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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파로 님의 서재입니다.

죽으려고 했는데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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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파로
작품등록일 :
2023.07.06 16:23
최근연재일 :
2023.07.25 06:0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608
추천수 :
17
글자수 :
66,063

작성
23.07.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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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0

DUMMY

아내는 목표한 바가 있으면 핸드폰 배경을 비롯 비밀 번호를 모조리 바꿨다.


반복적으로 보면서 목표를 상기하기 위해서다.

그녀의 핸드폰 배경이 두바이였다.


그런데... 우린... 언젠가부터 서로가 원하는 것을 대화라는 것을 통해 나누고 있지 않았다.


어쩌면 우리의 이혼은 이전부터 무수히 많은 징후를 보이고 있었는데...... 나는 그것을 애써 별 일 아니라고 포장하고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별 일 아니길 바라던 일들이 별 일을 만들어 냈다.


화장실이나 가자.

이미 지나간 일들을 되새김 해서 무엇을 얻을까.


근데 왜 하필 두바이에서 저 두 ... 만나야 하는 가?


죽기 전엔 가장 잔혹한 복수를 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나는 지금 내가 가진 가용자원을 잘 활용하는데 전심을 쏟아도 충분히 행복하다.

두 마리 바퀴 벌레 따윈 아웃오프안중(Out of Anjung)이란 말이다.


하지만 세상에 우연은 없다.

삶의 교훈은 우연처럼 보이는 일을 사고로 만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


그렇다면 나는 이 우연을 우연으로만 치부하고 싶지 않다.


권선징악... 그런 대단한 건 바라지도 않는다.


세수를 한다.

거울을 본다.

거울에 비친 내가 씨익 웃고 있다.

알 수 없는 불꽃 하나가 가슴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


자리로 돌아 왔다.


최고의 복수는 상대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망가 뜨리는 것이고, 군자의 복수는 십 년이 걸려도 늦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아니다.


최고의 복수는 보란 듯이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행복한 사람은 과거를 돌아보지 않는다.


방법이 있을텐데......

방법을 강구해보자


복수 영화를 한 편 더 보면 참고를 해볼까.


속이 시끄러우니, 영화 그 자체에 집중이 안 된다.


우선, 자야겠다. 눈이라고 감고 있어야겠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소란스러움... 부산스러움...

눈을 뜬다.

눈꺼풀이 무겁다.


Lady and gentleman...We are now...


비행기가 곧 이륙한다는 안내 방송이 나오고 있다.

창문을 열어 본다.


보이는 곳이 두바이라는 곳이구나


건물이 희미하게 보인다.

사람은 보이지도 않는다.

티끌 같은 존재다.

비행기 위에서 보면


티끌 같은 존재가 존재감 없이 살아가다 사라지겠지......

참 허무한 삶이다.

하지만 또 가까이에서 보면 각자 고군분투하며 살고 있는 소중한 삶이다.


체크인을 서둘러 했었다.


해외 여행은 처음이라 긴장한 탓이다.

덕분에 입구 근처 좌석을 배정 받았다.


기체 맨 앞에 위치한 VIP(Very Important Person) 들이 먼저 빠져 나가고, 곧이어 내가 비행기에서 내렸다.


이유는 단 하나, 그들을 마주치고 싶지 않아서였다.


여권 찾느라, 애 먹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죄책감이 들 거 같기도 하다.

죄 짓고 못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근데 그 죄 짓고 못 사는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양이 되면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그러니 나는 안 보는 쪽을 선택하겠다.



공항은 깨끗했다. 넓었다. 최첨단 느낌이었다.

히잡을 쓴, 낯선 사람들이 지나간다.

공기가 다르다.

이국땅임이 그제야 실감이 난다.


세관을 신고하고, 사실 신고할 만한 것이 딱히 없지만 어쨌든 통과하고

검색대를 통과하고

'이게 뭐라고 긴장이 된다.'

마지막으로 관문만 남았다.


투명 막 뒤편의 직원이 눈짓을 한다.

내가 눈치는 또 있다.


눈길을 쫓아간 곳에 카메라가 보인다.

입국 전 기록을 남기는 프로세스일 게다.

싱긋 웃어 보인다.


'웃는 거 맞아?? 카메라 앞에 서면 자동 반사로 김치가 연상 되는 ... 모르겠다.'


직원이 위아래를 훑어 본다.

여권에 도장을 찍는다.


"Enjoy your trip"

"thanks"


그래도 중학교 때부터 근 십년 영어를 배웠다.

그래 땡큐 정도는 문제 없다.

자신감이 생긴다.


자, 이제 택시를 타고 숙소로 이동하면 된다.



-


두바이 국제 공항에 도착하니, 문자가 쏟아 진다.

대부분 외교부에서 온 문자다.


테러, 지진 등의 위협을 미리 알려주는 내용이다.

의도는 그렇지 않겠지만 갑자기 마주한 테러 같은 단어에 불안감이 싹 튼다.


여행 와서 객사는 너무 억울할 것 같다.


아무래도 신나게 재미나게 오늘 죽어도 아쉽지 않게 즐겨야겠다.


그 문자 사이로 “형, 괜찮아요?”만 적힌 문자가 보인다.


중석이의 문자가 보인다.


“응, 또 살아진다.”라고 답장을 쓰다가 잠시 보류한다.


중석이는 작가 꿈을 꾸면서 친하게 지낸 동생이다. 나이 차는 꽤 나지만 글을 쓰고 싶은 마음, 또 글로 밥벌이를 하고 싶다는 열망이 비슷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공유할 것이 있으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응, 또 살아진다. 조만간 보자.”

아무래도 답장을 하는 게 낫겠다.

뒤를 조금 보충했다.

발송을 눌렀다.


뭔가가 아쉽다.


"바쁘니? 작품 들어갔니?"


다시 문자를 발송한다.


다시금 두바이 국제 공항을 한 눈에 담아 본다.


어여쁜 여성이 보인다.


익스큐즈미(Excuse Me)?


여성이 당황해서 사라진다.


지나가는 청년을 붙잡았다.


"익스큐즈미(Excuse Me)?"

"예스(Yes)"

"택시(Taxi) 웨어(Where)"


청년은 천장에 붙은 택시 표지판을 가리킨다.

천장을 보니, 친절하게도 잘 안내돼 있었다.


그 화살표를 따라 나섰다.


택시가 줄지어 승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히 승객은 많지 않았다.

택시에 올랐다.


"버즈 알아랍스"


택시가 출발한다.


스스로 7성급으로 칭하는 호텔이다. 다시 말하면 공식적으로 7성급은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 가장 최고급으로 알려진 건 5성급이 최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성급

임을 자랑한다.


그래서 투숙객 아니면 출입 통제가 심하다. 출입 통제가 필요한 사람들이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고 머문다는 것과 동의어이기도 하다.


대중은 본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 버즈알아랍은 그런 면에서

대중들의 심리를 정확히 겨냥했다. 그렇게 버즈 알아랍을 멀리서 보기만 하기엔 안타깝다고 느낀 이들을 대상으로 레스토랑을 오픈 했다. 레스토랑 역시 고가이지만 호텔 투숙비와 비교하면 또 괜찮은 가격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명절 때 백화점에서 금굴비를 디스플레이하는 것과 동일한 이유다.


"금굴비 가격 보세요, 엄청나죠. 반면 지금 냉동실에 있는 굴비는 저렴하게 느껴지죠? 그럼 사세요. 지갑을 여세요."


낯선 풍경에 정신을 놓았더니, 벌써 호텔 입구에 도착했다.

누가 7성급 아니랄까, 고가의 차가 오고간다.


일반 호텔은 스위트, 스탠다드로 구분돼 있다. 하지만 이곳은 디럭스 스위트, 파노라믹 스위트, 디럭스 스위트··· 로얄 스위트까지 기본적으로 스위트룸만 구비하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 일반 고객을 자연 필터링이 된다.


체크인을 했다.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올 법한 근사함이 묻어 난다.

화려하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은 모양새다.

피트니스 센터, 풀서비스 스파, 그리고 워터파크 부대시설도 잘 갖춰졌다.


문젠 내가 수영할 줄 모른다는 것. 그렇기에 수영복도 없다.

피트니스 역시 내게는 너무 먼 그대다.


음··· 부자의 일상을 누릴 수가 없다. 기본 소양을 갖춰야 겠다.


하지만 스파는 다르다.


예약을 한다.

대기를 한다.

대기를 하는데도 다과가 제공된다.

따뜻한 차와 수제 쿠키··· 보기만 해도 대접 받는 기분이다.


친절한 그리고 우아한 점원이 나와서 환복할 곳을 알려준다.

가운도 고급지다.

365일 입고 다니고 싶을 만큼 편안하다.

나랑 잘 어울린다.

잠시 내 옷을 보관할 보관함도 고급미 뿜뿜.

여기서 고급지지 않은 건 나 뿐이다.


'제길'


직원의 안내를 받아 룸으로 안내 된다.


아로마가 은은하게 풍긴다.

조명도 너무 밝지도 않고, 너무 어둡지도 않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조도로 맞춰줬다.

몽환적인 분위기라고 설명해 본다.


침대에 누웠다.


마사지사가 손을 마찰한다.

그리고 살포시 내 어깨에 손을 댄다.


“이짓오케? Is it ok?”


손의 온도가 적당한 지를 묻는 질문 같다.

배려 받는 것 같다.

존중 받는 거 같다.


오케이가 뇌리에 남았다.

오케이라고 대답을 한다.

사실 오케이 노 밖에 구사할 어휘가 충분치 못하다.


어쨌든 마사지가 시작된다.


아픈 곳을 정확하게 겨냥한다.

고통을 표출하면, 마사지사는 능숙함으로 힘의 강약을 조절한다.

그리고 서서히 강도를 높이며 뭉친 근육을 풀어낸다.


'우아'


예술이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돌멩이가 등장한다.

돌멩이는 따뜻하다.

아니 따뜻보단 강도 높은 열기가 느껴진다.


일본 라멘 집에서 돌멩이 넣은 건 보긴 봤다만, 마사지에 돌을 쓰는 건 처음이다.


신세계


스톤 테라피, 현무암의 원적외선 방출로 면역력에 효과가 좋다고 한다.

근육이 이완되면서 피로가 풀린다.


다시 태어난 느낌이다.

몸의 피로함이 삭제된다.


클래식이 귓가에 울린다.

아 평화롭다.


이대로 시간이 멈춰도 행복한 삶이었다고 진심 아름다운 소풍이었다고 하직 인사를 남길 수 있다.


아니다. 조금 더 알고 싶다. 돈이 주는 행복함의 끝은 어딜까, 궁금하다.


아드레날린이 급 상승한다.

90분이 이렇게 순식간에 지나가다니··· 나는 행복한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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