중심이 나쁘다고 하는 거지?”

칼 가게 주인이 으르렁 거리듯 말했다.

“칼날이 너무 가벼워요. 목을 향해 칼을 날릴 때 가벼운 칼날로 인해 목이 깨끗이 안 베어 질 확률이 높아요. 그렇다면 계속 많은 힘을 주고 칼을 써야 한다는 말인데 그럼 피로도가 높아져서 오래 칼을 쓰기 힘듭니다. 손잡이는 쓸데없이 무겁고요.”

남자는 갑자기 호쾌하게 웃기 시작했다.

“푸하하하하. 좋다. 너를 손님으로 인정하지. 이렇게 유쾌한 손님은 정말로 오랜만이군.”

엘리시아는 기분 좋게 웃는 남자를 보며 같이 웃었다.

“심술쟁이 아저씨군요. 칼을 팔 때마다 손님을 시험 하나요?”

“하하하하. 나에게 심술쟁이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이 동네에 너뿐일걸.”

남자는 한참을 웃다가 엘리시아를 보며 자신의 소개를 다시 했다.

“내 이름은 로텔 바우어 이라고 한다.”

“안녕하세요. 로텔 아저씨.”

엘리시아는 다시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난 칼을 팔고 싶은 사람에게만 팔지. 그래서 장사가 안 돼. 특히 배부른 돼지들이 장식용으로 칼을 산다고 하면 다 쫓아 버리지.”

엘리시아는 그 말에 공감이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칼을 장식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되긴 해요.”

로텔은 웃으며 칼을 몇 개 고르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식용 칼을 사려는 이유는 학교에 일반 칼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지?”

“네. 맞아요.”

“음···좋은 칼이 있기는 한데.”

로텔은 칼 하나를 엘리시아의 손에 쥐어 주었다. 이번에는 던지지 않고 정중하게 칼을 직접 쥐어 주기까지 했다.

“어떤 것 같니?”

엘리시아는 칼을 이리 저리 휘두르며 감각을 보았다.

“좋아요. 하지만 역시 조금 가볍네요.”

“전에 쓰던 칼이 좋은 칼은 아닌 모양이구나. 좋은 칼일수록 가벼우면서도 강하고 부러지지 않지.”

“그렇다면 칼의 무게 감각을 다시 익혀야 할까요?”

“아니···그럴 필요까지는 없다. 나이를 먹을수록 큰칼을 쓰게 되니까 미리 무계가 있는 칼을 쓰면 나중에 도움이 많이 되지. 하지만 너에겐 전에 쓰던 칼이 좀 버겁기는 했을 거야. 그게 안무거웠다면 아마 너는 힘이 무척 센 사람일거다.”

“저는 역시 약간은 무계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렇다면 이 칼은 어떠냐.”

남자는 다른 칼을 엘리시아의 손에 쥐어 주었다.

“이거 딱 좋은가 같아요.”

“아마도 어리다 보니 힘이 모자라 상대편의 목을 벨 때 칼의 무게를 이용해 왔던 모양이군. 그럼 이거랑 같은 무게에 중심도 같은 칼 중에 장식용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보여주마.”

남자는 안쪽으로 들어가서 제법 큰 나무상자를 들고 왔다. 나무상자를 열자 그 안에는 화려한 칼이 들어있었고 칼을 장식해주는 받침대도 들어 있었다. 엘리시아는 칼을 뽑아 들고는 시험 삼아 휘둘러보았다.

“역시 좋은가 같아요.”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최선의 선택이다. 칼날도 다른 칼에 비해서 아주 날카롭지. 조심해야 할 거야. 장식된 보석도 전부 진짜고 최상급 품이지.”

“얼마인가요? 많이 비쌀 거 같은데요.”

“돈은 안 받는다. 그냥 가져가거라.”

엘리시아와 에스텔라는 동시에 로텔에게 물었다.

“왜요?”

로텔은 큰소리로 다시 웃었다.

“너한테는 돈 안 받는다. 라펠느 그랑베르텐.”

순간 엘리시아의 표정이 굳었다. 그리고 한발 물러서 있던 에스텔라는 다리에 힘이 풀려 결국 바닥에 주저앉았다.

“저를 아시나요? 로텔 아저씨?”

“네 할아버지와는 전쟁에 많이 참전 했었지. 로하엘 공작님은 내 생명의 은인이기도 하고.”

“어떻게 알아 보셨죠? 저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모르는 사람은 그냥 넘어가겠지만 너의 눈 색은 왕가의 직계 혈통만이 가질 수 있는 거야. 피가 흐려진 떨거지 귀족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짙고 깊은 푸른색이지. 그리고 네 할아버지에게 연락이 왔다. 나는 너의 사정을 아는 얼마 안 되는 사람이야. 그리고 네 편이지.”

“믿어도 되나요?”

“너를 시험해 봤다고 심통을 부리는 거냐?”

엘리시아는 로텔의 얼굴을 다시 한 번 바라보았다. 아까 로텔이 보낸 살기는 엘리시아가 당해낼 수 있는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아직 내가 살아 있는 걸로 봐서는 제 편인 것이 맞는 것 같네요. 제 편이라면 어떻게 도와줄 거죠?”

로텔은 어깨를 들어 올리며 불만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난 베이비시터가 아니야. 하지만 너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내가 제일 먼저 달려가지.”

“감사합니다. 로텔 아저씨. 부탁할일이 있다면 신세를 지도록 할게요. 칼 값은 얼마인가요?”

“안 받는다. 그냥 가져가거라.”

“안됩니다. 돈 걱정이라면 안하셔도 됩니다. 돈은 충분히 있어요.”

로텔은 피식 웃으며 기지개를 켰다.

“아버지가 베르너 남작인데 당연히 엄청나게 많은 돈을 가지고 있겠지. 그런 의미가 아니다.”

“그래도 받으셔야 하는 게 맞습니다.”

“절대로 안 받는다. 그러니 가져가렴. 그 칼은 특별해. 너를 잘 지켜줄 수 있을 거다.”

“알겠어요. 지금은 칼을 가지고 그냥 가겠어요.”

“매주 휴일 때 들리렴. 너에게 알려줄게 많단다.”

“네 감사해요.”

“그리고 라펠느 옆에 있는 아가씨.”

에스텔라의 머리가 덜덜 떨리며 로텔에게로 향했다.

“아까 나한테 미친 사람이라고 하는 거 다 들었다. 심지어 돌았다고?”

에스텔라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까악!”

에스텔라는 펜 세트를 껴안은 채 밖으로 도망 나갔다. 하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있던 에스텔라는 곧 넘어지며 땅바닥에 굴렀다. 그 모습을 본 로텔은 미친 듯이 웃었다.

“나한테 미친 사람이라고 말해도 네 친구를 살려 주잖니. 좀 더 나를 믿어보렴. 라펠느. 푸하하하하.”

엘리시아는 로텔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미친 사람하고는 이제 더 이상 인연이 없을 줄 알았는데···.”


“역시 미친놈이었어.”

에스텔라는 길을 걸으며 울고 있었다. 넘어질 때 펜 세트를 보호하기 위해 껴안고 있다가 손등과 팔등이 까지며 심하게 다쳤다.

“그래도 치료해 줬으니까 이제 그만 울어. 저 정도면 미친 사람치고는 정상이야.”

“다음에 만나기만 해봐라. 전력을 다해서 도망가 주마.”

에스텔라는 펜 세트를 껴안은 채 울먹이면서도 엘리시아를 계속 흘끔 흘끔 바라보았다.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봐도 돼.”

엘리시아는 에스텔라에게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했다.

“저기···.아까 로텔아저씨가 너에게 한말···그거 사실이야?”

“내가 라펠느 그랑베르텐이냐는 거 말이지?”

“응···아니···아니야. 듣고 싶지 않아. 어쩐지 들으면 안 될 거 같아. 그냥 안 들을래. 말하지 마.”

에스텔라는 자신이 휘말린 일이 각오한 만큼의 엄청난 일보다 훨씬 더 엄청난 사건이라는 게 실감나기 시작했다. 그랑베르텐 가문의 아가씨라면 왕실을 제외하고는 이 나라 최고의 권력과 부의 상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이런 시골의 기사 학교에 와있다는 것도 말이 안 되었고 남작의 딸로 위장을 하고 있다는 것은 더더욱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오늘만 에스텔라가 궁금해 하는 것은 다 말해줄게. 하지만 에스텔라. 부탁이 있어.”

에스텔라는 이미 알고 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먼저 말했다.

“알아. 비밀이라는 거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은 거지?”

엘리시아는 그런 눈치 빠르고 총명한 에스텔라의 뺨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고마워. 에스텔라. 난 역시 너하고 같이 있는 게 좋아.”

급작스러운 엘리시아의 행동에 에스텔라는 얼굴이 빨개졌다.

“아아···어쩐지 감당하기 힘든 일에 휘말린 것 같아.”

엘리시아는 에스텔라의 뺨을 계속 만지며 아주 조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너무도 조용하고 나직한 목소리라서 에스텔라는 서늘한 느낌 마저 들었다.

“이 일로 인해 에스텔라를 해하려는 사람은 내가 전부 베겠어.”

에스텔라는 로제에게 정말로 사람을 죽여 봤냐고 물어 보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은 물어보지 않기로 했다. 사실을 듣게 된다 해도 에스텔라는 어찌 해야 할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은 사실을 알게 된다 해도 에스텔라는 로제의 곁에 계속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작가의말

엘리시아가 적응을 해야 하는 과정은 사실 극적인 사건이 없는 일상적인 이야기라 자칫 지루하게 느껴지실수 있습니다. 일부러 분량만 늘리려는 것처럼 보일것 같기도 해서 이번엔 두편이 넘는 분령을 한편에 올리기로 했습니다.

이전에 엘리시아가 학교 생활을 하는 부분이 꼭 한번은 다뤄져야 해서 이 부분은 저도 글을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꽤나 고민을 했습니다만 역시 반드시 꼭 있어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해서 올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곧 새로운 사건들이 터지기 시작합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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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51편 20.10.14 15 0 24쪽
50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50편 20.10.12 10 0 13쪽
49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9편 20.10.09 11 0 17쪽
48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8편 20.10.07 14 0 21쪽
47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7편 20.10.05 16 0 22쪽
46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6편 20.10.02 20 0 15쪽
45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5편 20.09.30 18 0 17쪽
44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4편 20.09.28 17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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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1편 20.09.21 17 0 17쪽
40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40편 20.09.18 17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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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37편 20.09.11 19 0 15쪽
36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36편 20.09.09 20 0 19쪽
35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35편 20.09.07 18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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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31편 20.08.28 25 0 30쪽
30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30편 20.08.26 36 0 15쪽
29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29편 20.08.24 34 0 14쪽
28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28편 20.08.21 26 0 15쪽
27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27편 20.08.19 29 0 13쪽
26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26편 20.08.18 44 0 13쪽
25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25편 20.08.14 27 0 13쪽
24 엘리시아, 라펠느, 로제 그리고 시아. 24편 20.08.12 29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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