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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단장

교화한 몬스터로 영지 디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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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단장
작품등록일 :
2024.08.05 11:52
최근연재일 :
2024.09.11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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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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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스폴리아티네 글라사테

DUMMY

“말 나온 김에, 밝은 정도를 조정할 수도 있으면 좋겠군. 밝기 1부터 5까지 라든지.”

“가능은 한데, 제 능력으론 시동어를 3개 이상 설정하는 건 무리이지 말입니다. 흑흑. 시동어에 깃든 의지가 선명하고 확고할수록 마나 협응력이 올라가니까요.”

“어···그럼 시동어를 크게 외칠수록 밝아지게 하면 안 되나? 작게 말할수록 덜 밝아지고.”

“오···혹시 마법 아카데미 나오셨지 말입니다?”


당장 실험에 나선 그들. 시쿱은 몇 분 걸려 조명 주문을 걸었다.


“자, 영주님이 시동어를 말씀해 보시지요.”


스크롤 등 마법 물품의 효과는 대게 시동어를 말함으로써 발동되며, 시동어를 외친 사람의 마력을 소량 소모한다.


“내가?”

“예. 역사적인 순간이지 않습니까. 마력토로 만든 가로등! 마력토를 고안하신 건 영주님이시니 영주님께서 첫 불을 키셔야지 말입니다.”


호영은 잠시 망설였다. 마법 물품을 직접 사용해보는 것은 처음이기에. 


‘빡격포 만들 때 썼던 태고의 마력석은 잘 작동하긴 했는데, 그건 레어템이고 마력 수치가 0인 사람도 쓸 수 있는 거니까 좀 애매하다.’


혹시나 자신의 마력 수치가 너무 낮진 않을지 걱정이 됐다.


‘젠장. 다른 사람 스탯은 몇 백명씩 봐 왔는데 정작 내 스탯을 모르네. 볼 수 있는 방법도 없었지만.’


어떤 사람의 스탯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직접 눈을 마주쳐야 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바라본들 스탯창이 뜨질 않으니 원.’


이 세계의 지성 종족 대부분은 체내에 마력을 갖고 있다. 고블린에서 드래곤에 이르기까지. 


‘마력 스탯 X인 사람들도 수치가 1~3 정도는 됐었지. 조렌 테이머도 스크롤 찢는 장면이 있었으니 별 문제는 없을 거 같긴 한데.’


물론 체내 마력량은 개체별로 편차가 크지만, 인간형 종족이 마법 물품을 사용하는 데 큰 지장은 없다.


‘근데 내 경우엔 영혼이 빙의된 거니까 다를 수도 있잖아?!’


다만 세상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는 법. 후천적으로 마력을 잃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성직자는 신성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는 순간부터 마력이 소멸한다.


‘교화를 쓸 수 있게 된 대신에 마력이 0이 됐다던가 하면? 그런 억까 밸런스 패치를 당할 수도 있는 거 아냐? 이 개떡같은 시스템이면 그러고도 남지.’



이때까지의 힘든 퀘스트 진행이 떠올랐다.


‘잠깐. 시스템? 그러고보니 제일 간단한 방법을 잊고 있었네. 달리하에게 물어보면 되-.’

「짐작하신대로입니다. 수호자님의 마력 수치는 X입니다.」


기다렸다는 듯 알려주는 달리하. 빨간 X 표시가 화면 커다랗게 채워져 있다.


「다른 스탯은 아직 공개할 수 없는 점 이해 부탁드립니다.」


몸을 돌리고 부들부들 떠는 호영.


‘에라이. 뭐, 별 지장 있겠나. 스크롤 같은 거야 다른 사람한테 대신 찢어달라고 하면 되지.’


호영은 체념하고 구슬을 잡았다.


“켜.”


마력토 구슬에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어라? 왜 이러지? 영주님이 마력을 소모할만한 일은 없었을 텐데.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 켜!”


백색의 빛이 밝게 퍼져나왔다.


“잘 작동하니 다행이네.”

“그런데 어찌 된 일일까요? 얼마 전만 해도 가속 주문서를 직접 쓰셨지 않습니까.”


뭐라고 둘러댈지 호영이 고민할 때.


“아, 부활 후유증일 수도 있겠군요!”


시쿱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들은 적 있지 말입니다. <이오리드> 가문의 차남? 삼남이었나? 아무튼 그쪽 가문 마법사 한 명이 던전에서 죽고 부활했을 때 마력을 몽땅 잃었다고 하더군요. 마법사 열전에도 그런 사람들이 몇 있었던 거 같습니다.”

“그래? 거 안 됐군.”


마력 고자가 돼버린 누군가에게 애도를. 

그래도 선례가 있다니 호영으로선 다행이었다.


‘시쿱의 교화도가 높은 상태여서 그런가? 애써서 설득 안 해도 알아서 넘어가네.’


마력토로 만든 등이 잘 작동하는 걸 본 시쿱은 더욱 들떴다.


“어쨌거나 마력토는 모양을 원하는대로 만들어낼 수 있으니 활용도도 굉장할 것 같지 말입니다. 마력석과 달리 범위를 넓게 펼칠 수도 있을 테고요.”

“펼친다고 하니 떠오른 건데, 이런 건 어떨까? 마력토로 마법진을 그리는 거지. 그럼 준비 시간도 마력 소모량도 확 줄지 않을까?”


마법진은 마력석 없이도 마나를 집중시킬 수 있지만, 소환에 대량의 마력을 소모한다. 대기에 흩어진 마나를 한 지점에 모으는 데 고도의 집중력이 들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선 강한 힘을 쏟아야 하기 때문.


“마법진이요?! 옳거니. 마력토는 그 자체로 마나가 응집된 물질이니, 이걸 매개로 하면 영주님 말씀대로 마력량 소모도 줄어들겠죠. 복잡한 술식 그릴 필요도 없고 시전 시간도 대폭 줄어들겠군요!”


 체내 마력량이 천성적으로 적기에 마법진 소환에 어려움을 겪어 온 시쿱.


“ 된다면 정말 획기적인 방법이겠는데요?! 당장 해보지 말입니다!” 


그는 지팡이로 땅을 둥글게 파고, 파헤친 곳에는 마력토를 채워넣었다. 그 뒤 무언가 주문을 영창.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음? 잘 안 된 건가?”


호영은 고개를 갸우뚱. 


“아뇨, 아주 잘 됐습니다. 영주님의 생각이 맞아떨어졌습니다.”


시쿱은 씩 웃었다.


“영주님, 지금부터 저를 잘 지켜 보십시오. 이 위에 올라가 보겠습니다.”

“뭐, 뭐야. 사라졌네?”


깜짝 놀라 눈을 치켜 뜬 호영. 시쿱의 몸이 갑자기 사라졌지 않은가.


“공간이동인가?”

“저 여기 있지 말입니다.”

“엥?!”


하지만 목소리는 들렸으니.


“이건 그러니까 클로킹···아니, 투명화 주문을 자네한테 건 것인가?”

“예. 단지 주문을 제가 아니라 이 영역에 건 거지만요.”

“그건 무슨 말이지?”

“자, 팔을 한번 뻗어보겠습니다.”


쏙 삐져나온 손만 보이고 나머지 팔 부위는 보이지 않는다.


“오 신기하네.”

“영주님은 투명화 주문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엄밀히 말씀드리자면 좀 다릅니다. 공간 광 변조를 통해 입사 광파의 위상을 왜곡시킨 것에 가깝지요.”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통역 좀 해주겠나.”

“에, 쉽게 설명드리자면 대상 지정 투명화 주문은 사람에게 쓰긴 까다롭습니다. 오브젝트가 된 사람의 시신경도 같이 투명해져버리니까요. 다른 사람 눈에 안 보이더라도 정작 그 자신도 앞을 못 보는 문제가 생기지 말입니다. 그래서 사람에게 정 투명화 주문을 걸려면 안구를 불투명하게 만들거나-.”

“스탑. 그런 건 후임 마법병이 들어올 때 잘 알려주게. 핵심만 말하자 핵심만.”


마법학 강의가 이어질뻔한 것을 적절하게 끊은 호영.


“어쨌든 마력토가 있는 부분, 즉 마법진에만 투명화 효과가 걸려있다- 이 말이지? 영역 안에 있는 동안 사람이 투명해지는 방식으로. 아니, 자네 말을 참고하자면 마법진 밖에 있는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게 만드는 건가?”

“그렇습니다. 역시 영명하십니다. 덧붙여 말하자면 사람뿐 아니라 물건도요.”


지팡이를 내밀었다 집어 넣는 시쿱. 지팡이 또한 보였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하하. 어떻습니까. 이름하야 공간광변조 마법진-초고속 전개식 입니다. 마탑주께서도 이렇게 빠른 속도로 마법진을 펼치시진 못 할 겁니다.”

“그, 그래. 멋지네.”


그 마탑주란 자에게도 마법토가 있다면 너보다 더 빠르지 않겠냐고 말하는 대신 호영은 맞장구를 쳐줬다.


“잠시 나와보겠나? 나도 한번 해보세.”


호영은 팔을 넣었다 빼며 감탄했다.


“오, 대박. 신기하네. 이게 마법진의 효과구만. 정해진 영역에만 발동하는 효과라.”


마법진 밖에서 안으로 팔을 내밀었을 때는 가려진 손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마법진 안에 들어갔을 때는 자신의 몸이 제대로 보였다.


“이 투명화 효과, 방어전에도 써먹어 볼 수 있겠는데?”


장난을 칠 법도 하지만 영지 사수부터 생각하는 영주.


“투명화가 아니라 공간광변조 위상 왜곡이지 말입니-.”

“투명화.”

“예?”

“투명화라고. 자네, 스폴리아티네 글라사테가 뭔지 아나?”


눈에띄네 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과자. 


“스폴리아티네 글라사테? 마법 주문입니까? 처음 들어보지 말입니다.”

“그치? 공간광 어쩌고 하는 말이 나한텐 딱 그런 느낌이거든. 그러니까 투명화라고 부른다.”


딱 잘라서 정리한 호영.


“어쨌든 이 투명화 마법진은 좋은 아이디어일세. 진행시켜!”

“감사합니다! 마력토는 충분하니 잘 연구해 보겠습니다.”

“마력토가 잔뜩 있다 해도 자네가 없으면 활용을 할 수 없어. 메이릴은 아직 서투르니까. 자네만큼 다방면에 재능있는 마법사는 찾기 힘들거든.”


인재 특히 마법사가 부족한 지금, 올라운더인 시쿱의 도움이 절실했다.


“감사합니다 영주님. 크흑. 저로서도 기쁩니다. 귀한 재료를 얻어서···그리고 그보다 더 귀한 분을 모실 수 있어서.”

“나야말로 고맙지. 자네는 전역해도 훨씬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을 텐데, 여기까지 날 따라와줬으니.”


다룰 수 있는 마법은 많지만 마력량이 작아 열등감을 품었던 시쿱. 그 문제를 해결해줬을뿐 아니라 자신을 고평가해준 영주에게 감동했다.


“수도에도 자네의 공을 잘 알려보겠네. 폐하께서도 치하하실 거야.”

“사실 제 공이랄 건 없지 말입니다. 이게 다 영주님의 혜안 덕분 아니겠습니까? 마력토를 발명한 것도, 마력토 마법진을 고안한 것도 영주님의 업적이니까요.”


그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상태창이 연달아 뜬다.


「업적 [대체 에너지] 달성!

흡착토와 마력수를 조합해 새로운 마법 자원을 만들어낸 수호자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달성 보상으로 EP 20을 획득했습니다.」


「업적 [도막사라무] 달성!

획기적인 발상으로 마력토 마법진을 연성한 수호자님 덕분에, 마법사들의 마력이 크게 절감 될 것입니다. 달성 보상으로 EP 10을 획득했습니다.」


“마법진을 전투 말고도 영지 발전에 활용할 수는 없을까? 할 일은 산더미 같은데 손이 달리니 원.”

“마력토는 잔뜩 만들 수 있으니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겠지 말입니다. 마력샘 용출 주기가 곧 끝날 수도 있으니 미리 빚어내면서-.”

“빚는다?”


시쿱의 말에서 뭔가를 떠올린 호영.


“골렘을 만들어낼 순 없나? 흙골렘 말이야.”

“오오? 물론 가능합니다! 마력토로 만들면 아주 강력한 골렘이 나오겠는걸요? 그런데 코어로 삼을 마력석이 필요하지 말입니다. 마력토는 코어 역할을 하기엔 부드러우니 좀 더 단단한 고체가 있어야···.”

“마력토 구슬 넣으면 되잖아. 마력석만큼 딱딱하진 않더라도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아, 그러면 되겠군요!”


한참 골렘에 대해 심도있는 토의를 하던 중.


“여, 영주님! 여기 계셨군요. 헉헉. 한참 찾았습니다.”


두오노라옹이 달려와 숨을 헐떡인다.


“집사장, 만드라고라니라도 타고 다니시지요. 근데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지? 그쪽은 또 누구?”


처음 보는 병사가 경례를 올렸다.


“저는 수도에서 조서를 전하러 온 전령입니다. 국왕 폐하로의 명을 받들어 공간 이동을 통해 왔습니다.”

“공간 이동? 무, 무슨 어명이길래?”


데이지에게 호되게 맞았던 머리를 매만지는 호영.


“변방백께만 내리신 칙서이니 변방백께서 봉인을 풀어 주셔야 합니다. 일단 예를 갖추시지요.”


갑작스럽지만 일단 무릎을 꿇고 두루마리를 건네받은 호영.

봉인이 찍힌 곳에 백작의 브로치를 갖다대자 스크롤이 스르르 펼쳐지고, 붉은 글씨가 나타난다.


『조렌 테이머. 튀어 와라. 당장.』


호영의 눈은 곧 튀어나올 듯 흔들렸다.


“당장···이라고?! 이게 대체 무슨?”

“이 조서는 공간 이동 주문서이기도 하니 사용 즉시 수도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저를 따르시지요.”

“자, 잠깐만. 일단 무슨 일인지 자초지종이라도 들어야-.”


그때 속속 뛰어 오는 이들이 있었으니.


“영주님! 파견 경비대의 울랙힘이 지난밤 군무 이탈을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금 부중대장님, 아니 경비대장 릴리안 경과 휘하 병력이 추적에 나섰습니다.”

“뭐? 탈영?! 추적?! 보고도 없이?!”


경비대원의 말에 놀라는 호영. 여기까지가 끝이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큰일이우 큰일! 마물들이 몰려오고 있수! 엄청 큰 놈들이우!”


사냥을 나갔던 바우날이 돌아와 청천벽력의 소식을 전했다.


[34화 - 스폴리아티네 글라사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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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화한 몬스터로 영지 디펜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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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움트는 희망, 움패는 절망 24.09.11 12 0 13쪽
35 신호탄 24.09.10 18 0 13쪽
» 스폴리아티네 글라사테 24.09.09 25 0 13쪽
33 마력토 24.09.06 25 0 13쪽
32 단다니움의 연금술사 +1 24.09.05 25 0 11쪽
31 작은 기적 24.09.04 25 0 12쪽
30 보직 변경 24.09.03 20 0 12쪽
29 덮어 줄게 24.09.02 31 0 10쪽
28 백이 없는 변방백 24.08.31 29 1 10쪽
27 백을 가진 자 24.08.30 27 1 10쪽
26 도약 강타 24.08.29 28 1 10쪽
25 경로 이탈 24.08.27 38 1 11쪽
24 갈림길 24.08.26 49 2 10쪽
23 교활한 몬스터로 영지 디펜스 24.08.25 45 2 10쪽
22 닼템 드랍 24.08.23 53 3 10쪽
21 고 볼링! 24.08.22 50 3 10쪽
20 박격진천뢰 24.08.22 52 3 11쪽
19 빡격포 24.08.21 53 3 10쪽
18 고블린 슬레이어(2) 24.08.20 57 3 10쪽
17 고블린 슬레이어 (1) 24.08.19 59 3 11쪽
16 검은 안개 24.08.19 58 3 10쪽
15 Get ready for the next defense 24.08.15 73 3 12쪽
14 폭발을 사랑한 드워프 24.08.14 68 4 11쪽
13 2 E J 24.08.13 74 3 12쪽
12 하나만 좀 24.08.12 83 4 11쪽
11 고라니 파티 24.08.09 84 4 12쪽
10 만드라고라니의 효능 24.08.08 86 4 10쪽
9 디버퍼는 뒤에 24.08.07 84 4 11쪽
8 만드라고라니 24.08.06 89 5 10쪽
7 위험과 보상 24.08.06 104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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