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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오메 님의 서재입니다.

오늘의 악마사냥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사이오메
작품등록일 :
2017.07.07 04:30
최근연재일 :
2018.03.2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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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6,949

작성
17.07.07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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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Phase 1. 악마사냥꾼이 되는 방법 - 1

DUMMY

서기 2102년 현재, 지구에는 악마가 살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90년 전, 뉴욕, 런던, 베이징, 서울, 모스크바 등 세계 약 50개의 도시에 ‘헬 게이트’라고 하는, 지옥의 문이 열렸다. 제 1차 데몬 임팩트였다. 그곳에서 나오는 악마들은 모든 문명을 초토화시켰으며 3년 동안 지구 인구의 1/5이 사라졌다.

지구인들은 UN의 깃발 아래 지구 연합군을 창설하여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3년간의 아주 길고 긴 전쟁 끝에 지구 연합군은 악마왕 할루인을 죽이고 헬 게이트를 닫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66년 후 다시 헬 게이트가 열리며 제 2차 데몬 임팩트가 터졌다. 악마왕 달로스의 지휘 아래 일어난 2차 데몬 임팩트는 1차 데몬 임팩트 이후 다시 불어난 100억의 인구를 1년 만에 절반으로 줄여버렸다.

그러나 악마왕 달로스의 원인 모를 죽음으로 헬 게이트가 다시 닫히고 지구 연합군은 악마들에게 반격을 개시했고, 악마들은 살 길을 찾아 지구 곳곳으로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다.

그중 상당수가 인간 사회에 섞여 여러 사건들을 일으키자 전역한 지구 연합군 출신들과 무법지대 용병부대를 주축으로 한 이른바 악마사냥꾼들이 나타나 악마들을 사냥했다.

UN은 이들의 활동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그들을 국가적으로 지원하지만 태생적 한계와 높은 사망 위험률, 정체 모를 기술과 인물들, 잠재적 사회 안녕 훼손 가능성 등으로 인해 인원이 극히 제한적이며 활동 또한 음지에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24년 뒤인 현재, 서기 2102년, 지구에는 악마와, 악마를 잡는 악마사냥꾼이 살고 있다. 이건 지옥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어찌 보면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이다.




Phase 1. 악마사냥꾼이 되는 방법



구 서울 신도림 구석에 위치한 룸살롱. 이런 주제를 던져주면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할 것인가. 열에 아홉은 분명 배 나온 아저씨들이 양어깨에 여자들을 데리고 앉아 넥타이를 휘날리며 양주를 들이붓는 광경을 떠올릴 것이다. 2102년인 이곳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옥 같은 세상에 술이나 맘껏 마시자는 이들의 공간, 그곳이 바로 룸살롱 포르티시모였다.


그리고 그것이 마담 강하나가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고 있는 이유였다. 그녀는 5층 아래의 지상에서 전봇대에 기대어 앉아있는 한 소년을 보고 있었다.


“하아...”


그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애써 시선을 돌렸다. 저 소년이 저렇게 가게 앞에 앉아 죽치고 있었던 것도 오늘로 벌써 3일째였다. 지쳐 쓰러질 법도 하건만, 아니 차라리 쓰러졌다면 구급차를 불러서 당장 눈앞에서 치워버렸을 텐데 저 소년은 3일째 저 자리에서 꿈쩍도 않고 있었다. 아가씨들이 몇 번 호의로 접근한 적이 있었으나 소년의 살벌한 눈빛은 산전수전 다 겪어본 그녀들도 뒷걸음치게 만들었다. 오늘에 이르러서야 소년에게 들리던 손님들 발길도 뚝 끊긴 모양이었다. 아니, 아직 한명은 남았던가.


“으하암. 뭐해, 누님?”


하품 소리와 함께 큰 키에 기골이 장대한 남자가 그녀에게 말했다. 기름진 채로 아무렇게나 흐트러진 약간 긴 머리, 간편한 파란색 츄리닝 차림에 삼선 슬리퍼를 질질 끌며 나타난 백수의 화신을 보며 그녀는 한숨을 내쉰 뒤 그의 정강이를 힘껏 걷어찼다.


“으허어억!”

“일도 안 가고 4일 동안 게임만 하다가 이제 기어 나오냐!”

“아, 일을 주고나 그런 말을 하시던가!”

“일이 없으면 찾을 생각을 해야지! 뭐 해먹고 살래! 돈은 땅 파면 나오냐!”

“땅 속에 악마들 제법 많아. 현상금이 없어서 그렇지.”

“그럼 나가서 땅이라도 파!”


그는 창가에 기대어 걷어차인 정강이를 어루만지다가 창밖에서 시선을 느꼈다. 고개를 돌려 밑을 보니 소년이 그를 보고 있었다. 멀리서도 확연하게 느껴지는 살기. 그는 혀를 내두르며 소년을 마주보다가 그녀를 불렀다.


“누님, 쟨 뭐야?”


계산대에 앉아 계산을 하고 있던 그녀는 그 질문에 머리를 감싸 쥐고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3일 전부터 저러고 있었어.”

“여길 보는데. 왜?”

“악마사냥꾼이 되고 싶대.”

“하아?”


그는 경악하며 소년을 관찰했다. 열다섯 살 정도 됐을까하는 얼굴, 가냘픈 체구, 어디서 뒹굴었는지 해질 대로 해진 옷. 옆에 놓인 K-2A1 소총만 없었으면 누가 봐도 영락없는 거지꼴이었다. 살갑게 웃으며 가게에 들어와 귀여운 척을 하며 먹을 것을 구걸하는 게 행색 상 가장 안성맞춤인 행동 같은데 살벌한 눈을 하고선 악마사냥꾼이라니. 그는 놀라다 못해 기가 차서 코웃음도 안 나왔다.


“그래서? 뭐라고 했는데?”

“여긴 그런 거 모른다고 딱 잡아떼고 돈 조금 쥐어주고 내보냈지. 그랬더니 저러고 있더라. 뭘 물어봐도 대답도 안 하고. 아, 은하하곤 말이 통하는 모양인데.”

“은하? 같은 애라서 그런가?”

“그럴지도 모르지. 다른 애들하곤 눈도 안 마주쳐. 나 원, 대체 어디서 악마사냥꾼 얘기를 주워들은 거야?”

“뭐... 우리 일이 뭐 엄청난 비밀인 것도 아니고. 그냥 좀 받아주지 그랬어?”

“저런 애를 거둬서 뭐 어디다 써먹어? 여긴 고아원이 아니라 술집이거든요?”

“뭐, 냄새나는 아저씨들 말고 누님들을 좀 꾄다던가, 아니면 누님도 이제 나이도 됐는데 내 조카나... 아, 알았어! 초, 총 내려, 딱 내려!”


그녀는 그를 겨눴던 리볼버를 다시 서랍에 집어넣었다.


“뭐 허튼 짓거리 할 생각 하지 마. 너희들 뒷바라지 하는 것도 지긋지긋하니까. 빨리 일이나 가.”

“왜 이렇게 보채실까. 뭐 괜찮은 놈이라도 좀 나왔나 보오?”

“우릴 찾는 일이야 굉장히 많지. 니들이 그냥 안 하는 것일 뿐.”

“아, 그런 잔업들은 초짜 사냥꾼들 보고 하라고 그러고. 좀 묵직한 것 좀 물어다 달라니까?”

“묵직하게 처맞기 전에 당장 나가!”

“어, 저기...”


그들이 옥신각신하는 사이로 한 소녀가 조심스레 말했다. 작은 키에 야윈 얼굴. 귀여운 인상이지만 그냥 길을 가도 동전 하나쯤 주머니에 넣어줄 것 같은 꾀죄죄함을 겸비한, 빨간 망토에 성냥이 든 바구니를 주면 딱 어울릴 법한 소녀였다. 그녀는 뒤에 무언가를 숨긴 채 쭈뼛거리며 서있었다. 강하나는 헛기침을 한번 하고는 살갑게 웃으며 말했다.


“어. 무슨 일이니, 은하야?”

“에, 저, 잠깐 나갔다 올게요. 금방 올게요.”

“그래. 천천히 와.”

“감사합니다!”


그녀는 90도 인사를 한 뒤 남자의 눈치를 보다가 재빨리 빠져나갔다. 그는 소녀의 뒷모습을 보며 머리를 긁적였다.


“아직도 내가 어색한가?”

“둘이 따로 얘기한 적도 없잖아? 게다가 두희 너, 은근히 사람 피하게 만드는 분위기가 있다고.”

“내가? 그럼 그 녀석은?”

“그건 사람을 쫄게 만드는 거지. 친구 사귀긴 둘 다 그른 분위기인 건 맞는데, 녀석이 더 살벌하달까.”

“뭔가 반박할 수가 없군. 역시 누님이야. 근데 쟤는 뭘 저리 싸들고 나가?”

“저 얘한테 줄 건가봐. 뭐 자기 몫의 간식 좀 빼돌린 거겠지.”

“그래? 거참 귀여운 구석이 있다니까.”

“심심하면 너도 가서 말이나 걸어보지 그래? 쫒아내면 더 좋고.”

“은하 같은 애는 받아주면서 왜 쟤는 싫어해?”

“말했잖아. 남자애를 어디에 써먹냐고.”

“아아, 성적 불평등을 해소합시다. 일어나라 미니스트minist들이여.”


결국 그녀가 다시 리볼버를 꺼내고 나서야 그는 후다닥 밖으로 뛰쳐나갔다.




“자, 이거 먹어봐. 오늘 받은 과잔데, 엄청 맛있다?”

“......”

“있지, 오늘 언니랑 어떤 일이 있었냐면...”


츄리닝의 사내, 강두희는 맞은편에 쭈그려 앉아서 소년소녀를 보고 있었다. 최대한 신경 쓰이지 않게 거리를 두고 관찰하고 있었지만 소년은 이미 그를 의식했는지 소녀가 옆에서 웃으며 말을 하고 있음에도 입을 꾹 다물고 총에 손을 가져간 채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꼬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소년에게 다가갔다. 갑작스레 들리는 인기척에 소녀는 흠칫 놀라 말을 멈췄지만 소년은 흐트러지지 않은 그대로 그를 응시했다. 그는 그의 앞에 서서 한숨을 푹 내쉬곤, 예의 장난스런 미소를 지었다.


“안녕, 소년.”


소년은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 예상했다는 듯 더욱 입 꼬리를 올린 그는 소년과 눈높이를 맞춰 앉았다.


“악마사냥꾼이 되고 싶다며?”

“네.”


드디어 소년의 입이 열렸다. 그는 일단 첫 번째 성공에 만족하며 다음 계획을 이어갔다.


“뭐, 내가 그런 사람을 잘 알긴 해. 원하면 소개시켜줄 순 있어.”

“정말이요?”


순간 소년의 눈빛이 변했다. 날카로운 살기를 뿜어내던 눈에서 약간의 희망이 비췄다. 그의 미소가 더 짙어졌다.


“뭐, 그런데 이 악마사냥꾼이라는 게. 너도 잘 알고 있을 테지만 이게 되고 싶다고 아무나 되는 게 아니거든? 그, 나름의 자격이란 게 필요한데 말이야.”

“자격이요? 그게 뭐에요?”

“아, 그전에. 네가 왜 악마사냥꾼이 되고 싶어 하는지, 그것부터 알아야겠는데. 너 같이 악마 좀 잡아보고 싶다고 찾아오는 놈들이 한두 놈이 아니거든. 그래, 소년. 소년은 왜 이 진로를 희망하게 됐으며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그게 자격 중 하나인가요?”

“굳이 자격이라기 보단, 자격을 검증받기 위한 조건이지.”


소년은 잠시 머뭇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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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6 18.03.22 182 4 10쪽
114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5 18.03.19 98 2 8쪽
113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4 18.03.16 144 3 10쪽
112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3 18.03.15 116 2 7쪽
111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2 18.03.13 98 3 9쪽
110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1 18.03.12 127 3 12쪽
109 Phase 10. 1+1=1 - 9 18.03.09 132 2 10쪽
108 Phase 10. 1+1=1 - 8 18.03.07 115 3 8쪽
107 Phase 10. 1+1=1 - 7 18.03.05 153 3 15쪽
106 Phase 10. 1+1=1 - 6 18.03.04 127 3 13쪽
105 Phase 10. 1+1=1 - 5 18.03.02 108 2 15쪽
104 Phase 10. 1+1=1 - 4 18.03.02 155 2 9쪽
103 Phase 10. 1+1=1 - 3 18.02.28 142 1 10쪽
102 Phase 10. 1+1=1 - 2 18.02.26 132 3 9쪽
101 Phase 10. 1+1=1 - 1 +1 18.02.25 136 3 9쪽
100 Phase 9. 큰일은 한꺼번에 해결하는 게 좋다 - 3 18.02.23 129 3 15쪽
99 Phase 9. 큰일은 한꺼번에 해결하는 게 좋다 - 2 +2 18.02.18 265 7 7쪽
98 Phase 9. 큰일은 한꺼번에 해결하는 게 좋다 - 1 +1 18.02.18 164 7 12쪽
97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22 18.02.17 154 8 16쪽
96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21 18.02.15 128 7 13쪽
95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20 18.02.14 157 7 10쪽
94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9 18.02.11 132 5 10쪽
93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8 18.02.11 305 5 13쪽
92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7 18.02.07 187 5 8쪽
91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6 18.02.03 139 6 8쪽
90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5 18.01.31 138 4 9쪽
89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4 18.01.28 157 6 7쪽
88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3 18.01.25 155 7 12쪽
87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2 18.01.21 225 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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