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뉴파로 님의 서재입니다.

죽으려고 했는데살고 싶어졌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뉴파로
작품등록일 :
2023.07.06 16:23
최근연재일 :
2023.07.25 06:0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628
추천수 :
17
글자수 :
66,063

작성
23.07.12 06:00
조회
45
추천
2
글자
10쪽

6.

DUMMY

사람을 만나는 건 피곤한 일이다.

나는 사람과의 교류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다.

그래서 어렵다.


그래도 해냈다.


해냈다는 게 중요한 거다.




'이제 서점으로 향하자'




삼성역엔 내가 원하는 게 다 밀집돼 있다.

호텔, 증권사, 서점

역세권, 쓰세권, 편세권... 이런 것들과 차원이 다르다.

역시 부촌은 클라쓰(Class)가 다르다.


도착한 서점의 외관도 어나더(another) 차원이다.

잡지, TV에 몇 번 소개된 곳이라더니. 역시 남다르다. .

그것이 또 이유가 돼 관광객을 끌어모은다.

사람들이 북적북적하다.


이것이 또 지나가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잘 되는 이유가 계속 순환한다.


근데 싸이의 손 모형은......

싸이가 강남 스타일로 한국 브랜드 제고에 기여한 건 알겠다면

손은 ... 난감하다 ...




근데 외국인 두 명이 그곳에서 인증샷을 찍고 있다.

그들에겐 대한민국은 싸이, 싸이하면 말춤, 구체적으로 손 동작... 그러니 그 모형 앞에서 그 순간을 기억하고 싶은 것이다.




아마 전세계를 통틀어, 손을 조형물로 만든 랜드마크는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희소성 가치는 분명 있는 조형물이다.




뭐... 입 간판이랑도 사진 찍는데 ...

이대 정문도 중국인들 사이에게 결혼 잘 하는 문이라고 인증샷 명소가 되었다는데 ...


손은 엄연한 예술 작품이라고... 그것도 가수 싸이를 상징하는




'자, 집중하자.'




새 도화지에 그리는 2회차 인생이다.

과거처럼 미련하게 과거를 보내지 못하고 질척이는 거 그리고 돈도 안 되는 의미 부여 따위 하는 데 시간을 쓰고 싶지 않다. 유쾌하지도 않은 일에 내 귀중한 시간을 1초도 낭비하고 싶지 않다.




신혼 여행 이후 여행을 떠나본 적 없다.

나의 신혼 여행지는 하와이였다.

참 좋았다.

사실, 기억 나는 건 몇 없다.

호텔 밖을 거의 안 나갔으니까.

그래서 하와이가 더 좋게 기억 되는 아이러니


어쨌든,

여행은 여유로운 자의 행복이라고 했다.

그리고 중요한 건 내가 그 여행을 누리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영화를 보면 이럴 때 남주가 경쾌한 댄스를 펼쳐 보일텐데......



Singing in the rain


장면이 스쳐지나간다.




사교댄스가 배우고 싶어진다.



내가 이렇게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이었던가?



나는 나에게 스스로 놀라는 중이다.



거기에 아름다운 여성과 사랑에...

내가 이렇게 낙관적인 사람이었던가 ....



난 정말 나 스스로에게 놀라고 있는 중이다.


여행 섹터를 찾아 나선다. 꽤 넓은 구역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인기가 상당한 모양이다.



저가 항공, 주5일 근무제, 인스타그람 등 소셜미디어 등의 영향일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로 여행길이 막혔다가 길이 열리고 있는 것도 한 몫 할테고.



무엇이든 억누르면... 더 욕망이 거세지는 법


오랜만에 가슴이 두근두거린다.



'혼자 여행은 처음인데.....'




그럴수록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둘러 보자.


미국, 중국, 일본, 캐나다, 호주, 이탈리아, 프랑스, 터키, 스페인......

세계는 넓고, 나라는 진짜 많았다.


마흔... 나는 고작 대한민국과 하와이만 아는 사내다.

음....... 욕심이 난다.


3년 전, 제작사와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기대와 희망이 부풀어 10년 짜리 여권을 만들었다. 입봉만 하면 여권에 도장을 차곡차곡 쌓는 삶을 살고 싶다고... 근데 그 여권에 자살 여행을 실행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절망의 절벽 앞에서 반전의 희망을 발견할 줄이야!




죽지 않아서 다행이다.

진짜 죽지 않아서 다행이다.


그렇게 두바이가 적힌 책을 집어 든다.

한 권, 두 권, 아니 세 권 집어 들었다.

근데 이탈리아도 가고 싶다.

피사의 사탑, 나폴리 피자, 베네치아......

내친 김에 이탈리아 여행책도 꺼내 들었다.

프랑스도 흥미가 생긴다.

봉주르, 보나피티 ......


다섯 권만 골랐다.


이제 숙소로 돌아가 룸서비스를 즐기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면 된다.

이 아름다운 세상이여!!


근데 저 반짝이는 건 뭔가.

신문물 발견.


'뭔데... 손가락으로 책을 넘기는 거지?'


검색 찬스

초록창을 켠다.


책 읽는 기계

검색어를 입력하면서도 스스로 확신이 없다. 과연 검색이 될 것인가?


근데 검색 결과가 뜬다.

전자책 리더기, 캔들....

내친 김에 "전자책 단말기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라는 블로그 글까지 읽게 됐다.




'음... 이 신문물이 탐이 난다.'




집어 든 책을 도로 책장에 꽂아 놓았다.


계획의 수정이다.


-


백설 매장에 들어섰다.


"주로 책을 읽을 건데 ... 중간 정도 되는 사양으로 보여주세요."

나는 요구사항을 바로 얘기했다.




"두 가지 사이즈가 인기가 좋은데... 어떤 게 좋을까요?"

"음... 큰 게 좋겠죠?"

"여성 분들은 휴대성도 고려하더라고요."

"사이즈를 비교해볼 수 있을까요?"


점원은 12.9 사이즈와 10.9 사이즈를 매대에 내려 놓았다.



나는 큰 게 좋다.


"큰 거로 주세요."


오호, 이제 나도 기계로 책을 보는 현대인이다.


오... 신난다...

옷 살 때보다 더 신난다.

엔돌핀이 솟구친다.



-



다시 돌아온 숙소다.

하루는 일박 100만원짜리 호텔에 익숙해지긴 무리인 시간이다.




나는 이곳이 마치 처음인 것처럼 한 바퀴 쭉 둘러 본다.



눈 닿는 곳마다 감동을 돌려준다.

그리고 셀카라는 것을 기념 삼아 찍어 본다.

생애 첫 셀카다.



셀카가 찍고 싶은 삶은 행복한 삶이다.

이 순간을 기억하고 싶다는 의미니까.


여행, 여행이 별건가.

호캉스에 왜 열광하는 지 이제야 알았다.

뇌피셜은 진짜 뇌피셜이다.

무경험자 말은 들을 필요가 없다.


여기에 룸서비스까지 더하면 기절할 지도 모른다.

감격의 연속적 공격


생각난 김에 수화기를 들었다.

치맥이 당긴다.

아니, 피맥도 당긴다.


짜장이냐 짬뽕이냐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인생의 난제다.


하지만 나에겐 더 이상 난제가 아니다.

둘 다 시키면 그만 인 것이다.

돈이 솔로몬이었다.

마음의 여유가 솔로몬이었다.


앞으로는 요플레 뚜껑도 안 핥을테다...하하하하하


목소리를 깐다.

"치킨이랑 피자, 그리고 맥주 주문할게요."

"네 고객님, 시간은 30분 정도 소요될 예정입니다."

"씻고 싶은데... 인기척이 없어도 음식 들여놔 주실 수 있을까요?"

"네 그렇게 전달하겠습니다."


음악을 재생한다.


나의 최애 음악... 아니다. 새로운 나는 과거의 최애 노래와도 작별할텐다.


너튜브에 지금껏 검색하지 않은 검색어를 넣어 본다.

무엇을 넣어 볼까.

두바이 여행을 앞두고 있으니까


"두바이 음악"

엔터를 누른다.


아랍 노래가 검색된다.

아랍, 9억뷰, 힙한, 모로코, 감성

클릭을 해본다.


중독성 강한 음악이 흘러 나온다.

지금까지 듣던 음악과 차원이 다른 감성이다.

B급 갬성이라고 해야 할까.

테크노 느낌도 난다.


뭔가 기교를 넣지 않은 느낌이라고 믿고 있을 무렵 기교를 넣은 음향을 귀를 찌른다.

반전도 있다.

나는 반전을 애정한다.

마음에 든다.


반복 재생을 누르고 반신욕 준비에 돌입한다.


나도 모르게 몸이 선율을 따라 움직인다.


음악 하나 재생했을 뿐인데... 대한민국이 갑자기 아랍 나라가 되었다.


그리고 욕조에 몸을 담기로 한다.

몸을 풀고 나가면 최고의 요리사가 화덕에 구운 피자와 치킨이 기다리고 있다.

여긴 지상 낙원



왜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아 나섰는 지 알겠다.



불가능에 도전하는 우매함, 우둔함의 상징 진시황이 부러운 자식이 됐다. 진시황의 하루하루는 얼마나 판타스틱했길래 불로초를 찾아 나섰을까...... 평생 살고 싶었을까?




엔돌핀의 강도를 조금 높여 볼까.

잔고를 확인해 보자.


만면에 미소가 띄어진다.

보고만 있어도 쓰나미급 감동이 밀려 온다.



세상을 다 가진 거 같다.

세상, 부러운 사람이 없다.



치킨 오기 전까지 통장 잔고만 볼테다.

심신의 활력이 더해진다.

정신이 맑아진다.

이것이 명상이고, 이것이 독서다.


시간이 참 잘 간다.



엔돌핀이 마구마구 축적된다.

아무 것도 안 해도 스위트룸이 주는 만족감이다. 아니, 아무것도 안해도 잔고 60억이 주는 행복감이다.




30수 짜리 가운을 몸에 걸친다. 거실로 나간다. 모형인가. 실제 음식인가. 싶은 피자와 치킨이 보인다.




맥주를 한 모금 흡입한다. 시원한 알코올이 목젖을 적신다.


크아아악


피자를 한 쪽 집어 든다.




자꾸 흡입하게 된다.

화덕에 구워 단백한 도우에 아니, 도우 자체가 뭐... 숙성 시킨... 지금껏 맛본 피자와 차원이 다르다. 고르곤졸라 특유의 치즈 향, 거기에 달콤한 허니를 찍으니... 침샘이 활성화된다. 멈출 수가 없다.


한 판을 다 먹었다.

근데 포만감이 들지 않는다.


내가 원래 이렇게 과식을 즐기는 자였던가.

나의 재발견이었다.


한 판도 더 클리어할 수 있다.


여기에 또 맥주 한 모금을 식도로 흘러 보낸다.

절로 고개가 좌우좌우 도리도리 포즈가 된다.




원더풀하다.




이제 치킨이다.

피자 만큼의 감동은 아니다.


메인 요리 순살 치킨, 거기에 매쉬드포테이토, 샐러드, 피클

그럴 듯한 외양이다. 여기에 칠리소스, 후추, 소금까지 근사한 플레이팅 돼 있다.

가격 6만원의 호화다.


하지만 치맥의 정서에는 한참을 못 미친다.

자고로 치맥이라 함은 ... 하루 고단함을 달래기 위해 물고 뜯고, 입가도 좀 지저분하게 만들고 ... 그리고 여기에 맥주로 달래면서 ...


근데 자꾸 포크를 사용하고 싶게 만든다.

이건 치맥에 대한 모욕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죽으려고 했는데살고 싶어졌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5 15 23.07.25 18 0 9쪽
14 14 +1 23.07.24 21 0 9쪽
13 13 +1 23.07.21 27 0 9쪽
12 12 +1 23.07.20 29 0 9쪽
11 11. +1 23.07.19 32 0 10쪽
10 10 +1 23.07.18 37 0 10쪽
9 9 +1 23.07.17 35 1 11쪽
8 8 +1 23.07.14 39 2 11쪽
7 7 +1 23.07.13 43 2 11쪽
» 6. +1 23.07.12 46 2 10쪽
5 5. +1 23.07.11 48 2 10쪽
4 4. +1 23.07.10 54 2 10쪽
3 3. +1 23.07.08 55 2 9쪽
2 2. +1 23.07.07 70 2 11쪽
1 1. +2 23.07.06 75 2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