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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파로 님의 서재입니다.

죽으려고 했는데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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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파로
작품등록일 :
2023.07.06 16:23
최근연재일 :
2023.07.25 06:0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627
추천수 :
17
글자수 :
66,063

작성
23.07.19 06:00
조회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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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11.

DUMMY

행복을 맛보고 또다른 행복을 찾아 숙소로 올라가는 길이었다.


엘레베이터가 멈췄다.

마치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자전하는 느낌이다.


엘레베이터에 올랐다.


순간 마른 침을 삼겼다.

이국적인 외모의 여성이 눈에 들어왔다.


검은 머리, 하얀 피부, 동양적인 눈매, 거기에 눈매를 강조한 아이라인

수수한 분위기의 옷차림, 그러나 얼핏얼핏 에스라인을 짐작케 하는 실루엣


아름답다...엘레강스하다...매력적이다.

나는 그녀에게 반했다.


다시 한 번 마른 침을 삼키게 된다.

심장이 세차게 진동한다.

행여나 들킬까 긴장된다.


층수를 확인한다.

두 명이 엘레베이터에 탔는데, 불이 들어온 건 한 개 층이다.

다시 말하면, 그녀와 나는 같은 층에서 내릴 예정이다.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자꾸 그녀에게 시선이 간다.

본능이다.


엘레베이터가 멈췄다.


그녀가 먼저 내렸다.


레이디 퍼스트(Lady First)


나는 그녀 뒤를 따라갔다.

아니 행선지가 같은 방향일 뿐이다.


근데 그녀가 갑자기 발걸음을 멈췄다.

뒤를 돌아 본다.


"저기요."

나의 심장은 폭발 직전이다.

그녀의 뒷말을 기다려본다.


"제가 이런 적이 처음인데요 ....제 이상형입니다. 같이 커피 한 잔 어떠세요?"


그녀가 발걸음을 멈췄다.


화들짝 놀란다.

망상을 끝내고 현실로 귀환해야 할 타이밍이다.

잠시였지만 행복했다, 위로하는 수 밖에


그녀가 가방에서 카드를 꺼낸다. 그리고 도어에 갖다 댄다.


나는 그녀를 조금이라도 더 눈에 담고자 걸음 속도를 늦췄다.

그러나 나는 멈춰야 했다.


나는 그녀의 옆 방이다.


말을 걸고 싶다.

아니, 그녀와 사랑을 하고 싶다.


그런데 그녀는 도도해 보인다.

도도한 여자는 어렵다.

아니, 여자는 어렵다.


문이 열린다.


그때였다.


“익스큐즈미 (Excuse me)”


나는 주변을 둘러 봤다.

이 복도엔 나와 그녀 뿐이다.


‘침착하자 침착하자’

그녀의 눈을 응시한다.


“큐쥬핼미 (Could you help me)?”

“오프콜스(Of course)”

“잇더즛트웤(It doesn’t work)”


영어를 알아 들은 것이 아니다. 나보다 먼저 방문 앞에서 카드키를 댄 그녀가 나보다 늦게 방에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그건 방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달콤한 향이 훅 코를 강타했다.

감미롭다.나는 더 그녀에게 사랑에 빠진다.


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조치법을 하나씩 적용해 보기로 한다.

카드키를 도어 근처에 놓는다.

나는 다를 줄 알았다.

그러나 도어키는 역시 작동하지 않는다.

나는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쉽게 포기하지 못하고, 질척이기로 한다.


'아니, 왜 이러는 거지??'


나는 당혹스럽다.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


그때 그녀가 흐름을 끊었다.


“죄송한데요.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리셉션에 전화 한 통 부탁해도 될까요?”


Sorry, reception

간헐적으로 아는 단어가 들린다.

물론 찍은 거라 100% 확신은 없지만 확신을 하기로 한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곤, 나의 방으로 들어섰다. 그리곤 문 앞에서 그녀와 나는 키스를 나눴다. 그녀도 나도 머뭇거림은 없었다. 키스는 점점 농도가 진해진다. 손이 분주해진다. 그리고 침대를 찾아 이동한다. 본능이다. 근데 여긴 입구에서 침대까지의 거리가 너무 멀다··· 전희가 길어진다··· 길어지는 만큼 더 달아 오르다.


“익스큐즈미?”

또 망상이었다.


혼자 고개를 세차게 흔든다.

나는 다시 망상의 세계에서 현실로 돌아왔다.


망상이라도 좋다.

좀 더 망상을 이어가고 싶다... 하지만 나는 이성적인 사람이다. 나는 그녀에게 전화를 쓰게 해줬다.


"I am calling from room number 706. Blah blah"

나 지금 706호에서 전화 걸고 있는데......


“Room Key doesn't work. Blah blah"

룸키가 작동을 안 해......


원어민 같은 영어였다. 엄밀히 말하면 원어민은 아닌데... 영어를 구사함에 있어 주저함이 없어서 더 멋있는 언어 구사였다.


나는 또한번 그녀에게 반했다.


“How long do I have to wait?"

얼마나 기다려야 하죠?


"OK. I'll be waiting"

네, 그럼 기다릴게요.


전화를 끊자, 그녀와 나 사이엔 정적이 흘렀다.

안 좋은 정적이다.


“직원이 올라온다고 하네요. 감사합니다.”


이제부턴 내 맘대로 해석이다.


"My pleasure."

땡큐 다음에 세트로 암기했던 거 같다.


또 정적이 흐른다.


말을 걸어야 한다. 근데 영어가 떠오를 듯 말 듯 애태운다.


그녀가 말을 건다.


"first time to visit Dubai?"


다행이다. 퍼스트 타임은 알아 들었다.


예스를 외친다. 그리고 그 다음 말을 고른다. 제길...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건데... 아니다. 열심히 했다. 독해만. 그결과 간단한 회화 고자다.


말을 걸어야 한다.

그녀에게 질문을 해야 한다.

무슨 질문을 할까.

아니다.

질문이 잘못되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영어 질문을 찾아야 한다.

찾았다.


"Where are you from?"


말한 게 후회가 된다. 고작 그 질문 뿐이냐?


근데 그녀가 웃는다.


"I was born in Japan. But I have lived New York since 10."

태어나긴 일본에서 태어났는데 10살 이후부턴 뉴욕에서 살았어.


네이티브 같지 않은 영어 발음이 이제야 납득이 된다.

일본어 특유의 발음 때문에 능숙한데도 어색함이 느껴진 거 였다.


"How about you?"

너는?


"Seoul. 서울, 세울 ......"

뭐라고 발음해야 하는 건가?


세울에서 그녀가 웃는다.

앞으로 세울이라고 발음해야겠다.


"I got it. You came from Korea. South or North?"

알았어. 너 한국에서 왔구나. 남쪽 아님 북쪽


"North"

나는 농담을 던져 본다.


"Really?"

진짜


그녀의 표정이 할리우드 식으로 바뀐다.


"Do you Know Kim Jung En?"

김정은 아니?


"Of course"

그녀가 격하게 리액션을 해준다.


격한 리액션은 호감의 표현이다.

사람은 호감을 받으면 자존감이 높아진다.


갑자기 영어가 만만해진다.

술술 나온다.


"just kidding"

농담이야.


여자가 웃는다.


"혼자 여행 오셨나요?


질문은 호감의 표현이다.


"네 생애 첫 혼자 여행입니다."


여자가 말한다.

"저는 혼자 여행하는 사람 멋있더라고요."


cool이라는 단어가 귀에 박히는 순간, 쿨내를 내고 싶다.

용기를 내야 한다.


“저기···”


그녀가 쳐다 본다.

심장이 두근두근 나댄다.


"괜찮으시다면 같이 저녁 어때요?"가 "카지노 콜?"이 돼 버린다.


왜 머리에서 입으로 가는 길엔 장애물이 많은 걸까.


여자가 웃는다.


"카지노보다 좋은 곳이 있는데... 저녁 먹고 가는 건 어때요?"


"아이 러브 두바이"

갑자기 버퍼링이 걸렸다.


그러나 그 여자는 센스와 배려의 보유자였다.


“두바이 좋아요··· 치안도 잘 돼 있고, 도시도 깨끗하고, 볼 거리랑 즐길 거리도 풍부하고요."


“괜찮다면··· 추천해주시겠어요.”

나는 다시 한번 커다란 용기를 내 본다.


여자가 미소 짓는다.

긍정의 표시다.

아니, 긍정의 표시이길 바란다.


"저녁 먼저 먹고 이동해도 될까요?”


나는 심하게 격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어린 아이가 된 거 같다.


그녀가 웃는다.

나의 지구도 방긋 웃는다.


"그럼 한 시간 후에 만날까요?"

나는 남자 답게 제안한다.


그녀는 머뭇거림 없이 오케이를 날렸다.


그때 직원이 등장했다.


나이스 타이밍


"이따 뵈요."

그녀가 떠났다.


나는 막춤을 추기 시작했다.

정말 신나면 춤과 무관한 선비충 같은 삶에도 춤이 등장할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막춤 무아지경...도 체력이 받쳐 줘야 한다.

에너지 고갈이다.


이성을 챙겨야 한다.

데이트를 준비하자.

암... 난 외모도, 바디도 인간적이니, 다른 매력을 어필해야 한다.


그래, 남자는 계획이다.


옷을 댄디하게 입고, 댄디 스타일 싫어하는 여자는 없을 거다. 아니, 없어야 한다.

그리고 근사한 레스토랑을 예약하고

음... 여기서부터 막힌다.

검색을 해야겠다.


나의 검색 신공을 발휘할 타이밍이다.


로맨틱 레스토랑

이번엔 구글 검색 엔진을 활용하자.


스테이크와 씨푸드 두 가지를 정리해 보자.


시계를 본다.

어머··· 시간이 촉박 하다.


검색은 이 정도로 충분하다.

이제 옷을 갈아 입자.


교복 같은 그 옷을 선택하자.

마네킹의 마법을 기대해보자.


거울 앞에 섰다.

배경이 다 한 느낌이다.

사랑의 감정이 온몸을 감싼 탓일 수도 있겠다.

암튼 중요한 건 내가 빛이 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게 남았다.

그건 자기 체면이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남자이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이다.

나는 사랑을 쟁취할 것이다.

나는 할 수 있다.

아자아자

영어 버전도 추가해본다.

아이캔두잇 !!!


힘이 쏫는다.


시계를 본다.


아뿔사, 3분이 오바다.


서둘러 나간다.


다다다닥


다급하게 문을 열었다.


여자도 막 문을 열고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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