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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문수 님의 서재입니다.

아르마노 기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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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문수
작품등록일 :
2022.08.17 19:05
최근연재일 :
2024.06.07 16:49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029
추천수 :
49
글자수 :
339,124

작성
22.08.20 18:05
조회
43
추천
2
글자
14쪽

마녀의 아들 (1)

DUMMY

---


 난 몰랐어. 정말이야. 아무것도 몰랐다고. 내가 어떻게 알았겠어?

 해야만 하는 일을 했을 뿐인걸.


 어머니··· 그렇··· 그렇잖아요?

 당신이 제게 한 일을 어떻게 알았겠어요? 전 그저 갓난아기였을 뿐인걸.


 그 남자 얘기는 하지 마세요. 어쩔 수 없었어요.

 그는 죽어야 했어요. 그를 죽여야 했어요.

그는 절 모욕하고, 무시하고, 죽이려 했으니까요.


 그가 죽지 않았다면, 제가 죽었을 거예요.

 그가 제 아버지였을 줄 어떻게 알았겠어요?


 어머니는 아셨나요? 어머니도 모르셨잖아요?

 내가 당신의 아들인 줄은 꿈에도 몰랐잖아요?


 어떻게 이 모든 걸 내 탓이라 하겠어요?

 누군가를 탓해야겠다면, 그건 내가 아니라 신이어야 해요.


---

노인2.jpg

해가 머리 위에서 서서히 내려올 무렵이었다. 들판이 조용히 넘실거렸다.



노인은 이가 다 빠져 덮을 것도 없는 입술을 삐죽 내민 채 무어라 중얼거렸다. 들리진 않았지만 노인이 온 세상을 향해 욕설을 퍼붓는다고 얀은 확신했다. 노인은 덮개를 씌운 수레를 옮기려 안간힘을 썼다. 바윗덩어리라도 들었는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수레는 노인의 집으로 보이는 오두막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주변으로 드넓은 들판과 나무 몇 그루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잡초와 풀싹들이 누운 것을 보니 수레가 움직이긴 하는 모양이었는데, 여전히 갈 길은 멀어 보였다.



목숨을 걸고 위대한 투쟁을 벌이듯, 노인은 땀을 뻘뻘 흘리며 수레에 악착같이 매달렸다. 덥수룩하게 자란 힘없는 수염에, 땅딸막하고 삐쩍 마른 노인을 얀은 오랫동안 지켜보고 있었다.



결국 노인은 인내심을 잃고 수레를 향해 고성을 내질렀다. 얀이 노인에게 다가갔다.



“어디 가십니까, 어르신?”



노인이 놀라서 한껏 움츠러들더니 경계하는 눈빛으로 얀을 쳐다보았다.



“가까운 마을을 찾고 있거든요! 가는 길이 같으면 도와드릴게요, 어르신!”



귀가 어두운가 싶어 얀이 목소릴 높였다. 노인은 굽은 허리를 곧게 세우더니 눈을 끔벅였다. 그리고 난데없이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화내기 시작했다. 말보다 웅얼거림에 가까웠다. 빙신! 두둑놈! 욱! 노인은 대뜸 길쭉한 나무 몽둥이를 꺼내 들었다.



“어르신! 잠깐만! 이상한 사람 아니고, 제가 길을 잃어서 도움 좀 구하려고!”



얀이 몽둥이를 피하며 소리쳤다. 귀머거리는 아닌지 노인이 몽둥이를 내려놓았다. 하지만 노인은 여전히 콧김을 씩씩 내쉬고 불안하게 손을 떨었다. 얀이 거리를 두고 눈치를 살피자, 노인이 몽둥이로 수레 손잡이를 툭툭 치더니 가던 방향을 가리켰다. 비좁은 길도 없이 들판뿐이었다.



“절로 가야 한다고요?”



노인이 또다시 씩씩거리며 소리쳤다. 비고터! 비거터! 십할!



“비거터요? 마을이에요? 근처에 있어요?”



노인은 입술을 오물거리더니 수레바퀴를 발로 차고는 홀로 앞장서 걷기 시작했다. 수레를 끌라는 무언의 명령이었다. 얀은 수레를 끌며 노인을 뒤쫓았다.



수레는 얀이 못 끌 정도로 무겁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수월하지는 않았다. 어디선가 지독한 악취가 풍겼는데, 그것이 수레에서 나는 건지, 노인에게서 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둘 모두에게서 나는 냄새인지도 몰랐다. 콧속을 쿡쿡 찌르는, 날카로운 냄새였다.



“어르신, 뭐가 든 겁니까? 장사라도 하시는 겁니까?”



얀은 말을 채 끝맺기도 전에 괜한 말을 했음을 깨달았다. 노인이 버럭 화를 내더니 예고도 없이 몽둥이를 휘두른 것이다. 특유의 운동신경 덕분에 얀은 겨우 피했다. 노인은 자기 힘에 휘둘려 몽둥이를 멀리 날려버리고 말았다.



“욱욱! 십할! 욱!”



“죄송해요! 그냥 갑시다!”



노인이 허겁지겁 몽둥이를 주워 오는 동안 얀은 수레 손잡이 아래로 몸을 숨겼다. 노인은 성질 더러운 고양이처럼 콧김을 승승 내쉬었다. 아무래도 입은 다물고 수레나 끌어야 할 모양이었다.



소통의 부재에도 얀은 노인과 함께 마을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마을이 그리 멀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노란빛 들판에 둘러싸인 작은 마을 비고트는 거대한 호수 ‘라 포이’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호수와 가깝고 땅이 평평한 지리적 이점 덕분에 생겨난 마을이 분명해 보였다. 마을 안팎으로 경계선 역할을 하는 짤막한 나무울타리 안으로 닭들이 꼬꼬 거리며 돌아다녔고, 몇 없는 아낙네들이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었다. 아이들은 더러운 옷을 더 더럽게 만들려 혈안이 되어 있었다.



얀과 노인이 들판을 가로질러 비고트에 도착한 건 느지막한 오후였다. 마을에 들어서자 노인이 무어라 소리치더니 직접 수레를 끌었다. 역시나 감사 인사는 없었다. 호수에서 마을까지 이어지는 길이 있었더라면 노인을 만날 일은 없었을 거라고 얀은 생각했다. 얀은 검은 외투를 고쳐 입고 모자를 깊게 눌러썼다.



아낙네들을 지나고, 닭들을 쫓아내는 노인을 지나, 얀은 자그마한 술집에 멈추었다. 맥주 간판이 걸린 이름 없는 술집이었다. 식사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술집은 조용했다. 얀은 옷매무시를 가다듬고는 문을 열었다.



“조제인가? 벌써 오기엔 이른 것 같은-”



주인 남자가 얀을 보곤 깜짝 놀라 얼른 일어섰다. 뺨이 통통한 게 넉살 좋은 남자였다.



“손님이었구먼! 미안하네. 내 정신 좀 보게.”



“맥주 좀 주시겠습니까?”



얀은 탁자에 동전을 올려놓았고, 주인은 낡은 나무잔에 맥주를 가득 채웠다.



“땀을 많이 흘렸구먼. 이럴 때는 역시 직접 만든 맥주가 최고지. 홉과 보리를 직접 길러 만들었네. 외투 좀 벗는 게 어떻겠나? 보는 내가 더울 지경이야.”



“그냥 입고 있겠습니다. 먹을 것도 좀 주세요.”



“양파 수프도 괜찮나? 물론 괜찮겠지! 혹시 묵을 곳도 찾고 있나? 마침 빈방이 남아 있네. 모두 빈방이지만 말이야.”



“생각 좀 해봐야겠네요.”



얀이 맥주를 홀짝이고는 말했다. 장작 타는 소리와 고소한 냄새가 은은하게 퍼지더니, 곧 버섯과 양파가 가득 든 수프가 나왔다.



“어디 급히 가는 곳이라도 있나?”



“뭐··· 그렇다고 볼 수 있죠.”



얀이 수프를 한 스푼 뜨며 대답했다. 주인장은 코를 훌쩍이더니 머리를 긁적였다.



“그거··· 진짜 칼인가?”



주인장이 얀의 허리에 찬 칼을 연신 힐끗거리며 떠보듯 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그럼 혹시··· 북쪽으로?”



“북쪽이요?”



얀이 되묻자 주인장이 헛기침하고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니··· 젊은이가 혼자서 어딜 가나 싶어서 말이야. 그것도 칼까지 챙겨 들고··· 군대에 들어가려는 건 아니겠지? 젊은이, 만약 그런 거라면 지금에라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아버지께서 걱정하고 계실 거야.”



“그런 게 아닙니다, 주인 어르신.”



“아니라고? 그럼 징집된 건가? 전쟁이야?”



주인장이 갑자기 소리쳤다. 쟁반만 해진 눈이 사슴 눈방울처럼 촉촉해졌다.



“젠장, 전쟁이라니···! 아들 녀석에게 맥주 만드는 걸 가르쳐 주지도 못했는데. 아직 감자도 제대로 못 깎는단 말이여!”



“전쟁이라니요? 그리고 감자는 또 왜-”



“그래! 감자도 못 깎는 녀석이 무슨 일을 하겠나? 그런 녀석이 난데없이 기사단에 들어갔단 말이여! 어디였더라··· 브라··· 브라우··· 하여간 애비 가슴에 못 박고 뛰쳐나간 머저리 녀석! 분명 무능한 녀석이라고 욕이나 처먹고 있겠지! 안 봐도 뻔해!”



“도대체 무슨 말씀을··· 전쟁이고 뭐고, 저는 모르는 일이에요.”



“아들 녀석이 전쟁터에 나가게 생겼는··· 잠깐, 모르는 일이라니? 전쟁을? 그럼 전쟁 얘기는 왜 나왔지?”



“그걸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



주인장은 허공에 눈동자를 굴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잔뜩 좁아진 미간만큼 생각의 골도 깊어 보였다. 마침내 이유를 찾았는지, 주인 남자가 얀의 칼에 눈길을 던지며 말했다.



“그래. 그 칼! 아들놈도 칼을 들고 나갔어. 부엌칼이긴 하지만··· 아무튼 입대하는 것도 아니고, 기사단에 들어가는 것도 아니면 칼은 왜 들고 다니나? 장식은 아닌 것 같은데.”



“감자 깎으려 들고 다니는 건 아니죠. 세상은 감자보다 위험한 것 천지니까요.”



“하긴, 세상은 위험한 것 천지이지. 독사라던가, 독버섯이라던가, 독하디독한 독주라던가··· 젠장, 위험한 걸 알면서도 어딜 가는 겐가? 보아하니 홀몸인 것 같은데.”



그때 누군가 문을 거칠게 열고 들어왔다. 양 뺨에 곰보 자국이 가득하고, 짧고 누리끼리한 머리에, 긴 칼을 지닌 남자였다.



“조제! 이놈이 또 놈뺑이치러 왔구나!”



“조용히 하세요, 벨로이.”



조제라 불린 곰보 사내가 잘라 말하더니, 패거리를 우르르 몰고 들어왔다. 그들은 순식간에 두 발짝 정도 거리를 두고 얀을 둘러쌌다. 조제는 킁킁하며 냄새를 맡더니 성큼성큼 얀 옆으로 걸어왔다.



“칼에서 손 떼라, 이방인. 비고트의 경비병으로서 명령한다. 책상 위에 올려놔.”



조제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근엄해 보이려는 것 같았는데, 말할 때마다 지독한 악취가 풍겼다.



“무슨 용건이라도?”



“용건? 그건 본인이 더 잘 알 텐데. 얼른 칼을 올려놔!”



얀은 허리띠를 풀어 칼집을 탁자에 올려두었다. 패거리 중 키가 가장 작은 청년이 얼른 칼집을 가져갔다.



“벨로이, 보드카 한 병 주시오.”



조제가 칼자루를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 주인장이 마지못해 술병을 건넸다.



“왜 그러나, 조제? 무슨 일인데 그래?”



“이 경비병이 분명히 말했습니다, 벨로이. 조용히 하라고.”



조제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이게 무슨··· 여긴 내 가게야! 내 가게에서는 예의를 지켜!”



“이 아저씨가··· 우리 마을에 원칙이 있는 것도 모르나? 경비병의 말은 무조건 따를 것.”



“그런 원칙도 있었나?”



패거리 중 한 명이 중얼거리자 조제가 그를 째려보았다. 조제는 술병을 한 모금 들이켜고는 손짓으로 술집 밖에 누군가를 불렀다.



“이 남자가 맞습니까?”



패거리 뒤에서 어떤 여자가 다가왔다. 마을 입구에서 보았던 아낙네 중 한 명이었다. 여자가 고갤 끄덕이더니 조용히 말했다.



“조제. 이렇게까지 할 일은 아닌 것 같은데···”



“저희가 알아서 하죠. 나가 계세요. 벨로이! 촌장님께 말 좀 전하세요. 감옥에 빈자리 좀 만들어 두라고.”



“지금 네 모습이 어떤지 아나, 조제? 순 건달이네. 건달! 넌 지금 내 손님을 괴롭히고 있어!”



“괜찮습니다, 주인 어르신. 제가 알아서 할 테니 촌장님을 불러주시죠.”



얀이 말했다.



“닥쳐라, 이방인! 얼른 가요, 벨로이. 얼른!”



“개자식. 특별히 네 자리도 있는지 물어보지!”



“꺼져!”



조제가 벨로이의 뒤통수에다 대고 소리쳤다. 벨로이가 술집을 나서고, 흔들리던 문이 완전히 멈추자 조제가 보드카를 마시며 얀 옆으로 다가왔다. 얀은 양파수프에 길쭉하게 늘어난 치즈를 핥았다.



“자! 일어나시지, 이방인.”



“마저 먹고 얘기합시다.”



얀은 그렇게 말하곤 수프를 떠먹었다. 조제의 곰보투성이 얼굴이 차갑게 굳어졌다. 패거리들이 서로를 쳐다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럼 내가 도와주지.”



조제가 대뜸 수프 그릇을 엎어버렸다. 나무 그릇이 투박하게 바닥을 구르고 수프가 사방으로 튀었다. 얀은 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말없이 손에 묻은 수프를 털어냈다.



“어때. 이제 됐나?”



얀은 대답 대신 터무니 없다는 듯 고개만 설레설레 저었다.



“대답은 해야지. 안 그래, 친구?”



조제가 으르렁거렸다. 얀은 소매에 묻은 수프를 털어내는 데에 집중할 뿐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 말 안 들려, 이 개자식아?!”



조제가 쇳소리를 내며 탁자를 내리쳤다. 찻잔이 달그락거리며 흔들리고, 패거리들의 눈빛도 흔들렸다. 그들은 잔뜩 긴장해서 침만 꿀꺽 삼켰다. 얀 만이 평온한 모습이었다.



“개자식! 네가 자초한 거야!”



조제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지더니 칼자루를 움켜쥐며 얀의 어깨를 붙잡아 당겼다. 패거리들은 이제 조제를 말리기에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의 직감은 틀렸다.



얀은 반격할 틈도 없이 조제의 턱을 가격했다. 조제의 곰보로 가득한 얼굴이 옆으로 획 꺾이더니 그대로 쓰러졌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상황파악이 늦은 패거리 중 한 사내가 뒤늦게 얀에게 달려들었다. 얀은 사내의 손길을 피하며 그의 뒷덜미를 잡아당겼다. 사내는 복부를 걷어차였고, 숨을 토해내며 우는 소리를 냈다. 사내의 등 위로 다른 사내가 엎어졌다. 의자와 탁자가 와지끈하며 부서지고, 술병이 와르르 깨졌다.



다른 두 사내가 동시에 덤볐는데도 상대가 되지 않았다. 혼란한 상태가 아주 잠시 흐르더니, 둔탁한 소리를 내며 나무 그릇들이 쏟아지고 비명이 울렸다. 얀은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모자를 정리하고는 마지막 남은 청년을 굽어보았다. 얀의 칼을 가져간 청년이었다.



“돌려주시지.”



청년은 다리에 힘이 풀린 나머지 주저앉은 채 바들바들 떨었다.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질 않았다. 얀이 다가가자 청년이 빽 하고 비명을 질렀다.



“사,살려줘!”



그때 누군가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호미를 꼬나든 중년의 남자였다.



“조제! 제발 그만두게! 이번만큼은 제발··· 오··· 젠장···”



남자가 나직이 욕설을 내뱉었다. 중년의 남자 뒤로 술집 주인인 벨로이와 마을 아낙네, 노인, 아이들, 그리고 닭들이 쭉 늘어서서 하나 같이 놀란 눈으로 얀을 쳐다보고 있었다. 얀은 습관처럼 모자를 부여잡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 좆됐네.”


작가의말

일러스트는 Midjourney에서 생성한 AI 이미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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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마녀의 아들 (3) 22.08.22 32 1 19쪽
6 마녀의 아들 (2) 22.08.21 32 1 15쪽
» 마녀의 아들 (1) 22.08.20 44 2 14쪽
4 끝 그리고 시작 (3) 22.08.19 49 4 14쪽
3 끝 그리고 시작 (2) 22.08.18 60 2 20쪽
2 끝 그리고 시작 (1) 22.08.17 109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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