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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8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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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루어 엔터테인먼트 설립

DUMMY


회의가 끝나고 온제는 일유에게 같이 밥을 먹자고 했다. 동갑인 두 사람은 5라운드에서 같이 공연하면서 많이 친해졌다.


“무슨 말 하려고? 할 얘기 있어서 밥 먹자고 한 거 아냐?”


일유가 말없이 밥을 깨작거리는 온제에게 물었다.


“그냥. 심란해서.”


온제는 한숨을 쉬며 젓가락을 놓고 등을 의자에 기댔다.


“뭔가 잘못된 것 같아.”


“뭐가?”


“데뷔조 멤버도 그렇고. 데뷔 준비하는 과정도 그렇고.”


온제는 생각해보니 열이 나는지 말이 빨라졌다.


“오늘 대형만 봐도 네가 왜 맨 끝인데? 포지션도 서브보컬 하나밖에 안 주고. 네가 인기멤이고 실력도 있는데, 너를 활용해야 우리 팀이 잘 될 텐데, 내가 더 속상하다.”


온제의 말에 일유는 쓴웃음을 지었다. 자신이 찬밥 신세가 된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내가 뭐 하나 확실히 잘하는 게 없으니까 그런가. 너처럼 최고로 잘하는 게 있으면 안 그럴 텐데.”


일유는 며칠 동안 자신이 겪은 일들을 털어놓았다.


“어제 기자회견 할 때 내 앞에 명찰도 없었어. 신문에 데뷔조 기사 낼 때도 너랑 내 이름은 빠졌더라. 다음 주 라디오 방송에도 도웅이, 치코, 제빈이 형, 시겸이만 나간대.”


처음 듣는 사실에 온제는 정신이 번쩍 드는 기분이었다. 방송 스케줄이 잡힌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그렇구나. 하, 참...”


온제와 일유는 자신들이 팀에서 따돌림당하고, 들러리로 이용된다는 걸 깨달았다.


“차별받는 건 내가 노력하면서 어필한다 쳐도, 팀 리더가 도웅이가 된 건 깝깝하더라. 온제, 네가 리더가 되어야 의견도 모으고, 연습도 이끌고, 우리 팀이 잘될 것 같은데.”


도웅이 과연 리더 역할을 잘 할지 걱정스러웠다.

일유는 손으로 턱을 고이고 중얼거렸다.


“그래도 데뷔조에 들었으니 불평하지 말아야겠지.”


“내가 생각한 그룹 활동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온제는 한숨을 쉬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우리C팀이 했던 것처럼 서로 대화로 만들어 가는 그룹을 상상했는데.”


댄스 크루로 활동했던 온제는 놀이공원도 그런 자유로운 분위기일 줄 알았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회사 나름이야. 회사마다 분위기가 달라서. 이 회사는 안 그런거고. 그래도 어쩌겠어. 우리가 이 회사에 적응해야지.”


일유는 자포자기한 듯이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결정권이 없어. 돈을 대 주는 건 회사니까 회사 말을 따라야지. 어차피 2년이니까 참아야지.”


회사의 자본 없이는 앨범도 발표할 수 없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일유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데뷔하면 모든 게 행복하고 좋을 줄 알았는데. 왜 이렇게 마음이 복잡하지?”


온제는 답답한 듯이 유리창 밖을 내다보며 고개를 저었다.


“다른 애들은 뭘하고 있을까? 헌서, 지솔이, 디영이, 윌비 형...”


“그러게. 보고싶다.”


일유도 쓸쓸하게 미소 지으며 창 밖을 내다보았다.


승권은 자금을 투자받아서 회사를 설립했다. 사령관이 정부 산하 벤처기업 지원 프로그램에서 투자를 받도록 주선했다.


“회사 이름은 뭘로 할까?”


“아저씨가 정해요. 사장님인데. 그룹 이름은 내가 정할게요.”


“그래? 음... 그럼 루어 엔터테인먼트로 하자.”


“루어 엔터테인먼트? 그게 무슨 뜻인데요?”


“lure. 매력으로 유인한다는 뜻이지. 뭐 팬을 매혹시킨다는 의미도 되고, 몬스터를 유인해낸다는 의미도 되고.”


헌서는 X엔터테인먼트를 나와서 루어엔터테인먼트로 소속사를 옮겼다.


“자, 그럼 이제 멤버를 영입해야 하는데...”


“멤버는 몇 명으로 할 건데요?”


“너무 많으면 움직이기 어렵고 보안 유지가 안 될 수 있으니, 적은 게 낫지 않나? 일단 2명만 더 모아서 3명이면 급한 대로 그룹 활동 시작할 수 있지? 필요하면 더 충원하고.”


3명이면 아이돌그룹을 꾸려나가기에는 적은 인원이지만, 승권의 말대로 신속하게 그룹을 만들고 움직일 수 있었다.


“멤버는 제가 결정해도 되요?”


“그럼. 당연하지. 네가 헌터 활동하기에 편한 멤버로 골라.”


승권은 헌서에게 멤버 구성을 일임했다.


헌서는 디영에게 연락했다. 디영의 실력으로는 대형 기획사에서 데뷔하기는 쉽지 않고, 중소 기획사에서도 운이 따라야 하니, 이참에 같이 데뷔하면 좋을 것 같았다.


“디영아.”


“어, 형, 뭐하고 지냈어? 보고싶었어. 잘 지내? 밥 먹었어?”


디영이는 전화를 받자마자 반가운 듯이 말을 쏟아냈다.


“너는 뭐하고 지내?”


“나야 뭐 계속 연습하고 있지.”


디영이 아이돌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것을 확인한 헌서는 디영이에게 지인이 하는 작은 소속사에서 그룹을 만들려고 하는데 같이 데뷔하지 않겠느냐고 물어보았다.


“같이 그룹 데뷔하자고? 나야 좋지. 당연히 땡큐지.”


디영은 덮어놓고 뛸 듯이 기뻐했다.

아직 어리고 세상 물정을 모르는 디영은 조건은 따지지도 않았다.

헌서가 데뷔시켜준다는 말에 영혼이라도 팔 기세였다.


“불러줘서 고마워, 헌서 형. 형밖에 없어. 나 정말 형하고 같이 데뷔하는 거야? 신난다!”


디영은 아예 지금 기획사를 나와서 승권이 차린 회사로 소속을 옮기겠다고 했다.


“나 당장 내일부터 형네 회사로 출근해도 돼?”


너무나 적극적인 디영이의 태도에 헌서는 당황스러웠다.


‘너무 기대하면 곤란한데...’


아이돌 활동은 하지만, 몬스터를 찾아내기 위해 엔터 업계에 잠입하려고 만든 그룹이어서, 디영의 기대에 부응하는 활동은 못 할 수도 있었다.


“우리 회사가 신생회사라 소속사를 옮기는 건 신중하게...”


“아니야, 형. 형이 하는 그룹은 무조건 잘 될 거야.”


디영은 장밋빛 미래를 꿈꿨다.


“우리 올해 안에 음방 1위 하고, 신인상 받자.”


희망에 가득 찬 디영의 말에 헌서는 자기도 모르게 풉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뭐... 해보자고.”


한편으로는 디영이의 말에 목표가 생기면서 의욕이 불끈 솟아올랐다.


“지금 회사에서는 언제 데뷔할지 몰라. 전화해줘서 고마워, 형.”


디영이는 소속사에서도 나간다고 하면 바로 내보내줄 거라고 했다.


“놀이공원 출연으로 네 팬이 꽤 많이 생기지 않았어?”


“그렇긴 한데, 나 혼자 데뷔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


디영이를 좋아하는 팬이 많았지만, 실력이 부족한 디영이가 인기만으로 데뷔할 수는 없었다. 그를 받아줄 그룹이 있어야 끼를 펼칠 수 있었다.

디영의 소속사는 작고 연습생이 얼마 없어서 독자적으로 그룹을 만들 여건이 되지 않았다.


“그래. 그럼 우리 같이 하자.”


디영이의 소속사를 루어 엔터테인먼트로 옮겨서 같이 데뷔하기로 했다.


디영이를 영입한 헌서는 두 번째 멤버를 찾았다.


‘1명이 더 필요한데...’


놀이공원에서 탈락한 참가자들 가운데 실력은 있지만, 당장 데뷔 계획이 없는 참가자를 꼽아보았다.


‘윌비 형.’


윌비는 랩을 잘하고 작사작곡도 잘하지만, 댄스 능력은 좋은 편이 아니라서 칼군무에 애를 먹곤 했다. 성격도 아이돌을 하기에는 살가운 편이 아니었다. 말이 별로 없고 혼자 놀기를 좋아해서 팬서비스도 별로 없었다. 장점이 확실하지만, 아이돌로 데뷔하기에는 부족한 점도 있었다.

하지만, 그의 무덤덤하고 담백한 성격을 좋아하는 팬도 많았고, 그의 능력을 생각하면 윌비와 같은 실력자가 이대로 데뷔하지 못하고 묻히기에는 아까웠다.


‘윌비 형이 딱이네.’


윌비는 재작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지금이 데뷔하기 좋은 나이였다. 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힘들어진다. 그런데, 그의 소속사는 한창 활동하는 선배그룹이 있어서, 당분간 신인그룹을 낼 계획이 없었다.


“윌비 형 어때요?”


헌서의 제안에 승권도 손가락을 딱 하고 울리며 찬성했다. 그가 윌비를 마음에 들어하는 포인트는 헌서와는 다른 데 있었다.


“윌비는 작사작곡도 한다며? 그거 잘됐네. 윌비 자작곡으로 앨범을 내면 제작비를 아낄 수 있겠는걸?”


윌비가 작사 작곡한 곡으로 앨범을 내면 외부에서 곡을 사올 필요가 없다. 적은 비용으로 앨범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윌비는 자신의 곡을 발표할 기회를 갖게 되니 좋고, 승권은 비용을 아낄 수 있으니 좋다.


“윌비 형이 작곡한 노래 들어보지도 않았잖아요? 좋을지 어떨지, 마음에 안 들 수도 있는데.”


“노래는 나는 상관없어. 활동할 수만 있으면 돼. 너는 들어봤을 거 아냐? 네가 좋으면 그만이지.”


“네. 저는 윌비 형 음악이 좋더라고요.”


헌서는 음악적으로 윌비의 곡이 마음에 들었다.


“네가 좋으면 됐어.”


승권에게 음악은 어떤 색깔이든 딱히 상관없었다.

어서 윌비에게 연락해 보라고 했다.

지금으로서는 같이 활동할 멤버도, 그룹 색깔도, 음악적 방향도 헌서가 정할 수 있으니 승권의 회사에서 데뷔하기로 한 게 잘한 결정 같았다.


헌서는 윌비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헌서야. 무슨 일이야?”


윌비가 전화를 받자, 헌서는 그에게 같이 그룹을 만들어서 데뷔하자고 제안했다.


“형, 저랑 그룹 같이 할래요? 저 새로 설립한 작은 회사로 옮겨서 곧 데뷔할 거예요. 디영이랑 같이요.”


“그래? 음... 그럼 일단 지금 그 회사로 갈게. 어디야?”


윌비는 당장 회사로 찾아와서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아, 사무실요? 그게...”


헌서는 할 일이 많다는 걸 깨달았다. 합숙소도 구해야 하고, 사무실도 구해야 하고, 연습실도 있어야 했다.


윌비는 작지만 제법 체계가 갖춰진 중대형 기획사 소속이라서, 아무것도 없는 헌서의 회사와 데뷔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었다.


“오늘은 바빠서 안 되고, 내일도 좀... 모레 봐요.”


헌서는 윌비와 전화를 끊고 승권에게 당장 숙소와 연습실과 사무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 온다는 걸 모레 오라고 했어요. 빨리 연습실하고 사무실부터 구해야 해요.”


“연습실? 사무실? 숙소? 대략 어느 정도로 구해야 하지?”


회사를 차려본 경험이 없고, 아이돌 기획사는 더더욱 경험이 없는 승권은 투자받은 돈을 어떻게 써야 할지 당황했다. 윌비가 연습실 환경과 사무실을 보러 온다니, 일단 방이 3개인 숙소를 계약하고 춤 연습실로 쓸 공간과 그에 딸린 사무실을 계약했다.


며칠 후, 급하게 마련한 사무실로 윌비가 찾아왔다.


“여기라고?”


윌비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오디오 설비도 없는 텅 빈 연습실과 책상 의자와 노트북만 한 대 달랑 있는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아직 배송시킨 오디오 설비가 안 와서요. 당분간은 각자 이어폰끼고 연습해야 할 것 같아요.”


헌서는 윌비에게 급하게 가져다 놓은 접이식 의자에 앉으라고 권했다.


“여기 회사 맞아? 너 사기당한 거 아냐?”


윌비는 헌서에게 걱정하는 투로 잔소리했다.


“암만 데뷔가 급해도 잘 알아보고 해야지. 데뷔시켜준다고 꼬드겨서 돈 뜯어내는 악덕 업자들 많아. 조심해.”


헌서의 그룹에 들어오기는커녕, 헌서에게 어서 탈출하라고 조언했다.


“너 정도면 훨씬 좋은 조건에서 데뷔할 수 있을 텐데. 나이도 아직 어린데 조급하게 결정하지 말고 잘 알아보고 해.”


속사정을 밝힐 수 없는 헌서는 어떻게 윌비에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했다.


“사기는 아니고요, 금방 만들어진 신생 회사라, 아직 준비가 완벽하지 않아서 그래요. 그 정도로 믿을 수 없는 회사는 아니고요.”


헌서의 설명에도 윌비는 냉정하게 현실적으로 조언했다.


“기본은 되어있는 회사에서 데뷔해야지. 데뷔가 문제가 아니고, 그 이후에 돈을 버는 게 쉽지 않다고.”


그때, 디영이 들어왔다. 헌서가 윌비와 만난다고 하자, 디영도 오겠다고 했던 것이었다.


“우와!”


디영은 눈을 반짝이며 뛰어들어왔다. 함박웃음을 지으며 헌서의 팔에 매달려서 애교를 부렸다.


“윌비 형! 헌서 형! 오랜만이양~ 보고싶었엉~”


윌비는 닭살이 돋는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디영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디영은 상관이지 않고 윌비에게 달라붙었다.


“형도 나 보고싶었쩌?”


“아니. 전혀.”


무뚝뚝한 윌비의 대답에도 디영은 아랑곳하지 않고 활짝 웃었다.


“괜찮아. 이제 우리 매일 볼 거니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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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헤쳐모여 24.03.30 219 6 12쪽
42 그룹 결성 24.03.29 229 7 12쪽
» 루어 엔터테인먼트 설립 24.03.28 226 7 12쪽
40 선택의 결과 24.03.27 236 8 13쪽
39 새로운 출발 24.03.26 236 6 13쪽
38 놀이공원 종영 24.03.25 227 6 12쪽
37 수상한 데뷔조 24.03.24 227 6 12쪽
36 파이널라운드 롤러코스터 24.03.23 221 8 12쪽
35 바이브 24.03.22 222 8 12쪽
34 조작 24.03.21 238 7 13쪽
33 드림팀 24.03.20 241 8 12쪽
32 타겟 24.03.19 240 7 12쪽
31 격투 +1 24.03.18 242 6 13쪽
30 생존자와 탈락자 24.03.17 243 8 12쪽
29 희비교차 24.03.16 244 8 13쪽
28 언밸런스 +1 24.03.15 242 7 12쪽
27 포그 24.03.14 240 7 13쪽
26 스윗 테이스트 +1 24.03.13 243 8 12쪽
25 shadow(그림자) 24.03.12 248 7 12쪽
24 번지점프 +1 24.03.11 249 7 12쪽
23 4라운드 범퍼카 24.03.10 252 8 13쪽
22 일유의 제안 24.03.09 254 7 12쪽
21 설계 24.03.08 257 8 12쪽
20 악마의 편집 24.03.07 261 8 12쪽
19 팀 조합 24.03.06 280 7 12쪽
18 랩 배틀 24.03.05 273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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