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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이이

회귀한 천재공학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딜쿠샤
그림/삽화
딜쿠샤
작품등록일 :
2022.08.10 02:51
최근연재일 :
2022.09.29 22:2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242,232
추천수 :
3,985
글자수 :
252,033

작성
22.08.22 22:20
조회
6,609
추천
112
글자
12쪽

회귀한 천재공학자 13화

.




DUMMY

“이 새끼는 껌뻑하면 나한테 자기 일을 떠넘기고 난리야.”


전날 밤 한경아의 명함을 건네받음과 동시에 이사 직급이 달려있는 본인의 명함을 주은호에게 하사받았다.


“하여간, 내가 감투 욕심 있는 건 어떻게 알아가지고.”


황지훈은 툴툴거렸지만 마음속으론 기분이 날아갈 것 같이 기뻤다.


― 전화 받았습니다 금강제철 한경아 주임입니다. 어떤 용무로 전화 주셨죠?


“안녕하세요. 코어 코퍼레이션 황지훈 이사라고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발주를 좀 넣고 싶어서 연락드렸는데요.”


― 아, 네. 근데 죄송하지만, 그건 저희 부서 담당이 아니라서요. 영업팀 번호를 남겨드릴 테니 거기로 한 번 전화해 보시겠어요?


“그, 그런가요?”


― 네 그쪽으로 전화하시면 저보다 더 빠르게 처리해 주실 겁니다.


그렇게 전화가 끊기려던 찰나였다.


“잠시만요!”


― .......?


“혹시 이전에 첨단 산업 기술 박람회에 참가하신 적 있지 않으신가요?”


― 그런데요?


“그때 혹시 나노 쿨러로 참가했던 팀 기억하십니까?”


순간 정적이 찾아왔다.

이윽고 들려오는 여성의 청량한 목소리.


― 아~ 그때 그 대상 수상하신 분 맞으시죠?


“하하. 기억하고 계실 줄 알았습니다. 근데 제가 그 친구는 아니구요. 그분이 이제 저희 대표님이 되셨는데, 꼭 그쪽하고만 컨택을 해야한다고 하셔서요.”


― 네?


“아... 그러니까, 꼭 한경아 주임님이 아니면 안 된다고...”


수화기 너머로 수줍은 듯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 단가표는 메일로 보내드리면 될까요?


“혹시 그 전에, 먼저 공장을 좀 둘러보고 싶은데요.”


― 공장을요?


“네. 아무래도 대표님이 조금 깐깐하시다 보니 공정 하나하나를 다 확인하고 싶으신 것 같습니다. 혹시 오늘 가면 바로 둘러볼 수 있을까요?”


― 어... 뭐 안 될 건 없긴 한데.


“꼭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러시죠. 안 그래도 그쪽 대표님과 볼 일이 좀 남아 있었는데 잘됐네요.”


* * *


금강제철에 도착하자 버선발로 마중을 나와있는 한경아의 모습이 보였다.


“안녕하세요. 바로 오셨네요? 근데 대표님은 같이 안 오셨나요?”

“네, 급한 일이 있다고 하셔서요. 오늘은 저 혼자 가서 살펴보고 오라고 하셨습니다.”


어딘가 아쉬워하는 듯한 표정의 한경아.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황지훈은 왠지 대역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윽고 공장 안으로 안내를 하는 한경아.


“뭐 어느 철강 회사를 가도 다 비슷하듯이 여기도 특별히 다른 점은 없습니다. 우선 이쪽으로 오시면 용광로가 있는 구역이고요, 또 저 쪽으로 가시면.....”

“아, 그 정도는 저도 알고 있으니 따로 설명해 주실 필요는 없습니다.”

“네? 그럼 도대체 공장은 무슨 일로?”


이곳에 오기 전 주은호가 황지훈에게 내린 지시는 이러했다.

공장 답사라는 명분으로 한경아의 상사 즉 ,소학준 연구소장을 컨택하는 일.

또한 기가 스틸 연구에 대해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보고 오는 일.

하나, 워낙 비밀리에 개발이 진행되던 터라 쉽지 않을거란 걸 알았는지 주은호는 황지훈에게 서류 뭉치 하나를 같이 건넸다.

앞으로 개발할 수소 자동차에 대한 사업 계획서였다.


“혹시, 여기 소학준 연구소장님이라고 계십니까?”


그 소리를 들은 한경아는 잠시 멈칫했다.


“저희 소장님을 아시나요?”

“아, 다름은 아니고 그분을 꼭 한 번 만나 뵙고 싶어서요. 저희 대표님이 워낙 존경하시는 분이라고 하셔서...”


한경아는 어딘가 난처한 듯 미간을 찡그리고 있었다.


“죄송하지만 그건 곤란할 것 같습니다.”

“혹시 뭐 때문에 그러시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저희 소장님 얼마 전에 휴직에 들어가셨거든요.”


분명 여기로 오면 만날 수 있을 거라 했는데 갑자기 휴직이라...

그 순간 황지훈은 어딘가 찜찜한 느낌을 감출 수 없었다.


“무슨 일이 생기신 건가요?”

“그게...”

“......?”

“말하자면 좀 긴데.”

“그런 거라면 괜찮습니다. 아, 이럴 게 아니라 어디 카페라도 가서 커피 한 잔 하실까요?”


* * *


“잘하고 있으려나, 지금쯤이면 도착은 했겠지?”


못 미더워 그런 건 아니지만 문득 불안한 감정에 사로잡힌 나는 다급히 황지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뚝―


“뭐야? 왜 끊어?”


그 순간 황지훈에게서 문자가 하나 전송됐다.


[지금 이 여자 데리고 카페왔음, 자세한 얘기는 이따 전화로 하든가 아님 만나서 얘기하자]


“쩝, 알아서 잘하고 있겠지, 걱정말고 내 일이나 해야지.”


집으로 돌아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다름 아닌 이제부터 개발할 수소 자동차 상용화를 위해 계획을 세우는 것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은 다름 아닌 인프라 구축.


사실 수소 자동차라고 하면 어제오늘 나온 얘기가 아니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혹자는 이미 2020년에 개발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화에 실패했고, 어떤 곳은 그런 현실에 순응해 애초에 개발을 포기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그 원인으로 꼽자면 단연 인프라 구축에 대한 실현성이 부족했다는 것.


예컨대 내가 사는 구역에 수소 충전소를 세우겠다고 하면 분명 반발을 하고 나서는 인간들의 수가 적지 않을 것이다.


수소 기체는 공기중에 단 4%의 농도만 되어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나, 이러한 문제를 아주 깨끗하게 잠재운 것은 다름 아닌 기가 스틸이 등장한 이후의 얘기였다.


우수한 연성과 방폭 소재로 누설을 사전에 방지하고, 만에 하나 폭발이 일어난다 할지라도 기가 스틸로 만들어진 탱크 내부에서 발생하기에 인명에 대한 피해는 0%에 속했다.


만약 이런 인프라를 2020년도에 구축해 낼 수 있다면 대중에 상용화는 물론이고, 분명 막대한 자본을 벌어들일 게 분명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소학준 연구소장을 어떤 방식으로든 내 곁에 둬야만 해.”


띵동―


비장한 각오로 막 계획을 세우려던 중 현관문 쪽에서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


“계십니까?”


철컹―


“누구시죠.”

“우편물 배송기사입니다. 주은호 씨 맞으시죠?”

“그런데요?”

“웬만하면 아래 놓고 가려고 했는데 이게 고소장이라 빨리 전달해 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예?”

“우선은 전달드렸으니 저는 가보겠습니다.”


고소장?

방으로 돌아와 본문의 내용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고소인: 김한성 010-XXXX-XXXX]

[피고소인을 저작권법 위반 행위로 고소함.]


고소장을 든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곧바로 김한성 교수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받지 않았다.


“갈 때까지 가보겠다 이거지?”


지이잉―


그 순간 전화 벨소리가 울렸다.


“여보세요?”


― 안녕하십니까. TK 그룹 법무팀입니다. 주은호 씨 맞으신가요?


“그런데요.”


― 다름이 아니라. 타인의 저작물을 표절한 작품이 저희 쪽에서 개최한 박람회에 출품된 정황이 밝혀져서요. 대상 철회 겸 저희 쪽에서도 현재 주은호 씨에게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입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김 교수가 이렇게 발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곤 짐작하지 못했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TK 그룹에서까지 고발을 하다니.

설마 황 회장마저 나를 등졌다는 얘기인가?


“어떻게 아셨죠?”


― 어떤 걸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게 저작권법에 위반된 제품인지 아닌지 어떻게 아셨냐고요.”


― 그건 제보자 보호차원에서 말씀드리기 곤란합니다


그렇지. 순순히 말을 해주면 대기업 법무팀이 아니지.


“TK는 재판 결과도 보지 않고 고소부터 하시나 봐요? 만일 결과에 따라 무고죄가 될 수도 있다는 건 아시죠?”


통화속 남자는 내 말을 무시하며 말을 이어 나갔다.


― 아, 참고로 지금 통화내용은 모두 녹음 중이며 이 이상의 발언은 법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는 점 알고 계시길 바라겠습니다.


“사전 동의 없이 멋대로 녹음한 자료는 법정 효력이 없다. 이 정도는 저도 알고 있습니다.”


피식―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비웃음 소리.


― 잘 알고 계시니 다행이네요, 과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건투를 빕니다.


그 순간 문득 이 내용에 관해 자세히 물어볼 만한 인물이 떠올랐다.


“일단 알겠습니다.”


전화가 끊기자마자 곧바로 장현수 실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받아라... 받아라 좀!”


― 예 전화받았습니다. TK 미래전략팀 장현수 실장입니다.


“실장님. 주은호입니다.”


― 아 은호 씨였군요.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십니까?


“혹시 TK 쪽에서 이번에 저한테 고소장을 접수한 거 알고 계셨습니까?”


― 고소장이요?


무슨 말을 하냐는 듯 질문만 되풀이하는 장현수 실장.


― 아니요... 처음 듣는 얘긴데요. 무슨 일 있으십니까?


“이번 박람회에서 제가 출품했던 작품이 김 교수에게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를 당했습니다.”


― 예? 아니 그럴 수가 있나요? 저도 논문을 읽어 봤는데 아예 다른 장비 같던데요...


“근데 그 사실을 TK에서 어떻게 알았는지 현재 그쪽에서도 저를 고발한 것 같습니다....”


― 허... 은호 씨 말대로라면 큰 사안이긴 하네요. 아직 양산이 돌아가기도 전에 이런 일이 터지다니.... 이걸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우선 TK 내부에 김 교수와 내통을 하고 있는 인물이 있는지 한 번 알아봐 주실 수 있겠습니까?”


― 은호 씨 부탁이라면 당연히 들어 드려야죠. 근데, 도대체 누가 이런 일을 벌인 걸까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짐작이 되지 않는데 말이죠.


과연 황 회장이 이런 일을 저질렀을까?

가능성을 염두해 보더라도 그가 이런 일을 저질렀을리는 없다.

하물며 지금 황 회장에게 막대한 부와 명성을 얻게 해줄 인재가 나라는 걸 본인도 잘 알고 있을테니 명백히 손해라고 볼 만한 일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의심가는 인물은 단 하나.


황건우.

그 인간이라면 충분히 김 교수와 짜고 이런 일을 벌였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의심가는 사람이 한 명 있긴 하네요.”


― ......?


“이전에 박람회에서 김 교수와 황건우 본부장이 같이 있는 모습을 봤습니다.”


― 아 그때 저도 있었습니다. 그럼 혹시.....


“실장님도 예상하시는 그 인물이 맞을 것 같습니다.”


― 알겠습니다. 일단 제가 어떻게든 해볼테니 너무 걱정마시고 일단 은호 씨는 본업에 충실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니요. 말씀은 감사하지만, 아무래도 이번 일은 제가 처리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실장님은 일단 이번 사안이 회장님 귀에 흘러 들어가지 않게만 막아주십시오.”


물론 그의 업무 수행 능력은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었지만, 이번 일은 어쩌면 그의 상사 황건우와 연관된 일.

아무리 장현수 실장이라 하더라도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당장은 입단속을 시키는 일밖에 부탁할 수 없었다.


― 많은 도움이 되어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우선 은호 씨 말대로 최대한 회장님 귀에까지는 안 들어가게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다만, 그리 길진 않을 겁니다.


“알고 있습니다.”


― 그동안 정말 최선을 다해야 할 겁니다.


“그래야죠. 우선 중요한 일 먼저 해결되면 다시 연락드릴테니. 아까 말한 것만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동안 나는 너무 안일해 있었다.

지독한 악연의 끈이 드디어 끊어졌을 거라는 착각.

아무리 밟아도 오히려 더 굳세져서 돌아오는 잡초 같은 인간.


‘근성 하나는 인정하지만, 이 이상 기어오르는 건 더 이상 못 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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