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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이이

회귀한 천재공학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딜쿠샤
그림/삽화
딜쿠샤
작품등록일 :
2022.08.10 02:51
최근연재일 :
2022.09.29 22:2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242,235
추천수 :
3,985
글자수 :
252,033

작성
22.08.28 22:20
조회
5,491
추천
93
글자
10쪽

회귀한 천재공학자 18화

.




DUMMY

“어이.”


여전히 희미하긴 했지만 어디선가 낯선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야 인마 정신차려.”


그 순간 갑자기 날아온 손바닥.

정신을 차리고 보니 온몸이 밧줄로 속박되어 있었다.


“정신이 드냐?”


결국 이렇게 된 건가?

그 순간 느껴지는 감정은 공포도, 그 어떤 두려움도 아니었다.


씨익―


“이 새끼가 웃어? 분위기 파악 안 되지?”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인데. 니들은 머리를 폼으로 달고 다니냐?”


겁이라곤 느끼지 않는 내 행동에 어딘가 황당하다는 듯한 말투로 되물었다.


“이 염병할 놈이 지금 나랑 한 번 해보자는 건가.”

“하긴, 니들 머리로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하는 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긴 하지.”

“허허허. 이놈 보소 지금 분위기 파악 못하는 건 내가 아닌 것 같은데?”

“야 이 깡패새끼야. 깡패면 깡패답게 주먹으로 말할 것이지 왜 이렇게 혓바닥이 길어?”

“근데 이 새끼가. 오냐, 정 죽고 싶은 게 소원이라면 들어줘야지.”


거듭되는 도발에 화가 났는지 녀석이 쇠파이프를 들고 나에게 다가왔다.


“그래도 내가 마음이 여리니 너에게 선택권을 주마.”

“뭔 개소리야.”


난 그가 내 몸에 손을 대지 못할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

아마 자신의 허락없이 나에게 손대지 말라는 황건우의 명령이 있었겠지.


“소학준 그 인간 어디에 숨겼냐?”

“몰라.”

“다 알고 있으니까 얼른 불어. 그러면 니 목숨정도야 내가 살려줄 수도 있으니까.”

“미안하지만 나도 모르는 일이야.”

“그래??”


그러곤 느닷없이 쇠 파이프를 휘두르는 시늉을 취했다.


“저, 형님!”


그 순간 부하로 보이는 한 녀석이 다급히 달려와 녀석을 불러세웠다.


“뭐야? 지금 바쁜 거 안 보이냐?”

“죄송합니다. 근디 지금 밖에 본부장님이 와계셔서 잠시 나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씨... 그 새끼는 꼭 이런 중요한 순간에...”


이내 자신의 부하에게 쇠 파이프를 건네고는 발걸음을 돌렸다.


“단디해라. 만약 돌아왔을 때 저 새끼 입에서 또 버르장 머리 없는 소리가 튀어 나오면 너부터 뒤지는거다.”

“예 알겠습니다 형님.”


상사로 보이는 놈이 방을 나가고 남겨져 있던 부하 녀석이 나를 향해 다가왔다.

잠시 뒤 그는 내 얼굴을 향해 후래쉬를 비치기 시작했고, 쏟아지는 빛줄기에 고개를 돌린 순간.


“야, 너 설마 삐까츄?”

“...?”


나를 이렇게 부르는 녀석이라면 분명 그 녀석들밖에 없었다.


“누구야?”


마침내 자신을 향해 후래쉬를 들이대는 녀석.

그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서하준...?”

“아따 니 여기서 뭐하는 짓이냐.”

“너가 왜 여기...?”


설마 서울로 올라온다고 했던 게 겨우 이런 이유때문이었던 건가..?


“일단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드르륵―


이윽고 그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커터칼을 꺼내 내 몸을 두르고 있던 밧줄을 잘라내기 시작했다.


“지금 뭐 하는 거야?”

“야 인마, 암만 그래도 그간의 정이 있지. 가만 있어야.”


이 정도로 착한 녀석이 아니었는데, 아니 그것보다 나중에 어떻게 하려고 나를 덜컥 풀어준다고?


“뭐하는 짓이야? 그러다 너까지 잘못되면 어떻게 하려고.”

“주둥이 다물고 가만 있어, 나야 갑자기 인나가꼬 도망갔다 하면 되니께.”


이걸 고마워 해야 하는 건가?

예전 내가 알고 있던 서하준과 180도 달라진 모습에 어딘가 낯설어지기 시작했다.


“됐다니까 그러네. 니 도움 없어도 괜찮다니까.”

“아 근데 이 새끼가!”


마침내 나를 감싸고 있던 밧줄이 반절 정도 풀어지려던 그 찰나의 순간.


“무슨 얘기들을 그리 재밌게 하고 있어요?”


어두웠던 방안이 불빛으로 밝혀지며 어김없이 황건우가 등장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서울 목포파 일원들이 서있었다.


“보, 본부장님 오셨습니까?”

“무슨 재밌는 얘기를 하길래 이렇게 비밀리에 속닥거리고 있어요? 응? 나도 좀 같이 껴주지.”

“그게 아니라요 본부장님...”

“아이고, 이게 누구야? 우리 귀여운 동생 친구분 아니신가?”


서하준의 말을 무시하고 나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하는 황건우.

그 특유의 비웃는 표정을 바라보고 있자니 당장이라도 죽통을 날리고 싶었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뭐가? 내가 뭘 어쨌다고?”

“진짜 몰라서 물어보시는 겁니까?”

“그러니까 그게 뭘 어쨌다는 건데. 원래 세상 이치라는 게 다 그런 거 아니야? 그러고, 그건 내가 물어봐야 하는 것 같은데? 남의 집에 느닷없이 무단침입한 사람이 그런 말을 하면 안 되지.”

“그게 무슨!”

“왜 흥분을 하고 그래 무섭게. 설마 소학준 그 인간이 너한테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라도 되는 그런 거야? 어차피 남들한테 이용만 당하다 끝나는 삶, 뭐 그리 대단한 거라고 일일이 가치를 따져 바보같이.”


예상보다 더욱 개자식이었던 황건우의 대답에 순간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하나, 이것 또한 예상했던 상황.

어차피 조금만 기다리면 이 자식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을 꾸미신 겁니까? 일전에 저한테 당했던 일 때문에 그러시는 겁니까?”

“내가? 내가 왜 너를... 나 그렇게 뒤끝 있는 사람 아니야. 단지 내가 원하는 건 아버지를 재칠 수 있을 만큼의 힘을 쌓는거지. 물론 모든 걸 원점으로 돌려놓는 게 먼저이긴 하지만.”


과연 그랬던 건가.

그런 거라면 여태까지 황건우의 행동이 이해가 간다. 자신의 능력을 돋보여 황 회장을 재치고 TK를 차지하는 일.

하지만, 그게 목적이었다면 황건우는 조금 더 신중했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소학준 그 인간 일이야 아쉽게 됐지만, 뭐 어때 이렇게 너가 제 발로 나한테 찾아와 줬는걸?”

“무슨 소리죠?”

“그, 니가 나를 위해 조금만 힘을 보태줬으면 좋겠어. 예로들면 지금 소학준 연구소장이 하려던 연구같은 거 말이야. 너라면 충분히 가능할 거잖아. 그치?”

“개소리 집어치우지. 내가 왜 그쪽 말을 들어야 되는데?”

“아이고, 이거 부탁으로 들렸나 보네? 근데 이거 어쩌지? 이건 부탁이 아니라 명령인데. 여길 들어온 이상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는 건 너도 잘 알고 있겠지?”


물론 나 혼자서의 힘으로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하나, 황건우는 간과하고 있었다.

이곳에 오기전 황지훈에게 건넨 GPS장치 하나.

지금쯤 내 위치가 끊긴 걸 파악한 황지훈이 황 회장을 이끌고 이쪽으로 오고 있을 것이다.

그 안에 황건우를 도발해 최대한 위험한 상황을 연출한다.

좀 바보 같은 생각일지라도, 확실하게 그를 몰락시키려면 눈으로 보이는 증거를 황 회장에게 내밀 수밖에 없다.


“모르겠는데?”

“모르겠다라.... 흠, 거기, 이름이 뭐죠?”


겁에 질려 있는 서하준을 향해 이름을 묻는 황건우.


“서하준이라고 합니다 본부장님.”

“응 그래 하준 씨. 우리 은호랑 어떻게 알고 지내는 사이인지는 모르겠는데, 하준 씨가 해줘야 할 일이 좀 있어요.”


익윽고 서하준에게 다가가 무언가 위험해 보이는 물건을 건네는 황건우.

전기 충격기?

죽지 않을 만큼 고통을 선사하겠다 이런 건가?


“이... 이걸 왜...”

“왜긴요. 뭐 서로 구면인 사이인 것 같은데 반갑다고 인사 정도는 나눠야죠.”

“어...”

“왜요? 못하겠어요?”


우물쭈물거리는 서하준.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황건우는 느닷없이 정철우를 불러세웠다.


“저기 철우 씨 잠깐만 이쪽으로.”


그 순간 정철우의 뺨을 향해 냅다 손바닥을 날리는 황건우


짝―


당사자인 정철우는 물론이고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부하들 역시 당혹을 금치 못하는 듯 보였다.


“이게 무슨...”

“왜요? 억울해요? 근데 부하가 잘 못한 건 상사가 책임을 져야하는 거 아닌가? 난 그렇게 생각하는데. 안 그래요들?”

“이런 미친새끼가!”

빨갛게 달아 익은 정철우의 뺨을 보고는 한 녀석이 황건우에게 달려들었다.


“가만있어!”


황건우를 향해 주먹이 날아드려는 순간 정철우가 제지를 나섰다.


“본부장님 말씀이 맞으십니다. 야 이 새끼들아! 전부 대가리 박아!”


그의 말에 모두가 일제히 바닥에 머리를 박았고, 내 앞에 있던 서하준 역시. 가만히 눈치를 살피며 머리를 박으려는 시늉을 취했다.


“너 이 개새끼야, 동네 후배라고 추천해 줬더니, 고작 이런 거 하나 해결 못해?! 저리 비켜!”


서하준을 밀치고 전기 충격기를 집어 든 정철우가 나를 향해 다가왔다.


“으아악!”


이내 그는 내 몸에 짜릿한 전류를 흘리기 시작했다.


“하하하하. 아, 배꼽이 빠질 것 같네. 어이, 그만하면 됐으니까 잠깐만 나와봐요.”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황건우는 재밌다는 듯 큰소리를 내며 웃었고, 이내 나에게 다가와 말했다.


“......”

“은호야. 형이 하나만 얘기할게. 이 형은 말이야,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거든? 우리 은호가 어떤 선택을 하냐에 따라 형이 천사가 될 수도 있고, 악마가 될 수도 있어 모든 건 은호 선택에 달린 거니까 곰곰이 한 번 생각해봐.”

“큭큭큭.”

“웃어? 우리 은호가 이 상황이 많이 웃긴가 보다 그치?”

“....까”

“뭐?”

“좆까라고 등신아.”


철컹―


“은호야!!”


그 순간 공장 문이 열리며 황지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넌 끝났어 새끼야...”


일전에 황지훈과 모든 합을 맞춘 상황.

황건우는 이 사실을 알리가 만무했다.

허둥지둥 움직이는 서울 목포파의 일원들.

황건우 또한 그 소리를 듣고 달아나려 했지만, 그 앞을 서하준이 가로막았다.


“비켜 이 새끼야!”

“그냥은 못 가지 이 자식아.”


잠시 주변을 둘러보더니 바닥에 있는 쇠파이프를 집어 드는 서하준.


“야, 삐까츄.”

“...?”

“나중에 좋은 자리 하나 부탁한다.”

“뭐?”


그 순간 황지훈과 황 회장이 동시에 들어왔고. 모든 게 끝이난 이 순간.


“아... 아버지?”


퍽―


서하준의 쇠파이프질에 맥을 못 추리고 쓰러지는 황건우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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