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침대에 앉아 멍 때리며 창밖을 내다보던 어느 날.
아무런 전조 없이 각성했다.
[차원 E004의 생명체 '이수현'은 각성하였습니다.]
[능력 - '호흡'을 각성합니다.]
[각성자 '이수현'의 차원 간 경계가 허물어집니다. '격'의 한계가 해제됩니다.]
[ 상태창
각성자 : 이수현
마나 : 1
능력 : 호흡 level 1
세부기술 - 미등록
하위기술 - 미등록
각성 level : 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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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은 차원으로 향하는 세계의 흐름 속에서 완전한 흐름으로 거듭나기를.]
'헉, 뭔 소리여 이게?'
멍 때리고 있던 수현, 놀라 자빠질뻔했다.
그는 정신을 추스르고 이 상황을 파악하고자 했다.
앞에 펼쳐진 반투명한 빛의 창과 글자.
그리고 방금 들려온 정체불명의 소리.
이를 이해하니 그제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달았다.
"각성... 각성이라고? 흐헉!"
그는 순간 소리칠 뻔한 입을 간신히 틀어막고 마음속으로 아우성쳤다.
'내가 각성했다니, 각성자라니!'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표출하고 싶은 심정이지만, 참았다.
그의 입술 사이에는 억누른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흐... 이제 내 인생 활짝 폈다! 인생역전 가즈아!"
각성자.
간단히 말하자면 상태창을 띄울 수 있고, 마나를 보유하며, 능력을 습득한 자들을 일컬은다.
저 능력이라는 것에는 보통 평이한 것부터, 소설이나 영화에 나올 법한 '초자연적 현상' 같은 것들도 포함된다 -이를 간단히 초능력이라 칭한다-.
어느 능력이든 상태창에 각인되어 있기만 하면 마나를 사용해서 능력을 발현할 수 있다.
"와 씨. 이거 진짜 맞지?"
그는 눈을 비비고 다시 눈앞을 보았다.
믿을 수밖에 없었다.
유난히도 찬란하게 빛나는 각성이란 단어, 그 빛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
각성자가 된 순간부터 그에게 저 빛처럼 찬란한 미래가 열릴 것이리라.
그는 들뜬 마음을 진정시키고 몇 줄 되지 않은 창을 읽어내렸다.
'...... 근데 능력 이름이 호흡? 뭐지.'
무언가 이름이 조금, 좋은 말로 평범하고 나쁜 말로는 별거 없어 보였다.
'첫인상이 좀 별로인데.'
왠지 그의 마음 한구석에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기왕 각성한 거 좋은 능력을 얻고 싶은 게 인간의 마음.
수현은 생각을 접어두고 능력을 정확히 확인해보기로 했다.
자.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집중하고,
"호흡!"
그러자, 놀랍게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몇 분을 기다려도 마찬가지.
'뭐야 이거, 발동은 안된 거 같은데. 패시브 능력인 거 같지도 않고.'
세상에는 각양각색의 능력이 있으니, 능력의 발동 방법 유형도 다양한 법이다.
말, 언령을 통한 방법은 아닌 거 같고,
상시 발동형이라 보기에는 각성하기 이전과 달라진 점이 아무것도 없는 거 같다.
그럼 행동 유도형인가?
이름이 '호흡'이니 숨을 쉬면 되는 걸까?
'그렇다고 보기에는 여태까지 계속 숨 쉬고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텐데.'
그는 이후 여러 방법을 시도해봤지만 실패하긴 매한가지였다.
'... 모르겠다.'
그는 일단 물러났다.
급작스레 피로가 밀려들어왔다.
그가 능력을 각성한 시간은 한밤중.
몇 시간 지난 지금은 새벽으로 당연히 졸릴 시간이었다.
능력에 대한 탐구심과 불안함은 잠시 접어두고 일단 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잠은 소중하니까.
그는 침대에 눕고 빠르게 잠이 들었다.
의식이 무의식의 바닷속으로 점점 잠겨 들어갔다.
다소 불규칙한 호흡이 규칙적으로 안정되어가며 깊어졌다.
그러자,
['호흡'을 발동합니다.
호흡을 통해 마나를 흡수합니다.
체력회복력 극소량 상승
마나회복력 극소량 상승
체내 마나흡수력 극소량 상승
체내 마나순환력 극소량 상승
마나지배력 극소량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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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자 이수현과 능력과의 일체율이 매우 높습니다.
능력의 효율이 대량 상승합니다.
호흡 레벨이 상승합니다. 1 > 2
호흡을 통해 마나를 대량으로 흡수합니다.
체력회복력 100% 상승
마나회복력 100% 상승
체내 마나흡수력 100% 상승
체내 마나순환력 100% 상승
마나지배력 100% 상승
능력 증폭 효과 발생! 마나흡수력이 증폭됩니다.
마나 1 상승
마나 1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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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내 마나가 10에 도달하였습니다.
조건을 만족하여 1단계 한계 돌파를 이루어냈습니다.
각성 레벨이 1 상승합니다. 0 > 1]
이 어마어마한 변화가 수현이 잠든 사이에 일어났다.
그가 깨어있는 채 이 모든 과정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면 놀라 까무러쳤을 만한 일.
그러나 그럴 일은 없이 그는 깊은 잠에 빠진 채였다.
-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글 처음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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