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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님의 서재입니다.

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공기재단사
작품등록일 :
2024.02.17 19:25
최근연재일 :
2024.06.30 21:28
연재수 :
1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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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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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5
글자수 :
759,604

작성
24.04.0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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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나의 미래

DUMMY

“난 둥근 원 흠잡을 데 없지

완벽하지 않아서 완벽해

신경쓰지 않아서 더 완벽해

내가 찍으면 정답

내가 고르면 대박

내가 뜨면 오마이 갓

노력을 노력 아니게 만드는

그게 바로 내 에나지”


스웩 넘치는 윌비의 랩에 관객이 고개를 끄덕였다.


“윌비의 저 자신감.”

“역시 래퍼야.”


윌비가 초반에 기선제압을 하고 들어가자, 지솔이 부드러운 멜로디를 노래했다.


“내게 부족한 건 사랑

내게 넘치는 건 용기

내 가슴 속에 뜨거운 꿈

외로운 도시 어둠 속에서 노래해

오늘도 용기를 내

내 노래의 사랑이 전해지도록”


윌비와 대조되어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듯이 따듯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지솔의 보컬에 관객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지솔이 음색이 참 독특해.”

“목소리에 녹는다, 녹아.”


2절은 디영의 노래로 시작했다.


“어른이 되지 않아 피터팬

언제까지나 놀면서 살지

철들지 않아 말괄량이 삐삐

학교는 재미없어 거친 바다에 나가

신기한 어른들 나라의 엘리스

시계는 던져버리고 꿈을 꿔

영원히 깨지 않을 행복한 미래를 꿈꿔”


동화를 모티브로 한 귀여운 디영의 춤과 노래에 관객이 환하게 웃으며 속삭였다.


“어떡해. 디영이 너무 귀여워.”

“아이고, 우리 막냉이. 많이 컸다.”


아이돌 놀이공원에서 매 라운드마다 탈락을 걱정하며 하위권에 머물던 디영이 어엿하게 성장해서 프리데뷔를 하다니, 기특한 시선으로 보았다.


헌서가 뒤를 이어받았다.


“길을 걷다 뒤돌아봐

내 발자국은 지워져 보이지 않아

때론 내가 여기 있는 게 운명같아

눈감고 찍었는데 정답이래

모두 잘한다고 박수쳐

가끔은 돌아가는 길이 제일 빠른 길

오늘도 나는 안개 속 길을 달려

그 길의 끝에 선 미래의 나를 향해”


헌터의 길과 아이돌의 길 사이에서 고민하는 자신의 심정을 담은 가사였다.


관객은 헌서의 상황을 몰랐지만, 그의 가사는 누구나 겪었을 법한 내용을 다뤄서 고개를 끄덕였다.


“미래에 대한 고민을 담은 가사네. 은근히 깊은 뜻이 있는 것 같은데?”

“다들 그런 경험 있지 않나. 이게 맞나 긴가민가하면서 앞으로 가는 거.”


멤버들 각자의 성격과 상황을 담은 공감이 가는 가사로 관객의 호응이 좋았다.


“멤버마다 개성이 뚜렷하네.”

“다들 색깔이 확실해.”

“그냥 묻어가는 멤버가 없어.”


한창 관객이 노래에 빠져들었고, 브릿지 부분으로 넘어갔다. 이제 하이라이트 부분이었다.

그런데 하필 시간이 다 되었다.

프로그램이 끝날 시간에 맞추려면 에이리프의 공연을 중간에 끊고, 녹화된 무대를 내보내고, 그 다음 무대를 진행해야 했다.


‘조금만 더.’


헌서는 카메라를 돌릴 수 없도록 시선을 떼지 않고 집중해서 퍼포먼스를 이어갔다.

헌서의 흡인력 스킬 덕분에 지켜보던 카메라 감독과 PD와 스텝도 모두 넋을 잃고 쳐다보았다.


“내게 부족한 건 사랑

내게 넘치는 건 용기

내 꿈을 펼칠 미래를 위해

잠깐의 소나기는 피하지 않아”


헌서가 후렴구를 제창하며 공중을 향해 날아올랐다.

허공에서 3바퀴를 돌고 착지해서 일어나 관객석을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팬들이 소리를 질렀다.


“꺄아악!”

“나왔다, 헌서 특기!”


헌서의 비보잉 기술에 바이브 넘치는 크럼프 동작, 섬세한 바이브레이션이 섞인 보컬에, 흡인력 강화 스킬까지 더해지자, 카메라맨은 자기도 모르게 헌서를 집중적으로 클로즈업하고 화면을 돌리지 못했다. 스텝들도 감탄사를 연발했다.


“와, 저걸 내 눈으로 직접 보네.”

“어휴, 생방에서 저런 기술을 하다니 대단하네.”

“어떻게 저렇게 뛰면서 음정이 하나도 안 흔들리지?”

“숨은 언제 쉬어? 괴물이네.”


PD도 중간에 끊을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입을 헤 벌렸다.


헌서는 마지막 피날레에서 신들린 듯한 트릭킹 기술을 선보였다. 공중을 향해 현란하게 발차기를 하며 빙글빙글 도는 기술이었다. 중력을 무시하고 새처럼 가볍게 날아올라 아름답게 돌고 착지하기를 반복했다.


강한 다리 근육으로 한껏 높이 뛰어올라서, 빠른 스피드로 도는 것만 해도 시선 강탈인데, 바이브 강화 능력으로 예술적으로 표현해서 더욱 감탄을 자아냈다. 거기에 흡인력 스킬 덕분에 카리스마까지 더해져서 관객은 관전히 그에게 압도당했다.


“내게 부족한 건 사랑

내게 넘치는 건 용기

우리 함께하는 미래

내가 널 웃게 해줄게”


피날레가 끝나자,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와아아. 할 말이 없다.”

“저런 기술을 할 수 있는 아이돌은 본 적이 없어.”


헌서의 무대 장악력과 미친듯한 퍼포먼스에 PD는 혼이 나가서 카메라를 돌릴 생각도 하지 못했다.


“소문만 들었는데, 진짜 잘하네.”

“기술만 좋은 게 아니라, 스타성이 있는데?”


그러다가 문득 정신을 차린 PD는 시계를 보았다.


“아차,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네.”


그는 서둘러 스텝과 카메라맨에게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빨리 다음으로 화면 넘겨.”


“아, 예.”


“헌서만 계속 잡고 있으면 어떡해?”


“아, 그랬나요?”


카메라 감독도 뭐에 홀린 듯이 헌서에게 포커스를 맞춰 따라다니고 있었다.


“왜 시간 됐는데 안 끊었어?”


“아무 말씀도 없으셔서...”


“흠, 흠, 내가 그랬나?”


PD는 멋쩍어하며 머리를 쓸었다.


헌서가 흡인력 강화 스킬을 사용한 덕분에 노래가 중간에 짤리지 않고 끝까지 방송을 탈 수 있었다.


무사히 무대를 마치고 내려온 멤버들은 환한 얼굴로 숨을 헐떡였다.


“아, 너무 떨렸어.”

“팬들이 많이 와줘서 좋다.”

“우리 곡 안 짤리고 끝까지 나간 거 맞지?”


급하게 음악 방송 스케줄을 잡아서 끝까지 못 나올 수도 있었는데, 다행히 전곡을 모두 들려줄 수 있었다.


“잘했어. 잘했다. 너무 멋었었다.”


승권이 무대 아래서 지켜보다가,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헤벌쭉 웃으며 멤버들의 어깨를 두드렸다.


“너네 진짜 대단하다.”


눈앞에서 믿을 수 없는 환상적인 공연을 보니, 승권은 몬스터 사냥을 위해 위장그룹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을 지경이었다.

에이리프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전력을 다해야겠다고 결심했다.


헌서는 멤버들과 파이팅을 외쳤다.


“내일 음악 방송 있으니까, 내일도 잘하자고요.”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도 새벽5시에 나가야 하니, 일찍 자.”


승권은 헌서를 따로 불러서 물어보았다.


“오르페 멤버들은 조사해봤어?”


“아직 잘 모르겠어요. 긴팔 옷을 입고 있어서 몸에 상처가 있는지도 못 봤어요.”


헌서는 자신이 알아본 것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몇 명은 피곤해 보이고, 혈색이 안 좋아보이더라고요.”


헌서의 조사 내용을 전해 들은 승권도 자신이오르페에 대해서 조사한 것을 공유했다.


“시지푸스 엔터가 어떻게든 돈을 벌려고 들어오는 스케줄마다 거절하지 않고 무리하게 잡는 모양이야. 그래서 멤버들이 무대에서 미끄러져 부상도 입고 몸 상태가 안 좋다고 하더라고. 어쩌면 몬스터 때문에 쓰러진 게 아닐 수도 있어.”


시지푸스 엔터가 투어, 컴백, 팬미팅, 지방 공연, 행사 등을 빡빡하게 잡아서 돌리다보니, 스텝도 멤버들도 과로에 시달리는 상황이었다.


“아무튼 내일도 다른 방송국에서 마주칠 테니, 좀 더 알아봐.”


다음날, 에이리프 멤버들은 5시간 자고 새벽4시에 일어나서 메이크업을 하고 또 다른 방송국으로 갔다.


“어제 우리 방송이 반응이 좋았나 봐.”


승권이 은이사가 모니터링한 기사를 받아서 읽어보고 멤버들에게 건네주었다.


“MV 편집해서 방송 끝나자마자 인터넷에 올렸는데, 조회수가 잘 올라가고 있다네.”


인력도 없고 경황도 없어서 광고나 프로모션을 정식으로 돌린 건 아닌데도 조회수가 팍팍 올라갔다. 유명 아이돌의 영상 조회수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홍보도 제대로 안 한 것 치고는 꽤 많은 사람이 보았다.


방송국에 도착해서 대기실로 갔다.


“여기는 그래도 소파가 있네.”


소파 하나에도 감사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잠이 소중했다.


하나뿐인 소파에 셋이 나란히 앉아서 자는데, 지솔이는 이번에도 자면 목이 잠긴다며 휴대폰 게임을 하며 잠을 쫓았다.


얼마쯤 잤을까, 헌서는 눈을 뜨고 시계를 보았다.


‘지금쯤 오르페가 왔겠지?’


일어나서 복도로 나가서 분위기를 살펴보았다. 걸어가면서 오르페의 대기실을 찾았다.


[오르페]


조금 떨어진 방에 종이로 그룹 이름이 붙여져 있었다.


대기실 문 앞에 서니, 안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아파도 무대에는 서야지. 어차피 너희들도 정산 많이 받으면 좋은 거잖아? 그러니까 불평 말고 열심히 일해.”


어제 본 시지푸스 엔터 사장이 멤버들에게 스케줄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앨범 초동이 전보다 많이 떨어졌어. 메꾸려면 팬사인회를 더 많이 해야 해.”


“하지만, 사장님. 이날 지방에 행사가 있는데, 3시간 만에 달려와서 팬사인회를 하는 건 무리인데요. 전날도 밤까지 라디오 스케줄이 있는데, 너무 힘듭니다. 벌써 멤버들이 3명이나 쓰러졌는데요.”


리더인 희융이 사장에게 자신들의 상황을 납득시키려고 했다.


그들의 대화를 들은 헌서는 승권의 말대로 몬스터 때문이 아니라, 무리한 스케줄 때문에 쓰러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리 다친 것도 치료 못 받고 무대에 서는데, 의사 선생님이 공연을 계속하면 나중에는 완전히 망가져버릴 수도 있다고 했어요.”


지난번에 보았듯이 오르페의 안무에는 자칫 잘못 착지하면 무릎 관절에 충격이 가는 안무가 있었다.


“다리가 부러진 것도 아닌데 엄살이야? 그래야 멋있잖아. 남들이 다 하는 거 하면 누가 봐줘?”


사장은 희융에게 면박을 주었다. 위험한 안무 동작을 사장이 고집해서 강요하고 있었다.


“계약 끝나면 평생 쉴 수 있으니, 그때 가서 푹 쉬어. 계약 끝나면 무대 하고 싶어도 못 해.”


그리고 계속 호통을 치며 윽박질렀다.


“아이돌 데뷔하기가 얼마나 힘든 줄 알아? 너희한테 기회를 줬으면 알아서 잘해야지. 너희들한테 투자한 돈이 얼마인지 알아? 아직까지도 적자야. 빚을 갚기는커녕 빚이 늘어나고 있어.”


밖에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헌서는 자기 일이 아닌데도 짜증이 나서 멍하니 서 있었다.


‘말로만 듣던 이런 막무가내 회사가 있구나.’


아이돌을 건강이 망가지도록 마구 굴리는 악덕 소속사가 있다는 이야기만 들었지, 이렇게 눈앞에서 목격하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정산 내역서를 보여주시면 저희도 마음을 잡고 좀 더 열심히...”


리더의 말에 사장이 버럭 소리질렀다.


“정산 내역서? 정산같은 소리 하고 있네. 이제 3년차인데 무슨 벌써 정산이야? 너희가 앨범이 대박났어? 음방 1위를 했어? 티켓을 매진시켰어? 아무것도 못 하고서 무슨 정산?”


스케줄만 빡빡하게 굴린 게 아니라, 벌어들인 돈도 제대로 정산해주지 않는 모양이었다.


“너희 주제 파악 좀 해. 너희 때문에 회사가 얼마나 힘든데 정산 얘기를 하냐? 그룹 유지하는데 돈이 얼마나 많이 드는지 알아? 앨범 내는데 얼마 드는지 알고 있지? 거기다 음방 무대 제작에, 너희 숙소 월세, 식비, 교통비, 헤어메이크업, 의상비, 홍보비... 양심있으면 입 다물고 가만히 있어라.”


돈도 주지 않으면서, 도리어 멤버들에게 염치가 없다며 야단을 쳤다.


헌서도 승권이 운영하는 모습을 직접 옆에서 보아서 아이돌 그룹 운영에 돈이 많이 들어가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긴축해서 운영할 수 있는 게 아이돌 그룹이다. 회사가 계속 손해 보고 빚지며 아이돌 그룹을 굴린다는 건, 회사가 지나치게 방만하게 운영하거나, 회사가 돈을 빼돌리거나 둘 중 하나였다. 정말 그 그룹에 돈이 많이 들어가면 해체하거나 아무 활동도 하지 않으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활동을 계속하며 그룹을 유지한다는 건, 벌어들이는 수익이나 앞으로 기대하는 수익이 있다는 뜻이었다.

그러니 오르페가 적자라는 시지푸스 사장의 말은 거짓말이 분명했다.


“똑바로 잘해. 계속 이따위로 일하면 해체야. 너희 말고도 아이돌 하고 싶은 애들은 널렸어.”


사장은 오르페 멤버들을 협박하더니, 문을 벌컥 열고 밖으로 나왔다.

험상궂은 표정에 거만한 눈빛의 남자는 인상을 찌푸리며 걸어갔다.


헌서는 얼른 문에서 떨어져서 그냥 지나가는 척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천천히 걸으며 자신의 방을 향하던 헌서는 사장이 빠른 걸음으로 그의 뒤에서 앞으로 지나쳐갈 때, 자기도 모르게 숨을 멈췄다.


‘이 냄새는?’


희미한 소나무 향기가 은은히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저 사람이 혹시 몬스터?’


헌서는 사장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우뚝 멈춰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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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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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미래 +1 24.04.03 207 7 13쪽
46 흡인력 24.04.02 211 8 12쪽
45 프리 데뷔 24.04.01 225 7 12쪽
44 놀이 본능 각성 24.03.31 226 7 12쪽
43 헤쳐모여 24.03.30 220 6 12쪽
42 그룹 결성 24.03.29 230 7 12쪽
41 루어 엔터테인먼트 설립 24.03.28 227 7 12쪽
40 선택의 결과 24.03.27 236 8 13쪽
39 새로운 출발 24.03.26 236 6 13쪽
38 놀이공원 종영 24.03.25 227 6 12쪽
37 수상한 데뷔조 24.03.24 227 6 12쪽
36 파이널라운드 롤러코스터 24.03.23 222 8 12쪽
35 바이브 24.03.22 222 8 12쪽
34 조작 24.03.21 239 7 13쪽
33 드림팀 24.03.20 241 8 12쪽
32 타겟 24.03.19 240 7 12쪽
31 격투 +1 24.03.18 242 6 13쪽
30 생존자와 탈락자 24.03.17 243 8 12쪽
29 희비교차 24.03.16 244 8 13쪽
28 언밸런스 +1 24.03.15 242 7 12쪽
27 포그 24.03.14 240 7 13쪽
26 스윗 테이스트 +1 24.03.13 243 8 12쪽
25 shadow(그림자) 24.03.12 248 7 12쪽
24 번지점프 +1 24.03.11 249 7 12쪽
23 4라운드 범퍼카 24.03.10 252 8 13쪽
22 일유의 제안 24.03.09 254 7 12쪽
21 설계 24.03.08 257 8 12쪽
20 악마의 편집 24.03.07 261 8 12쪽
19 팀 조합 24.03.06 281 7 12쪽
18 랩 배틀 24.03.05 273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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