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심문수 님의 서재입니다.

아르마노 기사단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심문수
작품등록일 :
2022.08.17 19:05
최근연재일 :
2024.06.07 16:49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036
추천수 :
49
글자수 :
339,124

작성
22.08.17 21:53
조회
109
추천
2
글자
14쪽

끝 그리고 시작 (1)

DUMMY

-----

‘내가 지금 뭘···’ 노인은 산등성이 위로 바위를 굴리며 생각했다. ’아. 그래. 일하고 있지. 아주 중요한 일. 아주 중요한···’ 양손이 불어 터지고 발바닥이 찢어졌지만, 노인은 개의치 않고 바위를 굴리고 또 굴렸다. ‘괜찮아. 곧 끝날 일이야. 끝이 얼마 남지 않았어.’



별은 귀한 보석처럼 반짝였고, 밤하늘은 깊이를 헤아릴 수 없었다. 노인은 생각했다. 총총 박힌 별과 조금씩, 그러나 분명히 가까워지고 있다고. 노인은 가슴이 벅차올랐다. ‘영원한 끝이 다가오고 있어!’



그러나 노인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밤하늘의 별과 가장 가까워진 순간, 노인은 깨닫고 말았다. 끝은 또 하나의 시작이라는 사실을.



산꼭대기에 다다르자 바위가 다시 비탈길 아래로 굴러 내려가기 시작했다.

-----

용량 축소.png

골목은 조용했다.



머리보다 높은 담벼락 아래서, 쓰레기 더미 옆에 쪼그려 앉은 남자가 얀을 빤히 쳐다보았다. 행색이 초라한 남자는 웃는 것 같기도 하고 놀란 것 같기도 한 아리송한 표정이었다.



“젊은이··· 남자··· 마녀요?”



남자가 물었지만, 얀은 그가 궁금해서 묻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얀은 긴 부츠를 고쳐 신으며 동전을 꺼냈다.



“돌아와서 한 닢 더 드리죠.”



남자는 동전을 냉큼 낚아채고는 꾸벅꾸벅 조는 척했다.



얀은 머리카락 한 올 보이지 않게 두건을 두르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비좁은 골목의 담벼락과 뾰족하게 솟은 지붕 사이로 새파란 하늘이 눈부시게 반짝였다. 얀은 하늘에 대고 속삭였다. 제가 지금 무얼 하는 겁니까?

하늘은 침묵했다.



얀은 곧장 담벼락을 훌쩍 뛰어넘었다.



옐사렘의 동쪽 교도소는 단순 폭행이나 소매치기, 공연음란 등 소위 잡범들을 주로 구류하는 곳이었다. 수감자는 한 달 이내로 풀려났고, 세상 물정 모르고 사고 친 소년범들도 자주 들락거려 동쪽 교도소에 수감된다고 걱정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인생의 가르침을 얻기 위해 경험해 볼 만하다고 농담처럼 떠들 정도였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얀은 맞은편 선술집 지붕에 올라 교도소 2층 창문으로 펄쩍 뛰었다. 창문이 보이는 것보다 높았지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얀은 능숙하게 벽을 타고 올라 창문을 넘었다.



액운을 쫓으려 양파를 올려둔 탁상을 피해 안으로 들어온 얀은 좁고 긴 복도를 훑다가 얼른 탁상 뒤로 숨었다. 바로 옆 방문이 덜컥 열렸다.



“벤! 이리 와! 당장!”



누군가 소리쳤고, 또 다른 누군가 재빨리 달려왔다.



“얼른! 굼벵이 자식!”



“죄, 죄송합니다.”



벤이라 불린 청년이 쉰 목소리로 대답했다.



“묻는 말에 똑바로 대답해! 오늘 수감한 여자 둘, 불법 거래로 네가 잡은 년들 말이야. 어디에 가두었어?”



“아마도··· 3층 끝방이 아닐까···”



“’아마도’가 아니라 확실하게 말해! 3층 맞아?”



“마, 맞습니다. 3층 끝방.”



“내 말 잘 들어. 잘 들으라고, 벤! 너 그년들이 마녀라는 걸 알았어?”



“마녀요? 마녀라고요? 그런 말은 못 들었는-”



“젠장! 이 망할 자식! 어떻게 나보다 늦을 수 있어?!”



“죄송합니-”



“그만! 그놈에 죄송하단 말 좀 그만해! 지겨운 놈! 젠장! 곧 이테르넬에서 온다니까 가서 그년들을 감시하고 있어! 멍청한 놈 같으니라고! 이번에도 사고 치면 창밖으로 던져 버릴 줄 알아!”



“하, 하지만 마녀가 아닐 수도 있지 않나요···?”



“뭐? 제기랄··· 누가 너 같이 모자란 녀석을 교도관이랍시고 뽑았지? 누구야!”



“그게··· 국장님께서 직접···”



“젠장··· 내가 미쳤지··· 그년들이 마녀인지 아닌지 네가 알아서 뭐 하려고?”



“그게··· 진짜 마녀라면 제가 무슨 수로 감시를···”



“그래서 이테르넬에서 오는 거잖아! 젠장, 빨리 가지 못해?!”



교도소 국장이 욕을 어찌나 퍼붓는지, 얀도 어느새 소리죽여 욕설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젠장. 조용히 처리하기는 글렀군.’ 국장은 벤이 허겁지겁 달려가는 모습에 혀를 끌끌 차더니 쾅 하고 문을 닫았다.



청년이 복도 너머로 사라지자 얀은 곧장 국장실 앞으로 향했다. ‘옐사렘 동쪽 교도소 국장, 지그문’이라 적힌 팻말이 ‘노크하지 말 것’이라 경고하고 있었다. 얀은 거리낌 없이 문을 두드렸다.



“젠장! 또 무슨 일이-”



국장은 화려한 욕설을 자랑하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가 본 것이라고는 번개처럼 빠른 무언가와 춤추는 별들뿐이었다.



---



임시 조치를 위한 유치장이 3층의 좁은 복도를 따라 쭉 이어졌다. 여드름투성이 청년 벤은 굼벵이라는 별명답게 발을 질질 끌며 끝방으로 향했다. 등불과 볕이 잘 들지 않아 어두운 방이었다.



"좆같은 국장... 좆같은 교도소... 좆같은 인생..."



벤은 연신 욕설을 중얼거리며 유치장들을 슬쩍 둘러보았다. 창살 너머로 희희낙락하며 떠드는 또래의 청년들이 보였다. 마약 거래 의심으로 벌써 세 번째 잡혀 온 애들이었다. 한 청년이 벤을 보고는 창살 너머로 침을 뱉었다. 벤이 기겁하며 피하자 등신 새끼라며 비웃었다.



'이러려고 교도관이 된 게 아닌데...'



벤은 바보처럼 웃어대는 또래 친구들이 싫었다. 그리고 부러웠다.



드디어 끝방에 도달한 벤은 자꾸만 처지는 눈을 부릅뜨며 창살 안을 노려보려 애썼다. 그러나 입술 사이로 습관처럼 쏟아지는 한숨마저 어찌할 수 없었다. 신경질적으로 떨리는 어깨는 주체할 수 없을뿐더러 인식하지도 못했다. 그의 목소리도 마찬가지였다.



“망할 년들··· 마녀 주제에 날 속여? 네 년들 때문에 내가-”



“뭐라고?”



창살 안에서 갈색 머리 여자가 벤의 말을 잘랐다. 짜증 섞인 목소리였다.



“마녀 주제에···”



“감히 어디서 망할 주둥이를 놀리는 거야?”



“가, 가까이 오지 마, 이 역겨운 마녀야···”



벤이 눈길조차 주지 않고 확실치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 후회 안 해?”



여자가 벤을 쏘아보며 주의를 주었다.



“네 말에 책임질 수 있냐고! 개자식! 넌 이 순간을 평생 후회하게 될 거야. 여길 나가는 순간 네 머리통을 고기 곤죽으로 만들어 버릴 거니까!”



“그··· 그렇다면 역시 마녀가 아닌··· 아니··· 그러면 나는···”



벤은 끝내 말을 맺지 못하고 눈을 피했다. 오줌마려운 강아지 같은 게 어찌나 처량한지 지켜보는 이가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어쩌면 창밖으로 떨어지는 것과 고기 곤죽이 되도록 두들겨 맞는 것 중 뭐가 덜 고통스러울지 고민하는지도 몰랐다.



벤의 고민은 얀이 대신 해결해 주었다.



창밖에서 얀이 벤의 목을 붙잡아 당겼다. 벤은 목을 감싼 얀의 팔을 붙잡아 당겼지만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는 침 끓는 소리만 겨우 내뱉다가 오래 버티지 못하고 끝내 쓰러졌다. 복도에서 '등신 새끼'라며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



얀이 창을 통해 복도로 들어가자 갈색 머리 여자가 놀란 기색 없이 말했다.



“얀 트로엘? 여긴 무슨 일 일까?”



“더 늦지 않을 걸 다행인 줄이나 알아.”



얀은 국장실에서 얻어 온 열쇠 꾸러미로 자물쇠를 맞춰보기 시작했다. 옆방도, 복도도 텅 비어있었지만, 얀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호기 어린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맞는 열쇠가 얼른 나오질 않자 리아는 손을 까딱이며 비키라는 시늉을 했다.



"뭘 어쩌려고."



"비키라면 좀 비켜."



얀이 물러서자 리아가 창살문을 붙잡았다. 쇠붙이에서 종이 찌그러뜨리는 듯한 소음이 나더니 갑자기 창살문이 덜컥 열렸다.



“어때? 솜씨 좋지? 감사 인사는 사양할게. 이제 가자고.”



리아가 거만하게 턱을 쳐들며 걸어 나왔다. ‘이럴 거면 혼자 나오든가···’ 하고픈 말이 많았지만 말해봐야 소용없다는 걸 얀은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



“저, 저기요! 저도! 저도 데려가 주세요!”



감옥 안쪽에서 누군가 다급히 말했다. 구석진 곳에서 누군가 기어 나왔다. 칠흑같이 검은 머리가 인상적인 여자였다.



“전 아무 잘못도 없어요! 마녀라니··· 전 마녀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고요! 마법은커녕 그게 뭔지도-”



“안 갈 거야, 얀?”



리아가 무시하는 기색이 역력한 어조로 여자의 말을 잘랐다.



얀은 알고 있었다. 리아를 데리고 꺼내오기만 하면 충분했다. 그 이상으로 무언가 더 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얀은 망설였다.



리아는 그런 얀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했다. 그녀는 검은 머리 여자에게 눈을 떼지 못하는 얀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망할 계집년... 약 없으면 세우지도 못하는 망할년... 리아는 결국 혼자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검은 머리 여자가 조그맣게 신음을 터뜨렸다. 얀이 뒤돌아봤을 때, 리아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시발... 혼자 가버리면 어떡해?”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바, 방금 뭐였죠? 설마 진짜 마법이에요? 진짜 마녀예요?”



검은 머리 여자의 질문 세례에도 얀은 대답하지 않았다. 속으로 욕설을 퍼부을 뿐이었다. 망할 마법사들이란···



“저, 저는 모르는 일이에요! 리아인지 뭔지, 그 여자가 마녀인 줄 몰랐다고요! 정말이에요! 제발··· 이대로 죽고 싶지 않아요. 저 좀 살려주세요. 여기서 꺼내줘요!”



검은 머리 여자가 창살문을 붙잡고 울기 시작했다.



'이성적으로 생각해야 해.' 얀은 복도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리아의 도움을 받아 빠져나오는 게 계획은 이미 물거품이었다. 혼자서 창밖으로 빠져나가는 게 제일 이성적인 판단이었다. 그게 옳았다. 이성의 목소리를 따라야 했다.



하지만 얀은 그럴 수 없었다.



얀은 벽에 걸어둔 포승줄을 풀어 한쪽을 창살에 묶었다. 얀을 바라보는 여자의 눈빛처럼 창살이 불안하게 흔들렸지만, 안전을 확인할 여유 따위 없었다. 얀은 복도를 다시 한번 살피고는 줄을 창밖으로 던졌다. 그리고 여자에게 창으로 턱짓했다.



“여길 내려가라고요? 이걸 어떻게··· 어떻게 내려가요···? 절대 못 해요.”



“얼른 가요! 나가고 싶다면서요?”



“떠, 떨어지면 죽잖아요.”



“3층에서 떨어진다고 안 죽어요. 얼른 가기나 해요!”



“하지만··· 저는 마녀가 아니라고요!”



“저도 마찬가지거든요!”



검은 머리 여자는 우는 소리를 내며 뭉그적거리며 창틀을 올랐다.



“이거··· 정말 아닌 것 같아요··· 너, 너무 높아요.”



“당신만 목숨 걸고 있는 게 아니니까 얼른 내려가기나 해요!”



“어이! 여기 기사님 납셨네!”



우려했던 일이 결국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다른 유치장에서 젊은 청년들이 창살을 두들기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위대한 기사님 납셨어! 밧줄 타고 계집을 구하러 온 기사! 이봐! 나는 어때? 내가 잘 해줄게!”



“젠장, 좀 조용히 지내면 덧나냐?”



한 교도관이 하품하며 나타나더니 얀을 보곤 깜짝 놀라 소리쳤다. 탈옥이야! 눈 깜짝할 새에 교도관들이 몽둥이 하나씩 꼬나들고 달려왔다. 여자는 정말이지 놀라울 정도로 천천히 내려가고 있었다. 얀은 이성의 목소리를 따르지 않은 자기 자신을 뇌까렸다.



“잡아!”



한 교도관이 달려와 곤봉을 휘둘렀지만, 얀의 몸놀림이 어찌나 가볍고 빠른지 맥없이 허공만 갈랐다. 수감자들이 일제히 환호를 터뜨렸다.



두 번째 곤봉 역시 피한 얀은 왜소한 교도관의 머리를 붙잡아 창살에 박아 넣었다. 놀랍게도 교도관의 머리가 창살 사이에 끼었고, 그는 비명을 지르며 버둥거리다가 다른 교도관을 걷어찼다. 고함과 욕설이 쏟아졌다.



난리 통이 속에서 덩치가 큰 교도관이 육중한 몸을 밀고 들어왔다. 얀은 뒤로 물러서다가 그만 쓰러져 있던 벤을 밟아 중심을 잃고 말았다. 덩치 큰 교도관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얀을 붙잡아 팽팽해진 포승줄 위로 넘어뜨렸다. 확실치 않지만, 창밖으로 비명이 들린 듯했다.



포승줄과 교도관 사이를 벗어나는 건 결코 쉽지 않았다. 발버둥 칠수록 오히려 온몸이 쥐어짜지는 것만 같았다. 이어서 발길질과 곤봉이 쏟아졌다. 눈앞이 번쩍이고 정신이 아찔해졌다. 누군가 두건을 벗겨내는 데도, 얀은 어느 것도 할 수 없었다.



“시발! 이 새끼 뭐야?!”



덩치 큰 교도관이 깜짝 놀라 욕을 내뱉었다.



“젠장! 파랗잖아! 이건 마녀야! 마녀라고!”



다른 교도관이 소리쳤다.



“빨리 잡아! 얼른 손을 묶어!”



“어떻게 해야 하지? 시발! 하필이면···! 미치겠네!”



교도관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에 얀은 등이 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그리고 교도관들이 일제히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포승줄에 묶인 창살이 뜯기며 순식간에 교도관들을 덮쳤다. 덩치 큰 교도관이 창살 끝에 얼굴을 베여 뒤로 고꾸라졌고, 얀은 포승줄에 떠밀려 창문으로 끌려갔다. 얀은 창틀과 창살 사이에 끼는 바람에 허리가 끊어질 것만 같았다. 그러나 곧 팽팽하던 포승줄이 축 늘어졌다. 얀은 손길과 몽둥이를 피해 창틀을 밟고 올라섰다. 그리고 힘껏 뛰어내렸다.



얀은 건너편 선술집 지붕에 올랐지만, 행운이 지독히도 따라주지 않았다. 발이 닿자마자 오래된 기왓장이 부서져 내렸다. 버틸 수 있을 법했는데, 끊어질 듯한 허리통증과 두통 때문인지 얀은 평소 같지 않았고 결국 부서지는 기왓장들과 함께 추락하고 말았다. 처마 아래에는 담벼락이 있었고, 얀은 머리부터 떨어졌다. 둔탁한 소리가 머리를 관통했다. 검은 안개가 밀려들기 시작했다. 얀은 짙어지는 안개 속에서 생각했다.



‘내가 지금 도대체 무얼... 젠장··· 마법만 할 줄 알았다면··· 마법만···’



“아아··· 젊은 친구··· 돌아왔구먼···”



검은 안개 너머로 낯선 목소리가 나직이 속삭였다.



“아무래도 말이지··· 한 닢으로는 부족할 것 같구려··· 걱정하지 마시오. 내 몫은 알아서 챙길 터이니.”


작가의말

일러스트는 Midjourney에서 생성한 AI 이미지 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르마노 기사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 아이의 꿈 (3) 22.10.16 24 1 18쪽
10 아이의 꿈 (2) 22.10.15 25 1 15쪽
9 아이의 꿈 (1) 22.08.24 32 1 17쪽
8 마녀의 아들 (4) 22.08.23 34 2 19쪽
7 마녀의 아들 (3) 22.08.22 33 1 19쪽
6 마녀의 아들 (2) 22.08.21 32 1 15쪽
5 마녀의 아들 (1) 22.08.20 44 2 14쪽
4 끝 그리고 시작 (3) 22.08.19 50 4 14쪽
3 끝 그리고 시작 (2) 22.08.18 60 2 20쪽
» 끝 그리고 시작 (1) 22.08.17 110 2 14쪽
1 Prologue 22.08.17 177 6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