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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해시

섬마을 소년이 재벌급 천재 감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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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천해시
그림/삽화
열심히 쓰겠습니다!
작품등록일 :
2024.05.08 16:50
최근연재일 :
2024.09.14 08:50
연재수 :
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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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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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20,785

작성
24.05.0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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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1화. 그날의 아침에 생긴 일

DUMMY

“챙겼어?”

“흐흐흐. 보온병에 담아놨지. 오늘 밤에 선생님들 주무시면 마시자.”


때는, 1999년 10월.

1997년 11월 22일에 대한민국 경제를 위태롭게 했던 외환위기(IMF)가 한풀 꺾인 시기였다.


대한민국 남쪽에 위치한 천해도의 한 섬마을 중학교 교문 앞에 대형 관광버스 2대가 나란히 주차돼 있었다.


관광버스 앞 유리에는 <천해중 수학여행>이라는 큼직한 글자가 붙어 있었다. 


그 버스 뒤편. 

교복을 입은 두 남학생이 은밀한 눈빛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면서 음흉하게 웃었다. 그들의 웃음소리에 까르륵, 노랗게 물든 단풍잎들이 허공에서 흩날렸다. 


“이거, 선생님께 걸리지 않겠지?”

“걱정하지 마. 누가 보온병에 더덕주를 넣을 거라고 생각하겠어?”


다섯 살 아이의 팔뚝만 한 크기인 보온병을 든 남학생의 하얀 명찰에는 ‘김기우’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런 김기우 앞에 선 또 한 명의 남학생이 엄지를 치켜세우며 대답했다.


“역시, 넌 잔머리가 짱이야!”

“내가 좀 그렇긴 하지. 흐흐흐. 그런데 이 보온병, 네 가방에 좀 넣어줘. 난 가방이 꽉 차서 넣을 곳이 없네.”


김기우가 보온병을 마주 선 남학생에게 건넸다.

그 남학생의 하얀 명찰에는 ‘박정태’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고, 그 이름 위에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스우시 로고가 볼펜으로 그려져 있었다. 


흙냄새가 물씬 나는 더덕주가 가득 담긴 보온병을 건네받은 박정태.

잠시, 그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 그래? 혹시, 소지품 검사할 때 걸리면 어떡하지?”

“자식아. 절대 안 걸려. 걱정하지 말고, 네 가방에 좀 넣어줘.”


박정태는 보온병을 자기 가방에 서둘러 넣었다.


그 이후, 두 사람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버스 주변에서 왁자지껄 떠들고 있는 학생들 무리에 합류했다. 


그때였다.


본관 건물에 달린 스피커에서 청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수학여행 버스 출발 시각은 오전 8시 30분. 아직 수학여행 버스가 출발하기까지 20여분이 남아 있을 때였다. 


[안녕하세요. 천해중 방송반 아나운서 김나영입니다. 오늘은 우리 학교에 특별한 행사가 있는데요. 3학년 선배님들이 수학여행을 가는 날이죠?] 


[IMF 탓에 2학년 때 가지 못했던 수학여행을 선배님들이 뒤늦게 가게 되신 점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학여행 목적지는 경주라는데요. 경주는 한반도를 최초로 통일한 신라 천 년의 수도였으며, 

경주 석굴암 석굴은 1962년 국보로 지정되었으며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그만큼 경주는 전국 중고생에게 인기가 높은 수학여행지로도 유명합니다. 이번에 선배님들이 경주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3학년 선배님들의 즐거운 수학여행을 갔다 오라는 의미로, 오늘 아침에는 특별한 곡을 준비했습니다. 가수 엄정화의 페스티벌(festival)입니다.] 


[선배님들, 수학여행 잘 다녀오세요. 그리고 방송반의 자랑, 이정욱 선배님도 잘 다녀오세요!] 


천해중 2학년이자 교내 방송반 아나운서인 김나영의 멘트가 끝나자, 엄정화의 노래 ‘페스티벌’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이제는 웃는 거야 Smile again······.] 


신나는 댄스 음악이 온 교정에 가득 울려 퍼졌다. 수학여행을 갈 생각으로 들뜬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심장도 요동쳤다. 그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를 않았다. 


무엇보다 매일 아침 클래식 곡만 지겹게 들었는데. 오늘 아침에는 가요를 듣게 되니, 3학년은 물론 전교생이 놀러 가는 기분이 들었다. 


1, 2학년 후배들이 본관 창문에 고개를 내밀며, 관광버스 주변에서 떠들고 있는 3학년 선배들을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교문 앞에서 3학년 1반 담임 선생님 이미정은 근심 어린 얼굴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어깨를 툭 치며, 3학년 2반 담임인 박기호가 입을 열었다. 


“이 선생님. 곧 출발 시간인데, 여기서 뭐 하세요?”

“네, 선생님··· 우리 반 반장을 기다리고 있어요.”


박기호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번 수학여행을 추진한 이가 3학년 1반 반장이자, 총학생회 위원장인 이정욱이었으니까.


“정욱이가 늦을 애가 아닌데. 집안에 무슨 일이 있나요?”

“그, 그게··· 어제 제게 찾아와서 수학여행을 못 갈 수도 있다고 말하더라고요.”

“네? 아니 그놈이 수학여행을 기획했으면서 못 간다고 말했다고요? 정욱이 집안에 일이라도 생겼나요? 아니면 수학여행 비용 때문에···?”


본래 천해중의 수학여행은 2학년 가을에 가는 게 통상적이었다. 그런데. 1997년 12월 대한민국의 경제를 뒤흔든 외환위기(IMF) 사태로 인해, 지금 천해중 3학년은 수학여행을 못 가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3학년 학생들은 1학기 내내 수학여행을 가자면서 학교 측을 향해 부르짖었으며, 이를 총학생회 위원장인 이정욱이 총대를 메고 교장과 담판을 지었다.


그 결과, 이번 수학여행이 성사됐다. 


“그건 저도 모르겠어요. 정욱이에게 수학여행 비용이 부담이라면 제가 대신 내준다고 하긴 했는데. 사양하더라고요··· 그래서 어젯밤에 정욱이한테 전화해서 수학여행비 걱정하지 말고 꼭, 오늘 오라고 했는데. 올지 안 올지 모르겠어요.”

“아이고. 이 나쁜 놈이 있나? 담임이 비용을 내준다고 했는데도 안 와요? 그놈이 남한테 기대는 것을 싫어하는 줄은 알았지만. 자기가 수학여행을 기획해놓고는 빠지다니···.”


3학년 2반 담임 선생 박기호는 3학년 1반 반장 이정욱에게 진심으로 화가 난 게 아니었다.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2학년 때 이정욱의 담임으로서, 박기호가 겪은 이정욱은 독립심이 강한 학생이었다.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적도 없었으며, 담임선생인 자기에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모르는 수학 문제를 수학 담당인 자신에게 물어보기보다는 기어코 혼자서 풀어내는 성미였다.


“정욱이가 이번 수학여행 일정이나 장소를 같이 짜줘서 수월했는데. 꼭 올 거예요. 정욱이가 수학여행을 꼭 가고 싶어 했으니까···.”


3학년 1반 담임 선생님인 이미정은 이정욱이 수학여행을 함께 갈 것으로 확신했다. 아니, 그러기를 바랐다. 그런 이미정의 마음을 이해했지만, 박기호는 냉정하게 말했다.


“이 선생님, 곧 출발 시간이라서 학생들 인원 점검을 마쳐야 합니다.”

“그, 그래요. 어, 어떡해···.”


툭 건들면, 곧 울 듯한 표정을 지은 이미정. 그녀를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박기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출발 시간을 20분 정도 더 늦춰볼게요. 1반 인원 점검도 제가 하겠습니다. ”

“정말요? 감사해요. 제가 수학여행 가서 맛있는 거 사드릴게요.”

“하하하. 아닙니다. 저도 2학년 때 정욱이 담임으로서, 정욱이랑 같이 수학여행 가고 싶어서 그래요.”


박기호는 버스 기사와 보조 교사에게 출발 시간을 20분 정도 늦춰야 한다고 전하고 나서, 3학년 전체 인원 점검을 실시했다. 


“안 온 사람 손 들어!”


박기호의 말에 몇몇 학생들이 키득거렸다. 


“우선, 다들 버스에서 올라타서 기다리고 있어. 20분 후쯤 출발할 테니. 버스 안에서 각 반장이 인원 체크 다시 한번하고. 1반은 부반장이 챙기고···.”


***


수학여행 전날 밤, 이정욱은 들뜬 마음으로 여행 가방에 옷가지와 세면도구를 챙겼지만, 수학여행 당일 아침에 마음을 바꿨다. 


학교 교문 앞에서 이미정 선생님이 이정욱을 기다리는 그 시각. 


이정욱은 마을 방파제에 앉아 가을 햇살을 머금고 출렁거리는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봤다. 그리고 교복 바지 호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어 무엇인가를 꺼냈다. 


만 원짜리 지폐 15장이었다. 수학여행 비용이었다. 


- 정욱아, 수학여행 잘 다녀와라···. 


없는 살림에 수학여행 비용을 마련해 준 아버지였다. 매달 빚을 갚아야 하는 아버지로서는 15만 원은 큰돈이었다. 또 15만 원은 이정욱과 동생의 2달 생활비로도 충분한 돈이었다. 


하지만 이정욱이 돈이 아까워서 수학여행을 포기한 게 아니었다. 일주일 전, 동생 이정희가 내뱉은 말이 계속해서 이정욱의 머릿속에서 맴돌았기 때문이었다. 


- 아, 나도 친구들처럼 피아노 학원 다니고 싶다.

- 정희야, 피아노 학원 다니고 싶어?

- 응. 저번에 민정이가 ‘젓가락 행진곡’을 가르쳐줘서 쳐봤는데 너무 재밌었어. 


동생 이정희의 말에 동네 피아노 학원비를 알아봤다. 피아노 학원비는 일주일에 2번 교습 과정일 경우 월 3만 원이었다. 6개월 치를 한 번에 결제하면 15만 원이었다. 


딱, 수학여행 비용이었다. 


‘6개월이면 동생도 피아노의 기본기는 익히겠지? 그 이후에는 학교 피아노로 연습을 해도 되니···.’


이정욱은 어젯밤 늦게까지 고민했다. 


3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 동생은 한 번도 누군가에게 어리광을 부린 적이 없었다. 그런 동생이 처음으로 자신에게 피아노 학원에 가고 싶은 심정을 내비쳤다. 그렇기에, 어떻게든 이를 들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늘 돈이 문제였다. 1년 넘게 암투병을 했던 어머니의 병원비로 쌓인 빚. 아버지는 매달 빚을 갚기 위해 외지에서 밤낮으로 일했고, 빚은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 


‘수학여행은 고등학생 때 가도 돼. 이 돈으로 동생 피아노 학원 등록해주자.’


이정욱은 결론을 내렸다. 수학여행을 가지 않기로. 그 대신에 수학여행 비용으로 동생 이정희에게 피아노를 배울 기회를 줄 계획이었다. 


어제 담임 선생님이 자기 수학여행 비용을 대납해준다고 했지만, 신세를 지기 싫었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교칙 상 수학여행을 가지 않은 학생도 등교해야 했다. 그래서 이정욱은 수학여행 기간 혼자 교실에서 자습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등교 시간을 미뤘다. 혹시나 수학여행 가는 친구들을 마주칠까 봐. 정규 등교 시간보다 1시간 반이 늦은 10시에 등교하기로 했다. 


“잘 다녀와라. 내 몫까지.”


이정욱은 먼바다를 향해 중얼거렸다. 씁쓸한 마음에 가슴이 아렸지만, 동생에게 피아노 학원을 등록해 줄 생각에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붉은 태양은 어느새 이정욱의 눈높이까지 떠오르고 있었다. 


***


천해중 3학년 1반 수학여행 버스 안.


버스 앞 유리에 달린 디지털시계가 8시 5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미 수학여행 출발 예정 시각보다 20분이나 지났다. 


이정욱과 같은 방송반으로, 아나운서를 담당하고 있는 백지혜가 일어나 맨 뒷좌석에 앉아 있는 염동수에게 다가가 물었다. 염동수는 이정욱과 같은 동네에 살고 있다. 


“동수야, 정욱이 집에 무슨 일이 있어?”

“정욱이? 모르겠네. 어제 무슨 말 없었는데.”

“그래? 지금 정욱이가 안 와서 출발을 못 하는 것 같아.”

“정욱이 방송반에 간 거 아니었어? 나 오늘 아침 방송도 정욱이가 챙기는 줄 알았는데.”


3학년 1반 반장이자, 방송반 부장도 겸하고 있는 이정욱. 그는 1학년 때부터 다른 학생들보다 30분 일찍 등교해서 아침 방송을 준비했다. 이 때문에 친구들이 1교시 전까지 이정욱의 얼굴을 보기 어려웠다. 


“아니야. 정욱이가 수학여행 가기 전에 방송 계획안부터 멘트까지 다 준비해서 후배들에게 넘겨줬어. 오늘 방송도 2학년이 했어.”

“그럼, 아직도 정욱이가 학교에 안 온 거야?”

“응.”


그제야 염동수는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어릴 적부터 같은 동네에 살면서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이정욱이었다. 그리고 이정욱의 집이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친구였다. 


‘설마, 수학여행 비용 때문에 안 오는 건가?’


염동수가 그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대뜸 옆에 앉아 있던 박정태가 입을 열었다. 


“지금이라도 공중전화에서 삐삐를 쳐봐.”


염동수가 대답했다. 


“정욱이 삐삐 없어.”


염동수의 말에 백지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박정태가 머리를 긁적이며 다시 말했다. 


“그, 그럼··· 집에 전화해 봐.”

“이미 내가 전화 해봤어. 안 받아.”


백지혜의 답변에 박정태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사고라도 났나?”


그 말에 버스 안에 있던 학생들의 시선이 일제히 박정태를 향했다. 사실 아까부터 버스에 있던 3학년 1반 학생들은 반장인 이정욱에 대해 말하고 있는 백지혜와 염동수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런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은 백지혜가 박정태에게 핀잔을 줬다. 


“정태야, 그게 무슨 말이야. 말이 씨가 돼. 그런 말 하지 마.”

“아, 미안해. 그냥 나는 반장이 안 와서. 걱정되어서 해 본 말이야.”


***


천해중 교문 앞에 서 있는 3학년 1, 2반 담임 선생님인 이미정과 박기호. 방금 전까지만 해도 이정욱이 꼭 올 것으로 확신했던 이미정의 얼굴에는 초조한 빛이 역력했다. 


박기호는 피우던 담배를 담벼락에 비벼 끄면서 입을 열었다. 


“이 선생님, 아무래도 정욱이는 안 오는가 보네요. 지금 출발해야지만 제시간에 점심 식사 장소까지 갈 수가 있을 것 같아요.”

“네, 선생님. 죄송해요.”


이미정 선생님은 고개를 떨구었다. 제자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 자책이었다. 


“선생님이 뭐가 죄송합니까? 자기 담임 마음도 모르고 이 자리에 안 온 정욱이 이놈이 나쁜 놈이지. 수학여행 다녀와서 이놈 다리 몽둥이를 부러뜨려야지.”


이미정이 손사래를 쳤다. 


“아, 아니에요. 박 선생님. 정욱이가 얼마나 착한데요. 스승의 날에 정욱이가 편지도 써 주고, 들꽃을 화병에 담아서 제 책상에 두고··· 하여튼 정욱이 혼내지 마세요.”

“정욱이 착한 건 저도 알아요. 그런데 정욱이, 이놈이 내가 담임이었을 때는 편지만 줬는데. 이 선생한테는 들꽃도 선물해줬나 보네요?”


이미정은 얼굴을 붉히면서 대답했다. 


“박 선생님은 남자시잖아요? 남자가 남자한테 꽃 선물하면 이상하잖아요?”

“큼. 그렇긴 하네요. 어쨌든 이제 출발해야 합니다.”


그렇게 이정욱을 제외한 3학년 전체 인원 65명을 태운 버스 두 대가 천해중 정문을 빠져나갔다. 


육중한 버스 바퀴가 굴러가자, 바닥에 떨어진 노란 은행잎들이 소스라치게 놀라워했다. 


***


천해도는 연륙교로 육지와 연결돼 있다. 그 연륙교는 천해 대교라고 불리며, 총길이 416미터로 길지도 짧지도 않았다. 


천해중 3학년 수학여행 버스는 출발한 지 10분 만에 천해 대교 앞 신호등에 다다랐다. 


“아아, 마이크 테스트. 안녕하십니까. 저는 우리 학생 여러분을 3박 4일간 수학여행이라는 추억으로 안내할 버스 기사 김충호라고 합니다.”


3학년 1반 수학여행 버스 기사 김충호의 인사에 학생들이 환호성과 박수로 화답했다.


짝짝짝. 

우와와. 


“이렇게 열렬한 환영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가는 동안 심심하지 않게 요즘 인기 가수인 젝스키스의 노래를 틀어드리겠습니다.”


김충호는 미리 준비한 젝스키스 노래 테이프를 재생했다. 젝스키스의 노래 ‘폼생폼사’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이를 들은 젝스키스 팬인 학생들이 젝스키스를 연호했다. 


“젝키!”

“젝키!”

“젝키!”


반면에 라이벌 가수 ‘H.O.T' 팬들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그중 한 여학생이 외쳤다. 


“기사님. 우리 ‘H.O.T.’ 오빠들 노래도 틀어주세요.”


이를 들은 ‘H.O.T' 팬인 여학생들이 소리쳤다.


“H.O.T.”

“H.O.T.”

“H.O.T.”


버스 기사 김충호는 ‘H.O.T.’라는 말에 웃으면서 다시 마이크를 들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학생. 젝키 다음에 핫(H.O.T.) 오빠들 노래도 틀어드릴게요.”


가수 에이치오티(H.O.T)를 핫으로 말하는 버스 기사의 대답에 3학년 1반 학생들도, 이정욱 때문에 우울했던 이미정 선생님도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 신호등이 바뀌면서 김충호가 운전한 버스가 천해대교로 막 진입했다. 3학년 2반을 태운 버스도 뒤따랐다. 


흥겨운 음악과 함께 버스가 천해 대교 중간을 지날 즈음. 트럭 한 대가 중앙 차선을 넘어 <천해중 수학여행> 버스로 돌진했다. 


‘X발, 저 트럭은 뭐야?’


방금까지도 웃고 있던 버스 기사 김충호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브레이크를 밟았다. 


끼이이익-




감사합니다. ^^ 오늘이 늘 찬란했던 그 시절입니다.


작가의말


그때 그 시절, 그리운 친구들에게 이 소설을 바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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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50화. 순옥이네 식당 (6) - 안동댁 할머니의 사연 +13 24.08.06 1,884 78 14쪽
49 49화. 순옥이네 식당 (5) - 배우고 싶은 요리 +9 24.08.03 1,931 67 13쪽
48 48화. 순옥이네 식당 (4) - 안동댁 할머니는 무서워 +9 24.07.31 1,996 69 15쪽
47 47화. 순옥이네 식당 (3) - 초상집에서 만난 요리 장인 +14 24.07.30 2,030 7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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