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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오메 님의 서재입니다.

오늘의 악마사냥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사이오메
작품등록일 :
2017.07.07 04:30
최근연재일 :
2018.03.2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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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6,949

작성
18.03.13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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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2

DUMMY

정민은 손으로 예의 그 기요틴 약통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빙빙 돌리고 있었다. 그는 지금 들어가서 잠이나 잘까, 아니면 이것을 한 알 먹어볼까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그의 고민을 알아챈 듯, 주희가 다가와 말했다.


“피곤하십니까?”


그는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아니, 별로... 연락은 왔나?”

“네, 잘 해결했다고 합니다.”


그는 의자에 기대고 있던 몸을 일으켰다.


“특별수사부가 만들어져도 녀석들 손을 빌려야 하는 건 변함이 없군.”


주희는 어깨를 으쓱, 하며 말했다.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일손이 부족하니.”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젠장.”


눈을 못 마주치는 정민을 보며 그녀는 피식, 하고 웃었다.


“딱히 대장님을 책망하는 건 아닙니다.”

“아아, 예. 정말 감사합니다.”


그들이 우는 소리를 낼 만큼 그들의 업무량은 상상 이상이었다. 최근 한 달간 펜듈럼 관련사건만 10건이었다. 수도방위사단에서 처리했던 양에 비하면 거의 2~3배는 되었다. 경찰과 지구방위군이 나누어 담당했었던 펜듈럼 사건들을 전부 넘겨받았다고는 하지만 사람에 비해 일이 너무 많았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하단 말이야. 작년까지만 해도 펜듈럼들이 이렇게 설치는 일이 없었는데 말이야.”

“음... 생각해보니 그렇습니다.”

“뭔가 그 사건 이후로 부쩍 바빠진 거 같아.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제기랄.”

“확실히 이렇게 바빴던 경험은 근래에 없었던 거 같습니다.”


그는 약통을 책상 위에 휙 던지며 말했다.


“덕분에 요 근래 피곤의 최고치를 매일 갱신하고 있지. 초과근무에 노동력 착취라고 노동부에 신고해볼까.”


주희는 투덜대는 정민을 보며 가끔은 정말 어린애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를 달래기 위해 해결 방안을 내놓았다.


“그 약 한번 드셔보시는 게 어떻습니까? 상당히 효과가 좋던데.”


주희가 기요틴 약통을 가리키며 말하자 정민은 차가운 눈빛으로 약통을 노려보고 재빨리 시선을 거두었다. 순식간이었기에 그녀는 그 낌새를 눈치 채지 못했다.


“이 약... 많이 팔리는 건가?”

“얼마 전에 한국에 정식으로 들어왔는데 들어올 때마다 품절될 만큼 인기라고 합니다.”

“흐음... 중위도 많이 먹나?”


주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약을 그리 좋아하진 않아서... 맛은 있어서 묘하게 손이 가긴 하더군요.”

“흠, 나도 약에 의존하고 싶지는 않아서 말이지.”


정민은 약통을 저 멀리 치웠다. 주희는 뭔가 떠오른 듯 아, 하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한상봉 준위가 요새 그 약을 달고 사는 거 같습니다.”

“...하긴, 여기서 최고로 바쁜 인간이 그 양반이었지. 아직도 멀었다고 하던가?”

“아직 만족하지 못한 듯 합니다.”


상봉은 지난번 DT 폭탄 사건에서 시험가동해본 소형 DT 중화장치를 정식으로 등록하려고 했으나 안정성 검사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래서 그 이후로 불철주야 작업에 임하고 있었다. 정민이 보기에는 완성에 거의 근접한 것 같았지만 상봉의 완벽주의가 만족을 거부하는 모양이었다.


“꽤 고생하며 사는군...”


그는 책상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약통을 조용히 바라봤다.




“택배요.”


2102년에도 택배와 택배를 시키는 사람은 존재했다. 그것은 포르테시모의 사람들이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택배를 받아든 윤성은 상자 위에 붙어 있는 종이를 읽으며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기요틴...?”

“아, 그거 내꺼야.”


카운터에 있던 하나가 반색을 하며 상자를 받았다. 윤성은 손을 모아 합장을 했다.


“...뭐하는 거야?”

“드디어 녀석을 죽이기로 결정했군. 좋은 선택이야.”

“무슨 생각을 하는...”


그녀는 이것의 이름이 기요틴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이거 그냥 약이야.”

“독살을 시도하는 건가? 이름에 비해 거창한 방법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그냥 피로회복제야!”


윤성은 다시 한 번 상자 위에 쓰여 있는 글자들을 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웃기는 소리. 여기 떡하니 기요틴, 사형용이라고 크게 쓰여 있는데.”

“현실 부정하지 마.”

“그게 어딜 봐서 피로회복제 따위에 붙을 만한 이름이야. 어딜 봐도 독극물이지.”

“죽여줄까?”

“죄송합니다.”


하나가 상자를 뜯자 대충 100개쯤 되어 보이는 기요틴 약통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윤성은 그 중 하나를 집어 들었다.


“갑자기 웬 피로회복제?”

“요즘 너무 피곤해서...”

“딱히 뭐 새로 하는 것도 없지 않나? 아침에 잠 안 자고 뭐 하냐?”

“네가 피곤함에 대해 아냐?”


하나는 윤성이 들고 있던 약통을 빼앗아 상자 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상자를 들고 자기 방으로 올라갔다. 윤성은 조금 의아했지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늙어서 그런가 보지.”


그는 방으로 올라갔다. 주방에선 두희가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는 거실 소파에 앉아 식사 준비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그런 그의 눈에 탁자 위에 놓여있는 기요틴 약통이 보였다.


“이거 네가 먹는 거냐?”

“앙? 뭘?”

“이 약.”

“약? 아아, 그거?”


두희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가 미쳤냐? 그딴 걸 왜 먹어? 맛대가리도 더럽게 없는 거.”

“약에 맛도 있냐?”

“말도 마라. 내가 저번에 그거 한 알 먹었다가 아주 토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발언에 윤성은 고개를 갸웃했다.


“너 뭐 그런 체질이었냐? 몸이 약을 못 받아들인다던가 하는.”

“무슨 개소리야. 지금은 아니지만 어릴 땐 감기약이나 영양제도 챙겨먹고 그랬다고.”

“흐음...”


윤성은 약통을 집어 들어 성분표를 확인해봤지만 별달리 특이한 것도 없었다. 하나와 두희, 두 사람의 전혀 상반된 반응에 호기심이 생긴 윤성은 약통을 열어 약을 하나 꺼냈다.




그리고 3일이 지났다. 하나는 영업을 시작하기 위해 가게를 정리하던 중이었다. 마지막으로 카운터를 정리하던 중 문이 열리자 고개를 돌려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했다. 그리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했다.


“여어.”

“...너 얼굴이 그게 뭐야?”

“...아? 뭐가.”

“너... 다크서클이 네 입술하고 격렬한 스킨십을 하고 싶어 하는 거 같은데.”

“아?”


윤성은 하나가 건넨 손거울을 보며 자신의 상태를 확인했다. 확실히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이대로 ‘집’에 간다면 좀비가 나타났다며 총을 쏠 수도 있을 거 같았다.


“밤에 뭐했길래 얼굴이 그 모양이야?”


윤성은 사실대로 이야기했다.


“아아... 그냥 요새 잠을 못 자서.”

“...뭐?”


하나가 뭐라 더 말하려 하자 윤성은 손을 휘휘 저으며 휴게실로 들어갔다. 그 약을 먹은 이후로 몸이 제 몸 같지 않았다. 약을 먹은 직후에는 이상하게 텐션이 올라가고 기분이 상쾌해졌었는데 막상 잠을 자려고 누우니 너무 에너지가 넘쳐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아무리 그라고 해도 이런 종류의 약이나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 등을 마셔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렇게 효과가 강한 약은 처음이었다. 심지어 효과가 무려 3일이나 지속되고 있다는 게 문제였다. 지금 윤성의 몸은 간절히 수면을 원하고 있었다.

늦은 밤, 포르테시모의 영업이 시작되고 손님들이 들어와 술을 마시기 시작했을 때에도 그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눈은 벌겋게 충혈 되고 다크서클은 이제 턱과 소개팅을 하기 직전이었다. 그런 그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한 음성이 들렸다.


“강 사장! 오늘 서비스가 안 좋네~ 예은이 어디 갔어?”

“오늘 예은이는 비번이에요. 죄송합니다.”

“에이, 그런 게 어디 있어~ 빨리 불러와! 우리 예은이... 예은이!”

“죄송합니다, 김 부장님. 대신에 제가 서비스를...”

“아, 예은이 불러 오라니까!”


하나가 다시 도져오는 두통을 느끼고 있을 때, 카운터에 기대어 있던 윤성이 뚜벅뚜벅 걸어와 그의 면상에 그대로 주먹을 꽂아버렸다.


“아.”


하나가 뭐라 하기도 전에 그의 멱살을 잡아 좌우로 한 번씩 더 치고 그대로 바닥에 메다 꽂아버렸다. 밖에서 소란이 일어나자 방에 있던 그의 일행들이 벌떡 일어나 그에게 주먹을 뻗었다. 덤벼드는 그들을 똑같이 요리해준 그는 손을 툭툭 털며 말했다.


“왜.”

“아니... 굳이 그럴 필요는...”

“시끄러워서.”


그는 쓰러진 김 부장 일행들을 어깨에 들쳐 업고 그대로 밖에 던져버렸다.


“아, 피곤해.”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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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6 18.03.22 182 4 10쪽
114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5 18.03.19 98 2 8쪽
113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4 18.03.16 144 3 10쪽
112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3 18.03.15 116 2 7쪽
»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2 18.03.13 98 3 9쪽
110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1 18.03.12 127 3 12쪽
109 Phase 10. 1+1=1 - 9 18.03.09 132 2 10쪽
108 Phase 10. 1+1=1 - 8 18.03.07 115 3 8쪽
107 Phase 10. 1+1=1 - 7 18.03.05 153 3 15쪽
106 Phase 10. 1+1=1 - 6 18.03.04 127 3 13쪽
105 Phase 10. 1+1=1 - 5 18.03.02 108 2 15쪽
104 Phase 10. 1+1=1 - 4 18.03.02 155 2 9쪽
103 Phase 10. 1+1=1 - 3 18.02.28 142 1 10쪽
102 Phase 10. 1+1=1 - 2 18.02.26 132 3 9쪽
101 Phase 10. 1+1=1 - 1 +1 18.02.25 136 3 9쪽
100 Phase 9. 큰일은 한꺼번에 해결하는 게 좋다 - 3 18.02.23 129 3 15쪽
99 Phase 9. 큰일은 한꺼번에 해결하는 게 좋다 - 2 +2 18.02.18 265 7 7쪽
98 Phase 9. 큰일은 한꺼번에 해결하는 게 좋다 - 1 +1 18.02.18 164 7 12쪽
97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22 18.02.17 154 8 16쪽
96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21 18.02.15 128 7 13쪽
95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20 18.02.14 157 7 10쪽
94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9 18.02.11 132 5 10쪽
93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8 18.02.11 305 5 13쪽
92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7 18.02.07 187 5 8쪽
91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6 18.02.03 139 6 8쪽
90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5 18.01.31 138 4 9쪽
89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4 18.01.28 157 6 7쪽
88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3 18.01.25 155 7 12쪽
87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2 18.01.21 225 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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