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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파로 님의 서재입니다.

죽으려고 했는데살고 싶어졌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뉴파로
작품등록일 :
2023.07.06 16:23
최근연재일 :
2023.07.25 06:0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626
추천수 :
17
글자수 :
66,063

작성
23.07.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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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7

DUMMY

주요 서점 마다 이북(e-book) 서점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가입을 한다.

간단한 프로세스다.


이렇게 간단하다니?


책을 고른다.

결제를 한다.

그리고 읽는다.

근데 음성 지원까지 된다.

읽고 싶은 책을 플렉스(Flex) 한다.


엔돌핀이 활성화된다.


자, 다음 단계로 넘어가 보자.


이북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낯선 버튼을 하나 씩 눌러 본다.


신세계다. 그중 가장 놀라운 건 음성 지원이 된다는 것.


그 말은 운동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다.

옷을 입으면서 책을 읽을 수 있다.

이동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다.


거기다 배속이 지원된다.



음성도 선택이 가능하다. 남성, 여성, 중저음, 고음




눈이 피로할 틈이 없다.

건강에 이롭다.




와우(wow)




강남 빌딩 숲을 바라 보며, 책 읽는 기계를 간지 나게 손에 쥐고, 손가락으로 터치하며 두바이를 알아간다.




졸음이 오면 침대로 뛰어 든다.


침대, 다시 봐도 취향 저격이다.

체크 아웃할 때 모셔가고 싶다.


인생템을 만났다.




출근, 상사, 하기 싫은 일의 해방이다.




그대로 잠이 든다. 걱정이 없으니 잠이 솔솔 온다.




일어나서 조금 출출하다 싶을 때 어제 남긴 치킨을 마저 먹는다.



식은 치킨이 진짜다.


냉장고에 넣어 놓길 잘 했다.


양념이 쏙 베서 ... 자꾸 손이 간다.


시장이 반찬인 가. 암튼.


지루할 때 즈음 두바이 여행을 다녀온다.


40년 피로가 단 이틀 만에 리셋(Reset)됐다.


금융 치료는 위대하다. 최고의 명의다.




그때 전화가 울린다.


지이익 지이익


지점장이다.


"삼성 지점 김삼수입니다. "통화 가능하신가요?"

"네 가능합니다."

"오후에 시간 되시면 찾아 뵐까 하는데요."


10억 아니, 20억 이상 예치 하면 금융회사에서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액수가 상이한 이유는 동네의 특성을 고려하면 된다. 부촌은 그만큼 액수가 높아질 것이고, 그렇지 못한 곳은 평균 이하이어도 서비스가 가능하다.




어쨌든 그 말로만 듣던 그 서비스를 내가 받게 되었다. 놀라선 안 된다. 침착하자. 가만 있으면 중간은 간다. 촌스러움만은 제발 어필하지 말자.


"그럼 인크레더블호텔 로비에서 뵙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차분했고, 정중했고, 괜찮았다.

나는 나에게 반한다.

시계를 본다.


노는데 바쁘다.

쉬는데 바쁘다.

신기한 일이다.


단장하고, 아니 사람 몰골을 하고 로비로 내려가서 ... 출국 전, 자금 운용안을 확정 짓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그리고 두바이 넘어가면 그야말로 홀가분한 상태로 출국하는 것이다.




그후는 마음이 시키는 대로, 본능이 이끄는 대로




머리는 시뮬레이션 풀 가동 중이다.




50억의 10% 운용 수익이면 보수적으로 잡아도 매해 4억이 현금으로 나온다.

손실도 날 수도 있고, 아주 예상치 못한 수익이 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내 연륜으로 판단컨대... 원금은 유지가 된다.


그리고 나는 정말 딱 좋다.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 마음도 없고, 그 말은 유지만 해도 땡큐땡큐땡큐다.

야망을 가지라고

그 야망 당신에게 양보하겠다.


'비행기 탄 김에 지구 곳곳을 누비며 사는 삶도 괜찮겠다.'




공유 숙박업체 에이비엔비 창업자가 고정된 거주지 없이 곳곳을 돌아다니며 살아간다는 데... 나라고 못할 이유는 없다.




돈이 생기니 하고 싶은 일이 늘어난다. 그 하고 싶은 일만 충실하게 해도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진심, 레알, 후회 없이 내 통장 잔고를 알뜰하게 소진한 후 세상을 하직 하고 싶다. 하직하겠다. 에헴... 인생의 모토를 바꿔야 겠다. 진시황제처럼 살자. 갓생 살자.




늑장을 부린 건 아니다.

근데 시계를 보니, 약속 시간의 임박이다.


가운을 입고 내려갈 수는 없는 노릇 그건 지점장에 대한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나의 몸은 초조함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직장인으로 십 여년, 시간 엄수는 근로자의 기본 소양이었다.



추운 겨울, 폐를 찌르는 고통을 인내하며 달리기를 수차례 ... 그렇게 내 몸은 시간 엄수 앞에 초조함 버튼이 작동하는 그런 인간으로 세팅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나는 지금 절박한 이유가 없다.




늦으면 인사 고과에 영향을 주고, 그 인사 고과가 누적돼 해고당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따윈 전혀 고려할 필요가 없다.




아니 오히려 반대다.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이건 아무래도 오바고, 고작 60억은 그런 정도는 아니다. 사람은 분수를 알아야 한다. 하지만 적어도 지점장에겐 내가 꽤 중요한 인물인 게 분명하다.




나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드레스를 갖추기로 한다. 그래도 된다. 서두르지 만 말자. 서두르면 실수를 낳는다. 그럼 사람이 호구로 보인다. 첫 인상은 중요하다. 나는 나의 이익을 위한 행동을 할 뿐이다.




돈을 쓰는 입장이 되니, 생각이 달라진다.


그 사람의 선 위치, 위치에 대한 정확한 인식 그에 맞는 행동... 생각해보면, 나는 순진했다.


그 힘의 역학 관계를 고려하지 않았으니까. 세상이 노력하면 그 노력에 비례해 성과라는 결과물을 보여줄 줄 알았으니까






-


거의 하루 만에 로비를 찾았다.

또 새롭다.


살면서 처음 온 것을 일상처럼 누비는 사람들이 오간다.


그들을 지나쳐 커피숍을 찾았다.




커피숍은 한산했다.


3만원 짜리 커피, 새삼스러울 일이 아니다.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그도 나를 발견한 거 같다.

일어선다.

굳이 저렇게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싶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것은 나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 돈에게 하는 예의라는 것을.




"제가 조금 늦게 찾아 뵐 걸 그랬어요. "

늦은 건 난데... 그가 사과한다. 이상한 세상이다.


"근데 워낙 시원하고, 쾌적해서 기다리면서 모처럼 힐링을 취했네요. 휴가 안 가도 되겠어요. 흐흐흐흐 "

그가 웃으며 말문을 뗐다.




일종의 금융 치료 같은 것이겠지... 이해는 간다만 그래도... 오바다... 부담스럽다. 부담스러운 이 자리를 빨리 끝내고 싶다.




그러나 나는 내색하지 않고 시크하게 자리에 앉았다. 시크를 연출한 건 아니고, 원래 나는 사람과의 소통에 익숙하지 않다.




"포트폴리오 한 번 볼 수 있을까요?"


"두 번, 세 번, 여러 번 보셔도 됩니다."


그가 농담을 한다.




그는 농담이라고 건넨 거지만 나는 또 하나를 깨달았다.


나는 이제 한 번 이상을 요구해도 진상이란 소리를 듣지 않을 고객층에 속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시간이 없으시죠? 바로 핵심만 설명 드리겠습니다. 우선, 주문 먼저 하시죠."

" 저는 아메리카노로 "


지점장은 같은 걸로 두 잔 주문을 넣었다.



상대와의 공통점 어필하기, 호감을 얻는 인간 관계 기본 중 기본 스킬이다. 진짜 아메리카노를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투자 성향에 대해 검사를 실시하고, 그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내용입니다. 미국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와 신흥국에 다소 공격적인 투자를 혼합......"


얼마 만에 섭취하는 카페인인가.

매일 하루를 여는 의식 처럼 카페인을 섭취했었다.

비몽사몽 정신을 각성하기 위해

하루를 살아내기 위해

역시, 아메리카노는 쓰다.


근데 계속 쓴 아메리카노를 마시다보면 쓰지 않는 경지에 오른다.




완샷을 한다.


에너지가 충전된다.

이제 할 말만 전달하면 된다.


"자세한 설명은 안 하셔도 됩니다. 지난 번 말씀 드린 대로 우선, 1년 간 위임하겠습니다. 계약서 가져 오셨죠?"


"그럼요."



지점장은 서류 가방에서 계약서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 놓는다.


"1년 후 결과를 보고, 그 이후는 결정 짓겠습니다. "


지점장은 입이 귀에 걸린다.


계약서를 살펴 본다. 독소 조항 ... 그건 대부분 작은 글씨로 위장술을 펼친다. 그 말은 다른 건 중요하지 않다. 작은 글씨만 잘 읽어도 된다. 어찌 보면 당연한데... 대부분은 그 트릭을 눈치 채지 못한다.


아니나 다를까, 작은 글씨로 투자의 모든 책임은 고객이 진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잔고 5천만원 짜리 고객과 50억 짜리의 고객은 다르다. 5천만원은 있으나 마나지만 50억은 예치 후 대출만 집행해도 ... 5% 금리라고 치면 한 달 2500만원의 이자수익을 발생시킨다. 작은 지점은 인건비까지 다 커버할 수 있다. 한 마디로 금융사에 돈을 벌어주는 고마운 존재다. 이런 우량 고객은 무조건 유치해야 한다. 그 말은 내가 수익이 나야 그들도 수익이 난다. 다른 말로 상생 관계다. 거기다 처음 거래를 트는 고객이다. 초심자의 행운처럼 그들은 나에게 성심성의를 다할 것이다. 나는 초심자의 행운을 누릴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 지점장을 안다. 이 지점장은 나를 모르겠지만.


지점장이 준비해온 선물을 건넨다. 계약서와 함께.

계약서 서명 타임은 잠시 미뤄진다.


우선 선물을 확인해보고 싶다.


"열어 봐도 될까요?"

"약소하지만 성의입니다."


그건 약소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 고가의 만년필이었다.


"제가 당분간 해외에 체류할 예정입니다. 가능하면 메일로 연락 주시면, 제가 회신하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말씀 드렸던 씨엠에이(CMA) 계좌 3개의 잔고가 5천만원이 늘 유지되는 상태를 만들어주십시오. 그 외 수익금은 재투자 하셔도 되지만 ...... 잔고 유지는 꼭 지켜주십시오."

"네 알겠습니다."

"근데 이 계약서엔 그 항목이 구체화되지 않아서 수정해서 메일로 주시면 제가 회신하겠습니다."

"아 네 알겠습니다. 제가 바로 지점 들어가서 수정하고 1시간 이내 메일 드리겠습니다."


용건은 끝이 났다.



-


나온 김에 피트니스로 향한다.


역시 5성급 답게 피트니스 장비가 고가다.

물론 나는 잘 모른다.


후광효과일지도 모르겠다.


운동을 시작해오자.

가장 만만한 러닝머신부터 오른다.


가볍게 6으로 시작한다.

할 만하다.

레벨을 높여본다.

7, 8

가볍게...가 무겁게로 변한다.


내 몸이 내 몸이 아니다.


그래도 달린다.

근데 아까부터 달리는 저 사람 나와 다르게 안정적이다.

속도도 10 가까이 되는 거 같은데 간헐적 달리기 같은 건가? 걷다가 갑자기 달린다... 숨이 가빠 올 즈음 속도를 낮춘다...또 미친듯이 질주한다.




가오를 구기고 싶지 않은데...근데 자꾸 인사를 하게 된다.


몸아, 정신 차렷 !!


그때 레깅스 차림의 여성이 등장했다. 피트니스 분위기가 등장 인물 한 명으로 화사해진다.


아......이 오묘하고 신비로운 음양오행의 조화!!




나는 러닝 머신에서 탈출하기로 한다. 러닝 머신은 나에게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근력 운동 쪽으로 향한다.

남자는 뭐니 뭐니해도 근육이다.


자 무게를 들어 올려 볼까.

가볍게 시작하자


10kg

자, 멋짐이라는 것을 뿜뿜 해보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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