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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오메 님의 서재입니다.

오늘의 악마사냥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사이오메
작품등록일 :
2017.07.07 04:30
최근연재일 :
2018.03.22 01:00
연재수 :
115 회
조회수 :
29,956
추천수 :
1,100
글자수 :
456,949

작성
18.03.07 00:31
조회
116
추천
3
글자
8쪽

Phase 10. 1+1=1 - 8

DUMMY

“길태건 상사님! 안에 계신 거 다 압니다. 길태건 상사님!”


주희는 굳게 닫힌 문을 두드렸다. 여전히 문은 열리지 않았지만, 그녀는 부술 기세로 문을 걷어차고 주먹으로 쳤다.


“길태건 상사님, 지금 당신이 필요합니다. 제발 나와 주십시오. 좀 도와주십시오...”


주희는 지쳤는지 문에 손을 짚고 고개를 푹 숙였다. 한상봉 준위가 머뭇거리며 그녀를 챙기려 하는 찰나에 그녀가 다시 고개를 번쩍 들고 문을 두들기며 말했다.


“설마 뉴스도 안 보고 사시는 건 아니겠죠. 지금 서울에 폭탄 테러범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폭탄 테러범이 이제 갓 성년이 된 청춘들을 노리고 있습니다.”

“......”

“하지만 지금 대장님을 비롯한 여러 인원들이 움직일 수 없는 상황입니다. 남아있는 저희들로는 전투가 불가능합니다. 제발 상사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문을 열어주십시오.”

“......”


하지만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두 주먹을 들어 있는 힘껏 문을 때리고는 뒤로 돌아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 순간 실컷 얻어맞은 문이 힘없이 삐걱, 하고 열렸다.


“문 부서지겠습니다.”

“길태건 상사...”


러닝셔츠와 팬티 바람의 길태건 상사는 부스스한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제가 무엇을 하면 됩니까.”


주희는 그를 향해 방긋 웃으며 말했다.


“일단 옷부터 입어주세요.”




서명대학교에서는 입학식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이제 막 성인이 된 남녀들이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서 웃고 떠들거나 단말기를 보며 놀고 있었다. 지겨운 순서들이 끝나고 이제 마지막으로 총장의 순서가 다가왔다.


“서명대학교 총장님의 말씀이 있겠습니다.”


학생들은 형식적인 박수를 쳐줬다. 총장은 강단 위에 올라가 가볍게 목례를 하고 마이크를 잡았다.


“사랑하는 우리 서명대학교 학생 여러분...”


훈화 말씀이 시작되자 학생들은 하품을 하며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참석한 귀빈들도 살짝 딴청을 피웠다. 한 학생의 고개가 푹 숙여지는 순간, 잠을 깨우는 묵직한 소리가 체육관 안에 울려 퍼졌다.

콰과광!


“꺄아아악!”

“뭐, 뭐야!”

“으아아악!”


체육관 출입구 쪽에서 폭탄이 터졌다. 평화로운 입학식 현장이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됐다. 무너진 잔해들이 입구를 완전히 틀어막았다. 그 앞에는 윤종석이 있었다. 그는 미리 준비해온 확성기를 꺼내 입에 대었다.


“총장 나와!”


학생들은 모두 종석에게서 멀어지기 위해 강단 위로 올라갔고 총장을 비롯한 귀빈들은 그 틈 사이에 숨었다. 종석은 눈을 부라리며 외쳤다.


“당장 안 나오면 이 건물을 통째로 날려버리겠어!”


그는 다시 한 번 스위치를 눌렀다. 그러자 천장의 한쪽 구석에 있던 폭탄이 터지며 체육관이 크게 흔들렸다. 폭탄이 한두 개 정도 더 터진다면 정말 건물이 무너질 수도 있었다. 결국 인파들 속에서 총장이 고개를 내밀었다.


“대, 대체 원하는 게 뭐요?”

“당신이 총장인가?”

“그렇소! 대체 당신은 누구요? 내게 이런 짓을 하는 이유가 뭐요?”


종석은 씨익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원하는 게 뭔지 궁금하신가?”

“그, 그렇소. 원하는 게 뭐요?”

“뭐긴, 당신이 이 사람들을 대표해서 대신 죽는 거지.”


총장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


“내, 내가 왜! 대체 왜 그런 요구를 하는 것이오! 도, 돈이 문제라면 내가 얼마든지...”

“내가 돈 때문에 이러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하긴 당신 같은 작자들은 내 얼굴 따위는 기억도 못 하겠지.”

“그, 그게 무슨...”

“다 이해해. 당신은 그저 명령만 내리면 되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당신 때문에! 나는 회사를 잃었고! 직장도 잃었고! 사랑하는 내 가정도 잃었어! 이젠 당신 차례야... 여기서 당신을 이 학교와 같이 묻어버리겠어!”


그가 다시 스위치를 누르려는 순간, 갑자기 체육관 밖에서 총성이 들렸다. 그 총성들은 체육관 외벽에 구멍을 내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구멍이 뚫려 약해진 벽을 군용 레토나 차량이 완전히 박살을 내버리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중위님! 브레이크!”

“으아아악!”


주희는 과격한 핸들링을 하며 급브레이크를 밟음과 동시에 권총을 들어 윤종석을 향해 쐈다. 3발의 총알 중 한 발이 종석의 어깨를 스쳤다.


“크윽!”


반질반질한 체육관 바닥에 긴 스키드 마크를 새기며 회전하던 레토나는 다행히 뒤집어지지 않고 그대로 멈추어 섰다. 주희는 재빨리 운전석에서 내려 권총으로 종석을 겨눴다.


“이제 그만하시죠. 윤종석 씨.”

“...뭘 그만하라는 거야.”

“당신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학생들... 죄 없는 사람들을 상대로 이러는 건 아니에요.”

“입 닥쳐!”


그는 스위치를 쥔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당신이... 당신이 날 어떻게 이해한다는 거야!”


주희는 입술을 살며시 깨물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윤종석, 나이 50세. 불꽃연출가. 회사를 경영했지만 연이은 악재로 사업이 위태로워졌으나 작년 봄, 서명대학교 축제에 쓰일 불꽃놀이의 연출을 맡게 됨. 최고의 불꽃놀이를 준비했으나 행사 전날 계약이 강제로 해지됨. 민사소송을 걸었으나 재판이 질질 끌리는 와중 이 피해로 인해 회사가 도산.”

“......”

“그로 인해 빚더미에 올랐고, 아내와는 이혼. 알코올 중독 초기 증세를 보이고 있음. 지속적인 치료를 받으며 회사를 함께 차렸던 조건우와 함께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음. 제 말이 맞습니까?”

“......”

“이따위 신상으로 당신을 다 안다고 할 순 없겠죠. 하지만 당신이 느끼고 있을 감정은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당신이 그 일과 관련되어 있었던 사람들을 죽인 것은 이해합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어요. 하지만 그 복수에 휘말렸던 수많은 사람들... 그 사람들에겐 대체 무슨 죄가 있단 말입니까!”


가만히 주희의 말을 듣고 있던 종석의 팔이 조금씩 내려갔다. 주희는 한걸음씩 다가가며 그를 압박했다.


“이름 이재승, 나이 28세. 그날 저녁 애인에게 프러포즈를 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죠. 사건 당시 프러포즈를 도와줄 친구들에게 점심을 대접하고 있었습니다.

“......”

“이름 박민철, 나이 47세. 3개월 동안의 장기 출장에서 오랜만에 돌아와 가족과 외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름 이송이, 나이 33세. 결혼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풋풋한 신혼이었습니다. 뱃속엔 아기도 있었죠.”

“......”

“이상철, 장기석, 신영수, 김주아, 이성민, 강희애... 이 사람들로 부족한 겁니까? 그래서 이번엔 어린 학생들을 당신 복수의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는 겁니까?”

“그...”


종석의 목소리에서 힘이 사라졌다.


“...이미 늦었어... 그딴 거 내 알 바 아니야!”


그의 손이 다시 스위치를 향해 뻗어갔다. 하지만 주희의 권총이 더 빨랐다. 총격음과 함께 종석의 손목이 날아갔다.


“크아아악!”

“길태건 상사!”


주희의 외침과 동시에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길태건이 종석에게 달려들었다. 아무리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라고 해도 그를 힘으로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태건이 그를 손쉽게 제압해 바닥에 엎어버렸다.


“끄으으...”

“가만히 있으시오.”

“으으윽...”

“수갑 같은 건 없습니까?”

“지원 품목에 그건 없더군요. 일단 그대로 경찰서로...”


그때, 종석의 목 부근이 빨갛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나, 난...”

“음?”

“기, 길태건 상사! 물러서요!”


종석이 믿을 수 없을 만큼 강한 힘으로 태건을 뿌리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몸 안에서 무언가가 요동치고 있었다.


“여기서 이렇게... 으아아아악!”


그의 몸이 거대하게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앞서 건우가 변했던 모습으로, 이번엔 종석이 변신하고 있었다. 거대한 대포가 주희를 노으고 발사됐다.


“윽!”


그녀는 간신히 몸을 날려 피했다. 표적을 잃은 포탄이 그대로 외벽에 충돌했다. 단단한 콘크리트 벽이 단번에 무너져 내렸다. 그 광경을 본 학생들이 비명을 질렀다. 주희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펜듈럼...”


작가의말



다음 편으로 끝납니다. 이번 편은 조금 짧았습니다.


추천과 선작, 댓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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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6 18.03.22 182 4 10쪽
114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5 18.03.19 99 2 8쪽
113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4 18.03.16 144 3 10쪽
112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3 18.03.15 117 2 7쪽
111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2 18.03.13 99 3 9쪽
110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1 18.03.12 127 3 12쪽
109 Phase 10. 1+1=1 - 9 18.03.09 134 2 10쪽
» Phase 10. 1+1=1 - 8 18.03.07 117 3 8쪽
107 Phase 10. 1+1=1 - 7 18.03.05 153 3 15쪽
106 Phase 10. 1+1=1 - 6 18.03.04 127 3 13쪽
105 Phase 10. 1+1=1 - 5 18.03.02 108 2 15쪽
104 Phase 10. 1+1=1 - 4 18.03.02 156 2 9쪽
103 Phase 10. 1+1=1 - 3 18.02.28 143 1 10쪽
102 Phase 10. 1+1=1 - 2 18.02.26 132 3 9쪽
101 Phase 10. 1+1=1 - 1 +1 18.02.25 138 3 9쪽
100 Phase 9. 큰일은 한꺼번에 해결하는 게 좋다 - 3 18.02.23 130 3 15쪽
99 Phase 9. 큰일은 한꺼번에 해결하는 게 좋다 - 2 +2 18.02.18 265 7 7쪽
98 Phase 9. 큰일은 한꺼번에 해결하는 게 좋다 - 1 +1 18.02.18 164 7 12쪽
97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22 18.02.17 156 8 16쪽
96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21 18.02.15 129 7 13쪽
95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20 18.02.14 158 7 10쪽
94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9 18.02.11 132 5 10쪽
93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8 18.02.11 305 5 13쪽
92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7 18.02.07 187 5 8쪽
91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6 18.02.03 142 6 8쪽
90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5 18.01.31 140 4 9쪽
89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4 18.01.28 159 6 7쪽
88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3 18.01.25 155 7 12쪽
87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2 18.01.21 226 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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