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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이이

회귀한 천재공학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딜쿠샤
그림/삽화
딜쿠샤
작품등록일 :
2022.08.10 02:51
최근연재일 :
2022.09.29 22:2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242,248
추천수 :
3,985
글자수 :
252,033

작성
22.08.31 22:20
조회
4,990
추천
82
글자
12쪽

회귀한 천재공학자 21화

.




DUMMY

부우웅―


― 화려한 조명이 나를 감싸네~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대중가요.


“이야~ 천하의 짠돌이가 차를 다 사고 무슨 일이냐.”

“어때? 죽이지?”


물론 전생에서 타고 다니던 내 애마에 비하면 형편없는 연비와 디자인이었지만, 나름 이 시대에서도 하차감 하나만큼은 예술이었던 스포츠세단이었다.


“응. 이 차 좋지. 안 그래도 이거 우리 집 차고에 몇 대 있는데.”

“음······. 그래?”

“그나저나 차 살 거였으면 미리 말을 하지, 중고로 넘겨줄 수도 있었을 텐데.”

“아니야, 이미 지난 일인데 뭐.”


참 일찍도 말하네.

덕분에 한껏 날아갈 것 같던 기분이 언제 그랬냐는 듯 꺾여졌다.


“그것보다, 그날 이후로 연락 안 해봤냐?”

“또 뭐가?”

“그 여자 말이야, 저번에 잔뜩 성나서 돌아갔잖아.”

“아······.”


그러고 보니, 연락을 준다고 해놓고 통 소식이 없네.

뭐, 어차피 그리 중요한 인물은 아니었고, 제 아무리 기가 스틸의 핵심 연구원이었다고 하더라도, 그 여자의 업무 능률이야 대체할 수 있는 연구원들이 널리고 깔렸으니까.

굳이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연락오겠지 뭐. 그리고, 내가 아쉽나? 본인이 아쉽지?”

“하여튼, 공부만 한 놈들은 이래서 안 된다니까. 이렇게 여자의 마음을 몰라서야······.”

“어이가 없네. 그러는 형은? 뭐 대단한 카사노바라도 납신 줄 알겠다?”

“나는 인마, 어!······. 됐다, 말한다고 알기나 하냐.”

“그리고 그 여자랑 자꾸 엮지마, 그런 사이 아니니까.”

“네~ 네~ 암요.”


황 회장의 호출로 TK 본사에 찾아가는 길.

아마, 오늘이 그날이겠지?


‘밀린 어음을 받으러 가는 날.’


나노 쿨러가 본격적으로 양산화에 돌입한 게 어느덧 1개월 반. 그 사이 TK 에게 납품한 총 5,000 천 대 분에 대한 금액을 청산하는 자리였다.

물론 보통은 계좌로 송금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지만.

그 노인네, 그 사이 또 어디서 정보를 흘려들은 게 분명하다.


“그나저나, 졸업 작품 준비는 잘 돼가?”

“그럴 리가, 누가 자꾸 일병마냥 빡세게 굴리는 바람에 아직 하나도 준비 못 했는데?”

“하하······. 내가 미안하다.”


내가 뭐라도 하나 해줘야 겠네.


끼익―


문득 황지훈에 대한 미안함이 몰려올 즈음 때마침 TK 그룹 본사에 도착했다.


“여기 있어 봐, 니꺼 표찰 바꾸고 올 테니까.”


내 신분증과 핸드폰을 받아들고는 인포데스크로 향하는 황지훈.

무슨 보안에 그렇게 신경쓸 게 있다고.

기껏 해봐야 내 발밑 정도에 간신히 닿을랑 말랑한 기술 가지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었다.

어찌 됐든 TK의 기술력이 새어나가는 순간 국가적 손해가 발생할 수 밖에 없을테니까.


이윽고 표찰을 들고 돌아오는 황건우.


“자, 주 기사님 들어가시죠.”


* * *


본사 1층에 들어간 순간 장현수 실장이 우리를 마중 나와 있었다.


“오셨군요 은호 씨,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사람들의 시선이 우리를 향해 집중돼기 시작했다.

하긴, 어지간한 귀빈이 아닌 이상, 한 대형 그룹의 임원진이 직접 1층까지 마중을 나오는 일은 흔치 않을 것이다.

예전 같았다면, 분명 집중되는 시선에 부담을 느꼈겠지만, 어느샌가 이제는 이것마저 즐기게 됐고, 이내 회장실로 이동하는 발걸음은 깃털보다 가볍게 느껴졌다.


똑똑―


“회장님, 주은호 대표님께서 오셨습니다.”


회장실의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선 순간.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황 회장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어서오게. 기다리느라 목이 빠지는 줄 알았네.”


뭐지?

분명 엊그저께만 해도 한껏 풀이 죽어서 세상 다 산 사람처럼 굴더니, 그사이 무슨 좋은 일이라도 생긴건가?


“표정이 굉장히 밝아 보이십니다.”

“암.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아버지,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으세요?”


말없이 리모컨을 들고 버튼을 누른 순간.

천장에서 화이트 스크린이 내려왔다.

이윽고 빔 프로젝터에서 소음이 발생하기 시작하더니, 스크린 안에서 무수히 많은 그래프 선들이 나타났다.


“저걸 한 번 봐보게.”


너무나 많은 선들 때문에 정신이 없었던 건 물론.

알 수 없는 경제 용어들이 적혀있던 탓에 도저히 내 머리로는 이해하는 게 쉽지 않았다.


“주식 차트 이런 건가요······?”

“이 사람아, 주식 차트랑 영업 실적표 하나를 구분 못해서 무슨 사업을 하겠다는 건가?”


그순간 어김없이 터지는 황지훈의 비웃음 소리.


“크큭, 아버지, 이런 거 보여주면서 설명해 봤자 얘 하나도 못 알아들어요. 이쪽으론 아예 문외한이라.”


반박할 수 없는 말이었다.

전생에서 경영에 손을 대지 않았던 이유도 이러한 문제 때문이었으니까.


“이런 기초적인 것도 못 알아볼 정도라니. 도대체 기업 경영을 어떻게 하려고.”


연실 혀를 끌끌거리며 안타깝다는 투로 얘기하는 황 회장.


“그런 거라면 지훈이 형이 있으니 걱정 없습니다. 또 워낙 이런 쪽으로 머리가 잘 돌아가니까요.”

“그런가?”

“네······. 하하.”


대견하다는 듯한 눈망울로 황지훈을 바라보는 황 회장, 그런 아버지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황지훈은 곧장 본론으로 넘어갔다.


“아, 아버지. 그래서 이게 뭐 어쨌다는 말입니까?”

“야 인석아 이걸 보고도 몰라?”


여간 답답했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화이트 스크린 속 그래프에 대해 직접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이게 우리 회사 전년도 4분기 영업 이윤이다. 아 물론 공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라던가 로스 같은 건 모두 포함한 그래프지.”


이윽고 넘어가는 다음 장.


“자, 이건 이번년도 4분기 영업이윤. 한눈에 봐도 차이가 막대하지 않나?”


과연 그 차이가 눈에 띄게 달라진 게 한 눈에 봐도 알 수있었다. 단순히 그래프의 위치가 너무나 큰 폭으로 벌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결론은 TK가 지금 흑자에 들어섰다 그런 건가요?”

“뭐, 내 자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말 할 수 있겠구만.”


내 자랑은 무슨.

그렇게 만들어준 사람이 누군데.

하나, 기뻐하는 황 회장의 모습에 찬 물을 끼얹을 순 없었다.


“축하드립니다. 그래서 저희한테 떨어지는 건 얼마 정도 입니까?”

“자네가 이전에 나한테 제시했던 단가가 어느정도였지?”

“제품 하나당 200만 원 정도였던 것 같은데요?”


또 한 번 알 수 없는 미소를 보이며 히죽거리는 황 회장 이윽고 그의 입이 열린 순간 황지훈과 나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사나이 대장부가 그렇게 포부가 없어서야, 1000으로 하지.”

“네!?”


그 정도로 몇 배의 수익을 벌어들였다는 건가.

기껏 해봐야, 100억짜리.

원가를 제하면 총 50억 정도가 떨어지는 장비를 순식간에 5배나 올려줄 정도라면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회장님이라지만, 이렇게 막 아무렇게나 결정하셔도 되는 겁니까?”

“이 사람아, 내가 설마 그런 계획도 없이 움직였을까 봐? 이미 다 얘기 끝난 거야.”


너무 뜬금없긴 했지만, 굳이 남들에게는 쉽게 오지 않는 좋은 기회를 마다할 이유는 없는 법. 나 또한 재차 기뻐하며 앉은 자리에서 몸부림을 쳤다.


“그런데 말이지. 아무래도 그냥 들어줄 수는 없고······.”


그순간 서로를 부둥켜안고 기뻐하던 황지훈과 내 몸부림이 황 회장의 말 한마디에 멈추었다.


“네?”

“그러려고 그런 건 아니네만, 아무래도 요근래 자네 행동이 좀 수상해서 뒷조사를 좀 해봤더니 아주 놀라운 일을 벌이고 있더군.”


그럼 그렇지.

이미 예상하고있던 상황이다.

장 실장 그렇게 안 봤는데, 그새 황 회장에게 일러바쳤다 이거지?


“그래서 말이지······.”

“다 알고 있으니 편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장 실장님이 회장님한테 뭐라고 하신 겁니까?”

“아, 혹시 이미 알고 있었던 건가?”


모르는 게 더 이상한거지.

어쩐지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가며 자꾸 공장에 드나들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황건우 그 인간 때문에 정보가 새어나가는 걸 알면서도 방치한 내 잘못이다.

뭐, 그렇다는 얘지기만, 어차피 황 회장에게 자그마한 선물을 하려고 했던 터. 내 뒤를 캐고 다녔다는 게 괘씸하긴 하지만, 이미 나노 쿨러로 막대한 자본을 벌어들인 이후 더 욕심이 생겨서 그런 것일 테니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결론은 다시 한번 저와 계약을 맺고 싶다, 그런 건가요?”

“이해가 빨라서 좋구만. 알아보니, 기가 스틸인가? 그걸 개발하고 있다고?”

“네. 그렇습니다.”

“나도 뭐 기사로 익히 들어 알고는 있었네만, 덜컥 믿기 쉬운 일은 아니었어야 말이지. 근데 자네가 그걸 개발한다고 듣는 순간 아, 이건 되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하하.”


뭔 말을 저리 빙빙 돌리는지.

그냥 TK한테만 좋은 조건으로 납품을 약속해달라 하면 될 것을.


“최대한 좋은 조건으로 맞춰 드릴 테지만. 아마 실질적으로 납품되기까지는 꽤나 오래 기다리셔야 할 겁니다.”

“자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나야 뭐 자네가 약속만 지켜준다고 하면 더할 나위 없는 거고.”

“그럼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하실 말씀은 그게 전부인 겁니까?”


이내 자신의 속내를 들키기라도 했다는 듯 몸을 움찔거리는 황 회장. 이렇게 보내기엔 여간 미안했는지 이전과 같이 황지훈에게 한도 없는 카드를 쥐여주었다.


“그럼 다음에 또 볼 일이 있다면 장 실장을 통해 연락하도록 하지.”


‘예예~ 여부가 있겠습니까.’


* * *


“정말 괜찮아? 뭐 안 먹고 들어가도?”

“됐어, 그 정도야 나도 사 먹을 능력은 있어.”

“그래, 나도 뭐 별로 땡기는 것도 없는데 그냥 회사로 가자.”

“아, 나는 잠깐 어디 들러야 할 곳이 있어서. 회사까지는 태워다 줄게.”

“또 어딜 가려고? 설마······. 데이트?”

“내가 그거 그만하라고 했지.”


소학준 소장의 말에 따르면, 기가 스틸이 개발되어 상용화되기까지는 적어도 1년에서 2년이란 시간이 필요할 터.

그동안 손가락만 빨고 있을 수는 없었다.


“여권 발급을 해야 될 것 같아서,”


지금에서야 쌓은 자본력과 기반 지식을 바탕으로 계획했던 일을 실행시킬 순간.

“무슨 여권? 혹시 나만 빼고 휴가라도 가려고 그러는 거야?”


한때 전세계 의로계를 떠들썩하게 달구었던 유전자 조작 기술,

‘크리스퍼 CAS9’.

이 기술의 특허를 출원한 인물은 다름 아닌 미국의 한 자매들이었다.


미디어의 관심은 물론 이름도 거창한 여러 기업들에서 투자를 아끼지 않았으니, 족히 그 기술력이 얼마만큼의 파급력을 가져왔는지 피부로도 느껴질 정도.


하나, 그 자매 CEO들이 역사적으로 기록될 희대의 사기꾼이었다는 사실은 아마 이 시대에서 나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본인들의 주장처럼 유전 공학을 전공한 적도 없었고, 하물며, 제대로 된 실물조차 대중 앞에 보여준 적이 없었다.


모두가 애초부터 불가능 한 것이라 여기던 그 때.

마침내 ‘크리스퍼 CAS9’의 실물을 만들어 내 노벨상 수상은 물론 대중들에게 존경을 받는 인물이 탄생했으니, 그 이름은 ‘다니엘 크레이프’ 분명 이 인간을 만날 수만 있다면 어머니의 병을 고칠 수 있을 것이다.


“잠시 만나고 와야 할 사람이 있어서.”

“뭐? 그럼 회사는 어떻게 하고?”

“나 없는 동안만 잘 부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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